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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창원) 2011. 1. 20. 선고 2010나1459 판결
[부당이득금][미간행]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인포스텍 (소송대리인 창원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민영)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희망에어텍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래춘)

변론종결

2010. 12. 23.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78,146,010원 및 이에 대하여 2009. 1. 24.부터 2011. 1. 2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원고는 당심에서 지연이자 청구부분을 감축하였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대한민국(해군 군수사령부)에서는 매년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7조 에 의한 일반경쟁입찰 방식에 의하여 해군 제1, 2, 3 함대와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사용하는 해군 전술자료 처리체계(Korean Naval Tactical Data System, 이하 ‘KNTDS'라고 한다)의 유지·보수 용역을 제공할 업체를 선정하여 계약을 체결하는데, 통신장비의 유지·보수 용역, 소프트웨어 설계 등을 영업으로 하는 원고는 2006. 10. 18.부터 2007. 10. 17.까지, 2007. 10. 18.부터 2008. 6. 30.까지 2회에 걸쳐 대한민국과 KNTDS의 유지·보수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른 용역을 제공하였다.

나. KNTDS에는 영국의 IHS Jane's사(변경 전 명칭 Jane's Information Group, 이하‘ Jane's사’라고 한다)에서 제공하는 군함, 항공기, 무기체계 및 군용장비에 대한 정보가 수록된 제인연감(Jane's Yearbook)을 네트워크를 통해 전자문서 등으로 제공하는 ‘Jane's Data Service'(이하 ’JDS'라고 한다)가 포함되어 있는데, JDS의 사용자는 KNTDS내에 별도로 설치된 JDS 프로그램을 실행한 후 군함, 무기체계, 군용장비 등에 대한 각종 정보를 검색하는 방법으로 이를 이용한다.

다. JDS를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2003. 1.경 KNTDS를 연구 개발한 주식회사 쌍용정보통신에서 설치하였고, 대한민국(해군 군수사령부)이 매년 체결하는 KNTDS의 유지·보수 용역계약 내용에는 JDS상의 제인연감을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그 비용도 책정되어 있다.

라. Jane's사는 적법하게 JDS 데이터의 사용 계약을 체결한 자에게 매 분기별로 업그레이드할 자료를 CD-ROM형태(HTML형식 등 컴퓨터 파일로 된 것)로 제공하고, 이러한 데이터 사용 계약은 1년(12개월)을 기준으로 체결하게 되며, 사용계약 종료시점에 갱신계약이 이루어져야 하고, 만약 계약이 갱신되지 않을 경우 Jane's사는 대한민국에게 데이터 사용의 중단 및 데이터 삭제 등의 요청을 할 수 있다.

바. 대한민국(해군 군수사령부)은 2008. 6. 25. 원고와의 KNTDS 유지·보수 용역 계약이 종료할 무렵 새로운 용역업체 선정 및 계약체결을 위해 공개입찰을 실시하였는데, 그 입찰공고문에 의하면 계약상대자는 최신 버전의 JDS 정품 데이터 사용권을 구매하여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

사. 한편 원고는 2008년도 JDS 데이터 사용 계약이 2008. 6. 29.자로 종료되게 되자, 2008. 7. 29. Jane's사와 JDS의 정품 데이터 사용계약을 사용기간 2008. 6. 30.부터 2009. 6. 29.까지로 하여 체결하였고, 2009. 1. 23. Jane's사에 그 대금으로 40,725.24 파운드(원화로 약 78,111,010원)를 지급하였고, 그 외 송금비용 등 35,000원을 지출하였다.

아. 그런데, 위 공개입찰에서 원고는 입찰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해 탈락하였고, 피고는 JDS 사용권을 구매하지 아니한 채 2008. 8. 22.부터 2009. 8. 21.까지의 KNTDS 유지·보수 용역 계약의 상대방으로 선정되어 그에 따른 계약을 체결하였다.

자. 피고는 2009. 8. 22. 경쟁입찰을 통해 2009. 8. 22.부터 2010. 8. 21.까지의 KNTDS 유지·보수 용역 계약도 재차 체결하였고, 이후 2009. 12.경 대한민국의 요청에 따라 소외 인포넷그룹 주식회사로부터 2009년분 JDS 사용권을 구매하였다.

[인정증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소외 1, 2의 각 증언, 제1심 법원의 해군 군수사령부 및 IHS Limited 한국 대표 사무소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1) 원고는 2008. 6. 30.부터 2009. 6. 29.까지 JDS의 독점 사용권한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피고가 대한민국과 KNTDS의 유지·보수 용역 계약을 체결하여 용역을 제공함에 있어서 Jane's사와 사이에 JDS에 대한 사용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원고가 확보해 둔 JDS의 독점사용권을 이용하였다.

2) 가사 원고에게 JDS에 대한 독점사용권이 없다 하더라도, 피고가 대한민국과 사이에 KNTDS 유지·보수 용역 계약용역업체로서 선정되기 위하여는 반드시 JDS를 구입하여 대한민국에 제공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구입하지 아니한 채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계약용역업체로 선정되었는바, 이는 원고가 Jane's사로부터 2008년분(2008. 6. 30.부터 2009. 6. 29.까지의 기간) JDS의 사용계약을 미리 체결하였기 때문이다.

