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다86076 판결
[부당이득반환등][미간행]
판시사항

공사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이 하자담보책임기간 중에 발생한 하자의 보수나 보수비용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도급인에게 하자보수보증금을 현금 또는 보증기관이 발행한 보증서로 예치하기로 약정한 경우, 하자보수보증금의 예치와 관련하여 도급인과 수급인이 가지는 권리의 내용

원고, 상고인

학교법인 청은학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오늘 담당변호사 김대원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동선종합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경식)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사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이 하자담보책임기간 중에 발생한 하자의 보수나 그 보수비용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도급인에게 하자보수보증금을 현금 또는 보증기관이 발행한 보증서로 예치하기로 약정한 경우, 하자보수보증금의 예치와 관련하여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의 권리를 가지는지는 원칙적으로 공사도급계약의 해석에 따라 결정될 문제이다. 하지만 하자보수보증금을 현금뿐만 아니라 보증서로도 예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통상 장기간의 현금 예치에 따른 수급인의 부담을 덜기 위함이고 하자보수보증금이 현금으로 예치되든지 보증서로 예치되든지 도급인에게는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수급인이 하자보수보증금을 현금으로 예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경우 현실로 예치할 때까지 의사를 바꾸어 보증서로 예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도급인에게는 아무런 불이익이 없는 반면, 더 이상 보증서로 예치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수급인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하는 점, 보증서는 도급인 또는 수급인의 의사나 선택에 따라 그 발급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현금과 선택적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인은 하자보수보증금을 현금으로 예치하도록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수급인은 하자보수보증금을 본래 현금으로 예치하여야 하나 이에 갈음하여 보증서로 예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원심은,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서 하자보수보증금을 현금 또는 소정의 보증기관이 발행한 보증서로 납부할 수 있도록 약정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민법 제380조 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선택권은 채무자인 피고가 행사하도록 되어 있어, 피고가 현금으로 하자보수보증금을 지급하기로 선택권을 행사하였거나, 피고가 보증서로 하자보수보증금을 납부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거나, 선택권이 민법 제381조 에 따라 원고에게 이전되었다는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현금으로 하자보수보증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현금으로 하자보수보증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피고의 위와 같은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서 피고는 하자보수를 보증하기 위하여 하자보수보증금을 준공검사 후 그 공사의 대가를 지급할 때까지 현금 또는 소정의 보증기관이 발행한 보증서로 원고에게 납부하고, 피고가 원고로부터 하자보수의 요구를 받고 이에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 하자보수보증금은 원고에게 귀속하며, 원고는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종료한 때에는 하자보수보증금을 피고의 청구에 의하여 반환하기로 약정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하자보수보증금을 현금으로 예치할 의무가 있고, 다만 피고는 현실로 하자보수보증금을 예치할 때에 보증서로서 현금에 갈음할 수 있는 이른바 대용권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 따른 하자보수보증금의 예치를 청구할 권리가 민법 제380조 에서 정한 선택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음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피고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선택채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나. 그런데 앞서 본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의 내용에 비추어, 아무런 하자가 발생하지 아니한 채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종료한 경우라면 원고가 하자보수보증금을 예치받더라도 피고의 청구에 의하여 이를 바로 반환하여야 하고, 하자담보책임기간 중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라도 이미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종료하였다면 피고가 하자보수의무를 불이행하는 경우 원고는 바로 하자보수보증금 귀속 약정에 따른 손해배상 예정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종료하면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서 정한 하자보수보증금의 예치를 청구할 권리는 소멸한다고 보아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 따른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이미 종료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고는 더 이상 피고를 상대로 하자보수보증금의 예치를 청구할 수 없다.

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하자보수보증금의 예치를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결론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앞서 본 것과 같은 원심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