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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9. 10. 22. 선고 2009나17976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겸 부대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백현기외 1인)

피고, 항소인 겸 부대피항소인

피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린 담당변호사 이건행외 2인)

변론종결

2009. 10. 8.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와 원고의 부대항소를 각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금 18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5. 7. 4.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날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는 판결.

3. 부대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변경하고,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금 209,22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5. 7. 4.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날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들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①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 차액 금 2억 2,000만 원, ② 중개수수료 금 2,000만 원, ③ 위자료 금 3,000만 원의 합계 금 2억 7,000만 원에서 이미 변제받은 금 8,30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 1억 8,700만 원의 배상을 구하다가 당심에서 부대항소를 제기하면서 위 ①항 기재 시가 차액이 금 2억 4,222만 원이라는 이유로 금 2억 922만 원으로 청구를 확장하는 한편, 위 금원 중 금 2,680,020원에 대한 부당이득청구를 선택적으로 추가하였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2호증, 갑제3, 4호증의 각 1, 2, 갑제7, 16, 18, 19, 22, 29, 31, 33, 35, 37호증, 갑제40호증의 1, 갑제41, 51호증, 을가제8호증의 각 기재, 제1심 감정인 천영 및 당심 감정인 김무갑의 각 시가감정결과, 당원의 화성시장 및 주식회사 동명기술공단종합건축사사무소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 2는 2005. 4. 1. 화성시 서신면 용두리 (지번 생략) 답 7,090㎡(약 2,144평, 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를 이 사건 부동산의 공유자이던 소외 2, 3으로부터 그 매매대금을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의 시세인 평당 약 금 15만 원으로 계산하여 금 3억 2,000만 원에 매수하였고, 소외 1(대법원 판결의 소외인)은 2005. 4. 22. 피고 2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금 4억 5,000만 원에 다시 매수하였다.

나. 원고는 원고의 딸인 소외 4가 2005. 3.경 종합건강진단결과 췌장암의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받아 공기가 좋은 곳에 전원주택을 지어 위 소외 4의 건강을 돌보기를 원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던 위 소외 1은 이 사건 부동산에 진입도로 및 배수로가 없어 전원주택의 건축허가가 불가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이 풍수지리가 매우 좋은 곳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황토로 전원주택을 건축하면 위 소외 4의 건강에 좋을 것이다’라고 기망하며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를 권유함과 아울러,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를 중개하던 피고 1과 함께 이 사건 부동산의 원래 소유자이던 위 소외 2 등이 이 사건 부동산을 급매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은 사실이 없으며, 당시 이 사건 부동산 옆으로 4차로의 직선도로가 개설될 계획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시세가 위 소외 2 등이 급매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아 주변 토지의 시세보다 평당 7만 원 이상 싼 것이며, 이 사건 부동산 옆으로 4차로의 직선도로가 개설될 예정이라 향후 땅값이 더 올라갈 것이다’라고 기망하여 이에 속은 원고로 하여금 2005. 4. 28. 이 사건 부동산 중 500평을 전원주택의 건축을 목적으로 그 당시 시세의 두 배인 평당 금 30만 원으로 계산한 금 1억 5,000만 원에 매수하게 하였다.

다. 그런데 원고 외에 위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 중 500평을 매수하였던 소외 최경숙이 그 매매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하자, 위 소외 1과 피고 1은 2005. 5. 20.경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 전부를 매수하면 평당 금 30만 원인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 금 6억 원보다 금 5,000만 원이 싼 금 5억 5,000만 원에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게 하여 주겠다’라고 기망하면서 이 사건 부동산 전부의 매수를 권유하였으며, 피고 2도 사실은 위 소외 2 등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매도를 의뢰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자신이 위 소외 2 등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매도를 의뢰받았는데 자신이 애써서 매매대금을 금 5억 5,000만 원에서 금 1,000만 원 깎아 금 5억 4,000만 원에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게 하였다’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대금 5억 4,000만 원에 매수하는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게 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2005. 6. 10.까지 피고들과 위 소외 1에게 이 사건 매매대금 5억 4,000만 원을, 피고 1에게 이 사건 매매의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2005. 7. 2. 금 1,000만 원, 2005. 7. 4. 금 1,000만 원 합계 2,000만 원을 각 지급하였으며, 피고들과 위 소외 1이 지급받은 이 사건 매매대금 5억 4,000만 원 중 금 4억 5,000만 원은 피고 2에게 지급되었고, 나머지 금 9,000만 원은 피고들과 위 소외 1에게 금 3,000만 원씩 분배되었다.