3) 따라서 피고는 2008년분 JDS 사용권 상당의 이익을 얻었고, 원고는 위 제품의 구입비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지출한 JDS 구입비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의 JDS 사용 권한은 한국내에서의 독점적 사용 권한이 아니라 정당한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사용하는 것에 불과할 뿐 아니라, 원고가 JDS의 독점사용권자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2008. 6. 30.부터 2009. 6. 29.까지 대한민국으로부터 JDS에 대한 업그레이드 내지 정비 요청이 없어 이를 사용한 사실이 전혀 없으므로 부당이득을 한 바 없다.

3. 판단

가. JDS 사용권한이 독점사용권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가 2008. 6. 30.부터 2009. 6. 29.까지 취득한 JDS 사용권한이 독점사용권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2호증의 일부 기재, 증인 소외 1의 일부 증언과 제1심 법원의 IHS Limited 한국 대표 사무소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갑 제2, 3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소외 2의 증언과 제1심 증인 소외 1의 일부 증언, 제1심 법원의 IHS Limited 한국 대표 사무소 및 해군군수사령부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JDS의 핵심이 되는 제인연감(Jane's Yearbook)은 JDS와 같은 데이터 형식 외에도 책자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 ② Jane's Information Group 한국 대표 사무소의 대표 소외 3이 작성한 생산자/공급자 증명원(갑 제2호증)은 원고에게 제공되는 데이터가 ‘정품’임을 증명하고 있을 뿐, 원고에게 대한민국 내에서의 독점적 사용 권한이 있는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언급도 없는 점, ③ 원고가 대한민국에 대하여 JDS 프로그램 자료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볼 근거가 없는 점, ④ 피고는 2009. 8. 22. 대한민국과 재차 KNTDS의 유지·보수 용역 계약을 체결한 이후 인포넷그룹 주식회사로부터 JDS의 사용권한을 취득하여 이를 대한민국에게 제공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2008. 6. 30.부터 2009. 6. 29.까지의 JDS사용에 대한 권리는 누구나 저작권자인 Jane's사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할 수 있는 보통의 사용권한에 불과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에게 JDS에 대한 독점적 사용권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의 JDS 구입으로 인해 피고가 구입비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는지 여부

대한민국의 2008. 6. 25. KNTDS 유지·보수 용역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문에 계약상대자는 최신 버전의 JDS 정품 데이터 사용권을 구매하여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 위 JDS 사용계약이 매년 갱신이 되지 않을 경우 Jane's사는 대한민국에게 JDS 데이터 사용의 중단 및 데이터 삭제 등의 요청을 할 수 있는 사실, 원고는 2008. 7. 29. Jane's사와 사이에 JDS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금을 지급한 사실, 그런데 피고가 2008. 8. 22. JDS 사용권을 구매하지 아니한 채 용역업체로 선정된 사실, 피고가 2009년 용역업체로 재차 선정된 이후에는 새로이 2009년분 JDS 사용권을 취득하여 이를 대한민국에 제공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위 소외 1의 일부 증언과 IHS Limited 한국 대표 사무소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IHS Limited 한국 대표 사무소는 2008. 6.경 원고와의 2008년분 JDS 사용계약이 2008. 6. 29.자로 만료되고 계약갱신이 되지 않을 때 데이터 사용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원고에게 통보한 사실, 이에 원고는 그해 입찰이 지연된 사정을 설명하면서 2008. 7. 29. 앞서 본 바와 같이 Jane's사의 승인을 받아 2008년분 JDS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Jane's사가 발행한 송장(invoice)에 의거하여 대금지급을 완료한 사실, IHS Limited 한국 대표 소외 3은 만약 원고가 위와 같은 계약갱신을 하지 아니하였더라면 Jane's사로서는 당시 원고 외의 타업체 또는 대한민국으로부터 JDS 사용계약을 위해 신용을 통한 계약(credit account)을 요청받거나 견적 등을 요청받은 바가 없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제인스연감 사용권한에 대해 사용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회신한 사실, 그런데 원고의 갱신계약 이후 Jane's사는 대한민국의 2008. 6. 30.부터 2009. 6. 29.까지의 JDS 사용에 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들에 의하면, 피고는 2008. 8. 22. KNTDS 유지·보수 용역업체로 선정되면서 의무적으로 자신의 비용으로 2008년분 JDS 사용권을 구매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위와 같이 갱신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법률상 원인없이 위 2008년분 JDS 구입비 상당액의 이익을 얻었고, 원고는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원고가 지출한 2008년분 JDS 구입비 78,110,010원과 송금비 등 35,000원 합계 78,146,01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대금지급일 다음날인 2009. 1. 24.부터 원고가 구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1. 1. 20.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인용액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양석(재판장) 김진욱 손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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