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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방법원 2020.5.29.선고 2019고합365 판결
살인
사건

2019고합365 살인

피고인

엄여인(가명), 80년생, 여, 주부

주거 울산

등록기준지

검사

김준엽(기소), 김미지(공판)

변호인

변호사 이

판결선고

2020.5.29.

주문

피고인 을 징역 4 년 에처한다.

이유

범죄 사실

피고인 은 피해자 김아동(가명, 여, 9세)의 어머니이다. 피해자 김 아동 은자폐성 발달장애 2 급으로 사회적 연령 이 약 2세 5개월에불과하여 혼자서 는 일상 생활 을 할 수 없었고,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양육 부담, 경제적 어려움 등 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2017. 11.경부터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9.1.경 피고인의 남편인 김 ○ 식 의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며 남편 김 ○ 식 또한 우울증, 공황장애로 휴직과 입원치료를 반복하게 되었고 경제적 어려움 또한 더욱 심해져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자 자살을 결심하였고, 자신이 죽게 되면 남겨진 피해자 를 돌볼 사람이 없고 남편 김 ○ 식에게도 부담이 되겠다는 생각에 피해자를 먼저 살해 하고 자신도 자살하기로 결심을 하였다. 피고인 은 2019. 8.12.11:00경 울산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트라조돈, 알프라 졸람 ( 신경 안정제 ) , 졸피뎀(수면제),리스페리돈(비정형 항정신병제) 등 성분이 들어 있는 다량 의 정신과 약 을국그릇에 쏟아 붓고 손으로 퍼서 피해자에게 먹여 같은 날 15:00경 피해자 를 급성 복합약물중독으로 사망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은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증거 의 요지

1. 피고인 의 일부 법정진술

1. 김 ○ 식 에 대한 각경찰 진술조서

1. 수사 보고 ( 범행 재연 관련 등)

1. 발생 보고 ( 변사 ) , 시체검안서, 현장사진 법령 의 적용

1. 범죄 사실 에 대한해당법조 및 형 의 선택

형법 제 250 조 제1항, 유기징역형선택

1. 작량 감경

형법 제 53 조 , 제 55조 제 1항 제3호(아래 양형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 의주장 에 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우울증으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 이 없거나 , 미약한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한다.이 법원 이 적법 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 이 우울증 을 앓고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범행경위 경위 및 수단과 태양 ,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행동, 범행 및 그 전후의 상황에 관한 기억의 유무 및 정도 , 수사 및 공판 절차에서의 태도등에 비추어 볼 때, 그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 를 결정할 능력 이 없었다거나,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 의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 의 이유 1. 법률 상 처단 형 의범위: 징역 2년6월 ~15년

2. 양형 기준 에 따른권고형 의 범위

[ 유형 의 결정 ] 살인범죄 > [제2유형] 보통 동기살인

[ 특별 양형 인자 ] 감경요소: 처벌불원(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포함)

[ 권고 영역 및 권고형 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7년 ~12 년

3. 선고형 의 결정

가. 양형 이유 의 요지

이 사건 범행 은 ,피고인이 발달장애 아동을 양육하며 받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경제적 곤궁 에 따른 우울증 등으로 신변 을 비관하여 거주지에서 다량의 정신과 약 을 먹여 만 9 세인 피해 아동을 살해했다는 것이다.

피고인 이 자신 의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아무런 전과 없는 점, 평소 피해아동을 학대 한 정황 이 없을 뿐 아니라 장애를 가진 아이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양육 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 아동의 부 와 가족, 피해 아동이 다닌 학교의 교사와 담당의 사가 피고인 의 선처를 호소하는 점, 현재도 중증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인 이 구금될 경우 남은 가족들의 고통이 극심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 피고인 에게 유리한 정상 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친자를 상대로 한 범행이고, 특히 의사표현 을 할 수 없고 방어능력 이 전무한 장애아동에 대한 극단적 범행이며,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 가 발생한 점에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처벌 이 불가피 하다.

덧붙여 , 동반 자살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이 비극적 범행을 꼼꼼히 기록하고 들여 다봄 으로써 , 우리사회 구성원들 모두 이러한 범죄의 원인과 그 심각성을 다시 한번 깨닫고 , 이와 같은 참담한 범죄로 목숨을 잃는 아이들 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아래와 같이양형의 이유를 상세히부기한다.

나. 판결 전 조사 내용1 ) 범행 전후 상황1)

① 피고인 은 2019.3.말경 승용차에 피해 아동을 태우고 운전하던 중 레커차 에 받히 는 교통 사고 를 당한 후부터 피해 아동이 툭하면 소리를 지르는 등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행동 을 하여 스트레스가 극 에 달함

② 2019. 초 시모의 교통사고로 남편에게 공황장애가 발생하고, 남편 이 (무급)휴직 후 병원 입 · 퇴원 을반복하는 등 어려운 가정 형편에 같은 해 초등학교 취학한 피해아동 을 혼자 도맡는등 양육에 부담을 느낌

③ 2019. 6.. 7.경부터 이대로 살면 뭐 하나 등 의 자살 충동을 자주 느꼈고,병원에서 퇴원 한 남편 이다시 일 을 나가기로 한 날, 피해 아동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이자 갑자기 ' 이제 그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편히쉬고 싶다'는 생각이 듦 ④ 피해 아동 이복용하던 처방약을 국그릇에 끌어 모은 후 다량의 알약을 물 과 함께 손 으로 먹이자 피해 아동은 잠 에 빠져들었고, 자신도 미리 처방 받아둔 40일분 의약 을 한꺼번에 먹은후 정신을 잃었다가 병원 응급실에서 깨어남 6 피해 아동 은사망했고,피고인은 본건 직후부터 약 2개월간 U대학교병원에 입원해 오다 가 2019. 11.11. 울산 중구 사람이소중한병원으로 옮김 2 ) 피해자 에 관한사항

① 피해자 의 특성: 피해 아동(9세)은 피고인의 친딸로 2세경부터 자폐증을 앓아 온 발달 장애 2 급 의 장애인 / 생후 '황달· 장염'을 앓은 적 이외 특별한 증상 없었으나 어느 정도 자랐 음에도말이 늦되어 수년 동안 '언어치료센터'에 다녔고, 사망 전까지도' … 하고 싶어요... … 에가고 싶어요' 등 간단한 일상용어 정도만 구사했음/ 평소편식 은 잘 하지 않는 편 이었으나 2019년 들어 과자와 치킨을 유난히 많이 요구했음/ 부의 전근 으로 객지 를 돌아 다니는 등 주변 환경이 자주 바뀌어 꾸준한 치료를 받지 못한 편이며 , 밤 에 집을 뛰쳐나가편의점 앞을 서성대다 경찰관에게 인계된 경우도 수시로 있었

