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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7.9.선고 2012두25637 판결
국가유공자요건비대상처분취소
사건

2012두25637 국가유공자요건비 대상처분취소

원고상고인

A

피고피상고인

전주보훈지청장

원심판결

광주고등법원 2012. 10. 22. 선고 (전주)2012누190 판결

판결선고

2015. 7. 9.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일부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망인이 변화된 업무의 과중 또는 그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발생하여 자살에 이르렀다거나 위 스트레스로 기왕증인 우울증이 자연적인 경과를 넘어서 악화됨으로써 자살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망인의 우울증 악화는 망인의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 40대 후반에서 50대 전반의 전환기에 맞이한 업무의 변경과 이러한 변화에의 적응실패에 따른 스트레스에 말미, 암은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공무수행과 망인의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11. 3. 29. 법률 제104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가유공자법'이라 한다) 제4조 제13호 (가)목이 정한 '공무로 인한 사망'은 공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경우를 말하고, 이는 공무원의 사망이 자해행위인 자살로 인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므로, 공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데도 사망이 자살로 인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또는 자유로운 의지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한 자살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되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2. 6. 18. 선고 2010두2736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또한 공무수행과 자살로 인한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지만,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공무원이 공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우울증 등 질병이 발생하거나 공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우울증 등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과 겹쳐서 질병이 유발 또는 악화되고, 그러한 질병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 선택 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공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자살자가 담당한 직무의 내용 · 성질·업무의 양과 강도, 우울증 등 질병의 발병 경위 및 일반적인 증상, 자살자의 연령, 신체적·심리적 상황 및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1두32898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일부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망인은 2000. 1. 1.부터 이 사건 부대 소속 예비군 동대장으로 임용되어 근무하다가 2009. 11. 1. 예비군 조직 개편으로 E 예비군 지역대의 지역대장 임용예정자로 확정되어 그 무렵부터 지역대 창설준비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0. 1. 1.부터는 지역대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② 망인이 2009. 11. 1.경 이후 담당한 업무는 지역대 사무실의 확보, 지역대 창설준비 등 기존의 예비군 동대장 업무와는 그 내용을 달리하고 그 과정에서 E와의 업무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업무수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이고, 망인이 2010. 1. 1.부터 담당한 지역 대장으로서의 업무는, 담당구역이 E 전역으로 확대됨에 따라 관리대상 인원도 크게 증가하는 등 종전에 담당하던 예비군 동대장 업무보다 과중하였다.

③ 망인은 예비군 동대장으로 근무하던 중인 2001. 4. 14.부터 재발성 우울성 장애로 치료를 받아 오다가 2003. 11. 24.경 상태가 호전되어 치료를 중단하였다. 그런데 망인이 지역대장 임용예정자로 확정되어 지역대 창설준비를 할 무렵인 2009. 12. 29.경 우울증세가 재발하여 다시 치료를 받기 시작하였고, 그 증상이 악화되어 2010. 4. 30. 중

증의 우울성 에피소드, 혼합형 불안우울장애(이하 '이 사건 정신질환'이라 한다)로 입원치료를 받게 되었고, 그로부터 약 11일 정도가 지난 2010. 5. 11. 19:35경 병실 창문으로 투신하여 사망하였다.

④ 망인은 자살 당일 손톱과 주변 살을 치아로 물어뜯는 등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였고, 병원 주치의는 망인이 직장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초조, 우울한 기분,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2009. 12. 중순경부터 발생하여 입원하였고, 입원치료 중에도 직장 업무에 대한 과도한 강박감과 자신감 결여, 불안감 등의 증상이 지속되었으며, 중증의 우울감과 불안증상이 동반되어 판단력과 충동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① 망인은 예비군 지역대대 창설과 관련한 업무 변경 등으로 인하여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무렵부터 급격히 우울증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이며, 업무 이외에 다른 요인에 의하여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망인은 2010. 4. 30. 입원당시 이미 중증의 우울증 진단을 받은 바 있고, 치료 도중에도 지속적으로 업무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였으며, 자살 당일에는 손톱을 물어뜯는 등 극도의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자살 직전 극심한 업무상의 스트레스 및 정신적인 고통으로 인하여 우울증세가 악화되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여지가 충분하므로, 망인의 공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망인의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자살을 결의하게 된 데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망인이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및 그 동기 등에 관하여 좀 더 면밀하게 따져보지 아니하고,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망인의 사망과 공무수행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국가유공자법상 공무수행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김창석

대법관이상훈

대법관조희대

주심대법관박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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