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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08.12.10.선고 2007가합19955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07가합19955 손해배상(기)

원고

1. P1 (54년생, 여)

2. P2 (52년생, 여)

3. P3 (81년생, 남)

4. P4 (83년생, 여)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인

담당변호사 황성재

피고

학교법인 D학원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행남

변론종결

2008. 11. 19.

판결선고

2008. 12. 10.

주문

1. 피고는 원고 P1에게 금 20,000,000원, 원고 P2에게 금 5,000,000원, 원고 P3, P4에게 각 금 2,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06. 8. 17.부터 2008. 12. 1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10분하여 그 1은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P1에게 금 614,834,964원, 원고 P2에게 금 15,000,000원, 원고 P3, P4에게 각 금 5,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2006. 8. 17.부터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 신청서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이유

1. 인정 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원고 P1은 피고 운영의 D대학교 XX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고 한다)에서 우측 전두부 동정맥기형에 대한 색전술을 시술받고 뇌출혈이 발생하여 좌측 불완전마비상태에 이른 자이고, 원고 P2는 그 남편, 원고 P3, P4는 그 자녀들이다.

나. 진료경과

(1) 원고 P1은 평소 간헐적인 두통이 있었으나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다가 2006. 7. 14. 마산aa 병원에서 건강검진차 뇌 MRI촬영을 한 결과 우측 전두부 동정맥기 형(크기 3×3㎝)이 발견되자 이에 대한 정밀진단 및 치료를 위해 2006. 7. 25. 피고 병원에 내원하여 같은 해 8. 11. 입원하였는데, 당시 위 원고는 활력징후가 정상이고 의식이 뚜렷했으며 두통 등 특별히 호소하는 증상도 없었다.

(2) 피고 병원의 의료진은 같은 해 8. 14. 위 원고에 대하여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한 결과 동정맥기형의 병소는 우측 전두엽에 위치하고 있고, 우측 중대뇌동맥과 전대뇌동 맥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고 표재성 정맥(피부 바로 밑에 있는 정맥)으로 혈액이 유출되고 있음을 확인하여 같은 해 8. 17. 위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색전술을 시행하였는바, 우측 중대뇌동맥의 피질혈관에 대하여 40% 정도의 색전술을 시행하였다.

(3) 그런데 위 원고가 이 사건 색전술을 시술받고 입원실로 돌아온 후 호흡곤란, 구음장애를 동반한 의식저하, 좌측 부전편마비 증상을 보였고, 뇌 CT촬영 결과 뇌출혈이 발견되었으며, 위 원고가 간헐적으로 무호흡을 보이고 반혼수상태로 악화되자 피고 병원의 의료진은 위 원고에 대하여 우측 전두 측두· 두정엽의 감압성 두개절제술 및 혈종 제거술을 시행하였는데, 위 수술 결과 위 원고에게 동정맥기형과 뇌실내혈종 이외에 거미막하 부분에 출혈이 있음이 발견되었고, 그 다음날인 같은 해 8. 18. 뇌 CT촬영 결과 우측 측두엽과 좌측 측뇌실에 불규칙한 모양의 음영이 증가하고, 뇌의 중앙선이 좌측으로 밀려나서 뇌실 내 조직들이 커진 상태로 나타났다.

(4) 위 원고는 이 사건 색전술 후 뇌출혈의 후유증으로 인해 좌측 완전마비, 보행불능, 간질, 시야장애, 기억력장애, 인지기능저하, 대소변장애 등의 상태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고, 2007. 1. 7. 피고 병원에서 퇴원한 이후 서울bb병원을 거쳐 마산bb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 관련 의학지식