② 피해 내용 : 급성복합약물중독으로 사망함 3 피해 회복 : 유가족은 합의요구 의사 없음 ( 4 ) 피해자 감정 :처벌 불원

⑤ 범죄 경력 없음3 ) 가족 사항이 피고인 의 부 : 현대자동차에서 지게차 운전 기사로 일하다정년 퇴직하였으며 신체건강 함 / 근엄한 성격으로 술 을 좋아하나 가정폭력을 저지른 적이 없고 피고인과 사이 원만함 / 본건 으로 화가 난 상태인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의 병원비를 걱정하는 등 속정이 깊음 이 피고인 의 모 :전업주부 / 잔병치레가 잦고 피고인을 자상하게 대하는 편으로 안타 까운 마음 을 감출수 없다며 수시로 눈물을 흘림/ 평소피해 아동을 극진히보살피는 피고인 내외 를 칭찬해 온 편이라 본 범행에 큰 충격을 받음/ 최근 사흘에 한번 꼴로 피고인 이 입원 한병원에 면회를 다니고 있으며, "가정의 불행이지만 자기도 죽으려 했던 만큼 괴로움 을헤아려 선처를 바란다"고 읍소함0 피고인 의 남편: 무직으로 고향 친구들의 요식업을 돕고 있음/ 울산 온산공단 내모 업체 에서 비파괴 검사원으로 일했으나 본건으로 일 을 그만 둠 최근 실업급여 수령으로 생계 유지 중이며, 자신의 모와 딸 의 잇따른 사망으로 충격을 받아 우울증·공황 장애 등 이 더욱 심해짐 /본건전까지 피고인 과함께 부산시 소재병원에 다니며정신과 관련 약물 복용중이었으며, 평소피고인과 딸에게 자상하게 대했음/ 친구들 모임에서 피고인 을 만나연애 결혼했고, 딸 이 발달장애를 겪음에도 부부싸움 없이 원만한 관계 를 유지해 홈 /자기병세에 치중하느라 피고인의 힘든상태를 잘 몰랐고, 본건 이후 피고인 을 주 1 회면회하며 '편하게 생각하라'는 등 의 말로 위로함 4 ) 성장 과정이 피고인 은 공원 으로 일하던 부 와 주부 인 모 슬하 2녀 중 첫째로 에서 출생 / 생후 2 주 만 에 울산 으로 이주하여 성장함 / 울산에서 초 · 중 ·고교를 다녔고, 공부를 잘하는 편 이었으며 일탈이나 비행 없이비교적 평범하게 생활함 이 고등학교 졸업후 _ 소재 대 에 입학/ 혼자 또는 친구와 함께 3년간 자취 했고 , 졸업 후 울산 으로 돌아와 취업함 / 이후 4, 5년 동안 직장생활과 자격증 공부를 반복 했으며 , 친구들 과모임에서 남편을 만나 2010.1. 초 결혼함 / 결혼 후 일한 적 없고 전업 주부 로 피해 아동의 뒷바라지에 전력 함학력 사항 : 울산 졸업/ _대 졸업5 ) 주거 상태 및 경제상태 이 전세 아파트 에서 남편, 피해 아동과 함께 거주해 오다 본건 이후 병원 입원 지속중이며 , 남편 은 2020.1.초 현 주소지로 이사 함0 남편 의 월 평균소득은 250만 원 이었으나 현재 실업 상태로 피고인 및 남편 의 부채는 각 3 천여 만 원 ,1억여원임 가계를 남편 이 맡고 있으며 딸 치료비, 생활비 등으로 지출 이 많았고 , 승용차 한 대 를 남편이 사용6 ) 대인 관계 , 여가이 피해 아동 을 돌보느라 친구는 거의 만나지 못했고, 수시로 데려가던 '언어치료 센터 ' 에서 다른 아이들의 엄마들 과 가끔 어울림 피고인 은 ' ( 딸 을 돌보느라) 지쳐서' 사람 만날 시간 이 없었다고 진술함 이 피해 아동 과 함께 가끔 동네를 산책하거나 남편 을 동반하여 온 가족이 외식 또는 수영장 에 다녔 음7 ) 건강 상태 , 성격등 이 척추 측만증 등허리와 어깨가 좋지 않고 현재 정신과 병원폐쇄병동에 입원 중임0 면담 , 진술 태도,학력 등을 고려할 때 인지능력 의 저하는 두드러져 보이지 않으며 본 범행 에 직접적인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보임0 정신 건강 : 2017. 11.경부터 정신과 병원 에 다녔으며, 본건 이후 종합병원을 거쳐 2019. 11. 11. 부터 정신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중임/ 병명 '정신병적 증상 이 없는 중증 의 우울 에피소드'/ 환자상태 및 진료소견 - 불안과 답답함, 신체통증 등 을 호소 하고 있고 , 본건이후 양가감정 등으로 힘들어 하며, 외출 시 주위환경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는 현상을 경험했음, 향후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 감독 이 필요한 상태 임 ( 2020. 1. 21. )

이 성격 : 피고인 은 자신의 성격에 대하여 '활달한 면도 있으나 내성적인 성격이 더 강한 편 ' 이라 했고 ,낯가림이 약간 있으며 폭력 성향은 없다고 함 / 현재 심리적으로 힘들다 며 성격 검사및 문장완성검사를 거부함 8 ) 진술 태도 , 향후계획, 지지환경0 범행 을 후회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며, 우리 사회의 자폐아 가정에 대한 처우는 예전 과 변함 이 없고 '막상 자신이 닥쳐 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며 한탄함 이 병원 내 휴게실에서 환자복 차림으로 면회 온 모와 함께 면담함 / 본 범행에 대해 ' 꿈같다. 아이 한테미안하고 극단적 선택에 대해후회한다'고 말함 / '자폐아를 키우면서 아이 한테 매달려 사느라 대인기피증이 온 거 같다'며 피해 아동에게 미안해하면서도 스스로 를 변호하려는 모습을 보임/ 재판부에 하고 싶은 말 을 하라고 하자 '지금 현실 감각 이 없고 잘모르겠어요 …'라고 했으며, '아이와 가족들, 아이 학교의 선생님 들에게도 미안 하다 ' 고말함 이 만약 피해 아동이 사망하지 않았다면 잘 키울 자신 이 있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했고 , 죄책감 등 현실을 받아들여 앞으로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함이 현재 입원 중인병원 생활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으며, 퇴원 후 친정에서 일정기간 생활 하다 남편 과합칠 계획임 / 남편과 친정 부모 등 가족들이 전폭적으로 지지 하고 있고 , 피해 아동이 다니던 학교의 교감, 병원 의사 등 이 탄원서를 작성해 주었다고 함

