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21.7.29. 선고 2020도16276 판결
전기통신사업법위반
사건

2020도16276 전기통신사업법위반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정동운(국선)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10. 30. 선고 2020노1093 판결

판결선고

2021. 7. 29.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타인통신매개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위반의 점 관련

가. 공소사실의 요지

보이스피싱 조직은 중국 등 해외에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금융기관 또는 수사기관 등을 사칭하여 금원을 편취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하는 조직으로, 성명불상 총책은 조직원간 유기적인 연락을 관리하는 역할을, 성명불상 콜센터 상담직원은 국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금원 송금 요구를 하는 역할을, 성명불상 중간 조직책(텔레그램 대화명 "(생략)", 카카오톡 대화명 "(생략)")은 위와 같이 성명불상 총책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콜센터에서 인터넷망으로 접속하면 국내 휴대전화번호로 변경되어 피해자들의 전화기에 표시되도록 하는 통신장비(Voice Over IP Gateway, 이하 'VoIP 게이트웨이'라고 한다)를 관리하는 역할을, 피고인은 성명불상 중간 조직책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국내에 있는 사무실 등에 직접 VoIP 게이트웨이를 설치·관리하는 역할을 각각 분담하기로 순차 모의하였다.

누구든지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이를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4. 2.경 서울 구로구 (주소 1 생략)에서, 2020. 4. 5.경 서울 구로구 (주소 2 생략)에서 성명불상자의 지시를 받아 위 각 장소에 VoIP 게이트웨이를 인터넷과 연결하는 방법으로 설치하거나 설치된 VoIP 게이트웨이에 유심칩을 장착하는 등 위 VoIP 게이트웨이를 관리하면서, 위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2020. 4. 6.경 불상지에서 위 VoIP 게이트웨이에 장착된 국내 이동통신 전화번호인 '(전화번호 생략)'를 사용하는 전화로 송신할 수 있도록 매개한 것을 비롯하여, 같은 날 위와 같은 방법으로 총 89회에 걸쳐 타인의 통신을 매개함으로써, 성명불상자 등과 공모하여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 역무를 이용하여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제1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성명불상자 등과 공모하여 다른 사람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송신인의 전화번호를 변작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이상 피고인에게 VoIP 게이트웨이를 설치하고 유심카드를 장착하고 관리하도록 지시한 성명불상자나 VoIP 게이트웨이를 이용하여 국내 이동통신 전화번호로 송신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모두 피고인과의 관계에서 발신번호 표시 변작으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위반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이 위 보이스피싱 조직원들로 하여금 국내 이동통신 전화번호로 송신할 수 있도록 한 것을 '타인'의 통신을 매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 본문은 '누구든지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이를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이는 정당한 권한 없이 다른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자신이 제공받는 역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역무를 제공함으로써 전기통신사업자의 사업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통신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취지의 조항이다(헌법재판소 2002. 5. 30. 선고 2001헌바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여기에서 '타인의 통신을 매개'한다는 것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 사이의 통신을 연결해 주는 행위를 의미하고, 위 조항의 문언과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매개되는 통신의 당사자가 통신의 매개를 요청하거나 통신 매개 행위에 관여하였다 하더라도 위 조항 본문이 정한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매개되는 통신의 당사자가 통신 매개 행위자와의 관계에서 다른 범죄행위의 공범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위 조항 단서 각 호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 통신 매개 행위는 위 조항 본문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VoIP 게이트웨이를 인터넷과 연결하는 방법으로 설치하거나 설치된 VoIP 게이트웨이에 제3자 명의로 개통된 유심을 장착하는 등 위 VoIP 게이트웨이를 관리하면서,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위 VoIP 게이트웨이에 장착된 유심을 이용하여 보이스피싱 피해자들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도록 매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보이스피싱 피해자들 사이의 통신을 매개하는 행위로서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에서 금지하는 '타인통신 매개'에 해당하므로, 전기통신사업법 제97조 제7호, 제30조 본문 위반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것은 타인통신 매개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무등록 기간통신사업으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위반의 점 관련

