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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16114 판결
[신용장대금예치금][공1998.5.1.(57),1166]
판시사항

[1] 신용장 개설의뢰인의 선적서류 점검·확인 의무

[2] 개설은행으로부터 선적서류를 인수한 개설의뢰인이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경우, 선적서류와 신용장 조건의 불일치를 이유로 신용장대금의 상환을 거절하거나 신용장대금 예치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판결요지

[1] 화환신용장의 개설은행이 수익자나 매입은행 등으로부터 선적서류를 인수하고 신용장대금을 지급한 경우에, 개설은행으로부터 그 선적서류를 인수한 개설의뢰인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선적서류를 점검·확인하고, 선적서류가 신용장 조건과 불일치하는 경우에는 상당한 기간 내에 이를 개설은행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2] 신용장 개설의뢰인이 개설은행으로부터 선적서류를 인수받은 후 상당한 기간 내에 선적서류와 신용장 조건의 불일치 사항을 개설은행에게 통지하는 등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때에는, 당해 선적서류와 신용장 조건의 불일치 사항이 그로부터 개설의뢰인의 수익자와의 계약 및 신용장 거래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의심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중대한 것임에도 개설은행이 이를 간과하였거나, 신용장개설약정에서 달리 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설의뢰인은 개설은행에 대하여 선적서류와 신용장 조건의 불일치를 이유로 하여 신용장대금의 상환을 거절하거나 신용장대금 예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

원고,상고인

대한민국

피고,피상고인

한국주택은행 (소송대리인 이재후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산하 국방부 조달본부를 통하여 1990. 11. 19. 영국 소재 유러피언 파이낸셜 컴파니 리미티드(European Financial Co. Ltd., 이하 에피코사라 한다)로부터 105mm 고폭탄 3,000발(이하 이 사건 화물이라 한다)을 대금 미화 1,524,000달러에 수입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금결제 방법으로 1990. 11. 27. 피고 은행에 신용장 개설을 의뢰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는 1990. 12. 3. 수익자를 에피코사, 유효기일을 1991. 11. 10., 선적기일을 1991. 10. 10.로 하는 금액 미화 1,524,000달러의 취소불능신용장을 개설한 사실, 원고는 1991. 12. 26. 피고에게 이 사건 신용장대금 등으로 미화 1,524,000달러를 예치하였고, 그 후 에피코사의 선적이 지연됨에 따라 피고는 원고의 요청에 따라 1992. 10. 23. 이 사건 신용장의 유효기일을 1992. 12. 20.로, 선적기일을 1992. 11. 30.로 각 변경한 사실, 그 후 피고는 1992. 12. 21. 통지은행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의 파리지점으로부터 이 사건 신용장에 기한 추심 의뢰를 받으면서 이 사건 신용장상의 선적서류인 선하증권, 상업송장 등을 송부받았는데, ① 이 사건 신용장상의 특수조건 제4항에는 수익자의 선적통지가 운송서류의 발행 30일 이전에 전신 또는 텔렉스의 방법으로 신용장 개설의뢰인과 개설은행에게 통고되어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었으나, 신용장 개설의뢰인인 원고나 개설은행인 피고는 운송서류인 선하증권이 발행되기 30일 이전에 수익자로부터 아무런 선적통지를 받은 바 없고, ② 이 사건 신용장상의 특수조건 제2항에는 신용장 개설의뢰인을 위하여 신용장의 개설일로부터 50일 이내에 보증신용장 등의 형식으로 이행보증서가 발행되어 피고를 통하여 통지되지 아니하는 한 위 신용장은 발효되지 아니한다고 기재되어 있었으나, 이 사건 신용장과 관련된 이행보증서는 신용장 개설일로부터 50일이 훨씬 지난 1992. 11. 17.에야 비로소 발급되었으며, ③ 이 사건 신용장상의 특수조건 제5항에는 수익자는 선적을 위하여 신용장 개설의뢰인에 의하여 지정된 운송주선인인 'FURNESS SHIPPING FRANCE SARI'와 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었으나, 이 사건 선하증권의 발행인은 'GUNNERSBURY. S. A.'로 되어 있고, 또 이 사건 신용장에는 도착항이 'BUSAN PORT, KOREA'로 기재되어 있었으나, 위 선하증권에는 'CHINHAE, KOREA', 상업송장에는 'BUSAN, CHINHAE, PORT KOREA', 포장명세서에는 'BUSAN PORT (CHINHAE), KOREA'로 각 기재되어 있는 등 선적서류가 신용장 조건에 엄격히 일치하지 않은 사실, 피고의 외환자금 업무담당자인 소외 1은 1992. 12. 22. 위 ①, ②항의 불일치점에 대하여는 그 내용을 확인한 후 위 ①항의 불일치점은 원고의 업무담당자인 소외 2에게 통고하고 위 ②항의 불일치점은 별문제가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여 통고하지 않았으나 위 ③항의 불일치점은 그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여 위 소외 2에게 통고하지 못한 사실, 소외 2가 소외 1로부터 위와 같은 통고를 받고서 위 ①항의 불일치점은 별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다음 최초 선적기일인 1991. 10. 10.보다 선적기일이 지체되었으니 지체상금을 공제하고 선적서류를 인수하라는 지시를 하게 되자, 소외 1은 더 이상의 확인조치를 거치지 않고 1992. 12. 24. 한국외환은행 파리지점에 신용장대금 예치금 미화 1,524,000달러에서 선적지연으로 인한 지체상금 미화 76,200달러와 수수료 등을 공제한 나머지 미화 1,447,740달러를 지급하였으며, 한국외환은행 파리지점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미화 1,447,740달러를 에피코사에 지급하였고, 이어 피고는 원고의 요구에 따라 1992. 12. 30. 지체상금 미화 76,200달러를 국고에 납입한 사실, 한편 소외 2는 1992. 12. 말경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선적서류를 인수하고서도 아무런 확인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방치한 사실, 그런데 그 후 1993. 6.경 에피코사를 대리한 소외 3으로부터 이 사건 화물이 선적되지 않았다는 서신이 도착하자 원고는 1993. 8. 11. 선적서류와 신용장 조건이 불일치한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에 대하여 위 신용장대금 예치금을 반환하여 줄 것을 요청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신용장 개설은행인 피고가 선적서류와 신용장 조건과의 불일치점 중 위 ①항의 불일치점에 대하여는 신용장 개설의뢰인인 원고에게 그 내용을 통고하였고 또 그 통고를 받은 원고가 그 불일치 여부와 관계없이 신용장대금을 지급하여도 좋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원고로서는 위 ①항의 불일치점과 관련하여서는 피고에 대하여 신용장대금 및 기타 비용의 상환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였거나 피고가 한국외환은행 파리지점을 통하여 수익자에게 신용장대금을 지급한 것을 신용장개설계약상의 위임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추인하였다고 볼 수 있고, 한편 위 ②, ③항의 불일치점에 대하여는 피고가 신용장 개설의뢰인인 원고와의 관계에 있어서 신용장거래상의 서류조사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으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선적서류를 인수한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선적서류를 조사하여 선적서류와 신용장 조건의 불일치점을 통고하거나 수익자에게 신용장대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와의 관계에 있어서 이 사건 신용장개설계약에 따른 신용장대금 지급의무를 면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위 신용장대금 예치금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고 있다.