19 ) 조사 결과 요약

피고인 은 울산 에서 회사원인 부 와 주부인 모 슬하 2녀 중 첫째로 출생, 비교적 평범한 가정 환경 아래무난하게 성장함/ 학창 시절 비행한 적 없고 교과 성적 우수한편 이었으며 , 전문대졸업 후 곧바로 취업/ 지인 소개로 남편을 결혼한 후 외동딸 을 둠 / 딸 이 3 세 이전 부터자폐 증상을 보이다 발달장애로 발전/ 2019년 초 교통사고를 당한 후부터 소리 를 지르는 등 정도가 심해졌으며, 남편의 공황장해 등 이 겹치자 양육 부담 등 우울증 에 시달려 오다 충동적으로 본건을 저지름다. 기록 에 나타난세부 정상1 ) 피해 아동 학교교감의 탄원서 김 아동 ( 가명 ) 학생이 재학했던 학교의 교감으로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본교 재학생에게 가슴 아픈일 이 생겨 안타깝고참담한 심정을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또한 아동이 어머니께서 자녀 를 얼마나 사랑 하고 아끼는지에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자녀를 먼저 보낸 청천벽력 같은 현실 을 대면 하고 황망해하고 있을 어머니를 생각하며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저는 25 년 이상 특수교육현장에 있으면서 중증의 장애를 지닌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들이 그 과정 에서 겪는어려움이 얼마나 큰 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자녀가 태어났지만 남들 과 다른장애가 있다는 현실을 마음으로받아들이기까지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오랜 기간 고통 의 시간 을 보낼수밖에 없습니다. 아동이 어머님 또한 그렇게 힘든 시간을 겪으시면서 겉으로 남들 에게는 말로 다표현할 수 없는 많은상처가 마음으로 남았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 그렇게 힘든 시간들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이 어머님께서는 좌절만 하시는것이 아니라 자녀 가 조금 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라시는 마음에 특수학교 전문기관인 본교에 아동이를 입학시키고 최선 을 다해뒷바라지를 하셨습니다. 학기 초는 물론이거니와 학기중에도 시간을 내어 자녀 의 장애 특성 과 생활습관, 교육적 요구 등에 대해서 담임선생님과 늘 상담을 하시고 보다 나은 교육 환경 을 만들어주시고자 그 누구보다 정성을 다하고 노력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일과 이후 에는 장애 를 호전 시키기 위해 치료실을 다니시거나 사회성을 길러주기위해지역사회의 다양한체험 활동 을 할 수 있도록 아동이와 함께 하는 등 온 마음과 정성으로 돌봐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소 아동 이 교육 을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시던 어머님이 모습이 떠올라 지금도 그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 현실 로믿기지 않고 가슴이 아픕니다. 존경 하는 재판장 님! 장애 를 지닌 자녀를 키우는 우리 어머님들의 어려움을 몇 자 글월로 표현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가당치 도 않은 일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조금이나마 그 어려움을 헤아려 주시고 아동 이어머님 의 남다른 자녀사랑에 대한 깊이도 잘 살피셔서 어머님께서 자녀를 잃은 고통의 시간을 잘 극복 하실 수 있도록선처를 해 주십사 간절히호소를 드립니다. 2 ) 피해 아동 담당의사의 탄원서 존경 하는 재판장 님! 저는 피고인 의 딸아이 진료를 맡아왔던 소아청소년 정신과 의사인 김○○입니다. 피고인은 남편과 외동 딸 을 키워 오던 평범한 가정주부였습니다. 김아동 양 이 자폐증임을 알게 된 이후 피고인은 엄마 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시도해왔습니다. 여러 군데의 치료시설을 거치고 아이가 일반학교 에 다닐 때도희망의 끈을 놓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체계가 마련된지역 시설 을 찾아 보기 힘들고 지역의 병원보다 더 나은 전문병원을 찾아다녔으며, 2017년 10월부터저희 병원 진료 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허나 아동이 일반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발달장애 아동들을 위한 특수 학교 에 다니게되어도 문제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늘 얼굴이며 팔 이며 신체 곳곳 에 멍 이 들어오는데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전혀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아이를 장차 이 사회의 일원으로살아가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병원진료를 빠짐없이 해 왔고, 자신의 모든 것을 아이의 치료와 훈련에 쏟아부었습니다. 본인이 힘 이 빠지거나 정신적으로 무너 지지 않기 위해 피고인자신도 제 상담을 받았고, 늘 희망과 기대감을 안고 아이가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며 아이 를자신의 중심 뿐 아니라 가족의 중심,생활의 중심으로 삼아 버텨 왔습니다.하지만 아이 는 늘 멍든상태로 돌아왔고 자신도 학교에서도 그 누구도 왜 그런 상태로 아이가 돌아오는 지 설명 하지 못했고, 속으로만 그 참담함을 쌓고 있었습니다. 아이에 대한 엄마의 정성과 애정으로 만 이 아이 를키우기에 너무 벅찬 현실입니다. 세상 밖으로 나가보면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의 따가운 눈총이 따라다녔고, 제대로 된 시설이나 훈련 프로그램을 갖춘교육기관은 손 에 꼽기 힘든상황이었습니다.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학교를 짓는다고 하면 동네 땅값떨어지는 것을 걱정 하는주민의 반대가 거세고,그런 자녀를 둔 부모만 이 고스란히 그 짐을 지고 가야하는 것이 우리네현실임을 이런 아동을 치료하면서 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만, 그 부모의 어깨 에 내린 짐 의 무게 를어찌 다 안다고 하겠습니까. 최근 들어더욱 안타까운 것은 피고인의 시어머니가 뺑소니 교통 사고를 당해 돌아가신 일입니다. 충격으로 남편도 한동안 병원에 입원하여 심리 치료 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런 최근 상황이 피고인에게 얼마나 큰 아픔이고 상처였는지 우리 모두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순간적으로 피고인에게 모든 것이 무너져 버렸던 것입니다. 10년 가까이 애지중지 돌보던 김아동양도 늘 멍들어와도 본인이 설명 못하고 전문적인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갖춘 발달 장애 아동시설이나 학교가 쉽게 접근가능한 곳에찾아보기 힘들었고, 최근 들어 가족들에게 닥친 불행 에삶 의 모두를 다 소진한 것 같은 순간이 피고인으로 하여금 김아동 양을 죽음 에 이르게 하고 , 자신도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존경 하는 재판장 님! 김 아동 양 의 죽음은 어쩌면 우리사회가 만들어 낸 비극일지 모릅니다. 한 부모에게, 한 가족에게만 자폐 와 같은 발달장애 자녀를 책임지우는 것은 똑같은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지 못합니다. 피고인 의 죄 를 단죄하기 전에 담당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이 분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들여다 봐 주실 것을 탄원 합니다. 3 ) 이 사건 전후 피고인의 치료 현황

0 우울증 으로 2019.6.25. 입원 ~ 2019.7. 12. 퇴원( ○종합병원) 이 D 병원 간호 기록지 상기 환자 known depression 있는 분으로 자가약 과량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어ER 내 원함 ( 자가 약50T 가량 복용했다고 진술함) 상태 양호/ U대병원으로 전원 요청0 D 병원 입 퇴원 확인서(2019.8. 12. 8. 16.) : 기타 및 상세불명의 항우울제에 의한 중독(주상병)/ (경증) 상세불명의 우울 에피 소드 ( 부상병 )

이 D 병원 진료 기록지 ( 피고인 ) 아이가 발달장애라서 스트레스를 많이받아/ 집안이 경제적인 사정 도안 좋고 남편 까지 올1월 에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나도 교통사고 나고, 애도 문제가 생기고 / 남편 도 공황 장애 치료받는다고 이래저래 쌓여/ 아이를 질식시키고, 나는 약 먹고 / 애가 죽었 는지모르겠다, 나도 기억이 안 나서 / 그냥 살고 싶지가 않아서, 모든게 답답 하고 벗어나고 싶고 /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냥 살고 싶지가 않아서, 이래저래 답답 하고 아무것도못하겠고, 뭐든 하기가 싫고, 우울이 더 심해지고,나도 약간 공황장애 처럼 / 나 혼자가면 안 되니까 … 같이 데려가려고 … care할 사람이 없으니까 … / 말로 표현 이 잘 안 된다. 되게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많았다 해야 하나 / 시댁 쪽 먼 친척 중에 한 명이 자폐인데 잘 모르겠다 / 이렇게 살아났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지 걱정 이다 / 약 을 40 일치 먹은 거 같다 / 부모님이랑 동생에게 미안하긴 한데 … 좀 내려놓고 싶은데 , 앞으로어떻게 살아갈지 막막 /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어디 차 에 뛰어 들던지 … 뛰어 내리 던지… 아직도 그런 생각/ 남편과 사이는 그렇게나쁘지 않다. ( 남편 ) 애 , 집안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애랑 같이 약 을 먹은 거 같다 / 회사 퇴근 하고 와서발견 연락했는데 전화를 안 받더라, 그날따라 / 저녁 7시 20 분정도 에 발견 / 카카오스토리 같은 거 해지하고, 운전면허 갱신해야한다 했는데 갑자기 저번 주 에 한다고 , 증명사진 찍었는데 계속 검은 옷 을 고집하고/ 반찬 1주 에 한 번씩 오는 게 있는데 그것도 해지 … 애 발달장애 문제로 힘들었고, 나도 어머니가 1월 에 TA 로 갑자기 돌아 가셔서 힘들어 7월 에 3주 정도 공황장애로 입원/ 회사 휴직계 내고 약 은 계속 먹고 있는데 … 내가 입원했을 때 많이 힘들었던 거 같다 / 8월 초 에 약 받으러 가야 하는데 …자기 증상 적어 놓은 게 있는데, 내가 그 종이를 모르고 안 가지고 가서 그냥 괜찮다고 하고, 약 은 그대로 받아와 / 어제 장례하고 화장하고 다했다 / 2 주 전에도 나 한테약 먹고 죽고 싶다고,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했는데 …

