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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0. 9. 3. 선고 2020두36687 판결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공2020하,2032]
판시사항

[1]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1항 각호 에서 정한 체납처분 유예의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 세무서장이 직권으로 체납처분 유예 및 압류해제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세무서장이 직권으로 체납처분 유예 및 압류해제를 하면서 납세담보 제공자로부터 납세보증서를 제출받은 경우, 이는 세법에 근거하여 적법하게 제공받은 납세담보인지 여부(적극)

[2] 과세관청이 부가가치세 등 조세체납을 이유로 갑 주식회사 소유의 부동산을 압류하였는데, 을 주식회사와 을 회사의 설립 자본금을 출자한 병이 갑 회사를 인수하기로 하여 갑 회사와 위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 및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하면서 병이 과세관청에 ‘갑 회사가 체납세액을 완납하지 아니할 때에는 병의 책임으로 체납세액을 납부할 것을 보증한다’는 취지의 납세보증서를 제출하였고, 이에 과세관청이 납세보증서를 담보로 체납처분을 유예하고 부동산 압류를 해제하였으며, 을 회사는 위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갑 회사의 체납세액 일부를 납부하였으나, 그 후 갑 회사 등이 체납처분 유예기간까지 나머지 체납세액을 납부하지 아니하자 과세관청이 병에 대하여 부가가치세 등 부과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납세보증은 세법에 근거하여 적법하게 제공받은 납세담보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국세징수법상 체납처분 유예와 압류해제, 납세담보에 관한 규정의 체계와 문언 내용, 특히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1항 은 세무서장이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체납처분을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체납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만 체납처분 유예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 않고 있고, 국세징수법 제15조 제17조 에 규정된 징수유예도 세무서장이 직권으로 할 수 있는 점과의 균형 등에 비추어 보면, 세무서장은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1항 각호 에서 정한 체납처분 유예의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체납자의 신청이 없더라도 같은 조 제1항 , 제2항 에 따라 직권으로 체납처분에 의한 재산의 압류나 압류재산의 매각을 유예하고 이미 압류한 재산의 압류를 해제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세무서장이 직권으로 체납처분 유예 및 압류해제를 하면서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3항 본문, 국세기본법 제31조 제2항 에 따라 납세담보 제공자로부터 체납액에 상당하는 납세보증서를 제출받았다면 이는 세법에 근거하여 적법하게 제공받은 납세담보이다.

[2] 과세관청이 부가가치세 등 조세체납을 이유로 갑 주식회사 소유의 부동산을 압류하였는데, 을 주식회사와 을 회사의 설립 자본금을 출자한 병이 갑 회사를 인수하기로 하여 갑 회사와 위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 및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하면서 병이 과세관청에 ‘갑 회사가 체납세액을 완납하지 아니할 때에는 병의 책임으로 체납세액을 납부할 것을 보증한다’는 취지의 납세보증서를 제출하였고, 이에 과세관청이 납세보증서를 담보로 체납처분을 유예하고 부동산 압류를 해제하였으며, 을 회사는 위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갑 회사의 체납세액 일부를 납부하였으나, 그 후 갑 회사 등이 체납처분 유예기간까지 나머지 체납세액을 납부하지 아니하자 과세관청이 병에 대하여 부가가치세 등 부과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납세보증은 병이 체납처분 유예 및 압류해제를 받기 위해 국세기본법 제31조 제2항 국세기본법 시행규칙 제9조 제2항 [별지 제11호 서식]에 따라 작성하여 과세관청에 제출한 것이고, 과세관청은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에 따라 납세보증을 제출받으면서 직권으로 체납처분을 유예하고 부동산 압류를 해제하였으므로, 위 납세보증은 과세관청이 국세기본법국세징수법 규정에 근거하여 제공받은 납세담보에 해당하고, 한편 체납자인 갑 회사는 병 등과 체결한 부동산매매계약 및 영업양수도계약의 이행을 위해 잔금지급일 전에 미리 병 등에게 위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으며, 병 등은 과세관청의 압류해제 및 압류등기 말소가 이루어지자 위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으로 체납세액 일부를 대납하였고, 그 일련의 과정에서 갑 회사가 이의를 제기한 사정이 없으므로, 위 납세보증이 체납자를 배제한 채 체납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해마중 외 2인)

피고,상고인

포항세무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주식회사 금오이앤지(이하 ‘금오이앤지’라고 한다)와 금오이앤지의 설립 자본금을 출자한 원고(이하에서 금오이앤지와 원고를 통칭할 때에는 ‘원고 측’이라고 한다)는 2016. 9.경 경영난으로 인하여 매각을 추진하던 영일기업 주식회사(이하 ‘영일기업’이라고 한다)를 인수하고자 하였다.

나. 당시 영일기업은 부가가치세, 근로소득세, 퇴직소득세 등 합계 1,919,760,870원(이하 ‘이 사건 체납세액’이라고 한다)의 국세를 체납하고 있었다. 피고는 2016. 8. 2. 위와 같은 조세체납을 이유로 영일기업 소유의 포항시 남구 (주소 생략) 공장용지 10,961.5㎡ 등 20개 부동산(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체납처분에 기한 압류등기를 마쳤다(이하 ‘이 사건 압류’라고 한다).

