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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법 2008. 12. 23. 선고 2008노1595 판결
[공문서위조(예비적죄명:사전자기록등위작)·위조공문서행사(예비적죄명: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주민등록법위반] 상고[각공2009상,448]
판시사항

[1]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에서 ‘문서’의 의미 및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는 이미지가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의 ‘문서’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사전자기록위작·변작죄에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의 의미

[3]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이미지 파일을 자신의 컴퓨터 저장장치로 내려받은 다음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작성·변경한 경우, 형법 제232조의2 의 사전자기록위작·변작죄에서 말하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에 있어서 ‘문서’라 함은, 문자 또는 이에 대신할 수 있는 가독적 부호로 계속적으로 물체상에 기재된 의사 또는 관념의 표시인 원본 또는 이와 사회적 기능, 신용성 등을 동일시할 수 있는 기계적 방법에 의한 복사본으로서, 그 내용이 법률상·사회생활상 주요 사항에 관한 증거로 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컴퓨터 작업을 통하여 만들어낸 각 신분증의 이미지 파일의 형태는 그 자체로서 시각적 방법에 의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를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에 있어서의 ‘문서’로 보기 어렵고, 또한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는 이미지는 이미지 파일을 보기 위한 프로그램을 실행할 경우에 그때마다 전자적 반응을 일으켜 화면에 나타나는 것에 지나지 않아서 계속적으로 화면에 고정된 것으로는 볼 수 없으므로,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에 있어서의 ‘문서’에 해당되지 않는다.

[2] 형법 제232조의2 에서 말하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이라 함은 그 자체로서 객관적·고정적 의미를 가지면서 독립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 또는 법인이 전자적 방식에 의한 정보의 생성·처리·저장·출력을 목적으로 구축하여 설치·운영하는 시스템에서 쓰임으로써 예정된 증명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3]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이미지 파일을 자신의 컴퓨터 저장장치로 내려받은 다음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이를 작성·변경한 사안에서, 해당 이미지 파일은 정보처리시스템에서 쓰임으로써 예정된 증명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형법 제232조의2 의 사전자기록위작·변작죄에서 말하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사

최성완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항소의 대상이 된 부분)

가. 주위적 공소사실(각 공문서위조의 점 및 각 위조공문서행사의 점)

피고인은 인터넷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 나라’의 경우 가입회원들이 자신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을 때 고객센터에 자신의 신분증 사본을 송부하면 회사 측에서 그 임시 비밀번호를 부여하여 주는 점을 악용, 신분증을 위조하여 송부함으로써 임시 비밀번호를 부여받고, 이를 통해 가입회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아이템 및 사이버머니들을 몰래 빼내어 판매하거나 자신이 직접 사용하기로 계획한 후,

2007. 6. 15.경 서울 도봉구 창동 (지번 생략)에 있는 피고인의 집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바람의 나라’ 사이트 내 자기소개 게시판에 기존회원인 공소외인이 적어 놓은 성명과 생년월일을 확인한 다음, 피고인이 자체제작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생성 프로그램을 통해 공소외인의 정확한 주민등록번호를 파악하고,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검색하여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이 찍힌 이미지 파일을 내려받은 다음,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사진 부분은 같은 방법으로 찾아낸 또 다른 사람의 사진으로, 주민등록번호 부분은 위와 같이 알아낸 공소외인의 주민등록번호( 주민등록번호 생략)로 바꾸어 넣음으로써 서울지방경찰청장 명의의 공소외인에 대한 운전면허증 사본(이미지 파일 형태의) 1장을 위조한 것을 비롯하여 위 일시경부터 2007. 6. 25.경까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모두 7회에 걸쳐 각 다른 사람의 신분증 사본을 위조하는 등 각 공문서를 위조하고, 같은 일시·장소에서 위에서 적은 바와 같이 위조한 신분증 사본 7장을 이미지 파일 형태로 ‘바람의 나라’(넥슨) 사이트 고객센터로 보냄으로써, 위조된 공문서를 각 행사하였다.

나. 예비적 공소사실(각 사전자기록 등 위작의 점 및 각 위작사전자기록 등 행사의 점)

피고인은 인터넷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 나라’의 경우 가입회원들이 자신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을 때 고객센터에 자신의 신분증 사본을 보내면 회사 측에서 그 임시 비밀번호를 부여하여 주는 점을 악용, 신분증 파일을 위조하여 보냄으로써 임시 비밀번호를 부여받고, 이를 통해 가입회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아이템 및 사이버머니들을 몰래 빼내어 판매하거나 자신이 직접 사용하는 등 주식회사 넥슨의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2007. 6. 15.경 서울 도봉구 창동 (지번 생략)에 있는 피고인의 집에서 ‘바람의 나라’ 사이트내 자기소개 게시판에 기존회원인 공소외인이 적어 놓은 성명과 생년월일을 확인한 다음, 피고인이 자체제작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생성 프로그램을 통해 공소외인의 정확한 주민등록번호를 파악하고,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검색하여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이 찍힌 이미지 파일을 내려받은 다음,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사진 부분은 같은 방법으로 찾아낸 또 다른 사람의 사진으로, 주민등록번호 부분은 위와 같이 알아낸 공소외인의 주민등록번호( 주민등록번호 생략)로 바꾸어 넣은 것을 비롯하여 위 일시경부터 2007. 6. 25.경까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4 기재와 같이 모두 7회에 걸쳐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특수매체기록을 위작하고, 같은 일시·장소에서 위에서 적은 바와 같이 위작된 신분증 사본 파일 7장을 이미지 파일 형태로 ‘바람의 나라’(넥슨) 사이트 고객센터로 송부함으로써, 위작된 사전자기록을 행사하였다.

