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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0도3853 판결
[병역법위반][공2001.8.1.(135),1665]
판시사항

구 병역법 제65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가족과 같이 국외로 이주'의 의미 및 실제로는 상당한 기간 내에 가족과 함께 국외로 이주할 계획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가족과 함께 국외로 이주하는 것처럼 꾸며 국외여행허가를 받고 공익근무요원 소집 연기처분을 받은 경우, 같은 법 제86조 소정의 '사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구 병역법(1999. 2. 5. 법률 제57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하거나 행방을 감춘 때 또는 신체손상이나 사위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제65조 제1항 제2호는 '가족과 같이 국외로 이주하는 사람'에 대하여 공익근무요원 소집의 면제나 해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계 법령에서 병역연기 등을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가족과 같이 국외로 이주'한다는 의미는 공익근무요원 소집의 면제처분 등을 할 당시를 기준으로 실제로 가족과 함께 국외로 출국하여 그 곳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므로, 실제로는 상당한 기간 내에 가족과 함께 국외로 이주할 계획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가족과 함께 국외로 이주하는 것처럼 꾸며 국외여행허가를 받고 공익근무요원 소집 연기처분을 받았다면 같은 법 제86조에서 정하는 '사위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이보환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그 아들로서 공익근무요원소집대상자인 공소외 1(당시 20세)이 군복무를 꺼리자 병역법상 전가족이 해외로 이주할 경우 소집연기처분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악용하여 당시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등 국내에 정착하고 있어 실제로는 미국으로 이주할 의사가 없음에도 이주를 가장하는 방법으로 공소외 1의 소집연기처분을 받기로 마음먹고 공소외 1과 공모하여,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1997년 8월경 미국으로 이주할 의사가 없음에도 그 정을 모르는 외무부 담당직원 성명불상자에게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간다."는 해외이주신고를 하고, 같은 달 6일 위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해외이주신고확인서를 발급받아 같은 달 20일 서울지방병무청에게 위 확인서와 함께 병역미필자인 공소외 1의 국외여행허가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마치 전가족이 미국으로 이민가는 것처럼 가장하여 위 병무청장으로부터 국외여행허가를 받음과 아울러 해외이주를 사유로 하는 소집연기처분을 받아 사위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병역법 등 관계 법령에 의하여 만 18세부터의 병역의무자는 가족 전부가 해외이주하는 경우에만 병무청장의 국외여행허가를 받아 해외이주를 할 수 있고, 이 때에 병역의무자에 대하여 병역연기처분을 하게 되며, 병역의무는 만 35세까지 부과되는데, 위와 같이 해외이주를 한 병역의무자가 만 35세가 되기까지 국내체류가 1년 이상이 될 경우 또는 본인이 영구귀국신고를 하였을 경우 등에만 병역연기처분을 취소하고 다시 병역의무부과 대상자로 분류를 하여 병역의무를 부과하게 되고, 그 기간 동안 병역연기처분이 취소되지 않는 한 만 35세가 지나면 위 병역의무자는 병역의무부과 대상자에서 제외된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인과 피고인의 처 공소외 2의 검찰에서의 각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1997년 8월경 당시는 해외이주를 할 의도가 없고 단지 은퇴한 후의 해외이주를 고려하고 있었음에도 공소외 1의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공소외 1의 동반이민이 가능한 1998. 1. 22.(만 21세 이상의 자녀는 동반이민이 되지 아니함) 이전인 1997년 8월경에 공소외 1을 포함한 전 가족에 대하여 해외이주신고를 하고 이를 사유로 하여 공소외 1에 대하여 소집연기처분을 받았다고 추단할 여지가 상당히 있으며, 나아가 그 내세운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1997년 8월경 미국으로의 해외이주신고를 하고 같은 달 6일 해외이주신고확인서를 발급받아 같은 달 20일 병무청에 병역미필자인 공소외 1의 국외여행허가신청서를 제출하고 동인의 공익근무요원소집연기처분을 받은 다음, 피고인과 공소외 2, 공소외 1은 1998. 1. 27. 미국으로 이민출국한 후 그 곳에서 생활근거지 등을 전혀 마련하지 않은 채, 피고인은 11일만에 귀국하고, 공소외 2와 공소외 1은 이민출국 후 19일만에 귀국하여 피고인의 가족은 종전 주거지에서 계속 거주하고, 피고인은 치과의원을 계속 운영하면서 정상적인 진료활동을 하였으며, 피고인 소유의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소재 상가의 부동산임대업을 계속 영위하면서 피고인과 공소외 2 소유의 각 토지 등 국내재산을 전혀 정리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는 등 재입국 후 실제 이민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를 전혀 진행하지 아니한 사실, 공소외 1도 위와 같이 단기간 내에 재입국하여 종전대로 대학에 재학중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객관적인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일시경 공소외 2, 공소외 1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할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 더 명백해진다고 판단하고, 가사 피고인이 은퇴 후 자신의 처 공소외 2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할 의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1997년 8월경에는 공소외 1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할 의도가 없음에도 위와 같이 공소외 1로 하여금 해외이주를 사유로 한 소집연기처분을 받고, 병역의무부과 연령인 만 35세까지 국내로의 출입국을 조절하여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만 35세가 되면 병역을 사실상 면제받아 공소외 1의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마치 전가족이 미국으로 이민가는 것처럼 가장하는 사위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구 병역법(1999. 2. 5. 법률 제57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하거나 행방을 감춘 때 또는 신체손상이나 사위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제65조 제1항 제2호는 '가족과 같이 국외로 이주하는 사람'에 대하여 공익근무요원 소집의 면제나 해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계 법령에서 원심 설시와 같은 병역연기 등을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가족과 같이 국외로 이주'한다는 의미는 공익근무요원 소집의 면제처분 등을 할 당시를 기준으로 실제로 가족과 함께 국외로 출국하여 그 곳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므로, 실제로는 상당한 기간 내에 가족과 함께 국외로 이주할 계획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가족과 함께 국외로 이주하는 것처럼 꾸며 국외여행허가를 받고 공익근무요원 소집 연기처분을 받았다면 위 제86조에서 정하는 '사위행위'에 해당한다 고 할 것이다.

관련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적어도 공소사실 기재 국외여행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는 처 공소외 2 또는 아들 공소외 1과 함께 미국에서 거주할 의도나 계획이 없었는데도 공소외 1의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공소외 1과 함께 국외로 이주하는 것처럼 꾸며 공소외 1에 대한 국외여행허가를 받았다고 보기에 충분하고,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당장 미국에 이주할 준비가 되지 않아서 일단 출국하였다가 곧바로 귀국하였을뿐 미국으로 이주할 의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국외여행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공소외 1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하여 그 곳에서 거주할 의사가 없었던 이상 피고인의 행위는 사위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니,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을 유죄로 본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병역법 제86조에 정해진 병역기피 목적과 사위행위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 이규홍 손지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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