( 피고인 ) 2019.8.20.- 개인 매트도 가져왔지만 병원생활이 불편하다 / 잠 이 안오는데 수면제 를 못쓴다 해서 힘들고/ 도수치료 같은 것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다른 과 진료 도 가능한 곳으로 전원을 가는 것은 어떤가 싶다/ 나는 그냥 편하게 가면 좋았을 텐데 , 가족 들은 이왕 살아남은 거 앞으로 잘해보자 한다 / (의견) 자살 시도 에 대한 후회 보다는 실패했다는생각이 있는 것으로 보임 : A ) known depression,severe,P) 정신과 안정병동 입원치료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뛰어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임 / 여기 입원 시에는 24시간 보호자 keep 자살 재시 도 위험성 매우 높음 massivewarning 이 U 대 병원 입원 치료확인서 (2020.1. 16.) ( 피고인 ) 이래저래 스트레스 받고, 뭐가 하고 싶지도 않고, 맘 이 우울하고, 2 년 전 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았고, 과량복용한 약도 우울증 약 / 애가 크며 관리가 어렵고 문제 행동 때문에 폭력성 증가, 자해행동이 심해지는 바람에 봄 에 교통사고로 허리가 아프니 더 가중 이 되고 … / 지금 기분은 멍하다. 지금 아무 것도 하고 싶지도 않고, 기억 이 드문 드문 없기도 하고 / 아이에 관한 것은 기억을 한다. 지금 상황이 잘 안 받아들여 지기도 하고 , 가족들이 치료를 꼭 받으라고 이야기 한다/ 내가 왜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 , 시도 에 실패했다는 생각도 솔직히 들고 …이 입원 치료 및 경과 요약: 입원하여 비교적 안정적인 면 보였으며 심한 우울감 이나 restricted affect는 관찰되지 않음/ 본원에서의 불편감 호소하고 타과 진료가 되는 타원 진료 희망 하여진료의뢰서 작성함 / 본인 및 보호자 결정으로 타원 진료 위해 퇴원함 이 U 대 병원 경과 기록지 : ( 의견 ) 표정 은적절해 보이고 우울감 뚜렷하지는 않음/ (피고인) 불안하고 초조 하며 오만 가지 생각이 듭니다, 남편에게 제가 공주치료감호소로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 습니다 , 저는 가능한 가족들 과 가까운 곳에서 지내고 싶습니다, 어떻게 안 될 까요 ? 선생님 / 최근한 달 아이양육하는 것이많이 힘들었습니다, 이유 없이 불안 하고 초조 했고 잠 을 설치는 일 이 많았습니다, 안절부절 했고 이유 없이 샤워를 반복하거나 특정 행동 을 반복하는 행동을 했습니다, 밖에나가기가 무서웠습니다, 이유는 모르겠 습니다 / 아이 도 가고 나도 가면 이 상황이 종료될 꺼라 생각했습니다. 양육 스트레스가 큰 것 같습니다 ,아이를 끝까지 책임져 주고 싶었습니다, 아이에게 다량 의 약 을 먹이는 데 약간 의 저항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스르르 잠 이 들고 베개로 아이얼굴을 눌러 호흡 이 없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도 약 을 먹었습니다/...저기앞에 아이가 어제 다른 선생님하고 면담하면서 집 에 가고 싶다 뭐가 보고 싶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 그거를 보는데 뭔가 아이 생각 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밤 에 조금 울었 어요 , 어제 변호사 님오셔서 사건 개요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어요, 어떻게진행되고 있는지 는 모르겠어요 ,일단 제가 대부분 이야기를 드렸거든요, 근데 그런걸 보니까 겁 이나더라구요 , 내가 큰일을 저지른 건가 싶어서, 뭔가 와 닿지는 않는데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 남편 하고 친정 식구들은 잘 될 거다, 걱정하지 마라, 니 탓 아니다 이렇게 말씀 을 해 주시는 편 이에요/ 근데 사실 남편 이 많이힘들 것 같아요, 올해 들어서 어머니도 돌아가 셨는데 ,아이까지 이렇게 가 버리니. 트라우마가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남편 한테 많이 미안 하고 죄책감이 들어요/ … (의견) 아이에 대한 이야기하면서 눈시울 이 붉어 지는 모습 , 병동 내 소아 여환 보면서 아이생각하기도 / 자살사고에 대해서는 부인 하면서도 딸 이사망한 사실에 대해 죄책감 많이 느낀다고 표현함, 그러면서도 딸 사망 사실 에 대해 다소 가볍게 여기는 듯한 모습임 / (피고인) … 어제는 무지개를 3 번 봤어요 , 그런 거 를 보니까 약간, 아이가 잘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이 느껴지 더라고요 / ( 의견 ) … 딸 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하나, 죄책감에 대한표현은 없으며 외부 자극 이나 환경을 합리화하듯이 본인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받아들임/ (피고인)이가 시리고 아프고 한데, 치과 진료 볼 수 있을까요? 인사돌을 먹어도 별로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의견) … 딸 에 대해 생각하는 빈도가 이전에 비해 늘어남,전에 비해 감정 표현 하는정도도 상승하는 편 /(피고인) … 남편 을 보니까 뭐랄까, 그런 감정이 막 올라 오는 거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남편하고 면회할 때 울면서, '나도 아이랑 같이 가는 게 좋았을껄' 그런 말 을 했어요, 그러니까 남편이 깜짝 놀라면서 자기가 자주 안 와야 되겠다고하더라구요 /... 선생님 말씀처럼 제가 오랫동안 제 감정을 드러 내지 않고 살았던 것같아요, 제가 감정을 드러내면 아이가 불이익을 받고 할 수도 있으니까 , 그런 것 때문에 엄마니까 그렇게 살았던 것 같아요, 어찌 보면 3월 에 교통사고 났던 게 완전히기폭제가 되었던 것 같아요, 남편도 아프지, 아이도 교통사고 나고 더 안 좋아 지고 이 심리 평가 보고서(U대) : 지적 능력 평균수준, 기억지수는 우수,전반적인 인지기능 양호한 상태 /환자는 걱정 이 많고 불안 에취약한 사람으로 평소 높은 수준의 긴장감을 경험했고, 현재 임상적인 수준 의 우울한기분, 불안감, 불면증, 체중 감소, 주의력 및 기억력 저하, 비현실감과 같은 정신적 인혼란감을 호소하고 있다. 환자는 정서를 경험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으나, 부정적인 정서를 마주하는 것이 불편하기에 긍정적인 방향 으로 부인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비록 사회적 상황에 다소 예민한 편이긴 하나 관계 욕구 가 활발한반면, 상황적 여건으로 인해 타인과 접촉하고 친밀감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 가 제한적이었다. 그 결과 환자 의 양육 스트레스는 부정적인 정서조절 어려움 및 충족 되지 못한대인관계 욕구로 인해 해소되지 못하고 꾸준히 누적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 정보를 지나치게 관습적인방식으로 처리하며, 좁은 주의초점으로 피상적 으로 검토 하는환자의 인지적 특성은 유연한 문제해결을 방해하고 충동 적인행 동의 위험성 을 증가시킨 듯하다. 이에 양육, 경제적 사정, 지병 악화 등 여러 가지 스트레스 사건 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환자는 우울감에 압도되어 순간적으로 판단력이 흐려져 딸 과 의 동반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 현재 환자가 외부로부터 차단 되어 있는 환경 에 있기에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아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 추후 스트레스자극에 노출되는 경우 심각한 정서적 혼란을 경험할 가능성을 배제 하기 어려우 므로이에 대한 사전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0 의무 기록 사본(사람 이소중한병원) : ( 피고인 ) …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빚 이 많이 늘었다. 아이 양육 을 위해 최선 을 다했고 남편도 함께 도와주었다 / 활동도우미 도움 없이 모든 것을나 혼자 다 책임 져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 늘 남편은 나에게 아이를 위해서 내 모든 것을 다 태운 다고하면서 걱정된다고 했다 / … 좋아지는 듯 하지만 늘 제자리였다, 센터 를 하루 1 , 2 군데 다니고 나는 내 생활이 없을 정도로 아이에게 올인했다 / 남편 과 성남동 산책 을했는데 거의 10년 만이었다. 그런데 마치 내가 아이가 되어서 처음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신기하게 느껴졌고 기분 이 나쁘지 않았다 /...주위에서한 번씩 웃기는 이야기하거나 웃기는 행동을 하면 나도 모르게 순간 웃게 된다. 그런 내 자신 이 이상 해지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죄책감도 들고 … 양가감정이 들면서 한 번씩 고달프고 괴롭다. 4 ) 피고인 이 작성한유서 아동 아빠 10 년 동안 나 맞춰주느라 고생많았 어아동 이 나 없이도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자기 혼자 즐기 면서살아 그동안 미안 했고고마웠 어엄마 아빠 께는 미안합니다. 5 ) 학교 담임 진술변사자 는 자폐 2급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의자에 오래 앉아 있지못하고, 자기허벅지를 자해 하는 습관이 있으며, 간단한 문장으로 자신의 의사를 말할 수 있음 / 학교 점심 시간대 혼자 애기젓가락, 숟가락 을 이용해서 식사는 가능/ 감정기복이 심한 편 /국어 수업 시간 에 ' 한글을 따라 쓰세요'라고 하면 따라 쓰는 정도/ 주어진 과제는 다하고 교실 을 돌아 다니고 산만한 편 / 2019.4.경 다른 반 에 있다가 학교폭력 의심으로 인해 이 반 으로 옮기게 되었고, 갑자기 환경 이 변하니까 아동이 가 적응을 하지 못해 / 아동 이 어머니 가 적응 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게만 도와달라고 상담한 적이있음 6 ) 현장 감식 결과 보고서 2019. 8. 12. 19:30경 큰방에서 변사자가 누운 채 사망한 것을 부친 이 발견하여 119 신고 / 모친 은함께 수면제를 먹어 D병원으로 후송되어방안에는 사망한 딸만 있었음 / 변사자 는 방바닥에서발견되었으며 최초확인 당시방바닥에서침대 방향 으로 고개 를 돌린 채 입안에는 포말이 확인되며, 침대 위에 약봉투가 확인됨 / 10세 여자아 이로 분홍색 반팔 잠옷에 흰색 반바지 착용 / 침대 위에 개봉된 약봉투가 수십 개 있으며 변사자 이름 으로 2019.8.5. ○종합병원에서 51일치 처방받은 봉투임 / 모친은 D 병원 응급실 로 후송되었으며 확인결과 생명에 지장 없고 수면제로 인해 깨어나지 않은 상태7 ) 부검 감정서 : 키 136㎝ , 몸무게는 33kg 사인은 급성 약물중독(트라조돈, 리스페리돈, 팔리 페리돈 , 아리피프라졸 ,발프로산 및 프로시클라딘 등)으로 추정됨 8 ) 개인 회생 신청관련 피고인 과 피고인의 남편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치료비와 생활비로 상당한 채무 ( 피고인 의 남편 약1억 5,000만 원, 피고인 약 3,600만 원)가 있었는데, 피고인의 남편 은 2018. 12. 3. 울산지방법원에 개인회생을, 피고인은 2018.11. 29. 울산지방법원에 개인 파산 및 면책 을신청했음

