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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5도8342 판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공2017하,2245]
판시사항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4조 제3항 제6호 의 입법 취지 / 위 규정에서 정한 주식 등의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알게 된 자’의 의미(=대량취득·처분을 하는 자 또는 제1호 부터 제5호 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당해 정보를 전달받은 자) 및 정보수령자가 정보제공자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았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정보제공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알게 된 미공개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 관한 인식이 있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 정보제공자가 제공한 내용이 단순히 미공개정보의 존재를 암시하는 것에 지나지 않거나, 모호하고 추상적이어서 정보수령자가 그 정보를 이용하더라도 여전히 일반투자자와 같은 정도의 경제적 위험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 위 규정에서 말하는 미공개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174조 제3항 제6호 는, 주식 등의 대량취득·처분을 하는 자 또는 제1호 부터 제5호 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알게 된 자’는 그 미공개정보를 그 주식 등과 관련된 특정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주식 등의 대량취득·처분과 관련된 내부자가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거래를 하는 것만을 금지할 경우 그 내부자가 그와 같은 금지를 회피하여 탈법적으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거래를 하는 것을 막을 수 없으므로, 내부자로부터 미공개정보를 알게 되어 이를 이용하여 특정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하는 것도 금지할 필요가 있다는 데 입법 취지가 있다.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 제6호 제2항 제6호 는,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중요정보 또는 주식 등에 대한 공개매수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공개매수자를 포함하여 각항 제1호 부터 제5호 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부자로부터 ‘받은 자’를 정보수령자로 보아, 위 정보들에 대한 정보수령자의 이용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 제6호 제2항 제6호 의 입법 취지 역시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 제6호 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또한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의 조문 체계나 규정 형식, 문언 등으로 보아 위 제1항 제6호 제2항 제6호 의 미공개중요정보 또는 미공개정보를 ‘받은 자’와 위 제3항 제6호 의 미공개정보를 ‘알게 된 자’를 다르게 보아야 할 합리적인 이유도 찾을 수 없다.

나아가 주식 등의 대량취득·처분을 하는 자 또는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 제1호 부터 제5호 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알게 된 자가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 제6호 를 위반하여 그 미공개정보의 이용행위를 하면 구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제3호 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주식 등의 대량취득·처분과 관련된 내부자로부터 미공개정보를 알게 된 모든 경우가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 제6호 에 해당한다고 보게 되면, 처벌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넓어지고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게 되어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므로, 이를 제한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 제6호 에서 정한 주식 등의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알게 된 자’란 대량취득·처분을 하는 자 또는 제1호 부터 제5호 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당해 정보를 전달받은 자를 말한다.

그런데 정보수령자가 정보제공자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았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보의 이동이 있었다는 객관적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정보제공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알게 된 미공개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 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한편 정보수령자가 알게 된 미공개정보는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를 알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어야 한다. 정보제공자가 제공한 내용이 단순히 미공개정보의 존재를 암시하는 것에 지나지 않거나, 모호하고 추상적이어서 정보수령자가 그 정보를 이용하더라도 여전히 일반투자자와 같은 정도의 경제적 위험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에서 말하는 미공개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김선태 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174조 제3항 제6호 는, 주식 등의 대량취득·처분을 하는 자 또는 제1호 부터 제5호 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알게 된 자’는 그 미공개정보를 그 주식 등과 관련된 특정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주식 등의 대량취득·처분과 관련된 내부자가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거래를 하는 것만을 금지할 경우 그 내부자가 그와 같은 금지를 회피하여 탈법적으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거래를 하는 것을 막을 수 없으므로, 내부자로부터 미공개정보를 알게 되어 이를 이용하여 특정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하는 것도 금지할 필요가 있다는 데 입법 취지가 있다.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 제6호 제2항 제6호 는,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중요정보 또는 주식 등에 대한 공개매수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공개매수자를 포함하여 각항 제1호 부터 제5호 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부자로부터 ‘받은 자’를 정보수령자로 보아, 위 정보들에 대한 정보수령자의 이용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 제6호 제2항 제6호 의 입법 취지 역시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 제6호 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또한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의 조문 체계나 규정 형식, 문언 등으로 보아 위 제1항 제6호 제2항 제6호 의 미공개중요정보 또는 미공개정보를 ‘받은 자’와 위 제3항 제6호 의 미공개정보를 ‘알게 된 자’를 다르게 보아야 할 합리적인 이유도 찾을 수 없다.

