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갑 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을이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소속 교인으로서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토요일에 실시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였고, 이는 갑 대학교 ‘학업성적처리 규정’ 제6조 제1항에서 정한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의학전문대학원장에게 해당 교과목에 대한 성적추가평가신청원을 제출하였으나, 의학전문대학원장이 을의 추가시험신청을 거부한 사안에서, 종교적인 사유는 위 ‘학업성적처리 규정’에서 정한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에 포함되지 않고, 공정한 시험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여 추가시험을 승인·제공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갑 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을이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소속 교인으로서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토요일에 실시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였고, 이는 갑 대학교 ‘학업성적처리 규정’ 제6조 제1항에서 정한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의학전문대학원장에게 해당 교과목에 대한 성적추가평가신청원을 제출하였으나, 의학전문대학원장이 을의 추가시험신청을 거부한 사안에서, ‘학업성적처리 규정’에서 정한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이란 위 규정에서 직접 명시한 사유인 질병과 같이 일반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학생이 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던 사정이나 이에 준하는 것으로 사고·천재지변과 같이 외부적, 우연적, 일시적 사정으로 한정되고 을이 주장하는 종교적인 사유와 같이 주관적이거나 내부적인 사정은 공정한 시험관리를 위한 객관적 기준을 세우기가 어려우므로 ‘학업성적처리 규정’에서 정한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에 포함되지 않고,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공정한 시험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여 추가시험을 승인·제공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의학전문대학원장이 을의 추가시험신청을 거부한 것이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원칙을 위배하는 등으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금성 담당변호사 오동운 외 1인)
피고
피고
변론종결
2018. 3. 28.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7. 7. 24. 원고에게 한 추가시험신청거부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이하 ‘피고 의전원’이라고 한다) 본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자로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이하 ‘재림교’라고 한다) 소속의 교인이다.
나. 재림교는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를 안식일로 정하고, 안식일에는 교인들이 직장·사업 및 학교 활동, 공공 업무, 시험 응시 등의 세속적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 피고 의전원은 2017학년도 본과 1학년 학생들이 수강하는 해부학Ⅰ·Ⅱ, 조직학, 생화학, 생리학Ⅰ·Ⅱ, 의학신경과학, 면역 및 병원체학 총론 등 복수의 과목에 관한 시험을 토요일에 실시하였는데, 원고는 재림교 교리에 따라 위 각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다.
라. 원고는 재림교인으로서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2017학년도 1학기 토요일에 실시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였고, 이는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7. 7. 12. 피고에게 ○○대학교 학업성적처리 규정(이하 ‘성적처리 규정’이라 한다) 제6조 제1항에 따라 아래 표의 교과목에 대하여 추가시험을 신청하는 취지로 성적추가평가신청원을 제출하였다(이하 ‘추가시험신청’이라고 한다).
(연도, 학기: 2017학년도 1학기) | |||||
순번 | 교과목명 | 시험실시일 | 순번 | 교과목명 | 시험실시일 |
1 | 해부학1 중간시험 | 2017. 3. 11. | 9 | 생리학1-2차시험 | 2017. 5. 20. |
2 | 조직학 중간시험 | 2017. 3. 18. | 10 | 생리학2-1차시험 | 2017. 6. 10. |
3 | 해부학2(태생학) 중간시험 | 2017. 3. 18. | 11 | 생리학2-2차시험 | 2017. 6. 24. |
4 | 해부학1 기말시험 | 2017. 4. 1. | 12 | 생화학 1차시험 | 2017. 5. 13. |
5 | 해부학2 기말시험 | 2017. 4. 1. | 13 | 생화학 2차시험 | 2017. 6. 3. |
6 | 해부학 실습 중간시험 | 2017. 4. 8. | 14 | 의학신경과학 | 2017. 7. 8. |
7 | 해부학 실습 기말시험 | 2017. 4. 22. | 15 | 의학신경과학 | 2017. 7. 15. |
8 | 생리학1-1차시험 | 2017. 5. 6. |
마. 피고는 2017. 7. 24. 원고가 주장하는 종교적인 사정은 성적처리 규정에서 정한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고, 의과대학 교육과정 운영상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추가시험신청을 거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 7, 1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이 성적처리 규정 제6조 제1항의 규정에 대한 해석을 그르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원고가 종교적인 이유로 토요일에 실시되는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것은 성적처리 규정 제6조 제1항에서 정한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피고는 종교적인 이유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잘못 해석하거나 위 규정을 자의적으로 좁게 해석하여 원고의 추가시험신청을 거부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행정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과 원고의 불이익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고, 다른 학생에게 추가시험을 승인한 경우와 비교하면 비례의 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종교적인 이유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것이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가) 성적처리 규정 제6조에 의하면,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당해 학기 성적평가 기간 내에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학생은 별지 제2호 서식의 성적추가평가신청원을 교과목 개설대학(원)에 제출하여 대학(원)장의 승인을 얻어 따로 평가받을 수 있으나, 다만 성적은 추가시험 사유가 본인의 책임이 아닐 때를 제외하고는 비플러스(B+)를 초과하지 못한다. 그리고 ○○대학교 학칙 제73조의2에 의하면, 피고 의전원 소속 학생이 ‘학년 성적 평점평균이 1.7 미만인 자(제1호), 에프(F) 등급(평점 “0점”) 성적이 있는 자(제2호), 학년 성적 이수학점 중 4분의 1 이상이 1.7 미만인 자(제3호)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단위로 재학 중 2회에 한하여 유급시킬 수 있다.
