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보험계약자가 수출통지한 내용이 실제 수출거래와 달라, 보험계약자의 수출통지 내용에 의해 단기수출보험 포괄보험특약에 따른 수출보험이 적용되는 수출보험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대법원 2000. 11. 14. 선고 99다52336 판결 (공2001상, 28)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대우인터내셔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손태호외 4인)
피고, 피상고인
한국수출보험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윤용석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2002. 6. 24. 원고와 피고는 단기수출보험 포괄보험특약(이하 ‘이 사건 특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특약 및 단기수출보험약관(이하 ‘이 사건 약관’이라고 한다)에 따라 보험계약이 체결된 수출거래에서 원고가 입게 되는 손실에 대해 피고가 보상하기로 하였는데, 이 사건 특약 제2조 제4항은 적용대상거래를 “일반수출거래, 가공무역거래, 중계무역거래(L/C At Sight 거래 포함, 본지사거래 제외)”라고, 제8조 제1항은 “원고는 제2조에 규정된 적용대상거래로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17조에 규정된 특약의 유효기간 중에 이루어지는 모든 수출거래에 대해서 빠짐없이 수출한 날의 다음달 20일까지 원·피고가 정하는 절차에 따라 수출사실을 통지해야 합니다. 다만, 피고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수출한 날의 다음달 20일을 경과하여 통지할 수 있습니다.”라고, 제9조 제1항은 “원고가 제2조에 규정된 적용대상거래에 해당되는 물품을 수출하고, 제8조에 따라 수출통지한 경우에는 수출한 날부터 보험관계가 ‘성립’되는 것으로 합니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약관 제2조 제2항 제1호는 이 사건 특약의 적용이 제외되는 거래로서 “신용장방식 수출거래에서 신용장조건으로 명시된 서류가 당해 신용장조건에 일치하더라도 그와 별도로 신용장 개설은행의 대금지급책임이 면제 또는 경감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사실, 몽골 포스트 뱅크(Mongol Post Bank, 이하 ‘몽골은행’이라고 한다)는 2003. 6. 30.경부터 2003. 10. 31.경까지 몽골 소재 회사인 한브로이(Khan Brau Co.,Ltd) 또는 모바일(Mobil Co.,Ltd)의 요청에 의해 3회에 걸쳐 주식회사 ○○(이하 ‘ ○○’이라고 한다)을 수익자로 한 신용장을 개설하였으며, 그 무렵 ○○은 몽골은행과 “신용장 수익자( ○○)가 신용장의 상환과 관련된 모든 위험을 부담하고, 수입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은행에 갚아야 할 일체의 지불금액을 신용장 수익자가 책임지며, 은행은 신용장 수익자에게 아무런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면계약을 체결한 사실, 이 사건 제1신용장이 개설된 후인 2003. 7. 16.경 ○○은 원고와 “수출대행의뢰자( ○○)가 자신의 명의로 신용장을 수취한 후 수출대행자(원고)에게 그 신용장을 양도하되 수출물품의 생산 또는 조달에 대한 일체의 책임은 수출대행의뢰자( ○○)가 부담하고, 원고는 ○○ 또는 제3자가 공급하는 제품에 대해, 원고 또는 원고가 지정하는 검사기관을 통하여 선적 전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신용장양도방식에 의한 단순수출대행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 사건 제2, 3신용장이 개설된 이후인 2003. 8. 27.과 2003. 12. 22.에도 ○○과 원고 사이에 위와 같은 취지의 단순수출대행계약이 체결되었고, 위 각 수출대행계약 체결 후 원고는 각 수출대행계약에 따라 ○○으로부터 이 사건 각 신용장을 양수한 사실, ○○은 이 사건 각 신용장이 개설되자 위 각 수출대행계약에 따라 원고를 수출자로 하여 신용장 조건에 부합하게 선적서류 등을 위조하거나, 허위로 작성한 후 이를 원고에게 교부하였고, 원고는 수출물품의 검사 등을 실시하지 않은 채 보험종목을 ‘단기수출보험-일반수출’로, 대행구분을 ‘직접수출’로 하여 ○○으로부터 받은 선적서류 등을 토대로 한 내용으로 5회에 걸쳐 피고에게 수출통지를 한 사실, 그러나 일부 수출에 있어서는 실제 거래금액이 원고가 피고에게 통지한 수출금액의 1.9%, 4.2%, 1.2%에 불과하였고, 일부 수출의 경우 수출물품이나 거래당사자마저 달랐던 사실, 원고는 수출대행계약에 기하여 ○○으로부터 이 사건 각 신용장을 양수한 후, 위 각 신용장을 제일은행 또는 중국은행(Bank of China)에게 매도하였고, 제일은행과 중국은행은 각 신용장을 매수한 후 신용장 관련 수출서류를 신용장 개설은행인 몽골은행에 송부하였는데, 몽골은행은 위 수출서류를 이의 없이 수령한 후 만기에 지급할 것을 확인한 사실, 그런데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만기가 도래하여 매입은행인 제일은행과 중국은행은 몽골은행에 신용장대금 지급청구를 하였으나, 몽골은행은 ‘ ○○과 사이의 이면계약 존재, 신용장 조건의 불충족, 선적서류의 위조 등’을 이유로 신용장대금 지급을 거절하였으며, 이에 위 매입은행들은 원고에게 수출환어음 환매청구를 하여 원고는 매입은행들에게 수출환어음 환매대금을 지급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위 인정사실에 기초하여, 보험자인 피고와 사이에서는 원고가 보험계약자의 지위에 있고, 이 사건 각 신용장에 따른 수출을 사실상 진행한 ○○은 원고의 수출대리인 또는 이행보조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것인데, 실제 수출 품목, 금액, 수출자 및 수입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수출통지한 내용이 실제 수출거래와 달라, 원고의 수출통지 내용에 의해 이 사건 특약에 따른 수출보험이 적용되는 수출보험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특약은 보험계약자가 일정 기간 사이에 성립된 수출계약 전부를 보험계약에 부보하겠다는 예약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보험계약자가 개별적 수출계약마다 수출통지라는 예약완결권을 행사함으로써 한국수출보험공사와의 보험계약이 체결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 조건에 합치하는 모든 수출계약에 대하여 보험자인 한국수출보험공사의 책임이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 보험계약자가 한국수출보험공사에게 수출통지를 함으로써 비로소 이에 대한 보험관계가 성립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대법원 2000. 11. 14. 선고 99다52336 판결 참조), 한편 수출대행업자인 원고가 직접 피고와 이 사건 특약을 체결하였다면 위탁자인 ○○과의 내부관계는 별론으로 하고 원고가 보험계약자로서 이 사건 특약 및 약관에 의한 개별적인 보험계약의 성립요건을 충족시켜야 할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인데, ○○에 의해 실제 실행된 각 수출에서의 수출 품목, 금액, 수출자 및 수입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피고에게 수출통지한 바와 같은 내용의 ‘직접수출’ 거래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수출통지 내용에 의해 이 사건 특약에 따른 수출보험이 적용되는 수출보험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수출보험계약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은 수출보험계약이 적법하게 성립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나아가 살펴 볼 것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