나아가 주식 등의 대량취득·처분을 하는 자 또는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 제1호 부터 제5호 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알게 된 자가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 제6호 를 위반하여 그 미공개정보의 이용행위를 하면 구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제3호 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주식 등의 대량취득·처분과 관련된 내부자로부터 미공개정보를 알게 된 모든 경우가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 제6호 에 해당한다고 보게 되면, 그 처벌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넓어지고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게 되어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므로, 이를 제한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 제6호 에서 정한 주식 등의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알게 된 자’란 대량취득·처분을 하는 자 또는 제1호 부터 제5호 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당해 정보를 전달받은 자를 말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정보수령자가 정보제공자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았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보의 이동이 있었다는 객관적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정보제공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알게 된 미공개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 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한편 정보수령자가 알게 된 미공개정보는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를 알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어야 한다. 정보제공자가 제공한 내용이 단순히 미공개정보의 존재를 암시하는 것에 지나지 않거나, 모호하고 추상적이어서 정보수령자가 그 정보를 이용하더라도 여전히 일반투자자와 같은 정도의 경제적 위험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에서 말하는 미공개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자신이 경영하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의 거래처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 한다)가 곧 매각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2012. 3. 중순 평소 친분이 두터운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 한다) 회장 공소외 4에게 위와 같은 소식을 알려주었으며, 2012. 3. 20.부터 공소외 2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였다.

나. 공소외 4는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외 2 회사의 매각 관련 소식을 알게 된 직후인 2012. 3. 25.경 공소외 2 회사 대주주를 대표하는 이사회 의장 공소외 5를 만나 공소외 2 회사의 주식과 경영권을 양수하기로 합의하였다.

다. 피고인은 2012. 4. 9. 공소외 2 회사 건물에서 공소외 2 회사에 실사를 나온 공소외 3 회사의 상무이사 공소외 6을 우연히 만났다.

라. 공소외 6은 피고인이 ‘웬일이냐’고 묻자 ‘실사를 나왔다’라고만 말하였고, 실사대상이 공소외 2 회사라는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3. 위에서 본 사실에 따르면, 공소외 6이 피고인에게 ‘실사를 나왔다’는 말을 할 당시 공소외 3 회사가 어느 회사의 M&A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넘어 공소외 2 회사라는 상장법인 주식의 대량취득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피고인에게 제공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말이 구체성 있는 미공개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가. 피고인이 공소외 4에게 공소외 2 회사의 매각 관련 소식을 전달하였다는 사실이나 피고인이 공소외 2 회사의 주식을 거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공소외 6이 피고인에게 ‘실사를 나왔다’는 말을 하였다면 간접적으로 공소외 4의 공소외 2 회사의 인수 추진이라는 정보를 피고인에게 제공한다고 인식하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 공소외 6이 위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질문에 대한 위와 같은 답변만으로 공소외 6이 피고인에게 공소외 2 회사 인수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공소외 6은 검찰과 제1심 법정에서 피고인과 대화를 길게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짧게 답변하였고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피고인에게 회사 일을 거론할 수는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진술내용에 비추어 공소외 6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려고 의도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 따라서 당시 공소외 2 회사의 인수 소문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6에게 위와 같은 말을 통하여 공소외 4의 공소외 2 회사 인수라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미필적 인식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기록상 공소외 2 회사가 입주한 건물은 수십 개의 법인 또는 개인사업체가 입주한 곳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위 건물에 실사를 나왔다는 말이 당연히 공소외 2 회사에 실사를 나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당시 공소외 6과 피고인이 나눈 대화는 우연히 만난 지인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간단한 인사나 응답에 지나지 않고 공소외 2 회사가 실사의 대상임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 결국 공소외 6이 한 말만으로는 피고인이 구체성 있는 미공개정보를 전달받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공소외 4에게 공소외 2 회사의 인수를 권유하지 않았거나 공소외 2 회사의 인수 관련 상황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공소외 6으로부터 위와 같은 말만 듣고 공소외 2 회사의 인수를 떠올리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2012. 4.경부터 거액을 들여 집중적으로 공소외 2 회사 주식을 매수한 것은 피고인의 인수권유와 당시의 상황에 따른 판단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집중 매수행위에 기초해서 공소외 6이 피고인에게 구체성 있는 미공개정보를 제공하였다고 추론하기도 어렵다.

4.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하지 않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피고인이 공소외 6으로부터 미공개정보를 전달받았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결론은 위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다. 원심의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 에서 정한 미공개정보와 내부자의 개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박보영 이기택 김재형(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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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10.14.선고 2014고단2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