나) 위 각 규정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재림교 교리에 따라 안식일인 토요일에 실시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였다는 사유는 성적처리 규정 제6조 제1항에서 정한 ‘질병 기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 의전원은 성적처리 규정에 따라 학업성취도 부분에서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한 학생에게 진학이나 졸업 등에서 불이익을 주고 있으므로, 성적 평가와 이를 위한 시험 관리는 피고 의전원이나 그 소속 구성원들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② 특히 시험이라는 제도가 가진 평가적·경쟁적 기능에 비추어 볼 때,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에 해당하여 추가시험을 치르게 할 것인지 여부는 시험 제도에서 반드시 담보되어야 할 형평성 또는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일부 희생해서라도 이를 허용할 만큼 위 구성원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정이 있어야 한다.
③ 따라서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이란 성적처리 규정에서 직접 명시한 사유인 질병과 같이 일반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학생이 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던 사정이나 이에 준하는 것으로 사고·천재지변과 같이 외부적, 우연적, 일시적 사정으로 한정된다고 할 것이다.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와 같이 주관적이거나 내부적인 사정은 공정한 시험관리를 위한 객관적 기준을 세우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볼 것이다.
④ 한편 대한민국 헌법이나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 양심의 자유 및 종교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로부터 원고가 피고에게 재림교 교리에 따라 안식일인 토요일에 실시되는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추가시험을 신청할 적극적 권리가 직접적으로 도출된다고 볼 수는 없다.
2)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지에 대하여
설령 원고가 양심의 자유 또는 종교적인 이유로 토요일에 실시되는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것이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5, 6, 7호증의 각 기재, △△대학교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시험을 승인할 것인지 여부는 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처분이 그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 인정 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과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일반대학의 학사일정이 학기당 15주로 구성된 반면에 피고 의전원은 의과대학 인증평가에서 요구하는 교육과정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학사일정이 학기당 20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블록 단위로 수업을 진행하고, 각 블록 수업은 교과목별로 1주 내지 5주 단위로 구성되어 있으며, 보통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까지 강의를 듣고 강의를 마친 후에는 학생들이 수강한 교과목에 대한 시험을 실시한다.
② 피고 의전원은 평일(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를 말한다, 이하 같다)에 시험을 실시할 경우 시험장소로 사용할 강의실의 확보와 진료업무를 담당하는 임상교수들의 실기시험 채점이 어려운 데다가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고 평일에 진행되는 수업에 집중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상당수 교과목에 대하여는 부득이하게 토요일에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③ 피고 의전원이 2017. 3. 11.부터 그해 10. 14.까지 2017학년도에 원고를 포함한 본과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토요일에 시험을 실시한 횟수는 총 19회이다. 그리고 본과 2학년의 경우 토요일에 시행된 이론 시험이 2017년 3회였고, 1회의 임상술기 시험이 토요일에 시행되며, 본과 3학년의 경우에도 1회의 임상술기 시험이 토요일에 시행되고 있다.