(1) 뇌동정맥기형

(가) 정의피는 정상적으로 동맥 미세혈관 정맥의 순으로 순차적으로 흘러야 하는데, 뇌동 정맥기형은 동맥과 정맥 사이의 모세혈관이 발생되지 않아 동맥에서 직접 정맥으로 이행하는 혈관기형을 말한다. 이 경우 동맥의 높은 압력이 혈류가 상대적으로 약한 정맥으로 바로 전해져 뇌출혈의 원인이 되고, 동맥압이 낮아지고 정맥압이 높아져서 기형 혈관 주위의 뇌조직에 혈류장애를 초래하게 되며, 이러한 상황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주위의 뇌조직은 신경교증과 괴사를 일으키게 되며 주변 혈관들은 자동조절기 전에 장애가 발생되고 최대한 확장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갑자기 수술로 뇌동정맥기형을 제거하거나 색전술로 단락되는 혈류를 차단하면 뇌혈관기형에 유입되던 혈류가 주위뇌조직으로 분배되고 자가조절기능이 상실된 주변혈관들은 증가된 혈류량에 반응하여 수축하지 못함으로써 주위 뇌조직에 부종 혹은 출혈이 야기될 수 있다. 또, 뇌동정맥기형으로 인해 정맥혈의 배출이 제한되어 주위 정상정맥으로 혈류가 우회배출되는데, 이때 우회배출이 잘되지 못하거나 혈관내벽의 변성이 심하면 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뇌동정맥기형의 합병증으로는 간질발작과 뇌출혈이 대표적이고, 뇌출혈은 그 정도에 따라 사망에서부터 의식불명,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의 여러 가지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다.

(나) 진단과 예후 뇌동정맥기형은 대개 뇌 CT나 MRI촬영을 통해 진단되고, 이와 같이 진단된 경우 기형의 유입동맥과 유출동맥을 확인하고 병소의 크기, 부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하여 뇌혈관조영술을 실시한다.

일반적으로 뇌동정맥기형의 약 70 내지 80%가 출혈을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30년 이상의 수명이 있다고 가정하면 출혈가능성은 거의 100%), 이 기형혈관을 그대로 두면 약 2-4% 정도의 누적적 연간 출혈위험도를 가지고 있고, 출혈로 인한 이환율과 사망률은 약 50%에 이른다. 출혈이 발생한 환자의 약 23 내지 67%가 재출혈을 하는데, 최초의 1년간 재출혈률은 6% 정도, 그 후의 재출혈률은 연평균 약 2% 정도이며, 두개내 출혈로 인한 사망률은 뇌동맥류보다 낮으나 장기간의 추적검사 결과로는 약 1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동정맥기형의 자연경과에 따른 뇌출혈의 위험도 및 이에 대한 신경학적 결손의 위험을 고려할 때 대부분 환자들은 적극적인 치료의 대상이 된다. 드물지만 뇌동정맥기형이 자연적으로 소실되거나 반대로 완전적출 후에 다시 재발하는 예도 보고되어 있다.

(다) 치료방법 뇌동정맥기형의 치료목적은 출혈을 방지하고 동정맥기형으로 가는 혈류를 없애 정상뇌조직으로 혈류를 보내는 것인데, 뇌동정맥기형에 의한 두개강내 출혈의 예방에 보존적 치료는 근본치료가 될 수 없고, ① 도관(catheter)을 혈관에 삽입하고 혈관 내로 코일 등 색전물질을 주사하여 일부 뇌동정맥기형을 폐색시키는 색전술, ② 방사선을 기형 부위에 정확하게 위치시켜 조사(照射)함으로써 기형을 치료하는 정위적 방사선 수술(감마나이프 수술), ③ 외과적 수술을 통해 기형혈관을 제거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이상적인 치료방법은 신경학적 결손 없이 외과적 수술로 완전하게 기형 부위를 제거하는 것인데, 병변의 정도에 따라 어느 하나의 방법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병용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과거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를 주로 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신경방사선, 신경마취, 미세수술 및 수술기법의 발달과 더불어 집도의사의 수술 경험의 축적, 혈관의 초선택 (superselection)을 통한 색전술의 발전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즉 단순한 외과적 수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색전술을 보조적으로 사용하여 병소의 크기 등을 수술에 적합하게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수술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거대 뇌동정맥기형은 수술상 완전제거의 어려움과 함께 기형혈관의 갑작 스런 차단으로 인하여 정상동맥의 압력이 높아져서 발생되는 부종 및 출혈이 때로 문제가 되므로 병변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또는 수술 후 사망률 및 합병증의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2) 색전술의 기능 및 부작용 색전술은 도관을 초선택적으로 뇌혈관에 삽입하고 뇌혈관 내로 색전물질을 주사하여 부분적으로 뇌동정맥기형의 일부를 폐색시켜 병소의 크기를 줄이고, 수술시 접근하기 어려운 심부에서 오는 유입동맥을 수술전 폐색시킴으로써 수술을 용이하게 하거나 동정맥기형을 정위적 방사선 수술로 치료시 병소의 크기를 감소시켜 치료성공률을 높이는 등의 보조적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색전술만으로 기형의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으나, 색전술만으로 한번에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고 수술 전 또는 감마나이프 시술 전 시행하여 수술범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이용된다. 기형이 크면 클수록 방사선 수술시 주변부에 방사선이 많이 들어가서 합병증 발생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차적으로 색전술을 시행하여 기형의 크기를 줄여서 수술 또는 방사선 수술을 시행한다.