가.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전기통신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재정 및 기술적 능력, 이용자 보호계획, 그 밖에 사업계획서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갖추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4. 2.경 서울 구로구 (주소 1 생략)에서, 2020. 4. 5.경 서울 구로구 (주소 2 생략)에서 성명불상자의 지시를 받아 위 각 장소에 VoIP 게이트웨이를 인터넷과 연결하는 방법으로 설치하거나 설치된 VoIP 게이트웨이에 유심칩을 장착하는 등 위 VoIP 게이트웨이를 관리하면서, 위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2020. 4. 6.경 불상지에서 위 VoIP 게이트웨이에 장착된 국내 이동통신 전화번호인 '(전화번호 생략)'를 사용하는 전화로 송신할 수 있도록 매개한 것을 비롯하여, 같은 날 위와 같은 방법으로 총 89회에 걸쳐 타인의 통신을 매개함으로써, 성명불상자 등과 공모하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등록하지 아니하고 기간통신사업을 영위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타인'에게 통신역무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고 전기통신사업법상 등록의무를 부담하는 기간통신사업자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전기통신사업법 제6조 제1항은 '기간통신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갖추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전기통신사업법 제95조 제3호제6조 제1항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고 기간통신사업을 경영한 자를 처벌한다.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하면, '기간통신사업'은 전기통신회선설비를 설치하거나 이용하여 기간통신역무를 제공하는 사업이고(제5조), '기간통신역무'란 전화·인터넷접속 등과 같이 음성·데이터·영상 등을 그 내용이나 형태의 변경 없이 송신 또는 수신하게 하는 전기통신역무 및 음성·데이터·영상 등의 송신 또는 수신이 가능하도록 전기통신회선설비를 임대하는 전기통신역무를 말하며(제2조 제11호 본문), '전기통신역무'란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하여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전기통신설비를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하고(제2조 제6호), '전기통신설비'란 전기통신을 하기 위한 기계·기구·선로 또는 그 밖에 전기통신에 필요한 설비를 말한다(제2조 제2호).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보이스피싱 조직은 그 조직원 등을 통하여 서울 구로구 (주소 1 생략)에서, 서울 구로구 (주소 2 생략)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VoIP 게이트웨이와 타인 명의로 개통된 유심을 마련하여 피고인에게 제공하였다.

나)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중간 조직책(텔레그램 대화명 "(생략)", 카카오톡 대화명 "(생략)")의 지시를 받아 2020. 4. 2.경 서울 구로구 (주소 1 생략)에서, 2020. 4. 5.경 서울 구로구 (주소 2 생략)에 VoIP 게이트웨이를 인터넷과 연결하는 방법으로 설치하거나 설치된 VoIP 게이트웨이에 제3자 명의로 개통된 유심을 장착하는 등 위 VoIP 게이트웨이를 관리하였다.

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2020. 4. 6.경 89회에 걸쳐 위 VoIP 게이트웨이에 장착된 유심을 이용하여 보이스피싱 피해자들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도록 매개하였다.

3) 위와 같은 사실을 위 규정 및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VoIP 게이트웨이를 설치·관리하면서 이를 이용하여 인터넷망과 국내 이동통신망을 결합하여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보이스피싱 피해자들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도록 반복적, 계속적으로 매개함으로써 성명불상의 중간 조직책 등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등록하지 아니하고 기간통신사업을 경영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행위가 등록이 필요한 기간통신사업의 경영에 해당하는 이상 매개되는 통신의 일방이 피고인과 공범이라는 사정은 위 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

그럼에도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것은 무등록 기간통신사업 경영으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타인통신매개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위반 부분과 무등록 기간통신사업 경영으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각 파기 부분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김선수

주심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노태악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