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폭력행위집단인 소위 ‘부전동파’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에서 규정한 ‘범죄단체’에 해당한다고 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을 정당한 것으로 수긍한 사례
[2] ‘범죄단체의 간부급 조직원들이 조직생활의 자부심을 심어 주고, 조직 결속력 강화 및 조직 이탈을 방지하기 위하여 개최한 회식에 참석한 행위’ 및 ‘다른 폭력조직의 조직원의 장례식, 결혼식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하여 하부 조직원들이 행사장에 도열하여 상부 조직원들이 도착할 때와 나갈 때 90°로 인사하는 이른바 병풍 역할을 하여 조직의 위세를 과시한 행위’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의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3] ‘다른 폭력조직과의 싸움에 대비하고 조직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하여 비상연락체계에 따라 다른 조직원들과 함께 집결하여 대기한 일련의 행위’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의 ‘활동’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1외 2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강창두외 3인
원심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2, 3, 4, 5, 6, 7, 8, 9, 10, 11, 12,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피고인 13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 1,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9, 20, 2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부전동파’가 범죄단체에 해당하는지 여부
폭력행위집단은 합법적인 단체와는 달라 범죄단체의 특성상 단체로서의 계속적인 결집성이 다소 불안정하고 그 통솔체제가 대내외적으로 반드시 명확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더라도 구성원들 간의 관계가 선·후배 혹은 형, 아우로 뭉쳐져 그들 특유의 규율에 따른 통솔이 이루어져 단체나 집단으로서의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에서 규정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한 단체’는 위 법률에서 규정한 범죄를 한다는 공동의 목적 아래 특정 다수인에 의하여 이루어진 계속적인 결합체로서 그 단체를 주도하거나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추면 되는 것이고, 그 범죄단체는 다양한 형태로 성립·존속할 수 있는 것으로서 정형을 요하는 것이 아닌 이상, 그 구성 또는 가입에 있어 반드시 단체의 명칭이나 강령이 명확하게 존재하고 단체 결성식이나 가입식과 같은 특별한 절차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7378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들을 포함한 무리들로 이루어진 ‘부전동파’는 단체의 위력을 과시하며 상해를 가하는 등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범죄를 목적으로 구성된 단체이고, 두목, 부두목, 간부, 행동대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거나 명문화된 행동강령이 있는 것은 아니나 조직체계, 연락체계 및 행동강령을 엄연히 갖추고 있으며, 두목인 공소외인의 의사를 중간 간부가 하부 조직원에게 전달하여 일정한 장소에 집결하게 하고 집단싸움을 벌이는 등 계속적인 결합체로서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추고 있는 단체로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부전동파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에서 규정하고 있는 범죄단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나. 범죄단체 활동의 점에 관하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의 규정 내용과 형식, 입법취지, 처벌의 종류 및 정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에서의 ‘활동’은 범죄단체 또는 집단의 내부 규율 및 통솔체계에 따른 조직적,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하여 행하는 범죄단체 또는 집단의 존속·유지를 지향하는 적극적인 행위로서 그 기여의 정도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 , 제4항 에 규정된 행위에 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특정한 행위가 범죄단체 또는 집단의 구성원으로서의 ‘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행위가 행해진 일시, 장소 및 그 내용, 그 행위가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목적, 의사 결정자와 실행 행위자 사이의 관계 및 그 의사의 전달 과정 등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실질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다수의 구성원이 관여되었다고 하더라도 범죄단체 또는 집단의 존속·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적,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한 것이 아니거나, 범죄단체 또는 집단의 수괴나 간부 등 상위 구성원으로부터 모임에 참가하라는 등의 지시나 명령을 소극적으로 받고 이에 단순히 응하는 데 그친 경우, 구성원 사이의 사적이고 의례적인 회식이나 경조사 모임 등을 개최하거나 참석하는 경우 등은 ‘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8도10177 판결 참조).
(1) 오리고기 음식점에서의 회식 및 각종 행사 참석의 점
원심은 “2007. 6. 초순경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에 있는 오리고기 음식점에서 공소외인 등 부전동파의 간부급 조직원들이 조직생활의 자부심을 심어 주고, 조직 결속력 강화 및 조직 이탈을 방지하기 위하여 개최한 회식에 참석한 행위” 및 “2007. 7. 초순경부터 2008. 6. 19.까지 18회에 걸쳐 다른 폭력조직의 조직원의 장례식, 결혼식, 돌잔치, 회갑연, 진갑연, 내용 불상의 각종 행사에 참석하여 하부 조직원들이 행사장에 도열하여 상부 조직원들이 도착할 때와 나갈 때 90°로 인사하는 이른바 ‘병풍’ 역할을 하여 조직의 위세를 과시한 행위”에 대하여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의 ‘활동’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범죄단체 또는 집단의 수괴나 간부 등 상위 구성원으로부터 모임에 참가하라는 등의 지시나 명령을 소극적으로 받고 이에 단순히 응하는 데 그친 경우, 또는 구성원 사이의 사적이고 의례적인 회식이나 경조사 모임 등을 개최하거나 참석하는 경우에 해당할 뿐, 범죄단체의 존속·유지에 기여하기 위한 행위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범죄단체 구성원으로서의 활동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를 지적하는 위 피고인들(다만 피고인 13은 위 공소사실로 기소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제외한다)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그 밖의 범죄단체 활동의 점
원심은 “다른 폭력조직과의 싸움에 대비하고 조직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하여 비상연락체계에 따라 피고인들이 다른 조직원들과 함께 집결하여 대기한 일련의 행위”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의 ‘활동’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정당하고, 거기에 위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다. 위 피고인들의 나머지 주장은 모두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사실의 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심은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2, 6, 17, 18, 19, 22, 23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3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일반 구성원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있으나 더 나아가 같은 항 제2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간부’에 해당함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상고를 제기한 피고인 19명 중 피고인 13을 제외한 나머지 18명에 대한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것처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의 ‘활동’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는바, 이 부분 공소사실은 나머지 공소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은 그 전부를 파기할 수밖에 없다. 다만 피고인 13의 경우 위와 같은 잘못이 없으므로 파기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피고인 13은 양형이 과중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위 피고인에 대하여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한편 직권으로 보건대, 피고인 2, 18, 22, 23은 상고를 제기하지 아니하였고 검사만이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이 피고인 1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 18명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범죄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파기사유가 있고 그 파기사유는 피고인 2, 18, 22, 23에 대하여도 공통된다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92조 의 규정에 따라 위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도 파기한다( 대법원 2002. 4. 9. 선고 2001도7056 판결 참조).
4.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은 위와 같은 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이를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고, 피고인 13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