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 F으로부터 먼저 주먹으로 피고인 얼굴을 가격당하는 등 공격을 받자 이를 방어하기 위하여 소극적으로 대항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

양형부당 원심 형량(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하게 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한 경우, 그 가해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

(대법원 2000. 3. 28. 선고 2000도22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대전 서구 C 소재 D 옥외주차장 부근에 있는 E 편의점 앞 노상을 걸어가다가 피해자의 여자친구인 G의 팔을 치면서 아는 척을 하였는데, 이를 보고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건드린다고 오해한 피해자가 먼저 주먹으로 피고인의 왼쪽 눈 부위를 가격하였고, 피고인도 이에 대항하여 주먹으로 얼굴을 때린 점, ② 피고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균형을 잃고 넘어진 피해자의 팔꿈치 부위를 발로 걷어차고 주먹으로 머리 부위를 때린 점, ③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상해를 입었고, 피해 사진 및 진단서 기재 역시 피해자가 입은 상해 부위 및 정도에 부합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을 공격한 것은 맞으나 피고인 역시 이에 대항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것으로 인정되고, 이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