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08노146 가. 중감금
나. 협박
다. 절도
라.공기호부정사용
마. 살인
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 집단 · 흉기 등 감금 )
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 집단 · 흉기 등 폭행 )
피고인
피 고 인 한○○
항소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사
검사
변호인
변 호 인
제1심판결
대전지방법원 2007. 1. 10. 선고 2006고합234, 2006고합239 ( 병합 ) 판결
환송전당심판결
대전고등법원 2007. 11. 23. 선고 2007노53 판결
판결선고
2008. 7. 17 .
주문
주문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 피해자 하○○에 대한 위험한 물건 휴대 감금 및 폭행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과 양형과중 ( 피고인은 환송 전 당심에서 피해자 하◎◎에 대한 협박 및 중감금의 점에 대하여도 사실오인 주장을 하였으나, 환송 후 당심에서 이를 철회하였다. )
나. 검사 : 살인의 점 ( 무죄부분 ) 에 대한 사실오인
2. 피고인의 주장에 관하여
가. 위험한 물건 휴대 감금 및 폭행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 1 ) 제1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 및 성○○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
하○○은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성격이 포악하다는 이유로 동생인 하© ◎이 피고인과 동거하는 것을 반대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하○○에 대하여 큰 불만을 가지게 되어 평소 ' 하○○을 죽여버린다 ' 고 말하기도 하였다. 하◎◎은 하○○의 권유에 따라 2005. 11. 15. 일본으로 감으로써 피고인과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하였고 이를 안 피고인의 하○○에 대한 증오가 더욱 커지게 되었다 ( 피고인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고 진술하고 있다 ) .
피고인은 2005. 11. 6. 대전 서구 도마동에 있는 ' 배윤박 ' 이라는 식당 앞에서 일행들과 술을 마시고 나오다가 우연히 마주친 성○○ 일행과 시비 끝에 일행 중 한 사람이 폭행을 당하는 사건에 연루되었고, 위 폭행사건의 합의 과정에서 알게 된 성○○에게 2005. 11. 말경 하○○을 혼내주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하였다. 피고인은 2005 .
12. 중순경 위 폭행사건에서 성○○의 일행이던 최○○에게도 하○○을 혼내주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피고인은 2005. 11. 28. 부터 2005. 12. 27. 까지 사이에 하○○의 집 부근에 있는 대전 서구 ○○동 소재 중앙성심의원 1층과 킴스 내과에 설치된 공중전화, 대전 서구 △동 소재 청도빌딩 앞과 변동우체국 앞에 설치된 공중전화, 피고인의 친구 김○○의 집 근처인 ○○동 양지슈퍼 앞에 설치된 공중전화 , 피고인이 자주 다니던 대전 중구 소동 ( 이하 생략 ) 에 푸른PC존 지하 1층에 있는 공중전화 등을 이용하여 성○○과 30회가량 통화하면서 범행을 모의 · 계획하는 한편, 성으 ○과 함께 하○○의 집 앞에 찾아가 현장을 답사하고 하○○의 동정을 살피는 등으로 구체적인 범행준비를 하였다 .
하○○은 2005. 12. 27. 21 : 14경 집에 있다가 지인인 박○○로부터 전화연락을 받고 그를 만나기 위하여 대전 유성구 원내동 소재 ' 참숯찜질방 ' 으로 갔고, 위 찜질방에서 박○○와 헤어진 후 같은 날 23 : 58경 휴대폰으로 박○○와 실종 전 마지막 통화를 하였다. 그 후 하○○의 남동생 하□□가 2005. 12. 28. 이후로 하○○과 연락이 되지 않아 2005. 12. 31. 09 : 30경 하○○의 집으로 찾아갔는데, 당시 하○○의 차는 잠금장치가 풀린 채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고 식탁 위에는 먹다 남은 밥과 귤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하□□는 하○○의 소재를 수소문하던 끝에 2006. 1. 9. 대전중부경찰서에 하○○이 2005. 12. 28. 경부터 행방불명되었다고 신고하였다 .
