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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7.10.27. 선고 2017재고합25 판결
범인은닉
사건

2017재고합25 범인은닉

피고인

망 A

재심청구인

1. 피고인의 처 B

2. 피고인의 자 C

검사

서익원(기소), 공준혁(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D(담당변호사 E)

재심대상판결

서울형사지방법원 1976. 7. 7. 선고 76고합156 판결

판결선고

2017. 10. 27.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970. 3. F대학교 문리과대학 국사학과에 입학하여 4학년에 재학중이던 1974. 9. 13. 국방부비상고등군법회의에서 대통령 긴급조치 제4호 등 위반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 1975. 2. 15. 형집행정지결정으로 가석방된 자인바, 1975. 7. 중 순 일자미상 20:00경 서울 종로구 G 소재 H다방에서 F대학교 문리과 대학 동기동창생인 I, J 등으로부터 동창생인 K을 숨겨달라는 부탁을 받고, 위 K이 1975, 7. 중순경 F 대학교에서 L의 추도식을 빙자하여 감행된 F대학생들의 반정부시위를 주동함으로써 국가안전과공공질서 의수호를위한대통령 긴급조치 제9호(이하 '긴급조치 제9호'라 한다)에 위반되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로서 당국의 수배를 받고 있는 자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법경찰직원 등의 체포를 면하게 할 목적으로, 같은 날 22:00경 서울 강남구 M아파트 55동 209호 피고인의 외사촌형 N의 집에 택시로 안내하여 1975. 8. 초순까지 20일간 은신케 하고, 같은 달 초순경부터 같은 달 중순경까지는 서울 서대문구 이하 미상 소재 0의 자취방에서, 같은 달 중순경부터 같은 해 9. 하순경까지 40여일 간은 서울 성북구 P의 집에 은신케함으로써 범인을 은닉한 것이다.

2. 사건의 경과

가. 재심 대상판결의 확정

피고인은 범인은닉죄로 서울형사지방법원 76고합156호로 기소되었는데, 위 법원은 1976. 7. 7.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다음 피고인에게 징역 8월을 선고하였다(이하 '재심 대상판결'이라고 한다), 피고인은 이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76노1767호로 항소하였으나 1976. 11. 16. 항소기각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무렵 상고를 포기하여 이 사건 재심 대상판결은 1976. 11. 17. 그대로 확정되었다.

나. 재심절차의 경과

피고인은 2017. 6. 13. 이 법원에 재심 대상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고, 이 법원은 2017. 9. 4. 재심 대상판결에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유로 재심개시결정을 하였으며, 위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K은 1976, 2. 28. 서울지방법원 영등포지원 75고합371호, 76고합9호(병합)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죄로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K과 검사 모두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76노649호)은 K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으며, 위 판결은 1976. 8. 27. 그대로 확정되었다.

2) 한편, K은 2011. 6. 17.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 재고합17호로 재심을 청구하였고, 위 법원은 2013. 8. 26. K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적용법령인 긴급조치 제9호가 당초부터 위헌·무효이어서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였고, 이 판결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긴급조치 제9호를 위반한 K을 은닉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형법 제151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범인은닉죄는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K이 긴급조치 제9호가 당초부터 위헌·무효임을 이유로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이상 K은 형법 제151조의 '범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K을 은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범죄은닉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사소송법 제440조 본문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수정

판사장태영

판사장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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