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0구합27691 승인유효기간연장거부처분취소
원고
1. A
2. B
3. C 주식회사
피고
통일부장관
변론종결
2010. 9. 16.
판결선고
2010. 10. 28.
주문
1. 원고 B, C 주식회사의 소를 각하한다.
2.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0. 4. 5. 원고들에 대하여 한 '북한산 호두 일괄배정' 승인 유효기간연장 거부처분은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의 지위
원고들은 도소매업 · 무역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원고 A는 'D'이라는 상호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원고 B은 'E'이라는 상호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나. 피고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하 '남북교류법') 제1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에 근거하여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계기관의 장과의 협의를 거쳐 국내 농림수산물 수급상황 등을 고려하여 매년 1년 단위로 반입 농림수산물의 한도물량 품목과 그 수량을 정하여 공고해 왔는데, 피고가 2009. 1. 30. 한 '2009년도 북한산 농림수산물 중 한도물량 운영공고' 중 13개의 일반품목에 포함된 호두(피 · 탈각)는 연간한도 300톤, 업체한도 10개(탈각 4개)로 하여 10월 초순에 일괄배정 공고를 할 예정이라는 내용으로 공고되었다.
다. 피고는 2009. 10. 9. 북한산 호두 300톤을 1개 업체에 10톤(탈각한 호두의 경우 4톤씩) 30개 업체에 배정하는 내용의 '2009년도 북한산 호두 일괄배정 공고'를 하였고(통일부 공고 F), 원고들은 위 공고에서 정한 신청기간(2009.10.9. ~ 10.15.) 내에 북한산 호두의 반입을 신청하였다.
라. 피고는 2009. 11. 13. 반입승인유효기간을 '2009. 11. 16.부터 2010. 2. 15.까지(3개월)'로 정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30개 업체를 2009년도 북한산 호두 반입업체로 선정하여 통지하고, 이들에게 북한물품반입승인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원고들에 대한 북한물 품반입승인을 '이 사건 승인처분').
마. 피고는 이 사건 승인처분을 하면서 북한산 호두 반입승인 유효기간을 '2009. 11. 16.부터 2010. 2. 15.까지'로 제한하였고, 그 유의사항으로 '승인 후 계약내용 및 유효기간 변경 신청은 원칙적으로 불허하며, 부득이한 경우 유효기간을 연장할 때에도 유효기간이 끝나는 날 기준으로 1개월 이내로 제한된다'는 내용을 명시하였다.
바. 피고는 북한산 호두 반입 업체로 선정된 원고들에 대하여는, '상호 : D, 성명 : A', 상호 : E, 성명 : B', '상호 : (주)C, 성명 : G'으로 하여 이 사건 승인처분을 하였다.
사. 원고들은 2010. 2. 9. 피고에게 'H 측에서 탈각호두 일부가 탈각 과정에서 품질이 나빠 품질검사를 정확히 하여 선적하기 위하여 선적기일을 연장하여 달라고 요청이 왔다'며 반입승인유효기간을 30일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아. 이에 피고는 2010. 2. 11. 반입승인유효기간을 '2010, 2. 16.부터 2010. 3. 15.까지'로 1개월간 연장하는 반입 변경승인서를 교부하면서, 위 변경승인서에 '승인 후 유효기간 재연장 불가'라는 점을 명시하였다.
자. 그런데 원고들은 이 사건 승인처분의 유효기간인 2010. 3. 15.이 경과한 같은 달 20.이 되어서야 북한산 호두를 신고 부산 소재 감천 항구에 입항하였고, 승인유효기간의 경과로 세관을 통관하지 못하였다.
