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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2.25. 선고 2016도4404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강간)(인정된죄명:강간,강간미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위계등간음),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강제추행)(인정된죄명:강제추행)부착명령
사건

2016도4404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 강간)(인

정된 죄명: 강간, 강간미수),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

한특례법위반(장애인위계등간음), 성폭력범죄의처벌등

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강제추행) (인정된 죄명: 강제

추행)

2016전도49(병합) 부착명령

피고인겸피부착명령청구자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원 담당변호사 문성윤

원심판결

광주고등법원 2016. 3. 16. 선고 (제주)2015노106, (제주)2015전노9(병합) 판결

판결선고

2021. 2. 25.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성폭력처벌법 제6조는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강간의 죄 또는 강제추행의 죄를 범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그러한 사람을 간음한 사람을 처벌하고 있다.

2010. 4. 15. 제정된 당초의 성폭력처벌법 제6조는 '신체적인 장애 등으로 항거불능인 상태에 있는 여자 내지 사람'을 객체로 하는 간음, 추행만을 처벌하였으나, 2011. 11. 17.자 개정 이후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여자 내지 사람'을 객체로 하는 강간, 강제추행 등도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개정 취지는 성폭력에 대한 인지능력, 항거 능력, 대처능력 등이 비장애인보다 낮은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범죄를 가중처벌하는 데 있다.

장애인복지법 제2조는 장애인을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라고 규정하고 있고 성폭력처벌법과 유사하게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범행의 특칙을 두고 있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 개념을 그대로 가져와 장애 아동·청소년의 의미를 밝히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장애를 '신체적·정신적 손상 또는 기능상실이 장기간에 걸쳐 개인의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는 상태'라고 규정하면서, 그러한 장애가 있는 사람을 장애인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면 성폭력처벌법 제6조에서 규정하는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이란 '신체적 기능이나 구조 등의 문제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장애와 관련된 피해자의 상태는 개인 별로 그 모습과 정도에 차이가 있는데 그러한 모습과 정도가 성폭력처벌법 제6조에서 정한 신체적인 장애를 판단하는 본질적인 요소가 되므로 신체적인 장애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해당 피해자의 상태가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고 비장애인의 시각과 기준에서 피해자의 상태를 판단하여 장애가 없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본 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도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이러한 신체적인 장애가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성폭력처벌법 제6조에서 규정하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인 장애에 해당하려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를 특별히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을 정도의 신체적 또는 정신적인 장애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피해자에게 그러한 장애가 있다거나 피고인이 범행 당시 피해자가 그와 같은 장애상태에 있었음을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각 성폭력처벌법 위반(장애인 위계등간음)의 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주위적 공소사실인 성폭력처벌법 위반(장애인강제추행) 및 각 성폭력처벌법 위반(장애 인강간)의 점에 대해서는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면서 그 예비적 공소사실인 강제추행, 강간, 강간미수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해자는 소아마비로 오른쪽 발바닥이 땅에 닿지 않아 타인의 부축 내지 보조기구 없이는 보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오른쪽 다리에 심하게 힘을 주면 아예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피해자는 교정 기구인 보정신발을 착용하여 생활하지만 그러한 상태에서도 일반인에 비해 걸음 거리가 매우 짧고 보행속도도 매우 느릴 뿐만 아니라 여전히 다리를 절며 걸어야 한다. 나아가 피해자가 이러한 보정 신발을 항상 착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편 피해자는 왼쪽 눈으로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나 오른쪽 눈으로는 주변에 있는 상대방을 인식하기조차 어렵다.

2) 피해자는 1996. 3. 27. 장애인등록되었고, 이 사건 당시에는 지체(하지 기능)장애 3급(부장애 시각)의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3) 피해자의 옆집에 살고 있었던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도 사람들과 함께 몇 차례 피해자의 집을 방문하였고 피해자가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나. 위와 같은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자는 오른쪽 다리와 오른쪽 눈의 기능이 손상되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로서 성폭력처벌법 제6조에서 규정하는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 아울러 피해자의 외관 및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이러한 신체적인 장애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해자에게 장애가 있다거나 피고인이 범행 당시 이를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성폭력처벌법 위반(장애인 위계등간음)의 점과 성폭력처벌법 위반(장애인강제추행)의 점 및 각 성폭력처벌법 위반(장 애인강간)의 점을 주문 내지 이유에서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성폭력처벌법 제6조에서 규정하는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위 공소사실 부분에 대한 무죄 판단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고,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 역시 이와 동일체의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노태악

대법관김재형

주심대법관민유숙

대법관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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