한편, 태봉빌라 바로 앞집 2층에 거주하는 임○○은 2005. 12. 말경 ' 사람살려 ' 라는 여자의 비명소리를 들었고, 끝자리가 ' 6010 ' 인 밝은 색 에스페로 차량이 조수석 뒷문이 열린 채로 대원빌라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태봉빌라 옆집에서 거주하는 전○○ 역시 2005. 12. 말경 ' 사람살려 ', ' 으악 ' 이라는 여자의 비명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가 흰색계통의 승용차가 태봉빌라 앞에서 출발하는 것 및 조수석 쪽 문이 열린 채로 진행하는 것을 보았다. 피고인은 2005. 11. 10. 경부터 2006. 1. 중순경까지 피고인의 이복형제 한▲▲ 소유의 ' 대구 29구6010 ' 흰색 에스페로 승용차를 빌려 운행하였고 다른 사람에게 차량을 운행하도록 허락한 일은 없다. 피고인은 2005. 12. 27. 02 : 00경 , 15 : 36경과 23 : 11경 3차례에 걸쳐 하○○의 주거지 부근에서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였고, 같은 날 성○○과 산성동 및 변동 소재 공중전화로 4회가량 통화하였다 .
하○○을 납치한 공범으로 지목되어 검거된 성○○은 검찰에서 하○○의 납치에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 사건 당일 피고인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태봉빌라 앞에서 피고인을 만나, 하○○을 피고인의 에스페로 승용차 뒷좌석에 태웠다. 뒷문이 열린 상태에서 승용차가 출발하였다. 4 - 50m 진행한 상태에서 하○○이 피고인의 칼을 뺏어 들고 자신에게 들이대며 승용차에서 나가려고 하였다. 하○○으로부터 칼을 뺏으려고 하는 도중에 칼에 베어 손을 다쳤고, 하○○은 승용차 밖으로 나갔다. 하○○은 승용차 앞쪽으로 돌아가 골목길을 따라 뛰어갔다. 피고인이 승용차를 출발하여 따라갔고, ' 퍽 ' 하는 소리를 듣고 가보니 승용차 앞에 하○○이 쓰러져 있었다. 하○○을 다시 승용차에 태우고 방동저수지 부근과 계룡시 부근 등을 돌아다니던 도중, 피고인에게 속았다 .
는 것을 알게 되어 범행 가담을 거절하고 서일고등학교 앞에서 먼저 내렸다. 하○○을 납치하는 과정에서 왼손을 다쳤고 이를 치료하기 위하여 동거녀인 이○○와 함께 충남 대학교병원 응급실로 갔다 " 고 진술하였다. 실제로 성○○은 2005. 12. 28. 03 : 40경 충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담당의사로부터 왼손 엄지와 검지 사이를 3cm가량 칼에 베인 것으로 진단받았고 2005. 12. 28. 08 : 50경 개인병원에서 근육봉합술을 받으면서 상처가 칼날종류에 의하여 베인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성○○이 감금 범행시 경유한 장소라고 주장한 2005. 12. 28. 02 : 12경 계룡시 두마면 인근에서 성○○의 휴대폰에서 이○○의 친구인 김○○의 휴대폰으로 42초간 통화가 이루어졌고, 성○○은 하○○의 렉스턴 승용차 리모콘 열쇠뭉치를 소지하고 있었다 . ( 2 ) 이상의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성○○과 공모하여 자신이 사용하던 승용차에 귀가하던 하○○을 그녀의 집 앞에서 강제로 태워 공소사실과 같이 감금하였음이 인정되고, 성○○이 위 범행 직후 칼날종류에 베인 왼손에 대해 근육봉합술을 받은 점에 비추어 보면 하○○을 감금하는 과정에서 칼 종류의 흉기가 사용되었음도 분명하므로, 하○○에 대한 공소사실 중 위험한 물건 휴대의 점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이 승용차로 들이받아 하○○을 넘어뜨렸다는 성○○의 진술은 납치 전후에 관한 성○○의 진술이 객관적 증거인 휴대폰 통화내역 및 목격자 진술 등과 부합되는 점 및 진술의 구체성에 비추어 그 신빙성이 있으므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하○○을 폭행하였다는 공소사실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
나. 양형과중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이 1982년경 강제추행죄 등으로 집행유예의 형을 선고받은 이외에 금고형 이상의 실형 전과가 없고, 덤프트럭 운전 업무 등에 종사하면서 비교적 정상적인 생활을 하여 왔음은 인정된다 .
