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직후 피해자에게 병원에 가자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도망가려 하여 연락처만 적어준 후 바로 보험회사에 사고접수를 하고 인근 파출소에 이 사건 사고를 신고하였으므로, 피고인이 구호조치 없이 이 사건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도주한 것이라 볼 수 없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폭 4.8m의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아들 소유의 차량을 운전하여 가던 중 자전거를 타고 반대방향으로 내려오던 피해자를 정면으로 충격한 사실, ② 이 사건 사고에 따른 충격으로 피해자는 입술에 피가 난 채로 위 차량의 본네트 위에 걸쳐져 있는 상태였고, 피해자가 타고 있던 자전거의 앞바퀴가 휘어진 사실, ③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 후 피고인에게 가슴이 아프다는 말을 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목걸이에 적혀있던 전화번호로 연락을 취해 봤으나 연결이 되지 않은 사실, ④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가 가지고 있던 수첩에 “G 연락주세요”라는 메모를 기재한 후 이 사건 사고 현장을 벗어난 사실, ⑤ 피고인이 떠난 후 이 사건 사고의 목격자인 F은 피해자가 다니던 교회에 가서 위와 같은 사정을 전한 후 교회 사람들에게 피해자를 인계해 준 사실, ⑥ 피해자는 지능지수 49 정도의 정신지체장애 2급으로서 6~7세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 및 피고인이 당시 피해자의 외관, 말투 및 행동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신지체 장애인임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