화환신용장의 개설은행이 수익자나 매입은행 등으로부터 선적서류를 인수하고 신용장대금을 지급한 경우에, 개설은행으로부터 그 선적서류를 인수한 개설의뢰인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선적서류를 점검·확인하고, 선적서류가 신용장 조건과 불일치하는 경우에는 상당한 기간 내에 이를 개설은행에게 통지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이와 같이 개설의뢰인이 상당한 기간 내에 선적서류와 신용장 조건의 불일치 사항을 개설은행에게 통지하는 등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때에는, 당해 선적서류와 신용장 조건의 불일치 사항이 그로부터 개설의뢰인의 수익자와의 계약 및 신용장거래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의심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중대한 것임에도 개설은행이 이를 간과하였거나, 신용장개설약정에서 달리 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설의뢰인은 개설은행에 대하여 선적서류와 신용장 조건의 불일치를 이유로 하여 신용장대금의 상환을 거절하거나 신용장대금 예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 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선적서류와 신용장 조건의 불일치 사항 중 위 ①항의 불일치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신용장의 개설의뢰인인 원고가 개설은행인 피고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고 위 선적서류를 인수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한편 개설의뢰인인 원고가 수익자인 에피코사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신용장거래를 한 목적은 이 사건 화물을 수입하는 데에 있다고 할 것인바, 위 ②, ③항의 불일치점은 그로부터 원고가 위 거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의심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중대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위 선적서류를 인수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위 ②, ③항의 불일치점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원고로서는 피고에 대하여 위 신용장대금 예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원심의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법리오해, 이유모순, 판단유탈 또는 심리미진 등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지창권 신성택(주심) 송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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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7.2.14.선고 96나38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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