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6노3301 살인, 절도미수
피고인
A
항소인
피고인 및 검사
검사
김원학(기소), 박규은(공판)
변호인
변호사 AG(국선)
판결선고
2017. 1. 24.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심신미약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편집조현병 등으로 인하여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무기징역)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여 원심은 그 판결문 4~5쪽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이 상세하게 든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서울지방경찰청 심리면담분석결과보고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면담과정에서 과거 심신미약에 의한 범행임이 인정되었던 판시 범죄사실 첫머리의 강도살인 전과에 관하여는 '본인의 의지보다는 몽롱한 상태에서 귀신이 이끄는대로 범행했던 것 같다'고 평가하였으나, 이 사건 범행에 관하여는 '위 강도살인 사건과는 달리 처음부터 자신이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두 사건은 완전히 다르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증거기록 1,093쪽), ②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전인 2016. 5. 12. 시흥시 소재 K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진료받을 당시 '(담당 의사가 피고인에게) 입원하고 이런 건 아니고 약을 조금 먹어보라', '2주 정도 약을 먹고 다시 와서 이야기를 하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증거기록 698쪽), 실제로 약물 처방 이외의 추가적인 치료요법은 이루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증거기록 450쪽), 범행과 인접한 위 일시까지도 피고인의 편집조현병 증세가 아주 심각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편집조현병 등으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1993. 1. 19. 의정부지방법원에서 1992년경 칼을 휘둘러 타인을 상해하였다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2001. 4. 18. 대구지방법원에서 2001년경 심신미약 상태에서 고령의 피해자를 칼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피해자의 재물을 강취하였다는 강도살인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음에도 위 강도살인죄의 형의 집행을 종료한 후 불과 4개월여 만에 다시 이 사건 살인 범행을 저지른 점,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위 강도살인죄로 인한 형을 마치고 출소한 후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자신의 삶을 비관한 나머지 돌연 다른 사람 2명을 살해하고 자신의 삶을 마감하겠다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살인을 결심한 뒤 미리 칼을 구입하는 등 살인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하여 심야에 산에 올라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이른 새벽 홀로 등산 중이던 생면부지의 피해자를 발견하고는 칼로 목 부위 등을 10회 이상 무참히 찌르는 잔혹한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그 후 사망한 피해자의 주머니를 뒤져 금품을 절취하려 한 것으로 그 죄책이 매우 무거운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전에 처벌받은 범행들의 내용과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방법, 결과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조금이라도 사람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는지 의심될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 과연 개전의 정이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도 하는 점, 피고인의 갑작스러운 범행으로 인하여 연약한 피해자는 아무런 잘못도 없음에도 극도의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였고, 피해자의 유족들은 현재까지도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의 가정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커다란 충격을 주었던 점,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 유족들의 아픈 감정을 달래기 위한 아무런 노력이나 조치를 하지 않았고, 피해자 유족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거듭하여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 피고인은 범행 당일 곧바로 수사기관에 자수한 이래로 일관되게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비록 법률상 심신미약의 정도에 이르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편집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이 있었고, 이러한 정신질환 등이 이 사건 범행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였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은 당초 2명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으나 이 사건 범행 직후 범행도구인 칼을 스스로 버리는 등 추가적인 범행을 포기하였고 그 이유에 관하여 '여성인 피해자를 살해한 후 영 기분이 이상했고 그로 인하여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피고인에게 교화의 가능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범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전과의 유무,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계획의 유무,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함과 포악함의 정도,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범행후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칠저히 심리하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명확하게 밝힌 후 비로소 사형의 선택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는 것인바(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도92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사형의 선고기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 피고인을 사형에 처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의 조건과 대법원 양형위원회 제정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 형량범위(징역 18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1)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무기징역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판단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이원형
판사김진석
판사이수영
주석
1) [권고형의 범위] 살인범죄 > 제3유형(비난 동기 살인) > 특별가중영역(18년 이상, 무기 이상)
[특별감경/가중인자] 자수 / 계획적 살인 범행, 잔혹한 범행수법, 특정강력범죄(누범)
※ 다수범 가중에 따른 최종 형량범위: 징역 18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양형기준이 설정되어 있는 살인죄와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절도미수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다수범죄의 처리기준에 따라 위 형량범위의 하한만을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