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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1. 14. 선고 93다30150 판결
[대여금][공1994.3.1.(963),714]
판시사항

증권회사가 고객의 주식을 처분하여 신용융자금에 충당하는 경우 주식을 처분할 수 있었던 최초의 시점에 처분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고객이 신용융자금이나 주식매수대금을 증권회사에 납부하지 아니하여 증권회사가 매수주식을 처분하여 그 처분대금을 신용융자금이나 미수대금에 충당하는 경우에 있어서 증권회사로서는 고객의 손실을 최소한도에 그치도록 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주의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증권회사가 매수주식을 처분할 수 있었던 최초의 시점에 처분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당시 주식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뚜렷하여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는 한 그 시점에 처분하는 것이 반드시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므로, 증권회사가 미리 고객으로부터 위와 같은 시점에 매수주식을 처분하여 줄 것을 위임받았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증권회사가 위와 같은 시점에 매수주식을 지체 없이 처분하지 않았다고 하여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한신증권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기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성 외 2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보충된 것까지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 1은 원고 회사 테헤란지점과의 사이에 판시 각 일시에 자신의 명의와 그의 처인 피고 2 및 소외 1, 소외 2, 소외 3, 소외 4 명의로 각 유가증권의 매매거래계좌설정계약 및 신용거래구좌설정계약을 체결하여 위 계좌전부를 관리하여 온 사실, 위 소외인들의 계좌는 모두가 증권회사의 신용공여에관한규정상 1인에 대한 신용융자금이 금 50,000,000원을 초과하지 못하게 되어 있어 피고 1이 신용융자를 더 많이 받기 위한 등의 이유로 그들의 명의를 차용하여 설정한 것이고 모두 위 피고의 계산하에 거래됨으로써 위 계좌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위 피고가 그 책임을 지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피고가 위 규정에 위반하여 위 소외인들 명의를 차용하여 거래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피고가 이로 인한 책임을 부담하여야 하는 사법상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피고 1은 위 소외인들 명의의 계좌에 관하여는 책임이 없다는 위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관계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또한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 1은 1988. 7.경 동양증권 압구정동지점과 위탁매매거래를 하던 중 그 직원으로 알게 된 소외 5가 1988. 11.경 원고 회사 테헤란로지점으로 옮겨 개설한 후 그때부터 위 소외 5에게 주식매매를 위임하여 거래하여 오다가 1988.8. 중순경 위 소외 5에게 유망한 주식의 매수를 포괄위임한 사실, 그리하여 위 소외 5는 위 피고에게 사전에 연락을 하지 아니한 채 1989.9.4. 경부터 같은 달 26.까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원심판결 별지 제2목록표의 기재와 같이 주식을 피고들 및 위 소외인들 명의로 매수한 사실, 피고 1은 1989.10.17. 위 소외 5가 매수한 주식의 시세가 하락한 사실을 알고 그에게 종목 선정의 잘못에 대하여 일시 항의하였으나 이를 양해하고 앞으로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줄 것을 요청하였고 그 이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으며, 그 이후에도 거래를 계속하다가 같은 해 11.13. 위 소외 5가 퇴사하자 1990.1.10.경 위 지점의 지점장 소외 6으로부터 소외 7 대리를 소개받았고, 위 소외 7은 같은 해 3.5. 당시 유망주라고 판단한 원심판결 별지 제1목록표 기재와 같이 주식을 매수한 후 즉시 피고 1에게 그 사실을 알렸으며, 위 피고는 그 거래를 용인하고 그 다음날 원고 회사의 위 거래로 인한 미수금 입금요청서류에 날인하여 준 사실, 피고 1은 원고 회사로부터 위 각 주식 매수로 인한 미수금 정리독촉을 받게 되자 1990.4.2.과 같은 해 6.7. 원고 회사에 대하여 위 피고의 판단착오로 손실을 입었으니 반대매매의 기한을 유예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같은 해 4.20. 미수금정리를 위하여 원고 회사에 피고 2 명의로 금 5,000,000원, 소외 1 명의로 금 10,000,000원을 각 예탁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1은 위 소외 5에게 피고들을 위하여 매수할 주식의 종류, 종목, 수량과 가격등을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위 소외 5의 판단에 따라 위 각 주식 매수를 하도록 허용하였다고 할 것이고, 가사 위 소외 5가 위 피고로부터 위임을 받지 않고 위 매매거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1은 위 소외 5에게 1989.10.17. 