마. 이 사건 부동산은 2005. 6. 23. 위 소외 2 등으로부터 피고 1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뒤, 2006. 1. 6. 원고 명의로 그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사. 원고는 피고들 및 위 소외 1의 위와 같은 기망행위와 관련하여 2007. 3. 23. 위 소외 1로부터 금 3,500만 원, 2007. 5. 31. 피고 2로부터 금 3,300만 원, 피고 1로부터 금 1,500만 원 합계 금 8,300만 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받았다.

아. 이 사건 매매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평당 약 금 15만 원이었으며, 따라서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의 전체 가치는 약 금 3억 2,000만 원 정도였다.

자. 위와 같이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에는 이 사건 부동산 근처로 4차로의 도로가 신설될 계획이 없었으나, 2006. 6. 14.경 시작된 궁평-상안간 도로 확포장공사의 실시설계용역을 거쳐 2006. 12.경 이 사건 부동산을 경유하는 궁평-상안간 도로노선이 확정되었고 2007. 12. 13. 그 노선이 지정·공고됨으로써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는 크게 상승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 원고는 2009. 2. 5.경 이 사건 부동산 중 2,520㎡가 화성시장에 의하여 협의취득되어 그 보상금 4억 2,000만 원 상당을 수령하였고, 위 협의취득된 부분을 제외한 이 사건 부동산의 나머지 4,570㎡의 당심 변론종결일 현재의 시가는 금 8억 3,631만 원에 달하게 되었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들이 이 사건 부동산에 전원주택의 건축허가가 가능하고, 이 사건 부동산이 급매물로서 시세보다 저렴하며, 그 옆으로 4차로의 도로가 개설될 예정이어서 그 세가 상승할 것이고, 위 소외 2 등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매도를 위임받았다고 원고를 기망함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피고들에게 이 사건 매매대금 5억 4,000만 원, 이 사건 매매의 중개수수료 금 2,00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수대금 5억 4,000원과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 금 2억 9,778만 원의 차액 상당액인 금 2억 4,222만 원(5억 4,000만 원 - 2억 9,778만 원)과 위 중개수수료 금 2,000만 원의 합계 금 2억 6,222만 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들과 위 소외 1이 위 소외 4의 건강을 위하여 전원주택을 건축하려던 원고를 앞서 본 바와 같은 현저히 고의적이고 비도적인 방법으로 기망함과 아울러 피고들을 사기죄로 고소한 원고와의 대질신문과정에서 자신들의 범행을 부인함으로써 원고가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경험칙상 인정되므로,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하여 위 재산상 손해 합계 금 2억 6,222만 원 및 위자료 금 3,000만 원의 합계 금 2억 9,222만 원(2억 6,222만 원 + 3,000만 원)에서 피고들이 지급한 금 8,300만 원을 공제한 금 2억 922만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으며, 가사 위 손해배상청구 중 중개수수료 금 2,680,020원 부분의 청구가 이유 없다고 하더라도, 위 중개수수료 2,680,020원은 구 부동산중개업법(2005. 7. 29. 법률 제7638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정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피고들과 원고와 사이에 체결되어 무효인 부동산 중개수수료 약정에 의하여 지급된 것이므로, 피고들은 부당이득으로 위 금 2,680,02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부동산에 전원주택의 건축허가가 가능하였고, 그 시세도 평당 금 30만 원 정도로 합계 금 6억 원 상당이었으며, 도로의 개설 계획도 존재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 2가 위 소외 2 등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매도를 사실상 위임받았으므로, 피고들이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할 수 없고, 가사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원고에게는 이 사건 부동산의 시세를 전혀 파악하지 않은 채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과실이 있으므로, 피고들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원고의 위와 같은 잘못이 참작되어야 하며, 가사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피고들의 기망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는 당심 변론종결일 현재의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할 것인데,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는 당심 변론종결일 현재 원고가 지급한 이 사건 매매대금보다 약 2배 이상 상승하였으므로, 원고가 피고들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3. 쟁점별 판단