라. 살해 후 자살 ( murder-suicide)의 원인과 대책2) 1 ) 실태

2009 년 부터 최소 279명(미수 포함)의 미성년 자녀들이 부모의 죽음에 동반됐다. 매달 두 명 꼴 이다.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 191건에서 드러난 살해 수법은 번개탄 사용 ( 66 건 , 34.5 % ) 과 목조름(55건, 28.8%)이 가장 많았다. 흉기 사용은 22건(11.5%)으로 집계 됐다. 이어 방화및 투신 14건, 익사 10건, 음독 8건 등으로 나타났다. 흉기사용 이 가장 많은 일반살인 범죄와 는 차이가 있다. 191건 중 생활고 및 빈곤, 채무, 사업실패 등 경제적 영역의 문제가 가해자의 스트레스 요인으로 확인된 사건은 97 건 ( 50.7 % ) 에 달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일반 자살자의 동기로 정신적·정신과 적문제 ( 31.7 % ) 가 가장컸다. 2 ) 원인 및 대책이 아동 보호 · 자살 예방 활동가 및 전문가 26명 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 비극이 되풀이 되는 원인 으로 , 자녀살해 후 자살 사건에 대한 온정적 사회 분위기가 지목됐다. 한 전문가 는 " 관련 기사 만봐도 궁지에 몰린 한 가정의 마지막 선택을 이해하고 동정하는 시각 의 댓글 이 많이 달린다"며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무고한 자녀의 목숨을 앗아가는 명확한 범죄 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 분석 보도 기사 에 달린 댓글 인식조사에서는 32.3%가 가해자를 이해하거나 동정하는 것으로 집계 됐다. " 혼자 못 죽는부모 심정도 이해한다" 등 가해부모가 처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 이었다고 보는 시각이다. 가해자 부모를 탓하면서도 동시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이해 한다는 복합적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었다. "얼마나 살림이 퍽퍽했으면 그랬을까 심정 도 이해 는 하지만 애꿎은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식 이다. 가해부모의 선택을 비난한 독자 들 사이 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오롯이 부모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는 경향 도확인 됐다. 사건 의 책임을 지적한 반응 중에서는 53.3%가량이 가정이나 개인을 언급했다. 원인 을 사회 구조적 문제로 보는댓글에서는 가해부모를 이해한다는 반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피해자인 아동이 언급된 경우는 전체 글 중 16.9%에 불과했다. 사회 가 자녀 살해 후자살 사건을 피해자인 아동보다는 가해자인 부모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해석 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 무의식 에 녹아든 가장 책임론: 아동보호자살예방 단체 소속 활동가들은 온정 주의 이면 에 가부장적가족문화가 깔려있는 것으로 봤다. 한 활동가는 "살해 후 자살 사건 을 동정 하는 사회인식은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분위기에서 비롯됐다"고 분석 했다. " 오죽 했으면'이라는 마음이 앞서는 것은 자녀의 생명권을 부모에게 종속시켜 생각 하는 부분 이 크다"는 답변 도 있었다. 다른 응답자는 "가부장적 가족 개념 이 강해 가족 의 주인 은 가장이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깔려 있고, 상대적으로 아동(미성년)에 대한 인권 의식 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해 후 자살은 가족을 이끌 수 없는 가장 이마지막 으로 책임 지는방법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회 분위기가 있다" 고 지적했다. 이 ' 일가족 자살 ,동반자살'로 치부된 문제는 개인사가 아닌 사회·구조 문제에 가까웠다. 실직 , 사업 실패 , 빚 등 개인의 사회적 지위가 급격히 변동하고 이를 수용하지 못할 때 벼랑 끝에 내몰린다. 고립된 인간은 주변에 손 을 내밀기보다 스스로 결정내리길 선호 한다. 경제적 으로 실패하고 회생하지 못한 이들은 '부모 없는 아이'의 미래와 운명을 예단 한다. 부모 가죽으면 아이도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그릇된 생각이 비극을 초래 한다. 부부 갈등 으로 표출되는 분노도 어린아이에게 향하기 쉽다.0 한 전문가 는 " 2019년 대한민국은 핵가족화로 가정이 해체됐지만 이를 보완할 공동체 는 아직 만들어지기 전이라고 볼 수 있다. 위기를 감지할 가족 구성원 이 줄어든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질병 등으로 위기를 겪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물어봐 줄 수 있는 사람 이 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위기 신호를 감지하는 '게이트키퍼' 를 양성 해 해당 가정 을위한 전문 서비스체계와 연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0 ' 오죽 했으면 ' 이라는 인식이 형성된 것은 '한국의 사회안전망이 촘촘하지 못하다'는 생각 을 국민 이 공유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녀 의 양육자는 오로지 부모라는 시각 을 바탕 으로 , 본인의 돌봄 없이는 아이를 도와줄 곳 이 없고 시설 등에서도 행복 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한 응답자는 "사회복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하지 못하고있다는 방증"이라며 "부모가 없으면 자녀의 삶이 고되리라는 확신으로 인한 안타까움 "이라고 말했다. 한 자살예방 활동가는 "가족이 당면한 문제는 개인의 문제 가 아니라 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 며 " 실업 이나 경제적 문제, 정신과적 문제 모두 개인의 능력이나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의 병리현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0 " 장애 를 가진자녀가 제대로 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부모가 예단하고 그런 고통 을 덜어 주는 게부모로서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실제 우리 사회 가 장애 를안고 살아가기에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지적한 이도 있다. 살해 후자살은 사회가 낳은 병리현상이고 우리가 함께 치유해야 할 문제다.