다. 금오이앤지는 2016. 10. 25. 영일기업으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대금 86억 원에 매수하고, 2016. 10. 26. 위 각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또한 원고는 2016. 10. 31. 영일기업과 원고 측이 영일기업으로부터 자산, 부채 및 발행주식 전부를 양수하는 내용의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원고는 2016. 12. 8. 피고에게 ‘이 사건 체납세액 중 10억 원은 2016. 12. 9.에 납부하고 나머지는 2017. 3. 31.까지 완납하기로 하며, 이 사건 체납세액에 대한 납세보증서를 제공하되 보증기한까지 완납되지 않으면 피고가 자신의 재산에 대하여 체납처분을 하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출하였다.

마. 이후 원고는 2016. 12. 9. 피고에게 ‘영일기업이 2017. 3. 31.까지 이 사건 체납세액을 완납하지 아니할 때에는 원고의 책임으로 위 체납세액을 납부할 것을 보증한다’는 취지의 납세보증서를 제출하였다(이하 ‘이 사건 납세보증’이라고 한다). 이에 피고는 같은 날 국세징수법상 체납처분 유예 규정에 따라 이 사건 납세보증서를 담보로 이 사건 체납세액에 관한 체납처분 절차를 2017. 3. 31.까지 유예하고, 같은 날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이 사건 압류를 해제하면서 압류등기를 말소하였다.

바. 금오이앤지는 2016. 12. 9. 위와 같이 압류해제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영일기업의 이 사건 체납세액 가운데 10억 원을 피고에게 납부하였다.

사. 피고는 영일기업 등이 2017. 3. 31.까지 나머지 체납세액을 납부하지 아니하자, 2017. 4. 3. 원고에 대하여 2015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570,171,000원(가산세 포함) 및 가산금 64,999,480원, 2015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256,051,420원(가산세 포함) 및 가산금 50,043,340원, 2015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에 대한 가산금 18,154,270원을 각각 납부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관련 규정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는 세무서장은 체납자가 재산의 압류나 압류재산의 매각을 유예함으로써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어 체납액의 징수가 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체납액에 대하여 체납처분에 의한 재산의 압류나 압류재산의 매각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유예할 수 있고( 제1항 제2호 ), 제1항 에 따라 유예를 하는 경우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이미 압류한 재산의 압류를 해제할 수 있으며( 제2항 ), 제1항 제2항 에 따라 재산의 압류를 유예하거나, 압류한 재산의 압류를 해제하는 경우에는 그에 상당하는 납세담보의 제공을 요구할 수 있다( 제3항 )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국세기본법 제31조 제2항 은 납세보증보험증권이나 납세보증서를 납세담보로 제공하려는 자는 그 보험증권이나 보증서를 세무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심의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를 토대로 원심은, 이 사건 납세보증과 관련하여 체납자인 영일기업은 피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압류해제 등 체납처분의 유예를 신청한 적이 없고, 피고가 영일기업에 납세담보 제공을 요구하였다는 자료도 없으며, 피고는 체납자인 영일기업을 배제한 채 원고에게 이 사건 압류해제에 대응하는 납세보증을 요구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납세보증은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3항 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사법상 보증계약에 의한 납세보증에 불과하여 무효이고, 이러한 납세보증계약에 기초한 이 사건 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1) 국세징수법상 체납처분 유예와 압류해제, 납세담보에 관한 규정의 체계와 문언 내용, 특히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1항 은 세무서장이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체납처분을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체납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만 체납처분 유예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 않고 있고, 국세징수법 제15조 제17조 에 규정된 징수유예도 세무서장이 직권으로 할 수 있는 점과의 균형 등에 비추어 보면, 세무서장은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1항 각호 에서 정한 체납처분 유예의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체납자의 신청이 없더라도 같은 조 제1항 , 제2항 에 따라 직권으로 체납처분에 의한 재산의 압류나 압류재산의 매각을 유예하고 이미 압류한 재산의 압류를 해제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세무서장이 직권으로 체납처분 유예 및 압류해제를 하면서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제3항 본문, 국세기본법 제31조 제2항 에 따라 납세담보 제공자로부터 그 체납액에 상당하는 납세보증서를 제출받았다면 이는 세법에 근거하여 적법하게 제공받은 납세담보이다.

2)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납세보증은 세법에 근거하여 적법하게 제공받은 납세담보라고 할 것이다(나아가 원심판단과 같이 그 납세보증이 체납자를 배제한 채 체납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가) 이 사건 납세보증은 원고가 체납처분 유예 및 압류해제를 받기 위해 국세기본법 제31조 제2항 국세기본법 시행규칙 제9조 제2항 [별지 제11호 서식]에 따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것이다. 피고는 국세징수법 제85조의2 에 따라 이 사건 납세보증을 제출받으면서 직권으로 체납처분을 유예하고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압류를 해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납세보증은 피고가 위 국세기본법국세징수법 규정에 근거하여 제공받은 납세담보에 해당한다.

나) 한편 체납자인 영일기업은 원고 측과 체결한 부동산매매계약 및 영업양수도계약의 이행을 위해 잔금지급일 전에 미리 원고 측에 영일기업의 영업을 위한 주요 자산인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원고 측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피고의 압류해제 및 압류등기 말소가 이루어지자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으로 피고에게 이 사건 체납세액 중 10억 원을 대납하였고, 그 일련의 과정에서 영일기업이 이의를 제기한 사정은 엿보이지 않는다.

3)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납세보증이 사법상 보증계약에 의한 납세보증이라고 전제하고 이러한 납세보증에 기초한 이 사건 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직권으로 한 체납처분 유예의 요건과 압류해제 시 제공된 납세보증의 효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원심이 들고 있는 대법원 판례는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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