④ 본과 1학년 학생들이 응시하는 성적평가는 유비티(UBT: Ubiquitous Base Test)시험, 태깅(Tagging)시험, 실기시험 등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 UBT시험은 태블릿 PC를 활용한 스마트 테스트 방법으로 전산실 직원이 담당교수로부터 출제한 시험문제를 받아 전산 시스템에 입력하고 책임교수의 검토 확인을 거친 후, 시험 일시에 학생들이 태블릿 PC를 사용하여 시험에 응시하고 시험이 끝나면 태블릿 PC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시험은 시험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종이 인쇄비를 절감하며 채점을 쉽게 하기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2020년부터 태블릿 PC를 활용한 SBT(Smart device Based Test)시험 방식으로 시행될 예정인 의사국가고시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의사국가시험원은 SBT시험이 처음으로 시행되는 2020년에는 전체 문항수의 2% 이상을 지필고사로 출제할 수 없는 멀티미디어 문항(심장음, 폐음, 환자와 의사의 진료 장면 등을 촬영한 동영상 등을 활용하는 시험 문항)으로 출제하고, 점차 멀티미디어 문항의 출제빈도를 높여 나갈 것을 예고하였다.
㉯ 태깅(Tagging) 시험은 시체의 구조물을 확인하는 해부실습과 신경해부학 실습시험이다. 이 시험은 학생 25명이 한조가 되어 조원들끼리 순번을 정하여 제한된 시간 내에 해부구조물(조직이나 장기, 신경, 혈관 등)을 확인하고 그 명칭과 정의를 기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⑤ 피고 의전원은 위 각 시험 실시를 위하여 교과목의 담당교수들(보통 3명 이상)에게 시험문제 출제를 요청하고, 당일 시험을 감독하는 책임교수(1명)와 조교(2명) 외에 전산실 직원 등 별도의 인력, 전산장비와 실기시험을 위한 모형, 교육기자재 등을 준비하고 있다.
⑥ 본과 1학년의 정례적인 1회 시험은 평균 20시간 이상의 수업내용을 그대로 출제범위로 정하고, 아래 표와 같이 1개 교과목마다 주관식과 객관식을 합하여 평균 56개의 문항이 출제된다. 특히 1학년 1학기 과목은 해부학 관련 과목(해부학, 조직학, 신경해부학 등)이 집중되어 있고, 관련 과목에서 출제하는 시험이 약 500문항 이상이나 된다.
날짜 | 요일 | 시간 | 과목 | 객관식 | 주관식 | 합계 |
3월 11일 | 토 | 09:30~12:00 | 인체 해부학 1-1차(해부학) | 44 | 23 | 67 |
3월 18일 | 토 | 09:30~10:10 | 인체 해부학2(태생학) 1차 | 17 | 6 | 23 |
3월 18일 | 토 | 10:30~12:30 | 인체 조직학 1차 | 34 | 32 | 66 |
4월 1일 | 토 | 09:30~10:10 | 인체 해부학2(태생학) 2차 | 25 | 14 | 39 |
4월 1일 | 토 | 10:30~12:30 | 인체 해부학 1-2차(해부학) | 54 | 35 | 89 |
4월 10일 | 월 | 09:30~11:00 | 인체 조직학 2차 | 40 | 21 | 61 |
4월 15일 | 토 | 09:00~10:00 | 영상해부학 | 20 | 0 | 20 |
4월 17일 | 월 | 09:30~11:00 | 인체 해부학2(태생학) 3차 | 35 | 10 | 45 |
4월 22일 | 토 | 09:00~13:00 | 인체 해부학 태깅시험 | 0 | 58 | 58 |
5월 6일 | 토 | 08:30~10:30 | 인체 생리학 1-1차 | 21 | 21 | 42 |
5월 13일 | 토 | 11:00~12:30 | 인체 생화학 1차 | 43 | 29 | 72 |
5월 20일 | 토 | 09:30~11:30 | 인체 생리학 102차 | 23 | 13 | 36 |
6월 3일 | 토 | 09:00~10:30 | 인세 생화학 2차 | 56 | 7 | 63 |
6월 10일 | 토 | 09:30~11:30 | 인체 생리학 2-1차 | 69 | 6 | 75 |
6월 23일 | 금 | 09:30~11:10 | 인체 생화학 3차 | 59 | 1 | 60 |
6월 24일 | 토 | 09:30~11:30 | 인체 생리학 2-2차 | 40 | 4 | 44 |
7월 8일 | 토 | 08:30~10:30 | 의학신경과학 1차 | 50 | 10 | 60 |
7월 15일 | 토 | 08:30~10:30 | 의학신경과학 2차 | 45 | 10 | 55 |
나) 판단
(1) 고등교육법 제6조 ,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조 는 학교의 장에게 법령의 범위에서 학교규칙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그 제정 사항에는 ‘교육과정의 운영, 교과의 이수단위 및 성적의 관리’가 포함된다. 이와 같이 고등교육법은 학교의 장에게 교육 목적의 달성과 이를 위한 원활한 학사운영을 위해 성적평가 방법, 시험의 내용과 실시 방식 등을 결정함에 있어 폭넓은 재량을 인정하고 있고, 위 각 사항은 고등교육법의 위임에 따라 학칙이나 성적처리 규정을 통해 구체화되어 있다.
