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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42202 판결
[구상금][공2015하,1226]
판시사항

제1 책임보험계약과 제2 책임보험계약의 피보험자 갑과 제2 책임보험계약의 피보험자 을의 공동불법행위로 피해자 병이 사망하는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제2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가 병에 대한 보험금 지급으로 갑, 을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는데 지급한 보험금 전액이 중복보험에 해당하는 경우, 제2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가 제1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를 상대로 행사할 수 있는 구상권의 범위(=제1 책임보험계약 보험자의 중복보험 부담 부분 중 갑의 과실비율 상당액)

판결요지

제1 책임보험계약과 제2 책임보험계약의 피보험자 갑과 제2 책임보험계약의 피보험자 을의 공동불법행위로 피해자 병이 사망하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제2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가 병에 대한 보험금의 지급으로 갑, 을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한 후 제1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를 상대로 병에게 지급한 보험금 전액이 중복보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각자의 보험금액의 비율에 따라 산정한 중복보험 부담 부분 전액을 구상할 수 있다면, 중복보험 부담 부분을 구상당한 제1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는 상법 제682조 , 제724조 제2항 에 의하여 다시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인 을과 그 보험자인 제2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를 상대로 과실 비율에 따라 부담 부분의 재구상을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순환소송이 되어 소송경제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제2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는 결국은 보험가입자에게 반환할 것을 청구하는 것이 되어 이를 허용함은 신의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상당하지 아니하므로, 제2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는 제1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를 상대로 을의 과실 비율 상당액은 구상할 수 없고, 구체적으로는 제1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의 중복보험 부담 부분 중 재구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 갑의 과실비율에 한하여 구상할 수 있다.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맥 담당변호사 강항순 외 6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주식회사 케이비손해보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우 담당변호사 한재환 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사고 중 소외 1 부분에 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인 제1 보험계약의 승낙피보험자는 주식회사 중앙공사(이하 ‘중앙공사’라 한다)이고, 근로자재해보장보험계약인 제2 보험계약의 피보험자는 목동5단지아파트 관리사무소이어서 그 피보험자가 상이하다는 이유로 중복보험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중복보험의 피보험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사고 중 소외 2, 소외 3 부분은 중앙공사가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던 중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였다고 전제한 다음, 중앙공사를 승낙피보험자로 하는 제1 보험계약의 보험자인 원고와, 중앙공사를 피보험자로 하는 제2 보험계약의 보험자인 피고는 모두 중앙공사가 위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할 의무가 있는데, 원고가 소외 2의 유족과 소외 3에게 위자료 합계 4,588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피고를 공동면책하게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중복보험의 부담 부분인 2,294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만약 이 사건 차량의 차주인 미래파이프 주식회사(이하 ‘미래파이프’라 한다)의 차량 관리상의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기여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피고는 출재액 중 자신의 부담 부분을 넘어서는 부분을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다시 공동불법행위자인 미래파이프 또는 그 보험자인 원고에게 재차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결론이 부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중앙공사와 미래파이프의 공동불법행위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원고의 중복보험에 따른 구상은 중앙공사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에 한정하여 허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차량의 제작업체 겸 정비업체인 주식회사 호룡은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2. 3. 8.의 직전인 2012. 2. 23.경 이 사건 차량을 점검하면서 고소작업 사다리의 인출 와이어 로프의 교체시기가 도래한 상태임을 발견하여 교체 진단을 하고 실질적 차주인 소외 4(미래파이프의 명의를 빌려 제1 보험계약을 체결한 자이다)에게 통지하였으나, 소외 4가 교체작업을 거부하고 이 사건 차량을 인수해 간 사실을 알 수 있고, 사실관계가 이러하다면, 제1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미래파이프의 차량 관리상의 과실도 이 사건 사고의 하나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2) 두 개의 책임보험계약이 보험의 목적, 즉 피보험이익과 보험사고의 내용 및 범위가 전부 공통되지는 않으나 상당 부분 중복되고, 발생한 사고가 그 중복되는 피보험이익에 관련된 보험사고에 해당된다면, 이와 같은 두 개의 책임보험계약에 가입한 것은 피보험자, 피보험이익과 보험사고 및 보험기간이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 상법 제725조의2 에 정한 중복보험에 해당하고(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다57687 판결 ,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42819 판결 ,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다50694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각 보험자는 각자의 보험금액의 비율에 따른 보상책임을 연대하여 진다( 상법 제725조의2 , 제672조 제1항 ).

그런데 제1 책임보험계약과 제2 책임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갑과 제2 책임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을의 공동불법행위로 피해자 병이 사망하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제2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가 병에 대한 보험금의 지급으로 갑, 을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한 후 제1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를 상대로 병에게 지급한 보험금 전액이 중복보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각자의 보험금액의 비율에 따라 산정한 중복보험 부담 부분 전액을 구상할 수 있다면, 그 중복보험 부담 부분을 구상당한 제1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는 상법 제682조 , 제724조 제2항 에 의하여 다시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인 을과 그 보험자인 제2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를 상대로 그 과실 비율에 따라 그 부담 부분의 재구상을 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인데, 그렇게 되면 순환소송이 되어 소송경제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제2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는 결국은 보험가입자에게 반환할 것을 청구하는 것이 되어 이를 허용함은 신의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상당하지 아니하므로 ( 대법원 2002. 3. 21. 선고 2000다6232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제2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는 제1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를 상대로 을의 과실 비율 상당액은 구상할 수 없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제1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의 중복보험 부담 부분 중 재구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 갑의 과실비율에 한하여 구상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면, 이 사건 사고 중 소외 2, 소외 3 부분은 중앙공사의 현장작업 진행상의 안전조치의무 위반뿐만 아니라, 미래파이프의 차량 관리상의 과실이 경합된 공동불법행위로 발생하였으므로, 원고가 최종적으로 미래파이프의 보험자로서 부담하여야 할 부분까지 피고에게 구상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고, 원고의 중복보험에 기한 구상권은 피고의 중복보험 부담 부분 중 재구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 중앙공사의 책임 부분에 제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사고에 기여한 미래파이프 측의 과실 비율 등을 판단하여 피고의 중복보험 부담 부분 중 중앙공사의 책임 부분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지 아니한 채, 원고가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중 피고의 중복보험 부담 부분 전액을 구상할 수 있다고 판단한 데에는, 중복보험에 기한 구상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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