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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서울남부지법 2007. 3. 30. 선고 2006노879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확정[각공2007.5.10.(45),1124]
판시사항

[1]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징벌이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로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 위한 요건

[2] 회사 취업규칙 소정의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되는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적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여 해고의 효력이 인정될 수 없는 경우, 그것만으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을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위 근로자를 해고한다는 인식, 즉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어떠한 징벌을 가함에 있어 소정의 절차를 밟지 아니하여 징벌의 효력이 인정될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사용자가 부당한 징벌을 가할 의사로 징벌의 절차를 의도적으로 무시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절차 위배의 사유만으로 곧바로 근로기준법 제110조 , 제30조 제1항 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는 할 수 없고, 여기에서 나아가 그와 같은 징벌이 그 내용에 있어 징벌권을 남용하거나 또는 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인정되고 또 이것이 사회통념상 가벌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 한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2] 회사 취업규칙 소정의 징계사유를 일부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는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징계위원회 소집통지서의 송달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하여 위 근로자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는 등 취업규칙상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여 해고의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을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위 근로자를 해고한다는 인식, 즉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최헌만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및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지번 생략) 소재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상시근로자 150명을 고용하여 택시운수업을 경영하여 온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인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할 수 없음에도 위 사업장에서 운전기사로 근로한 공소외 2가 회사비방 및 위계질서 파괴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2005. 4. 30. 개최된 징계위원회에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같은 날 정당한 이유 없이 위 공소외 2를 해고하였다.”라는 것인바, 원심은 그 거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2.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상벌위원회 개최 사실을 공소외 2에게 통보하였고, 공소외 2는 위 개최 통보가 내용증명으로 발송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불참하여 본인 스스로 소명의 기회를 포기하였으며, 피고인의 공소외 2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해고임에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인정 사실

원심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3의 진술기재를 비롯하여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공소외 2는 2005. 2.경 동료기사들에게 ‘ 피고인이 술만 먹으면 개가 된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같은 해 4. 8. 피고인의 회사 배차사무실에서 동료기사 공소외 4와 연차휴가신청서 배치장소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2) 또한, 공소외 2는 2005. 4. 27. 05:01부터 같은 날 16:23까지 피고인의 회사 택시 (번호 생략)를 운행하여 총 금 80,200원의 운송수입금 실적을 올렸으나, 회사에 입금하지 않았다.

한편, 피고인의 회사가 2004. 11. 8. 노동조합과 체결한 임금협정 제7조 제2항에 의하면 ‘승무한 운전자는 영업으로부터 받은 운행기록장치에 기록된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납부하여야 하며, 운송수입금을 임의로 사용(유용)할 경우와 운행기록장치 출력기록상 운행상태가 불량할 경우 및 불성실 영업행위(부당요금징수, 미터기 미사용, 미터기 조작 및 파손, 승객으로부터 민원발생자)가 있을 경우와 1일 소정의 근로시간 미달 등은 1차 경고하고, 그래도 재차 개전의 정이 없을 경우 단체협약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여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3) 공소외 2는 2005. 4. 27. 피고인의 회사에 신규 입사한 이희철에게 ‘주변에 택시회사도 많은데 왜 이런 깡패회사, 양아치 같은 회사에 들어왔느냐. 하루라도 빨리 다른 회사를 알아봐라’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같은 날 피고인의 회사 배차사무실에 게시된 공소외 5의 노동조합 조직부장 선임공문을 뜯어내고 이를 말리는 동료기사 공소외 5와 다툼을 벌였다.

(4) 이에 피고인의 회사 징계위원회는 2005. 4. 18. 및 같은 달 30. 공소외 2의 징계를 위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면서 노동조합측 징계대표위원으로 전 노동조합 위원장 공소외 6을 참석시켰다.

(5) 한편, 피고인의 회사는 2005. 4. 28. 공소외 2에 대하여 같은 달 30. 11:00 징계위원회(상벌위원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공소외 2의 주소지인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지번 생략)’으로 발송하였으나 주소불명으로 반송되었고(징계위원회 개최 이후에 반송되었다), 공소외 2는 같은 달 30. 개최된 피고인의 회사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6) 공소외 2에 대한 해고와 관련한 피고인의 회사의 규정은 다음과 같다.

[취업 규칙]

제23조 (복무) 종업원은 회사의 업무상 지시명령에 복종하여 맡은바 업무에 전념하고 작업능률향상에 노력함은 물론 특히 다음 사항을 성실히 준수하여야 한다.

7. 근무시간 중 음주하거나 회사 내에서 음주, 폭행, 폭언 등의 난폭행위를 할 수 없으며, 도박 기타 직장의 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

13. 운송수입금은 근무가 끝나는 즉시 전액 입금해야 한다.

제47조 (해고) 종업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게 될 때에는 징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고할 수 있다.

1. 각종 근무의무에 위반하였을 때

3. 회사에서 상사 및 동료에 대하여 비방, 인신공격, 공갈, 협박, 명예훼손 등 위계질서를 문란케 하였을 때

15. 기타 법규 또는 근로계약을 위반하였을 때

[단체 협약]

제17조 (상벌)

1. 종업원에 대한 상벌은 회사가 조합에 통고하고 이를 행한다.

2. 조합은 회사가 행하는 상벌사항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노·사협의회에서 이를 심사하고 시정할 수 있다. (단, 징계시 본인에게 사전에 통고하고 소명기회를 부여한다)

나. 판 단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어떠한 징벌을 가함에 있어 소정의 절차를 밟지 아니하여 징벌의 효력이 인정될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사용자가 부당한 징벌을 가할 의사로 징벌의 절차를 의도적으로 무시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절차 위배의 사유만으로 곧바로 근로기준법 제110조 , 제30조 제1항 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는 할 수 없고, 여기에서 나아가 그와 같은 징벌이 그 내용에 있어 징벌권을 남용하거나 또는 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인정되고 또 이것이 사회통념상 가벌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 한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4. 6. 14. 선고 93도3128 판결 , 1995. 11. 24. 선고 95도2218 판결 등).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의 회사 취업규칙은 제47조에서 각종 근무의무에 위반, 회사에서 상사 및 동료에 대하여 비방, 인신공격, 공갈, 협박, 명예훼손 등 위계질서 문란을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제23조에서 근무시간 중 음주하거나 회사 내에서 음주, 폭행, 폭언 등의 난폭행위를 할 수 없으며, 도박 기타 직장의 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는 것과 운송수입금은 근무가 끝나는 즉시 전액 입금해야 한다는 것을 복무의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② 공소외 2는 피고인의 회사에 근무하면서 상급자를 비방하고, 회사에서 동료기사들과 다툼을 벌였으며, 운송수입금을 입금하지 아니하는 등 피고인의 회사 취업규칙 제23조 소정의 징계사유를 일부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인 공소외 2를 해고함에 있어서 공소외 2에 대한 징계위원회 소집통지서의 송달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하여 공소외 2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는 등 취업규칙상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여 해고의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부당한 징벌을 가할 의사로 징벌의 절차를 의도적으로 무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인으로서는 공소외 2에 대하여 징계해고를 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무리가 아니라고 보여지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을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위 공소외 2를 해고한다는 인식, 즉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달리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라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위 항소논지는 이유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1항에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제3.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동하(재판장) 최두호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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