0 이들을 제도 안에서 지켜내지 못한 사회 그리고 구조신호에 무신경했던 국가 역시 아이들 죽음 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 사회에 안전망이 아예 없지는 않다. 그럼에도 왜 부모가 그런 선택을 했을까. 아마도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누군가와상의 할 수 있는 기회자체가 아예 없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누군가 부모에게 안부만 물었 어도 이런 일 이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사전 예방이 필요한 이유 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에서 끝나지 말고 심리적 부검 등 다양한 방식의 조사 를 통해 원인 을 분석해야 한다. 지금은 대부분 자살 사건으로 수사가 종료되면 거기서 분석 이 끝나고 만다. 이미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가정에서 참극이 벌어졌다면 국가의 직무 유기 다. " 한활동가는 "극단 에 몰린 사람들이 도움 받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와 공적 자원 의 부족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해 달라"고 했다. 결국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 의 빈번한 발생은 국가의 방치와 외면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 " 자녀 살해 후자살을 저지르는 사람은 대부분 주변으로부터 고립돼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일반 자살 의 경우 가족 중에 지켜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자녀 살해 후 자살 의 경우 ) 지켜 볼사람이 구조적으로 없다. 일정 기간 이상 월세가 밀린 세입자가 있는 경우 민간 주택 소유자도 신고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식으로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 주면 누군가 를 죽이고 자신도 죽는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또 다른 전문가역시 주변 사람의 사전 위기 신호를 인식해 관심을 가져주고, 전문가 에게 연결 해주는'게이트키퍼' 교육이 보다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수준이 갑작 스럽게 하락할 때 그 변화의 순간이 곧 위기가 된다. 살해 후 자살 요인은 다양 하지만 가족 이극단적 변화에 놓이는 경우면 위기에 더 취약해진다. 경제적 위기에 처 했을 때 주변 에서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도움을 청하면 삶 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확신을 정부와 관련 기관, 언론이 계속 줘야 한다. 쉽게 손 내밀 수 있는 사회 구조 를 만들지 않으면 비극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 병원 에서 20 년간 근무하면서 '가족과 다 같이 죽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을 거의 매일 만났다. 하지만행동으로 옮겨 사망한 경우는 못 봤다. 살해 후 자살을 생각하는 것과 실제 실행 에 옮기는 것은 다르다는 의미다. 일단 병원과 같은 치료 서비스 안에 들어 오면 자살률 은낮아진다.병원에서 우울증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공동체나 시민 단체 와 연계하는 작업도 이뤄진다. 현실의 문제가 당장 100% 해결되진 않아도 누군가 가 함께 방법 을 찾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 국가 는 어디 까지 개입해야 하나 : "아이는 부모와 국가가 함께 길러야 한다. 부모가 제 역할 을 다 할수 없다면 국가가 개입하는 게 맞다. 위험군 가정에 대해서는 주기적 인 전화 나 방문확인이 필요하다. 방문을 거부하더라도 설득해야 한다. 국가가 개입 해서 아이 의 얼굴도 한번 보고, 집안 상태도 보고, 부모랑 얘기도 해야 한다. 이 과정 에서 위험 을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실제 살해 후 자살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친 경

우에 는 아이 를 부모 로부터 강제적으로 분리할 필요도 있다." 이 고위험군 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나 : "정부는 이미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고위험군 의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영유아들의 정기적인 건강 검진 과 예방 주사 가대표적이다. 부모가 정해진 일정을 걸렀다면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겼다 는 뜻 이다. 고위험군 가정일 확률이 크다. 현재 한 해 출생아 수가 30만 명 정도로 떨어 졌다. 이 정도면 모든 가정을 방문해 볼 수 있겠다 는 생각도 든다. 적어도출산 직후 1 년 동안에는방문이 이뤄줘야 한다."

이 위기 가정 에 당장 필요한 조치는 :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부모 스스로 해결하려는 게 문제 다. 대개의 위기 가정 부모들은 적절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을 모른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보건복지상담센터(국번 없이129)로 전화해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다. 더 이상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실제로 상담을 받아 보면 다른 방법 들이분명히 있다. 부모들이 도움을 요청 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 가 먼저 나서 도움 이 될 만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 이 아동 보호 단체관계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가 미수에 그친 가정에서 또다시 비슷한 선택 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며 "사건 직후에는 아동을 분리해 보호를 하지만원 가정 으로 복귀 하고 난 후에는 관련 단체 나 기관들이해당 가정 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보호 할 방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자녀 살해 후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군 가정 에 대한 국가차원의 개입과 집중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이 전문가 들은 법원이나 검찰 등 이 동원할 수 있는 강제성을 연계해 보다 치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를 위해선 "관련 기관들이 사례를 충분히 깊게 관리할 수 있도록 상담 및 관리 전문가 인력 확충도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 " 살해 후 자살고위험군에게 심리치료, 경제적 지원을 해주기 위한 예산 이 너무 적다 " 며 " 적어도 우울증인 사람이나 자살 유가족, 자살 시도자 등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이라도 국가의 개입을 의무화하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0 " 자살 은 한 번에 완수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미수에 그쳤을 때가 제일 위 험하고 중요 하다 " 며"경찰, 검찰, 법원 단계에서 (어떻게해야 가정 이 회복 될 수 있는지 ) 논의 하는 과정 이전면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혼자 고립 된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지말고 손 을 내미는 것이중요하다는 게 전문 가들 의 공통적 인 조언이다. 개인회생·파산 등 법적 구제책 이용을 부끄러워하는 인식 이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 도 나왔다. "자살예방법 3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본인이 자살 위험 에 처 했다고 판단하면 국가나 지자체에 구조를 요청할 권리가 있다. 적극적으로 도움 을 요청 해야 한다" 고 말했다.

0 한 정신 의학과교수는 "사건 이 발생한 이후 심리부검이나 사후 조사를 통해 '우 울증 을 겪었 구나 ' 알지만, 그 당시 본인이나 주변은 우울증을 겪는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가 많다 "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정신의학과 교수는 "가족 중 한 명이 설득 을해 병원 이나 센터 를찾아 치료 서비스 안에 들어오게 되면 그 다음 자살률은 높지 않다 " 며 " 우울증 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게 되는데 , 외부도움을 요청 하지 않으면 잘못된 선택 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지적 했다.

