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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방법원 2012.3.23.선고 2011드단9086 판결
혼인의무효
사건

2011드단9086 혼인의 무효

원고

김○○

주소 진주시

등록기준지 진주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방용문

피고

1. 손○○

주소 진주시

송달장소 진주시

등록기준지 진주시

특별대리인 손○○

2. 김○○

주소창원시의창구=

등록기준지 진주시

소송대리인 내외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신대철

변론종결

2012. 3. 9.

판결선고

2012. 3. 23.

주문

1. 피고들 사이에 2011. 8. 18. 창원시 의창구청장에게 신고하여 한 혼인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모두 피고 김○○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창원시 의창구청장, 경상대학교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고, 이에 어긋나는 을4호증의 기재는 믿지 아니한다.

가. 원·피고들의 관계 등

1) 피고 손○○는 1991. 3. 28. 홍○○와 혼인신고를 마쳤다가 1995. 11. 13. 이혼하였고, 그 사이에 아들 손○○(1990년생), 손○○(1995년생)을 두고 있다.

2) 피고 김○○는 1978. 10. 27. 박○○과 혼인신고를 마쳤다가 1992. 7. 18. 이혼하였고, 그 사이에 딸 박00(1977년생), 아들 박○○(1981년생)을 두고 있다.

3) 원고는 피고 손○○의 어머니이다.

나. 피고 손○○의 교통사고로 인한 중증뇌손상 및 현재의 상태

피고 손○○는 2011. 1. 31.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쳐 두개골내 열린 상처가 없는 미만성 대뇌 타박상 등의 상해를 입었는데, 이는 중중뇌손상으로 확인되었다. 피고 손○○는 위 뇌손상으로 인해 전반적인 기억력 및 판단능력이 매우 떨어졌고, 타인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며, 상황에 맞지 않는 비정상적 행동을 하는 등 위 교통사고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지기능이 심각하게 손상 · 저하되어 있는 상태이다. 심리검사 결과 피고 손○○에게는 뇌기능장애(brain dysfunction)의 가능성이 있고, 피고 손○○의 전체 지능지수(FSIQ)는 77이며, 사회적응능력 또한 사회연령(SA) 1.37세, 사회지수(SQ) 20 이하의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다. 피고 김00의 혼인신고서 제출 등

1) 피고 김○○는 2011. 8. 18. 창원시 의창구청장에게 피고들 사이의 혼인신고서를 제출하여 혼인신고를 마쳤는데(이하 '이 사건 혼인'이라 한다), 위 혼인신고서의 각 기재사항은 피고 김○○가 작성하였고, 피고 손○○ 명의의 막도장도 피고 김00가 날인하였다. 위 혼인신고서에는 증인으로 피고 김○○의 딸 박○○, 언니 김○○가 기재되어 있다.

2) 그 후 피고 김○○는 2011. 9. 19. 피고 손○○의 주소지인 창원시 의창구 ○○ 동 **-**로 전입하였는데, 피고 김○○가 전 배우자인 박○○과 이혼한 이후부터 위 전입신고 이전까지 위 주소지에 전입하였던 적은 없다.

3) 피고 손○○의 의사능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피고 손○○는 이 사건 혼인신고 당시 자신의 행위의 의미나 결과에 대하여 정상적인 인식을 가지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이나 지능을 결여하고 있는 등 의사결정능력과 판단력에 심각한 장애가 있어 혼인의 사회적 · 법률적 의미나 효과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을 가지고 이 사건 혼인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되어 있다.

라. 피고 김○○에 대한 형사처분 결과

1) 피고 손○○는 피고 김○○가 위 혼인신고서를 위조하여 제출함으로써 혼인신고를 하였다는 이유로 피고 김00를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공정증서원본불실기 재죄로 고소하였다가, 피고 김○○와의 합의를 이유로 고소를 취소하였다.

2) 위 사건의 담당검사는 2011. 12. 19. 피고 김○○에 대하여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피고 김○○가 피고 손○○의 보험금을 지급받아 피고 손○○를 간병하려 했다고 진술하는 점, 고소가 취소된 점 등을 들어 기소유예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2. 판단

가. 이 사건 혼인의 효력

1) 민법 제812조 제1항은 혼인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815조 제1호는 혼인무효사유의 하나로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를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규정들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혼인이 유효하기 위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혼인의 합의는 혼인신고를 할 당시에도 존재하여야 한다(대법원 1983. 9. 27. 선고 83므22 판결 등 참조). 또한 혼인의 합의는 법률행위이므로 의사표시를 한 당사자에게 의사능력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

2)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혼인은 피고 손○○가 혼인신고 당시 혼인의 사회적·법률적인 의미나 효과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피고 일방에 의하여 행하여진 것임을 알 수 있다.

3) 따라서 이 사건 혼인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원고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나. 피고 김○○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에 대하여 피고 김○○는, 피고들이 1997년경부터 사실혼관계에 있었고, 그간 피고 손○○로부터 혼인신고를 하자는 요구를 받았으나 자신이 피고 손○○보다 10년 연상이고 자녀도 둘이나 있어 혼인신고를 미루고 있었는데, 2011. 8. 18. 병원에 입원 중이던 피고 손○○로부터 혼인의사의 확인을 받고 위 혼인신고서에 피고 손○○의 무인을 날인 받아 혼인신고를 마친 것이므로 이 사건 혼인은 유효하고 주장하나, 피고 손○○가 이 사건 혼인신고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 김OO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또한 피고 김○○는, 피고들이 1997년경부터 사실혼관계에 있었으므로 피고 손○○의 혼인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어 이 사건 혼인은 유효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을1, 2, 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들 사이에 그와 같은 사실혼관계가 존재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김○○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이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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