색전술의 경우 외과적 수술로 인한 신경학적 결손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시행시 색전물질의 근위부 동맥으로의 이동, 정상혈관의 폐쇄, 색전물질의 원위부로의 이동, 출혈 등 색전술 자체의 문제점과 색전술만으로 기형혈관을 완전히 폐색시키지 못하는 경우 전에 있던 증상의 재출현, 급격한 혈류의 변화로 인한 출혈, 재관류, 동정맥기형이 커지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인정근거 : 생략]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

가. 시술상의 과실 여부

(1) 원고들의 주장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걸어서 입원한 원고 P1이 이 사건 색전술을 시술받고 입원실로 돌아온 직후 중등도의 호흡곤란, 의식저하, 좌측 반불완전마비, 심호 흡현상에 간헐적인 운동신경장애를 보였고 색전술의 후유증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한 신체적인 변화가 생긴 점, 이 사건 색전술 이후 10분도 채 안되어 뇌출혈이 발견되어 2차 수술까지 하게 된 점, 이 사건 색전술 직후의 뇌 CT촬영의 결과 우측 뇌의 음영이 증가하고 우측 측뇌실이 심하게 눌린 것으로 나타난 점, 이 사건 색전술은 우측 중대뇌동맥의 피질혈관에 대하여는 40% 정도의 색전술만 시행하고 전대뇌동맥에서 공급되는 혈관은 색전술을 시행하지 않아 부분 폐색만이 이루어진 경우로서 급격한 혈류 변화에 의하여 출혈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는 점, 이 사건 색전술은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고 뇌혈관이라는 민감한 부분의 혈관이라는 점 등을 종합하면, 숙련도가 낮거나 정상적인 주의의무를 태만히 한 담당의사의 시술상의 과실 등 피고 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말미암아 위 원고에게 뇌출혈이 생긴 것이 분명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병원 의료진의 사용자인 피고는 이로 인하여 생긴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판단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의사의 의료행위의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의 여부나 그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밝혀내기가 극히 어려운 특수성이 있으므로 수술 도중 환자에게 사망의 원인이 된 증상이 발생한 경우 그 증상 발생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입증함으로써 그와 같은 증상이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겠으나, 그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입증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 4518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색전술 시행 후 위 원고에게 뇌출혈이 관찰되었고, 뇌 CT촬영 결과 뇌의 중앙선이 좌측으로 밀려나서 뇌실 내 조직들이 커진 상태로 나타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앞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및 이 법원의 YY대학교 YY 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뇌동정맥기형의 자연경과에 따른 뇌출혈의 위험도가 매우 높고, 위 원고의 경우 색전술 시술과 상관없이 이 사건 색전술 당일 뇌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으며 언제든지 출혈이 가능할 정도로 뇌동맥기형의 상태가 나빴던 점, 외과적 수술을 용이하게 하거나 방사선 수술에 의한 치료시 병소의 크기를 감소시켜 치료성공률을 높이기 위하여 색전술을 통하여 동정맥기형 부분을 부분적으로 폐색시키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점, 색전술 시술 후 급격한 뇌혈류의 변화에 의하여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점, 색전술의 시술에 있어서 시술자가 아무리 주의를 기울이더라도 의학적으로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병원 의료진의 시술상의 과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설명의무 위반 여부

(1) 원고들의 주장

동정맥기형에 대한 치료법으로는 색전술 외에 외과적 수술, 방사선 수술 등이 있으므로 피고 병원 의료진은 색전술이 최선의 선택인지 여부, 각 수술의 장단점, 색전술의 부작용 등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여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아니하여 원고들이 다른 치료방법을 선택할 기회를 잃게 한 잘못이 있다.