마. 마치며

1 ) 아동 은 특별히보호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는 1991. 12. 20.부터 아동권리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UNCRC))의 당사국이 되었다.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되어야 하며 , 출생 시부 터 성명권과 국적 취득권을 가지며, 가능한 한 자신의 부모를 알고 부모에 의하여 양육 받을 권리를 가진다(위 협약 제7조), 협약 당사국은 법률에 의해 인정 되는 아동 의 국적 ,성명 및 가족관계를 포함하여 아동의 정체성을 유지할 권리를 존중하 여야 하며 ( 위 협약 제8조), 아동이 부모, 법정후견인 또는 기타 아동양육자의 양육을 받고 있는 동안모든 형태의 신체적·정신적 폭력, 상해, 학대, 유기, 방임적 대우, 성적 학대 를 포함한혹사나 착취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하여 모든 적절한 입법적· 행정적 · 사회적 · 교육적조치를 취하여야 한다(위 협약 제19조). 위 협약 의 근본 정신에 기초하여 우리 아동복지법 역시, "1 아동은 자신 또는 부모의 성별 , 연령 , 종교,사회적 신분, 재산, 장애유무, 출생지역, 인종 등에 따른 어떠한 종류 의 차별 도 받지아니하고 자라나야 한다(아동복지법 제2조 제1항), ② 아동은 완전하고 조화 로운 인격발달을 위하여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나야 한다(같은조 제 2 항 ) , ③ 아동 에 관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 같은 조 제 3항)."고 규정하고 있다.

성별 과 국적 , 피부색을 떠나 모든 인간이 천부의 인권을 갖듯,나이 어린 인간 역시 인간 으로서의 고유 한권리를 갖는다. 모든 생명은 똑같이 존귀하므로, 나이 어린 사람이 나이 든 사람 보다 더 보호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아동을 특별히 더 보호 하는 이유 는 , 그들이 스스로 의사를 표현하고 방어할 능력 이 없기 때문이다. 생장하는 상당 기간 동안 특별한 보호없이는 스스로 삶 을 영위할 수 없는 어린 인간을 대상으로 한 그 어떤 범죄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이유이다. 2 ) 살해 후 자살 ( murder-suicide)은 극단적 형태의 아동학대다 다른 나라 에 비해 유독 우리 사회에서 살해 후 자살 사건과 같은 비극이 자주 되풀이 되는 공통 되는원인으로, 자녀 의 생명권이 부모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그릇된 생각과 그에 기인 한 온 정적 사회분위기가 꼽혔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이러한 범죄는 동반자 살이 란 명목으로 미화되거나 윤색될 수 없다는 점 을 가장 먼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유형의 범행은 동반자살이 아니다. 이 범죄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아이 를 제 손 으로 살해하는 것이다. 살해 후 자살 또는 살해에 수반 된 자살에 불과하다.

동반 자살 이라는 워딩에 숨겨진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 온정주의적 시각을 걷어 낼 필요 가 있다. 우리는 살해된 아이의 진술을 들을 수 없다. 동반자살은 가해 부모 의언어 다. 아이 의 언어로 말한다면 이는 피살이다. 법 의 언어로 말하더라도 이는 명백한 살인 이다. 사망 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개인에게 책임을 온전히 묻기 어려운 정신질환자 범죄 의 경우 에도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음에도, 유독 부모라는 사정이 관대한 처벌 의 이유로거론되는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사람을 살해하는 행위는 그 어떤 경우 도 용납 될 수없는 중범죄다. 형사정책적으로 볼 때도 자녀 살해 후 관대한 처벌 을 노린 자살 시도와 의 구별도 사실상 용이하지 않다. 다시 말하지만, 살해 후 자살은 가장 극단적 인 형태의 아동학대 범죄다. 사회구조적 요인 이 깊이 개입되어 있다 하더라도 , 이 책임 을 온전히 국가와 사회에게로만 돌릴 수 없다. 3 ) 국가 와 사회 의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가해 부모 의 범행을 온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동의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의 발생 원인 을가해 부모의 게으름, 무능력, 나약함 등에서 비롯된 개인적 문제 로만 치부 해 버리는 시각 역시 동의할 수 없다. 이러한 시각은 사회가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 에 적극적 으로개입할 여지를 줄어들게 할 수 있다. 살해 후 자살 위험이 감지되거나 시도 가 이뤄졌을 때 수사기관 과 사법기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지원해야 한다. 범행 에 이른 경위에 개인의 문제 못지않게 사회구조적 문제가 작용하고 있음 이 명백하게 드러난 이상, 가해 부모에 대한 단죄만으로 이런 범죄를 막을 수 없다. 중범 죄 임을 선언 하고단죄함 과 동시에, 당신 이 아이를 키울 수 없다면 우리가 맡아 키우 겠다고 , 최소한 당신이 아이를 스스로 키울 수 있도록 우리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자신 있게 공표 하고팔 을 걷어붙여야 한다.

살해 후 자살 범행에 대한 온정주의의 기저에는, 부모 없는 아이들, 극도로 궁핍 한 아이들 , 신체적 · 정신적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굳건하게 지지해 줄 사회적 안전망이 없다는 불신 과 자각이 깔려 있다. 과연 그러한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2019 년 대한민국 은 이들 에게 최소한의 삶 의 버팀목 역할도 하지 못할 만큼 형편없는 나라였는가. 우리 사회 도 그러 했는가. 지금도 그러한가. 많은 노력에 불구하고 이런 결과를 막지 못했고 계속 재발 된다는 점에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피해 아동 과 피고인 가족 을장시간 치료하고 지켜본 담당의사의 탄원서 내용( … 김아동 양의 죽음 은 어쩌면 우리 사회 가만들어 낸 비극일지 모릅니다. 한 부모에게, 한 가족에게만 자폐와 같은 발달 장애 자녀 를 책임 지우는것은 똑같은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지 못 합니다 …)을 보면, 현재 대한민국 에서 장애 아동을 보호하고 양육하는 것이 한 개인과 그 가족에게 얼마나 힘들고 가혹한 환경 인지 절감하게 된다. 피고인 개인을 비난하면서도 중벌 에 처할 수 없는 이유 는 , 결과 에 상응 한적정한 형벌과 실제 선고되는 형벌 사이의 차이만큼이 바로 국가와 사회 의 잘못 임을인정하기때문이다. 그 만큼이 우리 잘못이다. 선고되지 않은 나머지 형 이 우리 가 받아야 할 비난의 몫 이다. 가정 에 죽음 의그림자를 드리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비극은 언제든 재발 될 우려 가 있다. 아이의 죽음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이 그저, 피눈물 흘리고 울음 삼키며 슬퍼하는 일[허난설헌 '곡자(吳子)' 중]만은 아니라고 믿는다. 아동보호 를 위한 제도 와 사회적안전망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정비해야 한다. 나아가 사회안전망에 대한 일반 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위험군 가정에 꾸준히 개입하고 감시하며, 이들을 배려 하고 치료 해야 한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극단적 선택의 트리거를 당기게 했는지 도 면밀히 조사 해서 밝혀야 한다. 방아쇠를 당기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 요인들을 찾아 없애야 한다.사회구성원으로서 우리가 이런 조치에 적극적으로동참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 최소한 가난과 장애와 타인의 불행을 조소하거나 절망 위에 또 절망을 한 짐 부리는 짓만 은 그만둬야 한다. 당장 공감하고 행동할 수 없더라도 장애와 불행 을 혐오 하고 조롱 하진 말아야 한다. 4 ) 마지막 호명 이길 바란다' 아리따 울 O ' 와'O' 자를 이름으로 쓰는 9살 아이가 친모에게 살해된 이 사건을 보며 당원 은 참담 하고 비통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한 아이의 돌이킬 수 없는 애석한 죽음 을 앞에 두고도, 피고인을 엄하게 단죄할 수만은 없는 여러 사정을 지켜보며, 과연 무엇이 피고인에게 합당한 형벌인지, 이런 사건에서 가해의 궁극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으며 피해자는 과연 누구인지, 자폐 와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 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전력 을다해 살아 왔음에도 아동이 호전되지 않고, 개인회생을 신청할 정도로 경제력 이 파탄난 상태에서 결국 우울증으로 충동적인 범행에 이른 피고인을 구 금 하는 것이 맞는 지, 이 비극적 결과를 온전히 피고인과 그 가족에게만 묻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 피고인의 입장에 처해 보지 않은 우리가 섣불리 피고인을 비난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숱한 의문이 들어, 형 의 정도와 피고인의 신병을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그 고민 의 끝에당원은, 유리한 정상 을 모두 참작한다 하더라도, 개인의 불행이 아무리 견디기 힘들 더라도, 아이를 살해하는 행위는 그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음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인간의 생명을 넘어설 수 있는 그 어떤 가치도 존재 하지 않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 사실을 거듭 확인하고자 한다. 아이의 생명 을 앗아간 이런 참혹한 범죄를 두고 참작할만한 사정이 될 수 있는 그 어떤 고통도 , 그 어떤 변명 의 존재도 단호하게 부정한다. 자기 자식의 목숨을 앗아가는 행위 는 용납 할 수 없는 범죄인 동시에 반자연적 행위다. 아이들 에게 출생의 자유가 없다고 죽음마저 그러하다 말할 수 없다. 설령 가난 과장애 때문에 행복 이담보되지 않은 삶이라도, 불행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인생 이더라도 , 이들 의 미래와 생명은 그 누구도 좌우할 수 없다. 부모라도 그러하다. 생명 을 부여 하는 것이 지극히 개인적 선택일지라도, 일단 태어난 아이는 한 부모의 자식에만 그칠 수 없다. 아동이는 생물학적 부모인 피고인의 아이만 이 아니다. 우리가 사회적 부모이다. 우리 가 딸 을잃었다. 당원 은 참담한심정으로 애통하게 숨져간 아동이 의 이름을 다시 부른다. 이 이름이 아동 학대 로 , 동반자살이라는 명목으로 숨져간 마지막 이름이기를 또 다시 희망한다. 그것이 부질 없는 기대임을 예감하지만, 그럼에도 세상에는 끝까지 놓을 수 없는 희망이 있다. 지금 보다더 나은 사회, 최소한 아이들 이 어른들의 잘못된 선택과 판단으로 쉬이 스러 지지 않는세상에대한 희망만 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얼마나 더 많은 아이들이 죽어야만 그런세상에 도달할 수 있을까. 우리의 무관심과 방임을 환기시키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아이들이 살해되어야 하는가. 아직도 숫자가 부족한가. 그렇지 않다. 세상 을 일 깨우기위한 희생은 최초의 한 아이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 부족한 건언제나 공감 과 행동 뿐이다. 도대체 아이들 의 목숨조차 온전히 지켜주지 못하면서, 무슨 복지를 논하고, 어떤 이념 을 따지며 , 어떻게 정의를 입 에 올릴 수 있는가. 다시 묻는다. 우리는 과연 책무를 다하고 있는가. 5 ) 우리 가 안전망 이다.