차. D 직원인 I은 2010. 3. 29. '북한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승인처분에서 정한 유효기간 이내에 호두를 반입할 수 없었으므로, 유효기간을 연장해달라'는 취지의 신청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카. 피고는 이에 대하여, 2010. 4. 5. '승인 후 유효기간 변경신청은 원칙적으로 불허하며, 부득이한 경우에 한 해 유효기간을 연장할 때에도 유효기간이 끝나는 날을 기준으로 1개월 이내로 제한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하였던바, 반입기간의 재연장은 더 이상 불가하다'는 취지의 회신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
타. 한편, 피고로부터 '2009년도 북한산 호두 반입업체'로 선정된 30개 업체 중 17개 업체는 반입승인유효기간 내에 반입을 완료하였고, 기간 내에 반입을 완료하지 못한 13개 업체 중 5개 업체는 반입을 포기하였으며, 반입승인유효기간 이후 국내항구에 입항한 나머지 8개 업체의 호두는 북한으로 반송 조치되었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1 내지 3, 갑 2호증의 1 내지 3, 갑 3호증의 1 내지 3, 갑 4호증, 을 1호증의 1 내지 9, 을 2호증의 1, 2, 을 3호증의 1, 2, 을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가. 피고의 본안 전 항변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당사자적격이 없어 이 사건 소는 모두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이 사건 승인처분의 성격
이 사건 승인처분이 원고들을 포함한 30개 업체를 2009년도 북한산 호두 반입업체로 선정하였고, 당시 원고들은 '상호 : D, 성명 : A', '상호 : E, 성명 : B', '상호 : (주)C, 성명 : G'로 하여 이 사건 승인처분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승인처분은 원칙적으로 법인인 원고 C 주식회사 이외에는 개인업체를 운영하는 원고 A, 원고 B을 대상으로 한 대인적 처분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러나 이 사건 승인처분은 또한 그 처분의 성격이나 내용에 비추어 북한산 호두 반입신청을 한 특정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하여 해당 업체가 법인 또는 개인업체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일정기간 동안 북한산 호두를 반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업체에 대한 처분의 의미를 아울러 가진다. 따라서 이 사건 승인처분의 대상은 원고 A가 운영하는 D과 원고 B이 운영하는 E이라고 볼 수도 있다.
(2) 원고 A의 원고적격
갑 1호증의 1, 을 2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 A는 2004. 10, 30. 'D'을 상호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한 사실, I은 2010. 3. 29. 피고에게 자신이 'D I'이라고 밝힌 후 이 사건 반입승인유효기간을 재연장해달라는 취지의 신청서를 제출한 사실, 이에 피고는 2010. 4. 5. I에 대하여 '민원 신청에 대한 회신'이라는 제목으로 '귀사(D)'가 요구한 반입승인유효기간의 연장은 이미 유효기간이 연장되었으므로 더 이상의 재연장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회신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살피건대, 피고의 위 2010. 4. 5.자 민원 신청에 대한 회신은 의 민원 신청에 대하여 한 회신이기는 하나 이는 기본적으로 이 민원을 통해 한 'D'에 대한 반입승인 유효기간 재연장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일종의 거부처분이므로 이를 북한산 호두 반입승인을 받은 업체인 D에 대한 승인유효기간 재연장 거부처분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나아가 원고 A의 이 사건 소는 D의 대표인 동시에 반입승인대상자로서 피고의 위 D에 대한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므로, 결국 원고 A는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당사자적격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이 사건 거부처분을 제3자인 I에 대한 거부처분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는 결국 D이 더 이상 국내에 북한산 호두를 반입할 수 없다는 처분이므로 원고 A는 D의 대표자로서 위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 A에 대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원고 B, C 주식회사(대표자 G)의 원고적격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도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원고적격이 인정된다 할 것이나, 법률상 이익은 당해 처분의 근거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간접적이거나 사실적,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데 불과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1993. 4. 23. 선고 92누17099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거부처분은 I 또는 'D'에 대한 처분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 B, C 주식회사가 원고 A와 함께 북한산 호두 일괄배정 업체로 선정되었다는 점만으로는 위 거부처부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고 할 수 없으며(이 사건 거부처분이 취소되는 경우 원고 B, C 주식회사도 향후 북한산 호두의 세관통과 등에 유리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영향은 간접적, 사실적이고 반사적인 이해관계에 불과할 뿐, 그로 인하여 위 원고들의 법률상 지위에 어떤 직접적인 변화가 생긴다고 보기는 어렵다), 달리 원고 B, C 주식회사가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와 관련하여 어떠한 법률상 이익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 B, C 주식회사는 이에 대하여, D과 E 및 원고 C 주식회사를 실질적으로 모두 이 운영하고 있고 이 위 세 업체를 대표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반입승인유효기간 재연장신청을 한 것이므로 위 원고들도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위 원고들을 대표하여 이 사건 반입승인유효기간 재연장신청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을뿐더러, 이 위 D과 함께 E 및 원고 C 주식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로 D을 대상으로 한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위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 B, C 주식회사는 또한, 2010. 8. 25. 피고에게 호소문 형식으로 반입승인 유효기간을 연장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하였다가, 피고로부터 같은 해 9. 8. 반입승인 유효기간 재연장이 불가하다는 회신을 받았으므로 위 원고들은 위 2010. 9. 8.자 회신이라는 행정처분을 받아 이 사건 소의 당사자적격을 취득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원고들이 이 사건 소로써 취소를 구하는 행정처분의 대상은 '2010. 4. 5.자 북한산호두 일괄배정 승인 유효기간연장 거부처분'이고, 이는 2010. 9. 8.자 회신과는 처분의 상대방을 달리하는 별개의 처분이므로, 위 회신으로 인하여 이 사건 소의 당사자적격을 취득하였다는 위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이 사건 거부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A의 주장
(1) 이 사건 거부처분의 근거규정은 위헌이다.