(2) 판단

일반적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당해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당해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뇌동정맥기형에 대한 치료법은 기형혈관 제거술, 색전술, 방사선 수술 등이 있고, 그 중 색전술은 외과적 수술로 인한 신경학적 결손을 피하거나 외과적 수술과 병행함으로써 결손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시행시 색전물질의 근위부 동맥으로의 이동, 정상혈관의 폐쇄, 색전물질의 원위부로의 이동, 출혈 등 색전술 자체의 문제점과 색전술만으로 기형혈관을 완전히 폐색시키지 못할 경우 전에 있던 증상의 재출현, 급격한 혈류변화로 인한 출혈 발생, 재관류, 동정맥기형이 커지는 등 문제점이 있고, 또, 색전술의 위험성 때문에 색전술을 반대할 경우에는 동정맥기형의 위험성을 감수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으므로,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들에게 위와 같은 색전술의 위험성과 문제점, 색전술을 시행하는 경우와 그 외 다른 치료방법 등을 선택하는 경우에 있어서의 장단점 등을 충분히 설명해 주어 원고들이 치료방법을 선택함에 있어서 위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도록 하였어야 할 것인데, 갑 제1호증의 1, 갑 제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충분히 설명하였다고 인정하기 곤란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갑 제1호증의 1,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병원의 의료진은 원고 P4에게 수술과정 및 방법에 대하여 "뇌 자기공명영상 → 뇌혈관조영술 → 우측 전두엽 뇌동정맥 기형 발견 → 경기 가능성 또는 출혈 ⇒ 크기 크나 → 혈관색전술,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수술 후 발생가능한 합병증, 후유증 및 기능장애에 대하여 혈종, 뇌출혈, 혈관박리 등 출혈 가능성, 감염, 조영제 부작용 등, 특히 뇌출혈이 큰 경우는 수술이 필요하고 사망할 가능성이 있으며, 뇌출혈이 적은 경우 약물치료로 경과관찰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설명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 병원 의료진이 위와 같은 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할 수 없다.)

3. 손해배상의 범위 및 손해배상액

가. 손해배상의 범위

의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환자에게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환자측에서 선택의 기회를 잃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데에 대한 위자료만을 청구하는 때에는 의사의 설명의무위반으로 선택의 기회를 상실하였다는 사실만을 입증함으로써 충분하고, 설명을 받았더라면 장애 등의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까지 입증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지만 그 결과로 인한 모든 손해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 중대한 결과와 의사의 설명의무위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하며, 그 그 경우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은 환자의 자기결정권 내지 치료행위에 대한 선택의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점에 비추어 환자의 생명, 신체에 대한 의료적 침습과정에서 초래된 주의의무위반의 정도와 동일시할 정도이어야 한다.

나. 인과관계의 존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뇌동정맥기형의 약 70~80%가 출혈을 초래하고, 기형혈관을 그대로 두면 매년 출혈할 확률이 누적적으로 증가되므로 대부분 환자들이 적극적인 치료의 대상이 되고 보존적 치료는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없는 점, 동정맥기 형에 대한 치료에 있어서 병변의 정도에 따라 어느 하나의 방법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병용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기형제거술을 용이하게 하거나 방사선 수술의 치료성공률을 높이기 위하여 색전술이 보조적 방법으로 이용되는 점, 원고 P1의 뇌동정맥기형의 크기가 3×3㎝정도이고, 여러 개의 동맥이 연결되고 고압 혈류였던점으로 볼 때 중등도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로서 일반적으로 3㎝이하의 크기인 경우에 시행하는 방사선 수술을 바로 시행할 수는 없고 색전술로 기형의 크기를 줄인 후 방사선 수술을 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병원의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색전술을 치료방법으로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니, 피고 병원 의료진의 설명의무위반과 위 원고의 뇌출혈로 인한 좌측 완전마비 등의 장해와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 병원 의료진의 설명의무위반으로 인하여 그 사용자인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범위는 위자료에 한정된다.

다. 위자료

이 사건 진료의 경위 및 그 결과, 설명의무위반의 정도, 원고 P1의 성별 및 나이와 원고들의 관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 P1에 대하여는 금 20,000,000원, 원고 P2에 대하여는 금 5,000,000원, 원고 P3, P4에 대하여는 각 금 2,000,000원을 위자료로 인정함이 상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PI에게 금 20,000,000원, 원고 P2에게 금 5,000,000원, 원고 P3, P4에게 각 금 2,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피고의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06. 8. 1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08. 12.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동윤

판사최유나

판사남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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