재판 은 사회 의문제점을 미리 막아 내지 못 한다. 형사재판은 우물가에 서성이는 아이 를 안아 안전한곳으로 옮기는 절차가 아니다. 아이는 이미 우물에 빠졌다. 형사재판 은 우물 에 빠져 죽은 아이를 놓고 사후적으로 판단하는 절차다. 형사법정은 오직 한 사건 , 한 개인 만을 단죄할 뿐 국가와 사회를 단죄할 순 없다. 이 지점이 당원을 무력 하게 만든다. 아동 이 의입 에 물린 거품을 보며, 분홍색 잠옷을 보며 비 통해 하고 또 비통해 하는 이유 는 , 우리가 더 이상 아동이 를 구할 수 없기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참혹한기록 을 상세 하게 부기하는 이유는, 우물가에 서 있는 또 다른 아동이 때문이다. 가난 하고 마음 이 불안한 부모를 둔 아이들이 그 부모를 의지하기는커녕 두려워해야만 하는 이 끔찍한 현실 을 통렬하게 비난하는 것 말고, 이제 와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 인가. IMF 와 금융위기를 겪으며 보았듯, 세상 이 힘들면 힘들수록 이런 범행은 급격히 증가 한다. 최근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의 급속한 붕괴는 우리에게서 또 얼마나 많은 아이들 을 앗아 갈까 두렵기 그지없다. 반복 되는 이런범행을 볼 때마다 당원은, '청테이프가, 번개탄이, 졸피뎀이, 수면유 도제 가 , 감기약 이 , 찢어진 약봉지가, 빨랫줄이, 둥글게 말아 쥔 손아귀가, 열려진 옥상문 이 , 갑작스런 고급햄 반찬이, 분 에 넘친 장난감이, 예상치 못한 선물이, 계획에 없던 가족 여행 이 , 혼자 남겨진 인형이, 발 에 묻은 그을음이, 부러진 손톱이' 두렵다. 우리 의망각 과 무덤덤 함 이무섭고 또 무섭다. 어떤 이의 평범하고 무료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가 닿을 수 없는이상 이 되는 현실은 얼마나 서글픈가. 아이 를 키우는 세상 모든 어머니가 아이에게 할 말 은 응당 이러해야 한다.( …) 눈올 때면 눈사람 도 되어 보고 / 비 올 때면 꽃잎마냥 비도 흠뻑 맞거라 / 고추잠자리 메뚜기 도 따라 잡고/ 따끔따끔 쏠쐐기에 질려도 보려무나 // 푸르른 이 땅 아름다운 모든 것을 / 백지 같이깨끗한 네 마음속에/ 또렷이 소중히 새겨 넣어라 / 이 엄마 너의 심장 은 낳아 주 었지만 / 그 속에서 한생 뜨거이 뛰여야 할 피는 / 다름 아닌 너 자신이 만들어야 한단다 // 네가 바라보는 하늘/ 네가 마음껏뒹구는 땅 이 / 네가 한생토록 안고 살 사랑 이기에 / 아들아, 엄마는 그 어떤 재간보다도/ 사랑하는 법부터 너에게 배워 주 련다 ( …)(렴형미,<아이를 키우며 ) 아동 이 가 됐어야 할 눈사람도, 바라보고 뒹굴었을 하늘과 땅 도, 평생 심장에 품고 살았을 사랑 도 , 푸른이 땅 의 아름다운 모든 것도 아동 이 의 죽음과 함께 모두 사라 졌다. 엄마 가 아이 에게건네는 마지막 말이'약 먹어라, 문 꼭 닫아라, 자자, 좋은 곳으로 같이 가자 ' 가 되는 세상은, 얼마나 비통하고 또 비통한가. 누군가의 심장을 뛰게 할 순있지만 , 일단 뛰기 시작한 심장은 그 누구도 멈춰 세울 수 없다.

" 나는 절벽 가장자리에서 뛰어내렸지만 마지막 순간에 뭔가 가 팔 을뻗쳐 나를, 허공 에 걸린 나를 붙잡아 주었다. 나는 그것이 사랑 이었다고 믿는다. 사랑 이야말로 추락을 멈출 수 있는 , 중력의 법칙을 부정할 만큼 강력한 단 한 가지 것이다(폴 오스터 달 의궁전 > ) , " 폴 오스터 의말처럼, 아무리 생각해 봐도 타인에 대한 연민 외에는 이처럼 극단적인 절망 과 고통에 맞설 답 이 떠오르지 않는다.

인간애 로 서로 깍지 낀 두 손만이 최후이자 최선의 안전망이다. 우리가 안전망이다.

판사

재판장 판사 박주영

판사 김도영

판사 정의철

주석

1 ) 주로 피고인 과 피고인 의 남편,모의진술에근거한것임

2 ) 이 항목 은 , ' 국민 일보 이슈 &탐사팀'의2019.10.8.부터같은 달 18.까지의'살해 후 자살'에 관한일련의 기사(2009년 이후 발

생한 살해 후 자살 사건 가운데미성년자녀가 피해자인 사건의 수사 자료,살해자살 미수자 판결문,언론보도 등을분석

하고 , 경찰관 40 여명 과 유가족,전문가를 상대로 한인터뷰 등이 실림)에서 인용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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