그러나 피고인은 동거녀의 언니인 피해자 하○○이 동거녀와의 교제를 반대하면서 동거녀에게 관계를 정리할 것을 강권한다는 데에 원한을 품고, 금전적 대가를 조건으로 공범을 끌어들인 후 공범과 치밀한 사전 모의 끝에 하○○을 납치하였다. 피고인은 범행을 위해 칼과 피해자를 묶을 도구까지 미리 준비하였을 뿐만 아니라 범행 후 자신의 관여부분이 밝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범행의 모의 단계에서부터 공중전화를 통해서만 공범과 연락을 하고 공범에게까지도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을 정도로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수인이 공동하여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사람을 납치하여 상당한 시간 감금하는 범행 자체의 죄질도 매우 불량한 것인데, 이러한 범행이 불순한 동기와 치밀한 사전 계획에 따라 저질러졌다 .
아래에서 인정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감금 범행 당시 범행 현장에 있었음이 분명함에도 피고인은 검찰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할 수 없는 현장 부재 주장을 하는 등 이 사건 감금 범행을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고, 피고인의 이러한 태도로 인해 더욱 좌절하고 고통받고 있는 하○○의 가족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
또한 이 사건 감금 범행을 계기로 하○○이 실종되어 사망이 추정되는 상황이므로 이 사건 감금 범행이 하○○의 사망 경위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감금 범행으로 인한 피해결과도 매우 중대하다 .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양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
3. 검사의 주장에 관하여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5. 12. 28. 02 : 31경 대전 유성구 원내동에 있는 서일고등학교 앞길에서 성○○을 승용차에서 내려준 다음, 혼자 피해자 하○○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채 대전 유성구 방동에 있는 방동저수지 부근으로 데리고 가 불상의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
나. 제1심의 판단
피고인의 경찰 진술, 성○○의 경찰 및 검찰 진술, 육○○, 이▣▣의 각 법정 진술은 모두 피고인이 경찰에서의 진술 내용을 부인하므로 증거능력이 없고, 하◎◎의 검찰 및 법정 진술, 한○○의 법정 진술, 육○○, 이▣▣의 법정 진술 ( 피고인이 하◎◎ , 한○○에게 자신이 저지른 살해의 범행을 자백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 ) 은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였다는 전문진술이 다소 막연하고도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공소사실에 완전히 들어맞지도 않으며, 영장실질심사시 피고인의 범행 자백에 관한 증거인 피고인의 검찰 및 법정 진술, 수사보고서의 기재는 그 내용이 공소사실과 다르고 , 법최면검사결과 회보는 합리적인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한 증명력을 갖춘 증거로 보기 어렵다. 더욱이, 하○○의 시체가 발견되지 아니하여 실제로 사망하였다고 단언할 수 없고, 살해의 방법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아니하였으며, 살해의 범행에 사용된 치명적인 도구나 사망의 경위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 .
다.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 작성의 제1심 공동피고인 성○○에 대한 녹음 · 녹화요약서 및 CD,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검사관 함○○ 작성의 법최면검사결과회보, 피고인이 살해 범행을 자백하는 것을 들었다는 하◎◎ 및 한○○의 법정 진술, 피고인이 영장실질심사시에 하○○을 살해했다고 자백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하○○을 살해하였음이 인정된 라. 당심의 판단 ( 1 ) 살피건대, 살인죄 등과 같이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의 경우에도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거 만에 의하여 유죄를 인정할 수 있고 피해자의 시체가 발견되지 아니하였더라도 간접증거를 상호 관련하에서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살인죄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나 ( 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도7028 판결, 1999. 10. 22. 선고 99도3273 판결 등 참조 ), 그러한 유죄 인정에 있어서는 공소사실에 대한 관련성이 깊은 간접증거들에 의하여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또한, 시체가 발견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범행 전체를 부인하는 피고인에 대하여 살인죄의 죄책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사망사실이 추가적 · 선결적으로 증명되어야 함을 물론, 그러한 피해자의 사망이 살해의사를 가진 피고인의 행위로 인한 것임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전제하에서, 이하에서 하○○이 사망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및 그 사망이 살해의사를 가진 피고인의 행위로 인한 것인지에 관하여 차례로 본다 .
( 2 ) 우선, 하○○이 사망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하○○은 사망하였다고 볼 수 있다 .
하○○은 18년 전 이혼하고, 이 사건 당시까지 대전 서구 변동 22 - 23 소재 태봉 빌라에서 일정한 직업 없이 일본어 통역과 부동산투자 등으로 인한 수입으로 혼자서 생활하여 왔다. 하○○은 대전, 당진, 금산 등에 아파트, 상가 또는 과수원 등에 부동산 투자를 하여 10억 원가량의 재산을 가지고 있고, 이 사건 이전까지 친지들과 빈번히 연락을 하면서 교류해왔으며 가출을 하거나 자살할 만한 특별한 동기는 발견되지 않는다. 하○○의 동생인 하□□는 하○○과 2 - 3일에 한 번가량은 연락을 해 왔는데 2005. 12. 28. 이후로 하○○과 연락이 되지 않았고, 하○○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였으나 전원이 꺼진 상태로 있어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가 2005. 12. 31 .
