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수표발행일을 '97년 1106월 6일'로 기재하여 지급제시한 수표가 지급 거절된 경우,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의 성립 여부(소극)
[2] 처벌 불원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4항 소정의 수표소지인의 의미
판결요지
[1] 수표발행일을 '97년 1106월 6일'로 기재하여 한 지급제시는 수표의 문언증권성 및 유통증권성에 비추어 볼 때 적법한 발행일의 기재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수표는 적법한 지급제시가 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비록 위 수표가 무거래로 지급 거절되었다고 하더라도 발행인을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2]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에 있어서 제1심판결 선고 전에 당해 수표의 소지인이 그 발행인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공소기각의 선고를 하여야 하는바, 이러한 처벌을 원치 않는 의사의 표시를 할 수 있는 소지인이란 이러한 의사를 표시할 당시의 소지인을 말하는 것으로서 통상 지급제시를 한 자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지급거절 이후 당해 수표를 환수받아 실제로 이를 소지하고 있는 자뿐만 아니라 지급거절 당시의 소지인으로부터 지급거절 이후에 수표를 적법하게 양수받아 실제로 이를 소지하고 있는 자도 이에 해당한다.
참조조문
[1]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2]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4항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손동각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1996. 6. 15. 원심판결 별지일람표 순번 4번 기재 당좌수표(수표번호 마가04102724, 발행일자 1997. 11. 6., 액면 금 200,000,000원)를 발행하여 그 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 내 그 지급지인 국민은행 남산동 지점에 지급제시를 하였으나 거래정지처분으로 지급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인에 대하여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을 적용하여 처벌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강형해는 피고인으로부터 발행일이 백지로 된 위 수표를 발행 교부받아 소지하고 있다가, 1997. 11. 6. 지급지인 국민은행 남산동 지점으로 가서 발행일을 보충하지 아니한 채 창구직원 공소외 김정숙에게 제시하였는바, 그녀가 발행일이 공란인 상태로는 고발할 수 없다고 하자 발행일을 '97년 10월 6일'로 보충기재하여 다시 제시하였고, 이에 위 김정숙은 위 수표에 "이 수표는 무거래로 지급에 응할 수 없음. 1997. 11. 6. 국민은행 남산동 지점 과장 박병섭"이라고 기재된 부전지를 붙여 담당 과장 박병섭의 날인을 받아 위 강형해에게 반환하면서 수표제시기간이 이미 경과하여 지급제시된 수표는 고발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하자 강형해는 발행월 '10월'의 10자 앞에 '1'자를, 10자 다음에 '6'자를 추가하여 기재해 넣어 발행일을 '97년 1106월 6일'로 만들어 다시 지급제시하여 위 부전지의 위 지급거절의 기재 내용을 두 줄을 그어 삭제하고 새로 "이 수표는 무거래로 지급에 응할 수 없음. 1997. 11. 6. 국민은행 남산동 지점 과장 박병섭"이라고 기재된 부전지를 붙여 위 박병섭의 날인을 받아 강형해에게 위 수표를 반환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수표발행일을 '97년 1106월 6일'로 기재하여 한 지급제시는 수표의 문언증권성 및 유통증권성에 비추어 볼 때 적법한 발행일의 기재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수표는 적법한 지급제시가 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비록 위 수표가 위와 같은 사유로 지급 거절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을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처단한 원심의 조처는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제2점에 대하여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에 있어서 제1심판결 선고 전에 당해 수표의 소지인이 그 발행인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공소기각의 선고를 하여야 하는바, 이러한 처벌을 원치 않는 의사의 표시를 할 수 있는 소지인이란 이러한 의사를 표시할 당시의 소지인을 말하는 것으로서 통상 지급제시를 한 자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지급거절 이후 당해 수표를 환수받아 실제로 이를 소지하고 있는 자뿐만 아니라 지급거절 당시의 소지인으로부터 지급거절 이후에 수표를 적법하게 양수받아 실제로 이를 소지하고 있는 자도 이에 해당한다 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판결 별지일람표 순번 2번 기재 당좌수표(수표번호 마가04102722, 발행일자 1995. 10. 30., 액면 금 10,000,000원)는 공소외 김건묵이 지급제시하여 지급거절된 것이고, 같은 일람표 순번 3번 기재 당좌수표(수표번호 마가08379555, 발행일자 1995. 11. 7., 액면 금 5,000,000원)는 공소외 유승렬이 지급제시하여 지급거절된 것인데, 제1심판결 선고 전인 1998. 6. 11. 공소외 최황범이 자신이 소지인이라고 하면서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아니한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를 제1심법원에 제출한 사실(공판기록 288면)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위 각 당좌수표는 최황범이 위 김건묵, 유승렬로부터 환수하였거나 양도받아 실제로 이를 소지하고 있던 중 소지인으로서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위 처벌불원서 제출 당시 위 최황범이 이 사건 수표의 정당한 소지인인지 여부를 심리하여 만약 그 소지인에 해당한다면 위 각 수표로 인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공소기각의 선고를 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점에 관하여 아무런 심리를 하지 아니한 채, 이 부분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결국 같은 법 제2조 제4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