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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1다65236 판결
[손해배상(기)][공2004.1.15.(194),98]
판시사항

[1] 행정처분이 후에 항고소송에서 취소된 사실만으로 당해 행정처분이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이 경우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요건과 그 판단 기준

[2] 법령에 의한 국가시험에 있어 시험문항의 출제 및 정답결정에 오류가 있어 합격자 결정이 위법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공무원 내지 시험위원의 고의ㆍ과실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한 판단 기준

[3] 공인회계사 1차 시험 출제위원의 출제 및 정답결정의 오류로 인하여 수험생에 대한 불합격처분이 취소된 경우,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을 만큼 시험관련 공무원이나 시험위원들에게 그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한 고의·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어떠한 행정처분이 후에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었다고 할지라도 그 기판력에 의하여 당해 행정처분이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 행정처분의 담당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며, 이 때에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피침해이익의 종류 및 성질, 침해행위가 되는 행정처분의 태양 및 그 원인, 행정처분의 발동에 대한 피해자측의 관여의 유무, 정도 및 손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법령에 의하여 국가가 그 시행 및 관리를 담당하는 시험에 있어 시험문항의 출제 및 정답결정에 오류가 있어 이로 인하여 합격자 결정이 위법하게 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공무원 내지 시험출제에 관여한 시험위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해당 시험의 실시목적이 시험에 응시한 개인에게 특정한 자격을 부여하는 개인적 이해관계 이외에 일정한 수준의 적정 자격을 갖춘 자에게만 특정 자격을 부여하는 사회적 제도로서 그 시험의 실시에 일반 국민의 이해관계와도 관련되는 공익적 배려가 있는지 여부, 그와 같은 시험이 시험시행 당시의 법령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국가기관 내지 소속 공무원이 구체적 시험문제의 출제, 정답 결정, 합격 여부의 결정을 위하여 해당 시험과목별로 외부의 전문 시험위원을 적정하게 위촉하였는지 여부, 위촉된 시험위원들이 문제를 출제함에 있어 최대한 주관적 판단의 여지를 배제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해당 과목의 시험을 출제하였는지 및 같은 과목의 시험위원들 사이에 출제된 문제와 정답의 결정과정에 다른 의견은 없었는지 여부, 제1차 시험의 오류를 주장하는 응시자 본인에게 사후에 국가가 제1차 시험의 합격을 전제로 제2차 시험의 응시자격을 부여하였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시험관련 공무원 혹은 시험위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시험의 출제와 정답 및 합격자 결정 등의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고, 이로 인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어야 한다.

[3] 공인회계사 1차 시험 출제위원의 출제 및 정답결정의 오류로 인하여 수험생에 대한 불합격처분이 취소된 경우,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을 만큼 시험관련 공무원이나 시험위원들에게 그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한 고의·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선정당사자),피상고인