09 : 30경 하○○의 집에 임하여 초인종을 눌렀으나 대답이 없자 집주인에게 보조 열쇠를 달라고 해서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 보니, 불은 꺼져 있고 거실에는 빨래가 널려 있었으며 식탁 위에는 먹다가 남은 밥과 귤이 2 - 3개 정도 까놓은 상태로 있었는데 오래되어서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식탁 옆에 있는 전기밥솥을 열어보니 밥을 하려고 쌀을 담가 놓은 것 같은데 거기에도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집안에 침대 등은 정리가 된 상태였으며 보일러는 외출로 켜 놓은 상태였다. 빌라 주차장에 하○○의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승용차 문이 잠겨져 있지 않은 상태였다. 하□□가 2006 .
1. 9. 경찰과 함께 하○○의 승용차를 다시 확인해 보니 뒷좌석에 하○○의 신발이 한 짝만 발견되었다. 하○○의 휴대폰에 대한 통화내역조회결과에 의하면, 하○○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은 1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박○○인데, 통화시각은 2005. 12. 27 .
23 : 58 : 59이다. 하○○은 2005. 12. 27. 21 : 14경 박○○로부터 연락을 받고 집을 나와 대전 유성구 원내동 소재 참숯찜질방으로 가서 박○○를 만났다. 박○○는 23 : 00경부터 23 : 30경까지 사이에 하○○보다 먼저 찜질방에서 나왔는데, 나올 때 하○○과 인사를 하지 못하여 하○○에게 연말 잘 보내라는 인사를 하기 위하여 23 : 58경 하○○의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였다. 그 이후 하○○과 통화를 하거나 만난 사람은 없다. 다만 , 2006. 1. 15. 과 2006. 5. 6. 두차례 일시적으로 하○○의 휴대폰이 대전 서구 갈마동 기지국 위치에서, 위치등록이 된 사실이 있으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누군가 하이○의 휴대폰의 전원으로 켠 것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으나, 통신사의 전산상의 오류에 의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06. 4. 7. 기준으로 하○○에 대한 출입국현황에 의하면, 하○○은 2005. 10. 경 이후부터는 해외로 출국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으로부터 2년 6개월 이상 지난 현재에 이르기까지도 하○○의 가족들은 하○○을 찾을 아무런 단서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
이와 같은 이 사건 전후의 하○○의 행적에 관한 정황들에 의하면,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생사불명인 상태에서 2년 6월 이상 지난 이 시점에서 하이○은 이미 사망했다고밖에 볼 수 없고, 하○○의 주거지 및 차량의 상황과 유류물은 , 하○○이 곧 돌아올 생각으로 일시 집을 나갔다가 제3자의 외력에 의하여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강한 정황들이다 . ( 3 ) 나아가, 하○○의 사망이 살해의사를 가진 피고인의 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
( 가 ) 피고인에게 하○○을 살해할 동기가 있었는지 여부
피고인은 피고인의 경제적 무능 및 성격이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평소 하◎◎과 피고인의 동거를 반대하며 피고인을 무시하여 온 하○○에 대하여 강한 불만과 반감을 품고 있었고 평소 ' 하○○을 죽여버린다 ' 라는 말도 하였다. 피고인의 하○○에 대한 증오심은 하◎◎이 하○○의 권유로 피고인과 헤어지는 방편으로 일본으로 가기까지 한 것을 알게 됨으로써 더욱 커졌을 것이 분명하다. 혼자 사는 45세 여자에 대해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범죄전력이 있는 건장한 30대 남자 2명에게 접근하여 범행가담을 제의한 데 비추어 보면 그 위해의 내용이 상당히 심각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
