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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1. 23. 선고 96다19413 판결
[물품대금][공1998.3.1.(53),575]
판시사항

대리점계약의 연대보증인에 대한 보증기간 자동연장 조항이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9조 제5호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9조 제5호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연대보증기간 자동연장 조항에 계약기간 종료시 이의 통지 등에 의해 보증인의 지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규정이 없고, 새로운 계약기간을 정하여 계약 갱신의 통지를 하거나, 그것이 없으면 자동적으로 1년 단위로 계약기간이 연장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 이는 계속적인 채권관계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에서 묵시의 기간 연장 또는 갱신이 가능하도록 규정하여 고객인 연대보증인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고 보여지므로 연대보증기간 자동연장 조항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9조 제5호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삼성시계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우동)

피고,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기만)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 판단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가 1988. 7.경 제1심 공동피고 소외인과의 사이에 시계 및 부품 대리점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들은 위 소외인이 같은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부담하는 모든 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한 사실, 위 소외인은 원고에 의해 미리 작성된 대리점계약서 양식에 따라 위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같은 계약서 제22조는 "이 계약의 효력은 계약 성립일로부터 향후 1년간 지속된다. 계약기간 만료일에 계약 갱신의 통보가 없을 때에는 1년간씩 계속 연장된 것으로 하며, 제21조에 의한 연대보증인의 책임도 이에 준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 1은 위 소외인의 친구이고 피고 2는 그의 대학 후배로서 위 계약 체결일에 자신들의 직장으로 찾아온 위 소외인이 위 대리점계약서에 대한 설명이나 사본의 제시도 없이 부탁함에 따라 위 대리점계약서의 연대보증인란에 서명날인한 사실, 원고는 위 대리점계약에 따라 위 소외인에게 물품을 공급하여 오다가 1993. 5.경(원심판결은 1994. 5.경으로 설시하였으나 이는 오기임이 명백하다.) 위 소외인의 부도로 위 대리점계약을 해지하였는바, 1994. 8.경 현재 위 소외인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 물품대금채무는 금 631,296,503원에 이르나, 당초의 대리점계약 및 연대보증기간 내인 위 계약 성립일 후 1989. 8.까지 사이에 발생한 물품대금채무는 모두 변제된 사실, 피고들은 위 대리점계약서에 서명날인한 이후 1993. 10. 18.경 원고로부터 채무변제독촉통지서를 받을 때까지 위 대리점계약에 따른 위 소외인의 물품대금채무의 상황이나 피고들과 원고 사이의 연대보증계약의 기간 연장에 관하여 어떠한 통지도 받지 못한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들 간의 위 연대보증계약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고 줄여 쓴다) 제2조 제1항 소정의 약관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률에 의한 규제를 받는다고 할 것인데, 위 연대보증기간 자동연장 조항은 피고들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고, 원고가 연대보증인인 피고들에게 연대보증기간 만료 전에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기간 내에 연대보증기간을 연장함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없으면 자동으로 연대보증기간이 연장된다는 뜻을 통지하지도 않았고, 그와 같이 통지를 하지 않음에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이상 위 연대보증기간 자동연장 조항은 약관규제법 제9조 제5호제12조 제1호의 각 규정에 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고, 당초의 보증기간 내에 발생한 채무는 모두 변제되었다는 이유로 피고들을 상대로 위 소외인의 미지급 물품대금채무에 관한 연대보증인으로서의 책임을 묻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모두 배척하였다.

2. 제1점에 대하여

약관규제법 제9조 제5호는 계속적인 채권관계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에서 그 존속기간을 부당하게 단기 또는 장기로 하거나 묵시의 기간 연장 또는 갱신이 가능하도록 정하여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는 조항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연대보증기간 자동연장 조항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 계약의 효력은 계약 성립일로부터 향후 1년간 지속된다. 계약기간 만료일에 계약 갱신의 통보가 없을 때에는 1년간씩 계속 연장된 것으로 하며 제21조에 의한 연대보증인의 책임도 이에 준한다."고 되어 있어 계약기간 종료시 이의 통지 등에 의해 보증인의 지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규정이 없고, 새로운 계약기간을 정하여 계약 갱신의 통지를 하거나, 그것이 없으면 자동적으로 1년 단위로 계약기간이 연장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이는 계속적인 채권관계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에서 묵시의 기간 연장 또는 갱신이 가능하도록 규정하여 고객인 연대보증인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고 보여지므로 위 연대보증기간 자동연장 조항은 약관규제법 제9조 제5호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약관규제법 제9조 제5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위 연대보증기간 자동연장 조항이 약관규제법 제9조 제5호에 위반되어 무효로 인정되는 이상, 그 조항이 나아가 약관규제법 제12조 제1호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따질 필요 없이 이 점을 다투는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제2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소론이 들고 있는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연대보증계약에 관하여 위 연대보증기간 자동연장 조항과는 관계없이 피고들은 주채무자인 위 소외인의 채무를 1년분에 한하여 보증한다는 의사로 보증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최소한 1992. 10.경까지의 소외인의 채무를 연대보증하겠다는 특별한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계약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 위배 및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천경송 지창권(주심) 신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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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6.4.4.선고 95나39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