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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2. 13. 선고 2000다14361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2001.4.1.(127),649]
판시사항

[1] 종중이 그 소유의 토지를 타인 명의로 신탁하여 사정받은 것이라고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임야가 수인의 종원 명의로 등기된 경위, 임야개발비와 제세공과금 및 도지의 지출 및 납부관계 등에 비추어 임야가 종중 소유로서 종원에게 명의신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어떤 토지가 종중의 소유로서 사정 당시 타인 명의로 신탁하여 사정을 받은 것이라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사정 당시 어느 정도의 유기적 조직을 가진 종중이 존재하였을 것과 사정 이전에 그 토지가 종중의 소유로 된 과정이나 내용이 증명되거나 또는 시조를 중심으로 한 분묘의 설치 방법이나 토지의 관리 상태 등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사정 이전부터 종중 소유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많은 간접자료가 있을 때에 한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그와 같은 자료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반대되는 사실의 자료가 많을 때에는 이를 인정하여서는 아니된다.

[2] 조부의 명의로 사정되고 부친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된 임야에 관하여 장남이 개인명의로 등기하지 않고 종원 대표자들과의 공동명의로 등기한 취지는 위 임야가 종중의 소유임을 인정하거나 이를 종중에게 증여하였다고 봄이 우리의 전통적 사고방식에 부합하고, 종원이 임야에 대하여 지출한 개발비를 종중이 종원에게 지급하여 주고 종중이 임야에 대한 재산세를 납부하기 시작한 후부터는 종원이 재산세를 납부한 사실이 없으며 종중이 도지를 납부받는데 대하여 아무런 이의제기가 없었던 사정 등에 비추어 위 임야가 종중 소유로서 종원에게 명의신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남원양씨 16세호군공의제파종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관표)

피고,피상고인

피고 1 외 5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우성)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어떤 토지가 종중의 소유로서 사정 당시 타인 명의로 신탁하여 사정을 받은 것이라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사정 당시 어느 정도의 유기적 조직을 가진 종중이 존재하였을 것과 사정 이전에 그 토지가 종중의 소유로 된 과정이나 내용이 증명되거나 또는 시조를 중심으로 한 분묘의 설치 방법이나 토지의 관리 상태 등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사정 이전부터 종중 소유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많은 간접자료가 있을 때에 한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그와 같은 자료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반대되는 사실의 자료가 많을 때에는 이를 인정하여서는 아니된다 는 것이 당원의 견해이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9560 판결, 1998. 9. 8. 선고 98다13686 판결, 2000. 7. 7. 선고 99다52848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1916(대정 5년). 10. 1. 망 소외 1 명의로 사정이 이루어지기 이전부터 원고 종중이 어느 정도의 유기적 조직을 갖추고 활동을 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심이 이 사건 임야가 원래 원고 종중의 소유로서 사정 당시 종원인 소외 1 명의로 신탁하여 사정받았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그러나 망 소외 2가 1971. 1. 21.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자신과 피고 6 및 제1심 공동피고였던 제1심 공동피고 7, 제1심 공동피고 8 등 4인 공동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으로써 이 사건 임야가 원고 종중의 소유임을 인정하였거나 적어도 이 사건 임야를 원고 종중에게 증여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이 사건 임야(1980. 10. 8. 및 같은 달 12일 농지개량에 의한 분할 및 환지로 인하여 이 사건 1, 2, 3 부동산으로 되었다.)는 1916. 10. 1. 소외 1 명의로 사정되어 1936. 3. 30. 그의 장남 소외 4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되었다가 그 후 1971. 1. 21. 임야소유권이전등기에관한특별조치법(법률 제2111호)에 의하여 소외 4의 장남인 소외 2와 피고 6 및 제1심 공동피고였던 제1심 공동피고 7, 제1심 공동피고 8 등 4인 공동명의로 1956. 12. 1.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 원고 종중은 남원양씨 16세손 호군공 윤형(윤형)의 6세손인 의제공 환(환)을 중시조로 하여 성립된 종중인바, 의제공 '환'은 슬하에 장남 소외 5, 차남 소외 6, 3남 소외 7을 두었는데 소외 2와 피고 6은 장남 소외 5의, 제1심 공동피고 7은 3남 소외 7의, 제1심 공동피고 8은 차남 소외 6의 각 지손인 사실, 이 사건 임야에는 의제공 '환'의 묘와 그 선후대의 분묘 58기가 설치되어 있는 사실, 소외 3은 조카인 소외 2를 대신하여 이 사건 임야를 관리하여 오던 중 위 분묘들을 보존하기 위하여 1965년경부터 5년 동안 의제공의 후손들 중 소외 2, 제1심 공동피고 7을 포함한 19명으로부터 매년 백미 일정량을 수령하여 그 비용으로 1970년경부터 1975년경까지 의제공 및 선조의 분묘에 석물 및 비석 등을 설치한 사실, 원고 종중은 1975년경부터 위 분묘를 관리하면서 관습에 따라 매년 가을경 이 사건 임야에서 의제공을 비롯한 선대의 시향제 등을 봉행하여 온 사실, 피고 6은 이 사건 임야 중 밭으로 개간된 이 사건 2, 3 부동산을 혼자 경작하여 왔는데 1985년경부터 6회에 걸쳐 소외 2가 아닌 제1심 공동피고 7에게 1년에 백미 2두에 해당하는 금 12,000원 내지 20,000원을 지급하였고, 원고 종중은 제1심 공동피고 7을 통하여 피고 6으로부터 받는 위 금원 등으로 시향제의 제물 등 비용에 충당하여 왔던 사실, 원고 종중은 1985년 음력 10월 10일 종중회의를 개최하고 종중회의록을 작성하였으며 1985년경부터 이 사건 1, 2, 3 부동산(이 사건 임야)에 대한 재산세를 납부하여 온 사실 등을 인정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이러하다면, 원고 종중은 적어도 소외 3이 이 사건 임야에 설치된 선대 분묘들을 보존하고 석물 등을 설치하기 위하여 의제공의 후손들로부터 매년 백미 일정량을 수령하기 시작한 1965년경부터는 어느 정도의 유기적인 실체를 갖추었다고 할 것이고(갑 제17호증의 14의 금전출납내역에 의하면, 소외 3이 위와 같은 목적으로 조직한 상석계는 소외 7을 지칭하는 경제공파, 소외 5를 지칭하는 사용공파, 소외 6을 지칭하는 학생공파로 나누어 백미 거출내역이 기재되어 있다.), 소외 2가 자신의 망부인 소외 4로부터 상속받은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자신의 명의로 등기하지 아니하고 아무런 실체적 원인관계 없이 의제공 '환'의 장남가의 후손인 자신과 피고 6(소외 3의 아들) 이외에도 의제공의 3남가의 후손인 제1심 공동피고 7, 차남가의 후손인 제1심 공동피고 8을 공유자에 포함시켜 위와 같이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취지는 원고 종중과 등기명의인들의 관계 및 이 사건 임야에 선대의 분묘가 다수 존재하는 상태에서 소외 2가 이 사건 임야를 개인적으로 처분하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점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임야의 실질적 소유관계를 떠나 소외 2가 이 사건 임야를 의제공 '환'을 공동선조로 하는 원고 종중의 소유임을 인정하거나 원고 종중에게 이를 증여함으로써 이 사건 임야를 종중재산으로 하여 영구 보존하게 할 의사였다고 봄이 우리의 전통적 사고방식에 부합한다.