여기에 피고인이 한달 가량 성○○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하○○의 주변에서 그 동태를 살피며 범행 계획을 세운 점을 보면 피고인의 " 하○○을 혼내주겠다 " 는 의사는 하○○의 신체에 상당히 심각한 위해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보이고 나아가 생명에 대한 위해까지도 용인할 의사가 있었다는 추인도 가능하다. 한달 가량 범행계획을 세운 피고인의 치밀한 태도로 보아 범행 이후에 하○○의 신고 등으로 범행이 탄로나 형사책임을 감당해야 할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장차 하○○이 피고인이 가한 위해에 대해 피고인을 용서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피고인은 하○○에 대해 자신의 모습을 전혀 감추려고 하지 않았는바,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범행을 은폐할 목적으로라도 하○○을 살해할 동기가 있었다고 보인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는 하○○을 살해할 충분한 동기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 ( 나 ) 피고인이 하○○을 살해하였는지 또는 공범의 살해에 가담하였는지 여부 ① 피고인이 하○○을 살해하였다는 부분에 관한 직접적 증거1 ) 로는 경찰 수사단계에서 피고인으로부터 ' 하○○을 죽였다 ' 는 진술을 들었다는 취지의 하◎◎의 검찰 및 법정 진술, 경찰 수사 단계에서 피고인으로부터 ' 미안하다 ' 라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의 한○○의 법정 진술, 피고인이 하◎◎과 한○○에게 자백하는 것을 들었다는 육○, 이▣▣의 법정 진술, 피고인이 영장실질심사시에 살인을 자백하는 것을 들었다는 육○○, 이 의 법정 진술 및 수사보고서 기재, 피고인에 대한 최면수사 내용을 기재한 법최면검사결과회보와 위 최면수사 녹화CD 녹취록 및 당심의 위 CD 검증결과가 있다 .
그런데, 하◎◎이 피고인으로부터 들었다는 진술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 피고인이 하○○의 집 앞에서 하○○에게 대화를 시도하려는데 하○○이 얼굴을 할퀴는 등의 예상외 반응을 보여 이에 급작스럽게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주먹으로 때렸는데 하○○이 사망하였다고 말하였다 ' 라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범행을 저질러 하○○을 사망하게 하였음을 명확하게 인정하는 진술로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진술은 앞서 유죄로 인정한 하○○에 대한 감금 및 폭행의 범죄사실과도 양립할 수 없는 것이어서 신빙성이 있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이 피고인으로부터 들었다는 진술도 ' 미안하다 ' 라는 것으로 이는 하○○의 죽음이라는 결과에 대하여 피고인이 나름의 책임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을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영장실질심사시에 피고인이 살인의 범행을 인정하였다고 하나 그 내용은 ' 하○○의 집 앞으로 찾아가 귀가하는 하○○과 이야기를 하자고 하였으나 하이○ 이 이를 피하며 자신의 얼굴을 할퀴려고 하여 주먹으로 1회 폭행하여 살해하였다 ' 는 것으로 범행의 시간, 장소 및 방법이 이 사건 살인에 관한 공소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아 그 신빙성이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피고인의 진술을 이 사건 살인의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검사관 함○○ 작성의 법최면검사결과회보나 피고인에 대한 최면수사 녹화CD 녹취록 및 당심의 위 CD 검증결과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최면수사를 통해 피고인으로 하여금 시체를 유기한 장소에 관해 회상하도록 한 내용에 관한 것인데, 최면 상태의 기억은 가변적인 것으로 얼마든지 재구성될 수 있어 그 진술의 진위 및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는데다가, 위 최면수사는 피고인의 경찰에서의 자백을 기초로 그 연장선상에서 행해진 것이어서 피고인이 경찰 단계에서 한 진술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를 선뜻 믿기 어렵다 .
② 성○○의 검찰 및 법정 진술은 그 요지가 자신은 하○○을 납치, 감금하는 데는 가담하였으나 도중에 승용차에서 내려 더 이상의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으며 그 시점에서 피해자는 생존해 있었고 그 이후 피고인이 어떠한 범행을 하였는지는 모른다는 것으로서, 이는 자신이 하○○이 있던 현장을 벗어날 당시 하○○이 생존해 있었다는 정황에 관한 것에 불과하여 피고인의 살해범행과 직접적 관련성이 있는 간접증거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기 어렵다 .
