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9고정262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공중밀집장소
에서의추행)
피고인
A
검사
이태순(기소), 문재웅(공판)
변호인
변호사 김혜영(국선)
판결선고
2019. 9. 3.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8. 9, 20. 22:50경 서울 관악구에 있는 신대방역에서 같은 구 신림역 방향으로 진행하는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안에서 객실 중앙으로 지나가면서 앞에 서있던 피해자 B(여, 39세)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눌러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2.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 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관점에서 기록 및 변론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이렵다.
○ 피고인은 이 사건 직후 피해자가 문제제기를 하였을 때부터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였고, 혼잡한 지하철 내에서 피고인의 뒤쪽을 이동하다가 피고인의 왼 손등이 피해자의 신체 부위에 닿은 사실은 있으나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눌러 추행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 피해자는 자신의 몸에 피고인의 신체가 닿는 것을 느낀 즉시 피고인에게 문제제기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는 등 격렬하게 반응하였다. 그런데 이로 인하여 주변이 소란스러워졌음에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추행하는 것을 목격하였다는 등의 진술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은 피해자의 문제 제기 이후 피해자와 지하철에서 내려 계속 시비를 하였는데, 피해자의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출동할 때까지 도망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계속하여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였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전동차 내 CCTV 영상을 확인하여 줄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서울교통공사의 CCTV 영상 저장기간인 7일을 경과하고서야 이를 확인요청하는 바람에 해당 영상을 증거로 확보하지 못하였다.
○ 피해자는 수사단계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자신의 피해사실을 진술하긴 하였으나, 자신의 뒤에서 일어난 일을 직접 목격하였던 것은 아니었는바, 당시 술에 취한 피고인이 혼잡한 지하철 내를 이동하다 의도치 않게 피해자의 신체를 접촉한 것을 오해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판사문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