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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18.8.23. 선고 2018노2117 판결
사기
사건

2018노2117 사기

피고인

A

항소인

피고인

검사

강균일(기소), 김희영(공판)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 2018. 5. 30. 선고 2017고정2558 판결

판결선고

2018. 8. 23.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대리운전 요금을 지급할 능력이나 의사가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7, 6, 22, 05:29경 부산 부산진구 C에 있는 D노래방 앞에서, 사실은 대리운전비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마치 대리운전비를 지불할 것처럼 행세하며 이에 속은 피해자 E(39세)로 하여금 F에 있는 G호텔까지 피고인의 차량을 대리 운전하게 하고도 그 대리운전비 10,000원을 지불하지 아니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 등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 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1718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2017. 6. 22. 05:29경 노래방 업주를 통해 K 대리운전 회사에 '울산서창'까지 운전할 수 있는 대리기사를 호출하였고, 피해자가 위 배차를 받은 후 피고인이 있던 'L호텔' 앞으로 이동하였는데, 위 배차 당시 산출된 대리운전 요금은 23,000원이었다.

② 위 'L호텔' 앞에서 피해자와 피고인 및 성명불상의 여성은 피고인의 차량에 승차하였고,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바로 근처에 있는 'G호텔'로 목적지를 변경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③ 피해자는 위 요구를 받아들여 피고인의 차량을 운전하여 약 50m정도 떨어진 'G호텔'로 이동한 후 피고인에게 대리운전 기본요금으로 10,000원을 요구하였다. 그러자 피고인은 '거리에 비해 요금이 비싸서 못 주겠고 법대로 하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피해자에게 대리운전 요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④ 피해자는 같은 날 05:45경 피고인이 대리운전 요금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112 신고를 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행선지를 변경한 이후부터는 피해자에게 대리운전 요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여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① 피해자는 위와 같이 배차를 받아 'L호텔'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미 배차비 등 명목의 대리운전 회사에 대한 수수료나 이동교통비 등을 지출하였고, 배차를 받을 당시에는 대리운전 요금으로 23,000원을 지급받을 것이라고 기대하였으나 피고인이 현장에서 목적지를 근처 'G호텔'로 변경하여 기대수익 역시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변경된 목적지까지 대리운전을 마친 피해자에게 기본요금 내지는 최소한의 실비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고 부당하다.

②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가 대리운전 요금 문제로 시비가 되어 말다툼을 하자 피고인의 차량에 동승하였던 성명불상의 여성은 피고인을 대신하여 피해자에게 대리운 전 요금으로 현금 10,000원을 지급하려고 하였으나, 피고인은 이마저도 중간에 가로채어 피해자에게 지급되지 못하게 하였다.

③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이후 피고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없고, 경찰 등을 통하여 대리운전 요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④ 피고인은 2013년경, 2015년경 술값을 편취하였다는 내용으로 두 차례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데, 위 사건들은 검찰로부터 '증거불충분에 의한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았고(증거기록 67~73쪽), 나아가 2016. 9.경, 2016. 10.경에는 경찰에 대리운전비를 편취하였다는 내용으로 두 차례 진정이 접수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32, 33쪽).

⑤ 특히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피해자가 운전하여 출발하기 전에는 대리운전요금에 관한 조율은 하지 않았으나, 가까운 거리였으므로 피해자가 서비스로 운전해 줄 것이라 생각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차량을 운전하여 G호텔에 도착한 후 주차를 할 때 피해자에게 서비스로 해달라는 말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50쪽), 여기에 앞서 본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처음부터 피해자가 'G호텔'까지 대리운전을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대리운전 기본요금을 거리에 비추어 감액해달라고 요청할 의도가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피해자에게 대리운전 요금 자체를 지급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처음부터 대리운전 요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었던 이상, 설령 피고인에게 위 대리운전 요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서재국

판사 김진원

판사 이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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