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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7. 9. 7. 선고 2016구합78936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미간행]
원고

주식회사 넥스젠바이오텍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강근)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진철)

2017. 8. 17.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6. 9. 2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 2016부해753 부당해고 구제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 기재와 같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근로자 약 20명을 사용하여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5. 10. 5. 원고와 아래의 내용이 포함된 수습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연구업무를 보조하는 연구조원으로 근무하였다.

수습근로계약서
○ 수습기간: 수습계약 시작일로부터 1 ~ 3개월
○ 수습기간은 정식 근로계약이 아닌 실무면접 개념으로 수습기간 중 근로자의 적성ㆍ자질ㆍ능력ㆍ적응도 등을 종합하여 당사 사원으로 채용 여부를 판정하고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정식사원으로 연봉근로계약을 체결한다.

다. 원고는 2016. 1. 4. 실시된 수습사원 근무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2016. 1. 13. 참가인에 대한 본채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후 2016. 1. 14. 참가인에게 해고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라.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16. 4. 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6. 1.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마. 이에 불복하여 원고가 2016. 7. 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9. 26. 이를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6. 1. 4. 실시한 참가인에 대한 근무평가 결과가 저조한 점을 주된 사유로 참가인을 본채용하지 않았는데, 참가인이 연구조원으로서 필요한 전문지식이나 업무이해력이 부족하였고, 연구팀원들과의 소통이 잘 되지 않았으므로 참가인에 대한 근무평가결과는 타당하다.

이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을 본채용하지 않은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근무평가 결과보다 참가인의 허리부상을 주된 이유로 본채용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원고가 면접과 함께 필기시험을 거쳐 참가인을 수습근로자로 채용하였고, 참가인이 근무하던 기간 중 업무 미숙 등으로 인해 지적이나 질책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참가인이 업무에 미숙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계약서 및 취업규칙 등에 본채용을 위한 기준 점수가 규정되어 있지 않으며, 참가인의 근무평가서에 항목별 평가 점수만 기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 의견이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참가인에 대한 근무평가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을 본채용하지 않은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상시적으로 인력이 부족하여 인터넷 구직사이트인 ‘사람인’,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내에 개설된 카페(카페명: 바이오 기업 취업정보 공유하기) 등을 통해 수시로 연구원 및 연구조원의 채용공고를 내고, 이를 통해 인력을 충원해 왔다.

2) 참가인도 위와 같은 채용공고를 통해 원고에게 입사지원을 하였고, 원고는 2015. 10. 1. 참가인을 대상으로 채용면접과 함께 업무에 필요한 기초 지식 보유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필기시험을 실시하였다.

3) 참가인은 필기시험 결과 15문제 중 6문제를 맞추었고, 원고 직원 소외인은 참가인을 면접한 결과 아래와 같이 평가하여 75점 만점에 48점의 면접점수를 부여하였다.

○ ppm 몰농도에 대한 공부 필요(공부하여 오겠다고 함)
○ 생물학적 기초지식이 부족
○ 연구보조원 인원 부족으로 기초지식은 부족하여 교육하여 보겠습니다.

4)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원고의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조원으로 근무하며 농도를 계산하여 시약을 제조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5) 참가인은 2015. 12. 10. 원고 사업장을 이전하는 일을 돕던 중 서랍장을 들다가 간헐적으로 있던 허리 통증이 재발하였다.

6) 참가인이 허리통증을 호소하자 원고는 참가인을 연구실이 아닌 조립실로 배치하였다.

7) 참가인이 2016년 1월 초경 산재 신청해 줄 것을 요청하자 원고의 부사장으로 있던 소외 2는 2016. 1. 11. 참가인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였다. 참가인이 그 다음날 ‘◎◎◎병원’의 소견서를 제출하자 소외 2는 다시 대학병원이 발급한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였다.

8) 원고 중앙연구소의 과장, 차장, 부장, 이사는 2016. 1. 4. 참가인에 대한 수습사원 근무평가를 실시하였는데, 이들은 100점 만점에 각각 22점, 27점, 21점, 14점을 부여하였다.

9) 참가인은 2016. 1. 14. 허리 치료를 위해 출근하지 않았고,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에게 ① 수습기간 동안 업무가 미숙하여 수습평가가 좋지 못하고, ② 허리통증으로 인해 계속 근무를 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본채용을 거부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통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6, 7, 9, 11, 12, 16, 17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3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소외인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595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거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시용계약인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참가인과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① 원고 사업장에서 연구조원은 농도를 계산하여 시약을 제조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므로 연구조원에게 농도 계산 등 생물학적 기초지식이 필요하나, 참가인은 그와 같은 생물학적 기초지식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는 참가인이 필기시험과 채용면접에서 저조한 평가를 받았음에도 참가인을 채용하였는데, 이는 연구조원의 인력이 부족하고, 참가인이 입사 후 업무를 습득할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나, 참가인은 입사 후에도 업무지식을 기대만큼 습득하지 못하였고, 입사 당시에 비해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③ 참가인은 이처럼 업무능력이 부족한데다 다른 직원들과의 소통 또한 원활하지 않아 연구인력들 간의 협업이 중요한 원고의 연구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했던 것으로 보이고, 복수의 평가자가 참가인에 대하여 한 수습사원 근무평가 점수가 공통적으로 현저히 낮았던 것은 위와 같은 점들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④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면서 업무미숙 및 수습평가 불량과 아울러 허리부상도 해고사유의 하나로 포함시키기는 하였으나, 해고통지서(갑 제6호증) 상단에서 수습평가가 본채용 거부의 주된 사유임을 밝히면서 수습평가서를 첨부한 점, 참가인이 허리부상을 입은 후에도 원고가 조립부서로 전환배치 하여 고용관계를 유지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한 주된 이유는 수습평가 결과였던 것으로 보이고, 설사 원고가 참가인의 건강상태를 아울러 고려하였다 하더라도 연구조원으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무거운 시약을 들어 올려야 하는 경우도 있는 등 실제로 허리부상이 연구조원의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데 장애가 된다는 점에서 본채용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이를 고려하였다 하여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수습기간을 며칠 도과한 후에 이 사건 해고를 하였으나, 원고는 수습기간이 만료될 무렵 참가인에 대한 근무평가를 실시하였고, 참가인의 수습기간이 만료될 무렵 참가인의 건강상태로 인해 참가인의 원활한 근무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원고가 수습기간 만료일 며칠 후에 이 사건 해고를 한 데에는 수긍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있고, 원고가 수습기간 만료일까지 본계약 거절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보한 해약권이 소멸한다거나 이를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이희수 김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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