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고소인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4,400만 원 중, 디자인, 인건비 명목인 4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4,000만 원은 순수한 인테리어 물품 구입비용으로, 피고인에게 그 구매를 위탁하고 사후 정산하여 실제 구입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를 반환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그 반환을 거부한 행위는 횡령죄를 구성한다.
그러나 1심은 이와 달리 고소인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돈 전부가 인테리어 용역계약에 따른 대금이라는 전제에서 위 차액 반환을 거부한 피고인에 대하여 횡령죄의 성립을 부인하였는바,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다.
2. 판 단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을 수탁자가 임의로 소비하면 횡령죄를 구성할 수 있으나(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도2939 판결, 대법원 2009. 3. 9. 선고 2003도6733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피해자 등이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금전을 위탁한 사실 및 그 목적과 용도가 무엇인지는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도8121 판결 참조). 돌아와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검사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에게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고소인이 피고인과 사이에 인테리어 물품 구입에 관한 구매대행 계약을 체결하고, 고소인이 피고인에게 ‘인테리어 물품 구입비용’으로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4,000만 원을 위탁하였다는 점, 피고인 역시 고소인으로부터 지급받은 돈 중 인테리어 물품구입에 실제로 투여한 비용을 정산한 나머지 차액을 고소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도 그 차액의 반환을 거부하였다는 점 등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나타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