그간의 매매거래를 양해하였고 그 이후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아니한 점, 위 소외 7의 1990.3.5.자 거래에 대하여는 거래 직후 매매내역을 전해듣고 다음날 미수금 입금요청서류에 날인하여 주었을 뿐 아니라 1990.4.2.과 같은 해 6.7. 위와 같은 반대매매 유예요청을 한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은 위 소외 5와 소외 7의 주식매수행위를 자신의 위임에 의한 매매로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이를 추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면서, 위 소외 5나 소외 7의 주식매수는 피고들의 위임이 없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피고들은 위 거래로 인한 책임이 없다는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고, 갑 제18호증의 3, 4, 5는 미수금이 장기간 과다 발생되어 있으면 증권감독원의 감사에서 직원이 문책을 당하게 되므로 극히 형식적인 문서에 불과하니 감사 대비용으로 작성하여 달라는 간청을 받고 작성하여 준 것이라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서 위 주장 또한 배척하였는바, 관계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경험칙과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사회정의 및 형평의 이념에 반하는 사실인정을 한 위법이나, 심리미진 및 이유불비, 또는 추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제1심 제13차 변론기일에 진술된 원고 소송대리인의 1992.8.20.자 준비서면을 보면, 원고는 피고 1이 1989.8. 중순경 위 소외 5에게 유망한 주식의 매수를 위임하였다고 주장하였으므로, 원심이 피고 1이 위 소외 5에게 주식의 매수를 포괄적으로 위임하였던 것으로 인정하였다고 하여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고객이 신용융자금이나 주식매수대금을 증권회사에 납부하지 아니하여 증권회사가 매수주식을 처분하여 그 처분대금을 신용융자금이나 미수대금에 충당하는 경우(소외 반대매매의 경우)에 있어서 증권회사로서는 고객의 손실을 최소한도에 그치도록 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주의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래 주식의 가격변동을 예견하는 일 자체는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증권회사가 어느 시점에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인가를 정확하게 예견, 판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증권회사가 매수주식을 처분할 수 있었던 최초의 시점에 처분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당시 주식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뚜렷하여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는 한 그 시점에 처분하는 것이 반드시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므로, 증권회사가 미리 고객으로부터 위와 같은 시점에 매수주식을 처분하여 줄 것을 위임받았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증권회사가 위와 같은 시점에 매수주식을 지체 없이 처분하지 않았다고 하여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 당원 1993.2.23. 선고 92다35004 판결 ; 1992.12.8. 선고 92다1308 판결 등 참조).

같은 견해 아래, 이 사건 주식에 대하여 반대매매를 시행할 수 있었던 각 미수금 납입기한 및 신용융자금 상환기일 만료일 이후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것임을 원고나 그의 피용자들이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반대매매를 시행할 수 있었던 시기에 바로 시행하지 않고 그 후 주가가 더욱 하락한 시기에 시행함으로써 피고들이 손해를 입었음에 대하여 원고나 그 피용자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을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서 알 수 있는바와 같이 원고가 1990.6.10.경 피고 1의 부동산에 대하여 가압류집행을 하였으므로 그 이후에는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것임을 원고가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이나, 원고가 1990.6.10.경 피고 1의 부동산에 대하여 가압류집행을 한 사실만으로는 원고나 그 피용자가 그 이후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것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을 제7호증의 1, 2는 원심의 사실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는 증거이므로, 원심판결에서 이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거나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 또한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김상원 박만호 박준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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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5.11.선고 92나62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