③ 다만, 이○○의 ' 성○○의 바지에 피가 묻어 있어서 바지를 집 앞 쓰레기 버리는 곳에 버렸다 ' 는 취지의 경찰 진술 및 ' 성○○이 입고 있던 잠바와 바지에 뭐가 많이 묻어 있었고 성○○이 버리라고 하여 집 앞 쓰레기 버리는 곳에 버렸다 ' 는 법정 진술과 피고인 성○○의 손이 칼에 베인 점을 모아 생각하면, 성○○과 피고인이 소지하고 있던 칼이 하○○의 살해에 사용되었고 그로 인한 피가 성○○의 옷에 묻은 것이 아닐까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 또한,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감금 범행을 하였음이 객관적 증거에 의해 인정되고 공범인 성○○도 그 범행 사실을 자백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감금 범행에 대한 형사책임을 면할 수 없으므로 감금 범행에 대하여 부인을 하는 것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양형사유가 되는 상황에서 아무런 합리적인 상황 설명 없이 납득하기 어려운 현장부재 주장까지 하면서 이 사건 감금 범행을 끝내 부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매우 석연치 않고, 그 이유가 이 사건 감금 범행을 시인하는 경우 생존한 상태에서 하○○과 헤어졌음에 관해 이해할만한 해명을 하여야 하는데 그 해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혹 역시 강하게 든다. 성○○의 진술에 의하면 하○○의 실종 직전에 하○○과 함께 있었던 사람은 피고인뿐이고 설령 하○○ 및 피고인과 중간에 헤어졌다는 성○○의 진술이 거짓이라 하더라도 피고인이 하○○과 실종 직전까지 함께 있었다고 보아야 함은 변함이 없으므로, 피고인이 하이○을 살해하였거나 사망의 직 · 간접적 원인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면, 감금 범행 이후 하○○과 어떠한 경위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헤어졌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피고인은 하◎◎과의 대화 및 최면수사에서 시체의 유기방법에 관해 하○○이 입고 있던 체육복에 돌을 넣어 시체를 물에 버렸다고 진술하였는바 위 진술의 구체성 및 당시 한겨울이어서 땅을 파서 시체를 숨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 진술은 상당히 진실에 근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피고인이 하이○을 살해하였거나 적어도 하○○의 시체를 유기하는 데에 가담하였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게다가 한달 가량 그토록 철저히 준비하여 납치한 하○○을 피고인이 어딘가에 쉽사리 놓아주었으리라고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떠한 경위로 피고인으로부터 벗어난 하○○이 제3자에 의해 살해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단서도 발견되지 아니하였다. 여기에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하○○을 살해할만한 충분한 동기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까지 더해 보면 피고인이 하○○을 살해한 것이 아닐까 하는 매우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이다 .
④ 그러나, 공소사실에는 하○○의 사망의 경위가 기재되어 있지 않음은 물론이고 하○○의 살해에 관한 피고인의 범행방법이나 하○○의 사망에 관여된 피고인의 구체적 행동이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하○○의 사망 경위를 추측할 수 있는 단서는 이○○의 진술 뿐인데, 이○○는 경찰에서 성○○의 옷에 피가 묻어 옷을 버렸다고 진술하였으나 이○○의 진술은 경찰, 검찰, 법정을 거치면서 수시로 바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의 옷이 확보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하○○의 혈흔도 확인되지 아니하여 그 신빙성이 크지 아니하다. 또한 감금이나 살해에 사용된 흉기 등 피고인의 사건 당일 행적과 하○○의 사망이 직접 관련되었음을 인정할만한 물적 증거도 확보되지 아니하였다. 뿐만 아니라, 하○○의 사망이 피고인 또는 그 공범자들의 살해의사에 기초한 실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감금과정에서 단순히 하○○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도주를 방지하기 위한 폭행의 과정에서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있고, 피고인이 단순히 혼을 내주는 정도를 요구하였음에도 공범자들이 하○○을 사망케 하였을 가능성도 있으며, 피고인의 의사결정이 완전히 배제된 상황에서 공범자들이나 그 밖의 제3자가 개입한 독자적 범행의 가능성도 있고, 하○○이 도주하다가 치명적인 상해를 입고 그 결과 사망
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그렇다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 및 앞서 본 피고인이 하○○을 살해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정황만으로는 하○○의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인이 고의로 하○○을 살해하였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비록 이 사건 직전까지 피고인에게 살해동기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객관적 사정이 존재하고 피고인의 주도하에 치밀한 사전계획을 통하여 하○○이 납치되었으며 이후 하○○이 사망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 내지 그에 밀접한 시점에 피고인이 하○○과 함께 있어 시간적 · 장소적 관련성이 존재하는 사정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살인죄의 죄책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판사
재판장 판사 여상훈
판사 정정미
판사이동연
주석
1 ) 피고인의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및 피고인의 자백을 들었다는 경찰관 육○○, 이▣▣의 법정 진술은 피고인이 위
각 경찰관 앞에서의 자백 내용을 부인하고 있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