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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후2104 판결
[등록무효(상)][공2012하,1970]
판시사항

[1] 상표등록요건에 관한 상표법 규정이 개정되고 별도의 경과규정이 없는 경우, 개정규정 시행 전의 출원에 의하여 등록된 상표에 대하여 적용될 규정(=종전의 규정)

[2] 저명한 타인의 성명을 모방하여 무단으로 출원·등록한 상표가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그에 대해 같은 항 제6호 외에 제4호 도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구 상표법(2007. 1. 3. 법률 제81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조 제1항 제4호 는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를 등록할 수 없는 것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2007. 1. 3. 법률 제8190호로 개정된 상표법(이하 ‘개정 상표법’이라 한다)은 위 법규정을 “상표 그 자체 또는 상표가 상품에 사용되는 경우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와 내용 등이 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어긋나거나 공공의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상표”로 개정하면서, 그 부칙에서 위 개정규정에 관하여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그러나 상표등록이 무효로 되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는 것이므로, 상표등록요건에 관한 상표법의 규정이 개정되더라도 개정법의 부칙에서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아니하는 한 그 개정규정이 시행되기 전의 출원에 의하여 등록된 상표에 대하여는 그 상표에 관하여 종전의 규정에 기초하여 형성된 상표법 질서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종전의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제7조 제1항 제4호 에 관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개정은 그 규정내용과 적용범위를 종전의 규정에 비하여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한정하는 것을 그 취지로 하여서, 종전의 규정에 기초하여 형성된 상표법 질서의 존속에 관한 제3자의 신뢰를 파괴하면서까지 위 개정규정 시행 전의 출원에 의하여 등록된 상표에 대하여 개정된 제4호 를 적용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도 없다.

[2] 구 상표법(2007. 1. 3. 법률 제81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조 제1항 제4호 제6호 는 보호하려는 이익 내지 법익 및 요건이 상이하고 구 상표법제7조 제1항 각 호 의 적용순위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아니한 이상, 저명한 타인의 성명을 모방하여 무단으로 출원·등록한 상표라고 하더라도, 그 상표의 구성 자체 또는 그 상표가 지정상품에 사용되는 경우 일반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나 내용이 사회 공공의 질서나 선량한 풍속에 반하거나, 그 상표를 등록하여 사용하는 행위가 일반적으로 공정한 상품유통질서나 국제적 신의와 상도덕 등 선량한 풍속에 위배되거나, 그 상표의 출원·등록과정에 사회적 타당성이 결여되어 그 등록을 인정하는 것이 상표법의 질서에 반하는 것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경우와 같이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요건을 충족하는 때에는 그 상표에 대하여 같은 항 제6호 외에 그 제4호 도 아울러 적용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리사 고영회)

피고, 피상고인

재단법인 경기문화재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태권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3점 및 제4점에 대하여

가. 심결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그 취소의 기본이 된 이유는 그 사건에 대하여 특허심판원을 기속한다. 여기서의 기속력은 취소의 이유가 된 심결의 사실적 및 법적 판단이 정당하지 아니하다는 점에 관하여 발생한다. 따라서 그 취소 후의 심리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출되어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되는 증거관계에 변동이 생기는 등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특허심판원은 위 확정된 취소판결에서 위법이라고 판단된 이유와 동일한 이유로 종전의 심결과 동일한 결론의 심결을 할 수 없다. 이때 ‘새로운 증거’라고 함은 적어도 취소된 심결이 행하여진 심판절차 내지는 그 심결의 취소소송에서 채택·조사되지 아니한 것으로서 심결취소판결의 결론을 번복하기에 족한 증명력을 가지는 증거이어야 한다(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1후96 판결 등 참조).

나. 피고는 원고를 피청구인으로 하여 특허심판원 2008당2985호 로 청구한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등록번호 제2486호)의 등록무효심판사건에서, 2009. 5. 28. 특허심판원은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는 고 소외인의 승낙을 얻어 정당하게 등록받은 상표로서 그 구성 자체 또는 지정상품 및 지정서비스표에 사용되는 경우에 일반 수요자에 주는 의미나 내용이 공공의 질서에 위반하거나 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어서 구 상표법(2007. 1. 3. 법률 제81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조 제1항 제4호 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의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이하 ‘종전 심결’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가 특허법원 2009허5028호 로 제기한 종전 심결의 취소소송에서 특허법원은 2009. 12. 30.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는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에 해당하여 등록무효로 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종전 심결을 취소하는 판결(이하 ‘종전 심결취소판결’이라고 한다)을 선고하였다.

