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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3두25276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회식 음주가 원인인 부상 등의 업무상 재해 사건〉[공2015하,1897]
판시사항

사업주가 지배나 관리를 하는 회식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업무와 과음,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판결요지

사업주가 지배나 관리를 하는 회식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와 과음, 그리고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다만 여기서 업무와 과음,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사업주가 음주를 권유하거나 사실상 강요하였는지 아니면 음주가 근로자 본인의 판단과 의사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재해를 당한 근로자 외에 다른 근로자들이 마신 술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 재해가 업무와 관련된 회식 과정에서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 회식 또는 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와 무관한 다른 비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발생한 재해는 아닌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샘 담당변호사 서경원 외 2인)

피고, 상고인

근로복지공단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회사 외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우선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하고, 또한 근로자가 그와 같은 행사나 모임의 순리적인 경로를 일탈하지 아니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두6717 판결 참조). 그리고 사업주가 지배나 관리를 하는 회식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게 된 경우에도 업무와 과음, 그리고 위와 같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업무와 과음,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사업주가 음주를 권유하거나 사실상 강요하였는지 아니면 음주가 근로자 본인의 판단과 의사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재해를 당한 근로자 외에 다른 근로자들이 마신 술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 그 재해가 업무와 관련된 회식 과정에서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 회식 또는 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와 무관한 다른 비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발생한 재해는 아닌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① 원고는 소외 회사의 아이비알(IBR) 팀에 소속된 상담원으로서, 2012. 7. 6. 18:20경부터 같은 날 21:15경까지 음식점에서 아이비알 팀 책임자인 실장 소외 1을 포함하여 30명의 직원과 함께 아이비알 팀의 1차 회식을 한 다음, 같은 날 21:43경 소외 1을 포함하여 12명의 직원과 함께 바로 옆 건물 4층에 있는 노래연습장으로 자리를 옮겨 2차 회식을 한 사실, ② 원고는 위 노래연습장으로 옮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장실을 찾기 위해 노래연습장에서 나와 같은 층에 있는 비상구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그 안쪽에 있던 밖으로 나 있는 커다란 창문을 화장실 문으로 오인하여 밑에 놓여 있던 발판을 밟고 올라가 그 창문을 열고 나갔다가 건물 밖으로 추락하여 ‘골반골절, 천추골절 등’의 부상을 입은 사실, ③ 원고는 1차 회식자리에서 술을 많이 마셔 만취한 상태였으나, 소외 1이 원고 등 참석 직원들에게 술잔을 돌리거나 술을 마시지 않는 직원에게 술 마시기를 권하지는 않은 사실, ④ 소외 1은 주량이 소주 반병 정도이나 당시 맥주 한 잔 정도를 마셨고, 화장실에 간다고 나간 원고가 돌아오지 않자 다른 직원인 소외 2에게 원고를 찾아보라고 지시하기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원고가 참여한 회식이 사업주 측의 주최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사업주의 강요 등이 없었음에도 자발적 의사로 자신의 주량을 초과하여 소외 1이나 소외 2 등 회식을 함께 하였던 다른 사람들의 음주량을 훨씬 넘는 과음을 하였고, 그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업무와 관련된 회식 과정에 통상 수반되는 위험이라고 보기 어려운 위와 같은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므로, 업무와 원고가 입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부상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이인복(주심) 고영한 이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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