원고(선정당사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두우 담당변호사 김승렬 외 1인)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와 기록에 의하여, 구 공인회계사법(1998. 1. 13. 법률 제55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 , 제5조 , 제6조 , 구 공인회계사법시행령(1998. 4. 1. 대통령령 제157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 제3조 , 제6조 에 의하여 피고 산하 재정경제원장관(후에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재정경제부장관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하 '재정경제부장관'이라 부른다)이 1998. 3.경 제33회 공인회계사시험 제1차 시험(이하 '이 사건 시험'이라 한다)을 실시하기 위하여 시험위원회를 설치하고, 당시 증권감독원장은 시험위원회 위원장으로서 1998. 3. 23. 1998년도 제1차 공인회계사 시험위원회를 개최하여 시험문제의 출제 및 시험방법에 관하여 심의·의결한 후 시험위원으로서 주로 40대 중반 내지 30대 후반의 종합대학에서 부교수 이상의 교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사람 중에서 위촉하되,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 소재 대학 교수를 안배한다는 등의 선정기준을 마련하여, 이 사건 시험의 시험과목당 3명씩의 시험출제위원을 위촉한 사실, 이 사건 시험의 경영학 시험출제위원들은 경영학 과목 [6]번 문제(책형 1형 기준)로 "[6] 다음 중 경영정보시스템의 주요 구성요소가 아닌 것은? ① 컴퓨터통신망 ② 소프트웨어 ③ 처리절차 ④ 하드웨어 ⑤ 데이터베이스"라는 문제를 출제하고 그 정답으로 ①항을 결정하였는데, 원고 등은 1998. 3. 29. 시험에 각 응시하여 위 문제의 정답으로 ①항이 아닌 다른 항을 각 선택한 사실, 재정경제부장관은 위 문제에 대한 정답을 ①항으로 하여 채점한 결과 시험위원회가 결정한 합격점수는 평균 70.66점(정답 문항 수 106항)인데, 이 사건 문제를 틀린 것으로 처리된 원고 등의 점수는 각 평균 70.00점(정답 문항 수 105항)인 것으로 나타나 원고 등에 대하여 불합격처분을 한 사실, 원고는 위 문제의 출제 및 채점에 오류가 있다는 이유로 재정경제부장관을 상대로 불합격처분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후 위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되었고, 이에 재정경제부장관은 2000. 1. 8. 불합격처분을 받았던 96명의 응시자들에 대한 불합격처분을 취소하고 2000년 실시 제35회 공인회계사시험 및 2001년도에 실시하는 제36회 공인회계사시험의 각 제1차 시험을 면제한 사실, 경영정보시스템(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MIS)은 기업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도록 미리 정보를 수집·보관하였다가 필요한 때에는 즉시 검색, 분석, 처리하여 제공하는 전기업적 시스템 또는 경영활동과 관련이 있는 데이터를 수집·분류하고 처리하여 이들 데이터를 의사결정과 관련하여 유용한 정보로 변환하는 데에 이용되는 일련의 체계화된 정보처리시스템인데 1970년대 경영정보학의 대가인 데이비스(Gordon B. Davis)가 저서에서 경영정보시스템의 물리적 구성요소(physical components)로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운영절차(procedures), 운영요원의 5가지를 열거한 이래 경영정보학 분야에서 지배적인 이론으로 받아들여졌으나, 1990년대에 컴퓨터의 사용이 급증하고 컴퓨터를 통한 통신이 발달·보편화됨에 따라 경영정보 분야에서도 컴퓨터통신망을 정보시스템의 주요 구성요소로 인식하게 된 각 사실을 인정한 후, 이 사건 문제의 5개 답항이 모두 경영정보시스템의 주요 구성요소에 포함되므로 이 사건 문제의 정답은 없기 때문에 시험출제위원의 출제 및 정답결정은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고, 공인회계사시험의 실시기관인 피고 산하 재정경제부장관은 이 사건 시험의 출제 및 채점 등의 업무를 위임받아 처리한 증권감독원장, 시험위원회 소속 위원 및 시험출제위원 등을 지휘·감독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채 원고 등에 대하여 위법한 불합격처분을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 등이 이 사건 시험에서 위법한 불합격처분을 받음으로써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그 정신적 손해로서 피고는 원고 등에게 위자료로 각 1,000만 원씩의 지급을 명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어떠한 행정처분이 후에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었다고 할지라도 그 기판력에 의하여 당해 행정처분이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 행정처분의 담당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며, 이 때에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피침해이익의 종류 및 성질, 침해행위가 되는 행정처분의 태양 및 그 원인, 행정처분의 발동에 대한 피해자측의 관여의 유무, 정도 및 손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다70600 판결 , 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0다12679 판결 각 참조). 법령에 의하여 국가가 그 시행 및 관리를 담당하는 시험에 있어 시험문항의 출제 및 정답결정에 오류가 있어 이로 인하여 합격자 결정이 위법하게 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공무원 내지 시험출제에 관여한 시험위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해당 시험의 실시목적이 시험에 응시한 개인에게 특정한 자격을 부여하는 개인적 이해관계 이외에 일정한 수준의 적정 자격을 갖춘 자에게만 특정 자격을 부여하는 사회적 제도로서 그 시험의 실시에 일반 국민의 이해관계와도 관련되는 공익적 배려가 있는지 여부, 그와 같은 시험이 시험시행 당시의 법령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국가기관 내지 소속 공무원이 구체적 시험문제의 출제, 정답 결정, 합격 여부의 결정을 위하여 해당 시험과목별로 외부의 전문 시험위원을 적정하게 위촉하였는지 여부, 위촉된 시험위원들이 문제를 출제함에 있어 최대한 주관적 판단의 여지를 배제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해당 과목의 시험을 출제하였는지 및 같은 과목의 시험위원들 사이에 출제된 문제와 정답의 결정과정에 다른 의견은 없었는지 여부, 제1차 시험의 오류를 주장하는 응시자 본인에게 사후에 국가가 제1차 시험의 합격을 전제로 제2차 시험의 응시자격을 부여하였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시험관련 공무원 혹은 시험위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시험의 출제와 정답 및 합격자 결정 등의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고, 이로 인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1다33789, 33796, 33802, 33819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를 보건대, 공인회계사법에 의하여 시행되는 공인회계사시험은 공인회계사라는 자격을 부여 받고자 하는 자에게 필요한 학식과 능력의 유무를 검정하기 위한 시험으로서의 사회적 제도이므로 그 합격 여부의 결정과 관련된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법익은 개인적 이익 이외에 사회적 내지 공익적 법익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는 점, 이 사건 문제된 공인회계사 자격시험의 경우 시험의 관리를 담당하는 국가기관 내지 소관 공무원은 법령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구체적 시험문제의 출제, 정답 결정, 합격 여부의 결정 등에 관여할 시험위원으로서 각 과목별로 외부의 전문가를 선정, 위촉한 후 그와 같은 외부 시험위원들에 의하여 이 사건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위 문제의 출제당시에는 해당 과목의 시험위원들 사이에 문제의 적정성과 정답 결정에 대하여 별다른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이 사건 시험은 수차례의 단계적 시험을 통과하여야 일정한 자격이 주어지는 경우에 있어 최초의 제1차 시험으로서 다음 단계의 제2차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객관식 시험이고, 시험출제와 채점을 위한 일응의 기준이 제시된다고 하더라도 객관식 시험방식의 한계로 인하여 분쟁의 소지를 일정 부분 안고 있는 점, 이 사건 원고들의 경우 불합격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에서 이미 승소 확정하여 이후에 실시된 공인회계사 제2차 시험에 2회에 걸쳐 응시할 수 있는 지위가 부여된 점, 이 사건의 쟁점이 된 시험문제의 경우 출제 당시 참여한 복수의 시험위원들 사이에는 시험문제의 출제와 정답의 선정에 이견(이견)이 없었으나, 후에 법원의 재판과정을 통하여 학회와 전공과목 여하에 따라 문제의 정당성과 정답의 적정성 여부에 대하여 다른 견해가 제시되었을 뿐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완전히 귀일되지는 않고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의 경우 손해의 전보책임을 시험을 관리한 국가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에게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을 만큼 시험관련 공무원이나 시험위원들에게 그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한 고의·과실이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의 판단에는 위와 다른 견해에서 이 사건 시험관련 공무원 혹은 시험위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직무집행상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상고는 이유 있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기로 한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박재윤(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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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1.9.12.선고 2001나16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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