그리고 위 4인 공동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할 당시 의제공의 장남인 소외 5의 장손이 살아 있었고, 제1심 공동피고 8과 제1심 공동피고 7은 의제공의 차남가와 3남가를 대표할 만한 장손이 아닌 지손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종중 소유의 토지를 종손에게만 명의신탁하여야 한다는 관습도 존재하지 아니하고, 종중재산을 종손 아닌 종원에게 명의신탁함이 관습에 어긋나는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대법원 1993. 6. 25. 선고 93다9200 판결, 2000. 1. 14. 선고 99다 4795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임야의 명의사정인은 소외 2의 조부로서 소외 2의 개인재산으로 추정함이 상당함에도 이를 종산으로 하여 의제공의 차남가와 3남가의 후손과 함께 공동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게 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종손을 배제하고 장남가의 대표로 소외 2, 피고 6을, 그리고 차남가와 3남가의 대표로 당시 원고 종중의 업무에 협력하고 있던 제1심 공동피고 8, 제1심 공동피고 7을 각 선정한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또한, 소외 2가 기독교 신자로서 종중사에 무관심하였고, 현재 동인의 상속인들인 피고 1 등이 이 사건 임야에 관한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종중재산의 대표자를 반드시 종손이나 문장으로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9523 판결 참조), 위 4인 공동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 2를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재산관리에 있어 대표자로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여 동인이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정은 이 사건 임야를 원고 종중의 소유로 한 것이 아니라고 볼 증거는 되지 아니한다.

원심은, 소외 2가 이 사건 임야를 개간하기 위하여 1977. 8. 24. 충북 청원군 강내면 단위농협으로부터 농업개발대출금 명목으로 개발비 금 56,565원을 대출받아 1984년경까지 이를 분할변제하는 등 이 사건 임야에 조림 등을 하면서 이를 관리하여 왔고, 1984년경까지 재산세 등을 납부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지만,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임야 중 위 개발비로 개간된 전 부분(이 사건 2, 3 부동산)은 피고 6이 이를 경작하여 왔는데, 원고 종중은 1977. 11. 20.경 위 개발비를 피고 6에게 지급하였음을 알 수 있고(갑 제17호증의 21의 종중계록내용은 갑 제17호증의 32의 필적감정서에 의하여 그 작성연도가 1977년경으로 추정되므로 쉽게 배척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 종중에서 1980. 7. 1. 강내지구 환지청산징수금 155,815원을 소외 2 명의로 농업진흥공사 충북지사에 납부한 사실과 1985년경부터는 원고 종중이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재산세를 납부하여 오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사실만으로 이 사건 임야가 원고 종중의 소유가 아니라는 반증이 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기록에 의하면 소외 2는 이 사건 임야에 인접한 주소지에서 거주하다가 1991. 2. 25. 사망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원고 종중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를 납부하기 시작한 1985년경 이후에는 소외 2나 그 상속인들이 재산세를 납부한 일이 없고, 피고 6은 1985년경부터 6회에 걸쳐 이 사건 2, 3부동산에 대한 도지를 원고 종중에게 납부하여 왔음에도 소외 2가 사망할 때까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위 4인 공동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됨으로써 이 사건 임야가 원고 종중의 소유로 확정되고, 위 4인 공동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원고 종중이 위 4인에게 명의신탁을 한 것이라는 유력한 증거가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소외 2가 1971. 1. 21.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자신 등 4인 공동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으로써 이 사건 임야가 원고 종중의 소유임을 인정하였거나 적어도 이 사건 임야를 원고 종중에게 증여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가볍게 배척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서성 유지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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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고등법원 2000.2.9.선고 99나3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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