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 이유의 요지( 사실 오인 및 법리 오해) 피고인은 원심의 공동 피고인 A과 함께 개장의 문을 열어서 개를 도망가게 함으로써 손괴 범행의 실행행위를 공동으로 하였고, 그에 대한 미필적 고의도 있었으므로 손괴의 공동 정범이 성립한다.
2. 판단 검사는 ① 피고인이 A과 함께 개들에게 줄 먹이를 사와 서 개들에게 먹게 하였고, 피고인 역시 개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선 개들을 풀어 줄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한 점, ② 피고인이 ‘ 이렇게 개를 키울 거면 키우지 마세요’ 라는 내용의 메모를 작성하여 개장 위에 올려놓고 가버린 점, ③ CCTV 영상에 의하면 A이 개를 풀어 줄 때 피고인이 A을 말리려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으므로 A의 행위에 가담하려는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볼 것인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이 A과 공모하여 이 사건 손괴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록과 변론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CCTV 영상 등에 의하면 피고인은 A이 개장 문을 열기 전 함께 개의 먹이를 산 것일 뿐 그 이후 A의 행위에 별도로 가담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A 역시 수사기관에서 개장을 연 것은 자신이고 피고인은 그에 별도로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는 점, ③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A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면서, A이 개장 문을 열자 “ 개장 문을 여는 건 아닌 것 같으니까 ( 먹이를) 그냥 주자” 고 했다고
진술하는 점, ④ 피고인이 메모를 작성하여 개장 위에 올려놓고 갔다고
하더라도 이는 A이 개장 문을 연 뒤의 일이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개장 문을 여는 데 가담하지 않은 이상 개를 다시 개장 안으로 들여보내거나 개장 문을 닫을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⑤ 피고인이 A과 함께 개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