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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8. 30. 선고 2013도2761 판결
[업무상횡령][공2013하,1742]
판시사항

관광지조성사업조합의 조합장인 피고인이 정관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합 계좌에서 급여 명목의 보수를 수령하여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함으로써 횡령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정관에서 정한 이사회 결의 등의 절차를 거쳐 보수를 지급받은 것이 아닌 이상 조합에 대해 보수채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횡령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피고인 주장을 배척한 사례

판결요지

관광지조성사업조합의 조합장인 피고인이 정관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합 명의의 계좌에서 급여 명목의 보수를 수령하여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함으로써 횡령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조합 정관인 개발규약이 조합 임원의 보수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지급할 수 있고, 조합 상근임원에 대한 보수는 총회의 인준을 받은 보수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피고인이 정관에서 정하고 있는 이사회 결의를 거치거나 총회 인준을 받은 보수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은 것이 아닌 이상 조합에 대하여 보수채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조합장 직무대행자 또는 조합장으로 근무하여 보수채권을 갖고 있으므로 이사회 결의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민사상 정산의 문제일 뿐 횡령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피고인 주장을 배척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림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변호인이 제출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살펴본다.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공소외 1 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장인 피고인이 이 사건 조합의 운영비로 사용하기 위하여 공소외 2로부터 빌린 액면 3천만 원의 약속어음 5매를 이 사건 조합을 위해 보관하던 중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하여 공소외 3에게 교부하여 횡령한 점과 이 사건 조합의 개발규약이나 정관에서 정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조합 명의의 계좌에서 총 7,800만 원을 피고인의 급여 명목으로 수령하여 개인 채무 변제 등으로 사용하여 횡령한 점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 사건 조합의 조합장 직무대행자 또는 조합장으로 근무하여 보수채권을 갖고 있으므로 정관 등에서 정한 이사회 결의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이는 민사상 정산의 문제일 뿐 횡령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적법하게 채택하거나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조합의 정관인 개발규약 제21조는 조합 임원의 보수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이 사건 조합의 2004. 6. 2.자 정기총회에서 변경하기로 결의된 정관 제19조에서는 조합 상근임원에 대한 보수는 총회의 인준을 받은 보수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피고인이 위 정관에서 정하고 있는 이사회 결의를 거치거나 총회 인준을 받은 보수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은 것이 아닌 이상 피고인이 이 사건 조합에 대하여 자신의 보수채권을 주장할 수는 없으므로 보수채권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변호인은, 피고인이 공소외 2로부터 약속어음 5매를 차용하면서 이 사건 조합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여 위 채무부담의 법률효과는 이 사건 조합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에게 귀속되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조합을 위하여 약속어음을 보관한 사람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법인의 대표자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 할 대외적 거래행위에 관하여 이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라도 그 거래 상대방이 그와 같은 이사회 결의가 없었음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가 아니라면 그 거래행위는 유효하다고 해석되는바( 대법원 1989. 5. 23. 선고 89도570 판결 참조),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적법하게 채택하거나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2008. 1. 16. 이 사건 조합 정기총회에서 이 사건 조합의 정관 제21조에 ‘자금의 차입 등을 포함하여 총회의 결의사항을 열거하고 있는 사항들을 이사회에서 결의하여 집행하고 사후 총회에 보고한다’는 문구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정관 변경 결의를 한 사실, 위 약속어음 5매를 빌리기 직전 무렵인 2008. 5. 16.자 이 사건 조합의 이사회 회의록에는 조합 운영자금을 공소외 2 등으로부터 차입하는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기재되어 있고, 그 전후에 작성된 이사회 회의록들에도 운영자금 차입 안건이 논의, 가결된 것으로 기재된 사실을 알 수 있는 반면, 위 공소외 2가 이 사건 조합이 아닌 피고인 개인에게 위 약속어음 5매를 빌려 준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찾아볼 수 없으므로, 위 약속어음은 이 사건 조합이 차용한 것이지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차용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변호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도 이유 없다.

다. 변호인은, 2004. 6. 2.자 이 사건 조합의 정기총회에서 결의된 정관 제19조에 의한 ‘보수지급규정’에는 조합장의 급여를 매달 기본급 200만 원과 판공비 30만 원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받은 횡령액에 위 ‘보수지급규정’에서 정한 보수는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나,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과 변호인은 제1심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위 2004. 6. 2.자 정기총회에서 결의된 정관은 무효이고 보수지급규정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음을 알 수 있는바, 위 상고이유 주장은 상고심에 이르러 처음으로 하는 주장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라. 그 밖의 상고이유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채택하거나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제1심의 유죄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횡령죄의 불법영득의 의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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