그러므로 피고 의전원이 의학전문대학원의 교과목 수와 교육량, 강의일정, 문제출제 및 시험과정의 관리·감독 등을 위해 평일이 아닌 토요일에 시험을 실시하면서 원고의 추가시험신청을 거부한 것이 위법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원칙을 위배하는 등으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 한한다고 할 것이다.
(2) 먼저 이 사건 처분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고는 자신의 불이익과 피고가 행정처분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조화될 수 있는 다른 방안들이 있음에도 피고가 일방적으로 원고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추가시험신청을 승인한다면 앞으로 원고에게 정례적으로 반복되는 추가시험을 치르게 할 때마다 추가시험 실시 및 시험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업무 부담이 가중되므로 이 사건 처분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원고는 2017. 7. 15. 기준으로 총 15회의 교과목에 대한 추가시험신청을 하였는데, 만약 피고가 원고만을 위해 추가시험문제를 다시 출제할 경우 각 교과목별로 평균 56문항 정도의 문제를 새로 출제하여야 하는 점, ② 동시에 피고는 원고에게 제공한 추가시험과 다른 학생들이 치른 시험과의 난이도와 변별력을 균등하게 유지하여야 할 별도의 부담도 지게 되는 점, ③ 나아가 피고가 추가시험 실시를 위하여 인력 및 장비를 새로 준비하고, 그로 인한 비용을 추가로 지출할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설령 피고가 엄정하게 관리하여 원고에게 다른 학생들이 본 시험과 동일한 수준의 시험을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학생들이 그 시험이나 성적관리의 공정성에 대하여 가지는 의심을 전적으로 차단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보이는 점, ⑤ 원고는 UBT시험이나 태깅시험을 지필시험 등 다른 방식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위 각 시험들의 시행 방식과 평가 목적에 비추어 피고가 위와 같은 시험 방식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특별한 교육 목적과 동일한 정도의 시험 효과가 있을 것인지 상당한 의문이 드는 점, ⑥ 한편 성적처리 규정 제6조 제2항에 의하면 추가시험 성적은 비플러스(B+)를 초과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일 뿐이지, 이로써 피고와 다른 학생들이 가지는 시험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⑦ 원고의 확고한 종교적 신념과 대응 태도를 고려하면, 앞으로 피고가 모든 교과목에 대하여 토요일이 아닌 다른 요일에 시험을 실시하지 않는 이상 원고의 추가시험신청이 1회로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행정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과 원고의 불이익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어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다음으로 이 사건 처분이 평등원칙을 위배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먼저 원고는 피고가 2017학년도 1학기에 조모상을 당한 학생에게 추가시험을 승인·제공하여 준 경우와 비교하면, 이 사건 처분은 다른 학생과 원고를 불합리하게 차별하여 평등원칙을 위배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비교 대상으로 들고 있는 학생의 사정과 종교적인 사유 사이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객관적·우연적 사정으로 시험 응시가 불가능하였는지와 그 사유가 일회성에 그치는지 아니면 정례적이고 반복적인 것인지의 관점에서 볼 때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피고가 원고를 다른 학생의 경우와 달리 취급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처분이 평등원칙에 위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는 △△대학교 등 다른 대학교에서는 재림교 소속 교인들에게 추가시험을 승인·제공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시한 해당 대학교의 사례와 이 사건은 추가시험을 신청한 교과목의 수, 당시 시험실시의 방식, 학년별 시험(특히 본과 1학년)의 횟수 등이 이 사건과는 현저하게 차이가 있어 적정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사례가 있었다고 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반드시 추가시험을 승인·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종교적인 사유는 성적처리 규정 제6조 제1항에서 정한 ‘질병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에 포함되지 않고, 공정한 시험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여 추가시험을 승인·제공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가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관계 법령: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