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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창원지방법원 2008. 2. 12. 선고 2007노1311 판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미간행]
판시사항

[1] 피고인이 진술을 거부한 것을 죄책에 대한 인정이라거나 방어권의 포기로 해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진술을 거부하는 피고인에게 계속 진술을 요구하면서 그 거부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증거로 제출한 것은 위법수사에 해당하여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한 사례

[2]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발부된 압수·수색영장 없이 피고인의 숙소를 수색하여 압수한 경우, 압수물과 그에 대한 감정결과는 위법수집증거 및 위법수집증거의 파생증거에 해당하므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체포 당시 피고인에게 메스암페타민이 투약되어 있었다는 사실 외에 피고인이 ‘자의로’ 투약했는지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피고인이 진술을 거부한 것을 죄책에 대한 인정이라거나 방어권의 포기로 해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진술을 거부하는 피고인에게 계속 진술을 요구하면서 그 거부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증거로 제출한 것은 위법수사에 해당하여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한 사례.

[2] 피고인이 체포된 상태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발부된 압수·수색영장 없이 경찰관이 피고인의 숙소를 수색·압수하였다면, 그로 인한 압수물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고 그에 대한 감정결과 역시 위법수집증거의 파생증거에 해당하므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과 검사

검사

강호정

변 호 인

변호사 박대범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원심법원이 증인 공소외 1, 2, 3, 4의 각 법정 진술, 공소외 5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공소외 6 진술부분 포함), 각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과 수사보고(수사기록 제11-16쪽, 제17-22쪽), 감정결과 유선통보, 감정결과회보, 범죄경력조회, 수사보고(출소일자 확인보고)를 증거로 하여 “피고인은 2006. 5. 18. 창원지방법원에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로 징역 8월을 선고받아 2006. 5. 21. 마산교도소에서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한 자인바, 마약류 취급자가 아닌데도, ① 2007. 3. 8.경부터 2007. 3. 17.경까지 사이에 진주시 장대동에 있는 ○○○모텔 307호실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 불상량을 불상의 방법으로 1회 투약하고, ② 2007. 3. 17. 07:50경 ○○○모텔에서 메스암페타민 불상량을 일회용 주사기 2개에 나누어 보관하여 이를 소지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였음에 대하여,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원심판결 범죄사실을 기재 각 죄를 범한 사실이 없는데도 그 판시 범죄사실을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의 오인이 있다는 것이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원심판결에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다는 것이므로 살피건대, 심리한 결과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의 위반과 사실의 오인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2. 이 법원에서 일부 변경된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2006. 5. 18. 창원지방법원에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죄로 징역 8월을 선고받아 2006. 5. 21. 마산교도소에서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한 자인바, 마약류 취급자가 아닌데도, ① 2007. 3. 17.경 경상남도 진주시 장대동에 있는 ○○○모텔 307호실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 불상량을 불상의 방법으로 1회 투약하고, ② 2007. 3. 17. 07:50경 ○○○모텔에서 메스암페타민 불상량을 일회용 주사기 2개에 나누어 보관하여 이를 소지하였다.”는 것이다.

3. 공소사실 제1항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과 공소외 4, 7이 이 법정에서 한 진술과 공소외 1, 2, 3, 4가 원심법정에서 한 진술에 관련 증거를 종합하면, 피고인이 2007. 3. 17. 07:50경 체포될 당시 메스암페타민에 투약되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것만으로는 피고인이 ‘자의로’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고, 피고인이 경찰과 검찰에서 진술을 거부한 뒤 원심법정과 이 법정에서 아는 후배들이 피고인의 숙소를 다녀간 후 피고인에게 이상증세가 나타났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검사는 피고인이 경찰과 검찰에서 진술을 거부한 것은 피고인이 죄책을 인정하거나 방어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바, 피고인이 경찰과 검찰에서 진술을 거부한 것은 헌법형사소송법이 피고인에게 부여한 권리의 행사이므로 그러한 권리행사를 두고 피고인이 죄책을 인정하거나 방어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진술을 거부하였으면 그것은 권리의 행사이므로 즉시 피고인에 대한 신문을 중단하여야 할 것인데도 피고인을 신문하던 경찰은 계속하여 피고인에게 진술을 요구하면서 그 거부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검사로 하여금 피고인의 범죄성 내지 악성을 증명하는 증거로 제출하도록 한 것은 위법수사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이 경찰과 검찰에서 보인 행태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자료가 될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자의로’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4. 공소사실 제2항에 관하여 살피건대, 공소외 4와 공소외 7이 이 법정에서 한 진술에 관련 증거를 종합하면, 진주경찰서 소속 사법경찰리인 경사 공소외 4 등은 피고인의 숙소에서 피고인이 체포된 뒤 3시간 가량 지난 뒤 적법한 절차로 발부된 압수ㆍ수색 영장이나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의사결정 없이 피고인의 숙소에 찾아가 수색을 한 끝에 ‘필로폰 가루를 보관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1회용 주사기 1개’, ‘필로폰을 희석시켜 투약하며 남은 잔량으로 보이는 1회용 주사기 1개’와 ‘빨간색 주사기 뚜껑 1개’를 발견하고 영장 없이 이를 압수한 사실, 공소외 4 등은 임의로 그 주사기 2개에 물을 넣은 다음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남부분소에 그 내용물에 대한 감정을 의뢰한 사실, 그 내용물에 대한 감정결과에 따르면 그 주사기 2개에서 메스암페타민 ‘양성’ 반응이 나타난 것은 분명하지만, 그 주사기 안에 있던 메스암페타민의 양에 관해서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공소외 4 등이 수색ㆍ압수하여 감정의뢰한 주사기 2개는 권한 없는 자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색ㆍ압수한 물건으로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고, 그 내용물에 대한 감정결과는 위법수집증거에서 파생된 증거에 해당하므로 모두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할 수 없고, 그 감정결과에 따르더라도 그 주사기 2개 안에 있던 메스암페타민의 양이 투약하거나 다른 불법 용도로 사용함에 적합한 정도였다고 인정할 수도 없으며, 검사가 제출ㆍ신청한 다른 증거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메스암페타민을 보관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5. 그렇다면 이 사건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강구욱(재판장) 이미정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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