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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두13287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공1999.1.15.(74),147]
판시사항

[1] 근로자가 업무수행중 사망하였으나 그 사인이 불분명한 경우, 업무에 기인한 사망으로 추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아파트 경비원이 근무중 사망한 경우, 그 사인이 심장마비라 하더라도 경비업무의 성격 등에 비추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당해 사망이 업무수행중의 사망이어야 함은 물론이고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므로, 근로자의 사망이 업무수행중에 일어났다 하더라도 그 사인이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는 업무에 기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할 수 없다.

[2] 아파트 경비원이 근무중 사망한 경우, 그 사인이 심장마비라 하더라도 망인의 업무가 비교적 단순하고 가벼운 육체노동인 경비업무인 점 등에 비추어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로 심장마비를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상고인

근로복지공단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원고의 남편인 망 소외 1은 1995. 7. 2.부터 ○○○○○아파트의 경비원으로 근무하다가, 1996. 5. 12. 05:10경 위 아파트 5동 경비실 내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는데, 망인의 사체를 검안한 의사는 그 사인에 대하여 "전신이 극도로 쇠약한 것으로 보아서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사로 추정된다."고 하였다. 망인의 근무시간은 06:40부터 다음날 06:40까지인데 2명이 1조가 되어 격일제로 24시간씩 교대근무를 하였고, 망인의 구체적인 업무는 120세대 입주자 보호, 출입자 관리 및 열쇠보관, 주민 사이의 인터폰 연결, 입주자에게 전달사항 고지, 아파트 주변 청소 및 경비, 순찰, 출입차량 통제 및 주차차량 번호기재 등이다. 아파트 경비원은 경비업무 중에도 항상 주민들의 시선을 의식하여야 하며 상급자의 감독 등으로 인하여 긴장 속에서 근무하고 특히 야간에는 경비실에서 1인이 근무하면서 순찰업무와 예기치 못한 돌발사태에 대비하여야 하므로 육체적·정신적으로 피로가 누적되고, 망인이 근무하던 경비실은 1평 정도 되는데 누울 수 있는 시설은 없으며, 24:00경까지 경비를 한 뒤 경비실 내에서 의자를 여러 개 놓고 쉴 수는 있으나, 그 뒤에도 잦은 순찰과 돌발적인 사태에 대비하기 위하여 제대로 잠을 잘 수는 없는 형편이다. 망인은 1938. 5. 29.생의 남자로서 사망 당시 57세 11개월 남짓 되었는데 평소 건강하였고 술은 소주 한두잔 정도를 마셨으며 담배는 하루에 반갑 가량을 피웠다. 망인은 위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기 이전에도 약 10년 이상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였다.

위와 같은 망인의 근무형태 및 업무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업무자체의 근로의 강도가 과중하다 할 수 없고 망인이 밤에 다소간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는 할지라도, 망인은 주로 정상적인 생체리듬에 역행하는 24시간 격일제 근무방식으로 그 업무를 계속하여 수행함으로써 이에 따른 육체적·정신적인 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왔고, 이것이 심장마비를 유발하여 사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당해 사망이 업무수행중의 사망이어야 함은 물론이고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므로, 근로자의 사망이 업무수행중에 일어났다 하더라도 그 사인이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는 업무에 기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8. 4. 24. 선고 98두3303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망인이 평소에 건강하고 별다른 지병이 없었으며 가족이나 동료들에게 육체적인 피로나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을 호소한 사실도 없어, 단지 망인의 전신이 극도로 쇠약한 상태였다는 이유로 망인이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 사체검안의의 견해는 선뜻 믿기 어렵고, 달리 망인이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이라는 증거가 없어 그 사망원인이 분명하지 않다 할 것이며, 가사 망인이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하였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업무가 비교적 단순하고 가벼운 육체노동에 해당하는 경비업무이고, 비록 격일제로 24시간 근무하는 것이 다소 생체리듬을 역행하는 면이 있다고 하지만, 근무일 다음날은 하루 종일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근무일이라도 야간에는 수시로 의자에 앉거나 누워서 쉴 수도 있었으며, 망인이 동일한 근무형태의 업무를 계속해 오는 동안 자연스럽게 그에 적응할 수 있었으리라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달리 망인이 업무의 과중 등으로 인한 과로나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상태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 망인이 업무상의 과로 및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를 일으켰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망인의 사망원인을 심장마비라고 인정하고, 위 심장마비가 망인의 업무상의 과로와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 하여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 내지는 업무상 재해의 인과관계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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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고등법원 1998.6.26.선고 97구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