이 사건 처분의 근거규정인 남북교류법 제13조 제3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 제5항은 반입 물품의 내용 및 거래형태에 따라 승인유효기간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정하지 않았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위와 같이 무효인 규정에 근거한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2) 이 사건 거부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
원고 A는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북한측의 사정 등 불가항력으로 이 사건 반입승인유효기간을 지키지 못하였는데, 피고가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고 반입승인유효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위 원고가 침해받는 사익이 커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이 사건 거부처분의 근거규정이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남북교류법이 물품을 반입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물품 등의 품목, 거래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하여 피고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제13조 제1항), 피고는 그 승인을 할 때에는 남북교류·협력의 원활한 추진을 위하여 승인의 유효기간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제13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은 피고가 물품 반입을 승인하는 경우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승인의 유효기간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5조 5항).
살피건대, 위 관계규정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고려하면, 남북교류법이나 그 시행령이 물품의 종류나 거래형태에 따라 승인유효기간을 일일이 규정하지 않았다고 하여 포괄위임금지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였다고 할 수 없다.
이 피고는 군사분계선 이남지역과 그 이북지역 간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꾀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남북한의 교역을 촉진함과 아울러 '승인제도'를 통해 그 진행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통제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 반입물품의 종류나 거래형태에 따라 승인유효기간을 법령에 미리 정하여는 것은 오히려 국내의 수급현황이나 남북관계 상황, 물품의 특성 및 소요기간 등의 사정에 맞추어 유효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도록 한 입법취지에 반하게 된다.
○ 남북교류법이나 그 시행령이 물품의 종류나 거래형태에 따라 승인유효기간을 일일이 규정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당초에 정한 반입승인의 유효기간을 업체의 사정, 물품의 종류나 거래형태 등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연장하는 경우 합리적인 승인제도 운용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앞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A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함에 있어 비례성을 상실할 정도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거나 이를 남용하였다. 고 볼 수 없다.
○ 남북교류법은 군사분계선 이남지역과 그 이북지역 간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바, 군사대치상황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더불어 북한산 농수산물의 위장반입사례, 국내 농림수산물 수급상황 조절 및 국내 생산자 보호 등을 위하여 북한산 물품의 반입에 승인제도를 두고, 그 승인에 유효기간을 둠으로써 북한산 물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법이다. 이러한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A가 이 사건 호두를 국내로 반입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큰 손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승인유효기간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제한함으로써 달성하려는 공익목적이 호두 반입을 하지 못함으로 인해 위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해 작다고 볼 수 없다.
○ 피고는 반입승인의 유효기간을 1개월 기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승인제도를 탄력성 있게 운용하고 있는바, 실제로 2010. 2. 11. 원고 A에 대하여 반입승인유효기간을 1개월 연장하였다. 만약 위와 같은 반입승인 유효기간 연장을 무제한적으로 인정한다면 반입에 승인제도를 둔 근본적인 취지 자체가 몰각될 우려가 있다.
○ 더욱이 피고는 승인유효기간의 연장은 원칙적으로 불허되고, 그 유효기간 연장은 1개월 이내로 제한된다는 점을 2009. 1. 30., 같은 해 10. 9., 같은 해 11. 13. 등 3회에 걸쳐 공지하였다.
○ 이 사건 호두가 당초의 승인유효기간 내에 반입되지 못한 것이 오로지 북한측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볼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는 거래상대방인 원고 A의 위험부담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승인유효기간 내에 반입에 필요한 절차를 완료하지 못했기 때문이므로 위 원고가 감수하여야 할 불가피한 손해라고 할 것이다.
4. 결론
원고 B, C 주식회사의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 A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성지용
판사곽형섭
판사배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