그에 대하여 원고가 대법원 2010후456호 로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2010. 7. 22.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는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에 해당하여 그 등록이 무효라고 볼 것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함에 따라 종전 심결을 취소한 위 특허법원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즉,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의 출원 경위 및 소외인 성명의 저명성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고의로 저명한 소외인 성명의 명성에 편승하기 위하여 무단으로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를 출원·등록하여 사용하는 행위는 저명한 비디오아트예술가로서의 소외인의 명성을 떨어뜨려 그의 명예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어서 사회 일반인의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반한다. 뿐만 아니라 소외인의 명성에 편승하여 수요자의 구매를 불공정하게 흡인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공정한 상품유통질서나 상도덕 등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 후 특허심판원 2010당(취소판결)81호 로 다시 진행된 심판절차에서 특허심판원은 2011. 5. 20. 확정된 종전 심결취소판결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의 등록을 무효로 하는 이 사건 심결을 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종전 심결취소판결 이후 심리과정에서 새로 제출된 증거들은 확정된 종전 심결취소판결의 결론을 번복하기에 족한 증명력을 가지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장, 즉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는 소외인의 승낙을 얻어 출원·등록한 것이라는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의 출원·등록이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확정된 종전 심결취소판결에서 이미 원고가 고의로 저명한 소외인 성명의 명성에 편승하기 위하여 무단으로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를 출원·등록하여 사용하였음이 인정된 이상 원고가 소외인의 승낙 없이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를 출원·등록하였다는 점은 증명되었다고 할 것이고, 다만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이 확정된 종전 심결취소판결의 기속력을 배제하려면 원고가 종전 심결취소판결의 결론을 번복하기에 족한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여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가 증명책임을 다하지 못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 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는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를 등록할 수 없는 것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2007. 1. 3. 법률 제8190호로 개정된 상표법(이하 ‘개정 상표법’이라 한다)은 위 법규정을 “상표 그 자체 또는 상표가 상품에 사용되는 경우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와 내용 등이 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어긋나거나 공공의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상표”로 개정하면서, 그 부칙에서 위 개정규정에 관하여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

그러나 상표등록이 무효로 되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는 것이므로, 상표등록요건에 관한 상표법의 규정이 개정되더라도 개정법의 부칙에서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아니하는 한 그 개정규정이 시행되기 전의 출원에 의하여 등록된 상표에 대하여는 그 상표에 관하여 종전의 규정에 기초하여 형성된 상표법 질서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종전의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제7조 제1항 제4호 에 관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개정은 그 규정내용과 적용범위를 종전의 규정에 비하여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한정하는 것을 그 취지로 하여서, 종전의 규정에 기초하여 형성된 상표법 질서의 존속에 관한 제3자의 신뢰를 파괴하면서까지 위 개정규정 시행 전의 출원에 의하여 등록된 상표에 대하여 개정된 제4호 를 적용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도 없다 .

따라서 위 개정 상표법이 시행되기 전인 1999. 12. 10. 출원하여 등록된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의 심판·재심 및 소송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인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가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개정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가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5후70 판결 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또한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1후1722 판결 역시 개정 상표법 시행일 이후에 출원된 상표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에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정하는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라고 함은 상표의 구성 자체 또는 그 상표가 지정상품에 사용되는 경우 일반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 또는 내용이 사회 공공의 질서에 위반하거나 사회 일반인의 통상적인 도덕관념인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경우 또는 고의로 저명한 타인의 상표 또는 서비스표나 상호 등의 명성에 편승하기 위하여 무단으로 타인의 표장을 모방한 상표를 등록 사용하는 것처럼 그 상표를 등록하여 사용하는 행위가 일반적으로 공정한 상품유통질서나 국제적 신의와 상도덕 등 선량한 풍속에 위배되는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4후1267 판결 등 참조).

반면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는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 또는 상호·초상·서명·인장·아호·예명·필명 또는 이들의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는 그 타인의 승낙 없이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정하는데, 그 입법취지는 저명한 타인의 성명권이나 초상권 등을 보호하려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제6호 는 보호하려는 이익 내지 법익 및 요건이 상이하고 구 상표법제7조 제1항 각 호 의 적용순위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아니한 이상, 저명한 타인의 성명을 모방하여 무단으로 출원·등록한 상표라고 하더라도, 그 상표의 구성 자체 또는 그 상표가 지정상품에 사용되는 경우 일반 수요자에게 주는 의미나 내용이 사회 공공의 질서나 선량한 풍속에 반하거나, 그 상표를 등록하여 사용하는 행위가 일반적으로 공정한 상품유통질서나 국제적 신의와 상도덕 등 선량한 풍속에 위배되거나, 그 상표의 출원·등록과정에 사회적 타당성이 결여되어 그 등록을 인정하는 것이 상표법의 질서에 반하는 것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경우와 같이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요건을 충족하는 때에는 그 상표에 대하여 같은 항 제6호 외에 그 제4호 도 아울러 적용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

따라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는 일반규정으로서 같은 항 소정의 다른 부등록사유가 적용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한정적·보충적으로만 적용됨을 전제로 저명한 타인의 성명을 무단으로 상표등록한 경우에는 특별규정인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만이 적용되고 같은 항 제4호 는 적용될 수 없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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