2. 원심의 판단

가. 주위적 공소사실

피고인이 만들어낸 각 이미지 파일은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에 있어서의 ‘문서’에 해당되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부분 각 주위적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나. 예비적 공소사실

피고인이 위작한 대상은 자신의 컴퓨터의 주기억 또는 보조기억장치에 저장된 전자기록이지, 위 주식회사 넥슨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이거나 여타 다른 사람의 전자기록 등 형법 제232조의2 소정의 ‘타인’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그 객체로 한 것은 아니므로, 위 각 예비적 공소사실 역시 죄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3.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가. 주위적 공소사실

이미지 파일 역시 보편적인 방법에 의해 자동적으로 이해될 수 있으므로 가독성이 있기에 ‘문서’에 해당한다.

나. 예비적 공소사실

전자기록의 경우, 타인성은 전자기록의 내용을 작성·관리하는 사람이 타인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전자기록의 소유자를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원심은 주위적 및 예비적 공소사실 모두를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끼친 위법이 있다.

4. 당심의 판단

가. 주위적 공소사실

원심이 적절히 판시한 바와 같이,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에 있어서 ‘문서’라 함은, 문자 또는 이에 대신할 수 있는 가독적 부호로 계속적으로 물체상에 기재된 의사 또는 관념의 표시인 원본 또는 이와 사회적 기능, 신용성 등을 동일시할 수 있는 기계적 방법에 의한 복사본으로서, 그 내용이 법률상 사회생활상 주요 사항에 관한 증거로 될 수 있는 것을 말하고,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컴퓨터 작업을 통하여 만들어낸 각 신분증의 이미지 파일의 형태는 그 자체로서 시각적 방법에 의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를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에 있어서의 ‘문서’로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또한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는 이미지는 이미지 파일을 보기 위한 프로그램을 실행할 경우에 그때마다 전자적 반응을 일으켜 화면에 나타나는 것에 지나지 않아서 계속적으로 화면에 고정된 것으로는 볼 수 없으므로,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에 있어서의 ‘문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7480 판결 ,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8도1013 판결 등 참조).

한편, 검사가 제시한 대법원판결례는, “휴대전화 신규 가입신청서를 위조한 후” 이를 스캐너로 읽어들여 이미지화한 다음, 그 이미지 파일을 이메일로 전송한 사안의 경우 이미 위조한 휴대전화 신규 가입신청서를 행사한 것에 해당한다고 본 것으로,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원용하기 적절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예비적 공소사실

(1) 형법 제232조의2 는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 또는 변작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타인’이라 함은 시스템의 설치·운영 주체를 의미하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이미지 파일을 자신의 컴퓨터의 저장장치로 내려받은 다음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이를 위작하였다는 것이므로, 다운로드의 적법 여부는 별론으로 하되, 일단 피고인의 컴퓨터에 저장된 이상 피고인이 위작한 대상을 타인의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위와 같은 다운로드를 형법 제237조의2 가 규정하는 복사와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 조항은 “이 장의 죄에 있어서 전자복사기, 모사전송기 기타 이와 유사한 기구를 사용하여 복사한 문서 또는 도화의 사본도 문서 또는 도화로 본다.”라고 명시하고 있고, 문서나 도화가 아닌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은 달리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추해석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

(3) 나아가 형법 제232조의2 에서 말하는 ‘위작’이라 함은 권한 없이 또는 권한의 범위를 일탈하여 전자기록을 작성·변경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다운로드의 적법 여부는 별론으로 하되, 피고인이 일단 다운로드를 통해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된 이미지 파일을 변경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위작이라 하기는 어렵다.

(4) 가사 그렇지 않더라도, 형법 제232조의2 에서 말하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이라 함은 그 자체로서 객관적·고정적 의미를 가지면서 독립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 또는 법인이 전자적 방식에 의한 정보의 생성·처리·저장·출력을 목적으로 구축하여 설치·운영하는 시스템에서 쓰임으로써 예정된 증명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4도6132 판결 ,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8도294 판결 등 참조). 즉, 이는 정보처리에 이용되는 전자자료를 말한다. 그런데 피고인이 위작하였다는 이미지 파일은 정보처리시스템에서 쓰임으로써 예정된 증명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다시 말하여 피고인이 위와 같은 이미지 파일을 넥슨 주식회사에 보내어 위 회사의 운영자가 이것을 보고 피고인에게 임시 비밀번호를 부여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일 뿐, 위 이미지 파일 자체가 넥슨 주식회사의 컴퓨터 시스템에 쓰여 어떠한 예정된 증명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므로, 결국 위와 같은 이미지 파일이 형법 제232조의2 에서 말하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주장도 이유 없다{다만,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4에는 범행방법이 모두 “넥슨” 고객센터로 이미지 파일을 보낸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원심이 허가한 공소장변경에 관한 신청서에는 각 그 범행방법이 순번 3의 범행은 “엠파스” 고객센터로, 순번 4의 범행은 “네이버” 고객센터로, 순번 5의 범행은 “프리챌” 고객센터로, 순번 6의 범행은 “네이트” 고객센터로, 순번 7의 범행은 “프리챌” 고객센터로 각 이미지 파일을 보낸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공판기록 61면 이하), 결국 위 범죄일람표 4의 각 해당 부분 기재는 착오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5. 결 론

그렇다면, 검사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이 사건 행위에 대해 원심 판시 제3, 4의 각 죄나 사기죄나 업무방해죄 등의 범행수단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되, 현행법상 이를 별도의 위 각 공소사실의 범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창호(재판장) 박사랑 유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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