가.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1)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먼저 피고들의 기망에 의한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부동산에 전원주택의 건축허가가 불가능하고, 위 소외 2 등이 이 사건 부동산을 급매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은 사실이 없으며, 당시 이 사건 부동산 옆으로 4차로의 직선도로가 개설될 계획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 2가 위 소외 2 등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매도를 의뢰받지 않았음에 불구하고, 피고들 및 위 소외 1이 위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부동산의 이 사건 매매 당시의 시가와 그 상승가능성 등에 관하여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매매대금 금 5억 4,000만 원과 그 중개수수료 금 2,000만 원을 지급하게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하여 위와 같은 피고들의 기망에 의한 공동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과실상계 여부

다음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함에 있어 이 사건 부동산의 시세를 확인하지 아니한 원고의 과실을 참작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해자에게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있어서 이를 참작하여야 할 것이지만,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는바( 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2197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이 사건 부동산의 시세를 확인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의 기망에 의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인 원고의 위와 같은 과실을 들어 과실상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재산상 손해의 발생 여부

(가) 시가 차액 상당의 손해

피고들의 기망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가격과 그 당시 시가의 차액 상당 손해가 발생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이 사건에 원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법원 1980. 2. 26. 선고 79다1746 판결 은, 매매대상 부동산이 개발제한구역으로 결정되어 가격이 떨어지고 매수하려는 사람도 없어 상당한 가격으로 현금화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바로 비싼 값에 전매할 수 있다고 기망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매대상 부동산의 매수가격과 그 매수 당시의 시가와의 차액 상당액이라고 판시하고 있으나, 위 판결의 사안은 피해자가 매매대상 부동산의 매수 후 바로 매매대상 부동산을 제3자에게 전매하여 그 전매차익을 얻으려고 한 경우로 이 사건과 같이 전원주택의 부지 및 그 주변 토지로 사용할 목적으로 매수한 경우와는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피고들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재산상 손해는 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33070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시한 바와 같이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의 차이, 즉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피해자가 현재 가지고 있으리라고 인정되는 가정적 이익상태와 불법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현실로 가지고 있는 현재의 이익상태와의 차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바, 이렇게 볼 때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이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 당시의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와 향후의 그 상승가능성 등을 기망하여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매매대금을 지급한 뒤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이 사건 부동산 중 4,570㎡와 이 사건 부동산 중 나머지 부분에 대한 보상금 4억 2,000만 원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도 원고가 그 당시 시가 상당액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였으리라는 특별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매매대금 금 5억 4,000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채 그에 상응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리라고 여겨지고 여기에 시중 금리 내지 도매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한다고 할지라도,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원고의 재산상태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이익상태보다 크지 않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가 약 금 3억 원에 지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당시 이 사건 부동산 옆으로 도로가 개설될 계획이 없었으며, 단지 이 사건 매매계약 후 도로의 신설 계획이 확정되어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가 급등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들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가격과 그 시가의 차액 상당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중개료 상당의 손해

다음으로 피고들의 기망에 의하여 원고에게 중개수수료 금 2,000만 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위 중개수수료를 지급하지 아니한 채 그에 상응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는 피고들의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위 중개수수료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4) 정신적 손해의 발생 여부

일반적으로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물적 침해를 입은 피해자는 그 재산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나, 재산상 손해의 배상이 이루어진다고 하여도 그것만으로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남는 경우라고 인정된다면, 그 물적 침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그냥 배척할 것은 아닌바( 대법원 1995. 5. 12. 선고 94다25551 판결 , 1992. 12. 8. 선고 92다3416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들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재산상 손해의 배상만으로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받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면, 원고는 딸인 위 소외 4가 2005. 3.경 종합건강진단결과 췌장암의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받자 전원주택을 지어 소외 4를 요양시키려고 하였던 사실, 이러한 점을 알고 있던 위 소외 1은 이 사건 부동산이 전원주택의 건축허가가 불가능한 토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부동산에 전원주택의 건축이 가능한 것처럼 기망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게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로서는 위와 같은 기망행위로 말미암아 그 재산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공동불법행위자들인 피고들 및 위 소외 1은 연대하여 위와 같은 원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5) 공제 여부

피고들이 원고에게 중개수수료 금 2,000만 원 및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상당을 배상할 의무가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피고들이 형사사건에서 손해배상금으로 원고에게 합계 금 8,300만 원을 지급한 사실 역시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한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의 액수와 위 중개수수료 금 2,000만 원의 합계액이 원고가 지급받은 위 금 8,300만 원을 초과한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결국 피고들의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의무는 위 8,300만 원의 지급으로 모두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각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여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와 원고의 부대항소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종훈(재판장) 박광우 이일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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