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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 5. 27. 선고 2017다230963 판결
[대지권지분이전등기등][공2021하,1218]
판시사항

[1]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계약 내용에 관한 서면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 그 해석의 방법

[2] 아파트를 신축ㆍ분양하는 갑 주식회사 등이 수분양자인 을 등에게 아파트의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해주었으나 대지권이전등기는 해주지 않자, 을 등이 등기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분양계약의 해석상 갑 회사 등의 소유권이전등기 관련 의무는 대지권을 포함한 해당 아파트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늦어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매매를 원인으로 갑 회사 등에 위 아파트 대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시점 무렵에는 위 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3] 분양받은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이 장기간 지연되어 수분양자 등이 활용기회 상실 등의 손해를 입었을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 등기절차 지연으로 인한 통상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인지 여부(적극) 및 이러한 법리는 분양된 아파트에 관하여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만을 이행하고 대지권이전등기의 이행을 장기간 지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계약의 해석은 계약 내용을 명확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계약 내용에 관한 서면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2] 아파트를 신축ㆍ분양하는 갑 주식회사 등이 수분양자인 을 등에게 아파트의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해주었으나 대지권이전등기는 해주지 않자, 을 등이 등기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분양계약의 해석상 갑 회사 등의 소유권이전등기 관련 의무는 전유부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지권을 포함한 해당 아파트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고 보아야 하고, 갑 회사 등이 을 등에게 대지권등기를 포함하여 완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전하거나 또는 그 이전 준비를 마칠 의무는 늦어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매매를 원인으로 갑 회사 등에 위 아파트 대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시점 무렵에는 이행기가 도래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도, 분양계약의 내용을 잘못 해석하여 갑 회사 등의 대지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라고 본 원심판결에 계약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3] 분양받은 아파트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이 장기간 지연되었다면 수분양자에게는 재산권을 완전히 행사하지 못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주위 부동산들의 거래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등기절차가 이행되지 않아 수분양자 등이 활용기회의 상실 등의 손해를 입었을 개연성이 인정된다면, 등기절차 지연으로 인한 통상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 손해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라고 하더라도 예견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분양된 아파트에 관하여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만을 이행하고 그에 관한 대지권이전등기의 이행을 장기간 지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원고,상고인

별지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기 외 1인)

피고,피상고인

예원건설 주식회사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 개요와 쟁점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들은 2006. 12. 28.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공사’라 한다)로부터 택지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던 이 사건 대지를 매수하여 그 지상에 12개 동 958세대 규모의 이 사건 아파트 신축ㆍ분양사업을 시행하였다. 피고들 지분 비율은 피고 예원건설 주식회사(이하 ‘피고 예원건설’이라 한다)가 62.97/100, 피고 주식회사 다림 씨앤씨(이하 ‘피고 다림 씨앤씨’라 한다)가 20.81/100, 피고 주식회사 슬기솔건설(이하 ‘피고 슬기솔건설’이라 한다)이 16.22/100이다.

(2) 피고들은 2007년경부터 수분양자별로 분양한 아파트에 관하여 분양계약(이하 ‘이 사건 분양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분양대금은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나누어 피고들이 지정한 입주예정일인 2010. 6.까지 지급하여야 한다(전문 제2항, 제1조 제5항). 피고들은 건물 준공일부터 60일 이내에 소유권보존등기를 해야 한다(제8조 제1항). 수분양자는 공급대금과 그 밖의 납부액을 완납하고 피고들의 소유권보존등기가 완료되는 날부터 60일 이내에 수분양자의 비용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야 한다(제8조 제3항). 천재지변이나 법령개정, 행정명령 및 처분 등 수분양자와 피고들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소유권보존등기 등 이전절차가 지연될 경우 수분양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제8조 제4항).

(3) 피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를 완공하여 2010. 7. 30. 전유부분 전체에 관해 지분 비율에 따라 소유권보존등기를 하고, 2010. 8. 18.경부터 2011. 1. 19.경까지 피고들과 분양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을 비롯한 수분양자들에게 해당 아파트의 전유부분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었다.

(4) 공사는 2012. 8. 31.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한 다음, 2012. 10. 30. 피고 다림 씨앤씨와 피고 슬기솔건설에 2006. 12. 28.자 매매를 원인으로 하여 지분 비율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었으나, 피고 예원건설에는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지 않았다.

(5) 원고들은 피고들이 해당 아파트에 관하여 대지권이전등기를 하지 않자 대지권이전등기의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나. 쟁점은,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해당 아파트에 관한 대지권이전등기를 해줄 의무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와 이러한 이행지체를 이유로 원고들이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2. 대지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기(상고이유 제1점)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이 사건 분양계약은 전유부분에 관한 피고들의 소유권보존등기의무에 대해서는 이행기를 명백히 정하면서도 전유부분에 관한 피고들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에 대해서는 그 이행기를 따로 정하지 않고 오히려 수분양자에게만 일정한 기간 내에 전유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의무를 지우고 있다. 또한 대지권이전등기의무에 대해서는 전유부분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의무와 달리 그 이행기의 기준조차 정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분양계약에 따른 피고들의 대지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에 해당하고, 원고들이 이행지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2015. 9. 1.자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신청서가 피고들에게 송달된 날인 2015. 9. 8. 이행기가 도래하여 피고들은 그 다음 날인 2015. 9. 9. 이행지체에 빠진다.

나. 그러나 원심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1) 계약의 해석은 계약 내용을 명확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7다275447 판결 참조).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20조 제1항 은 “구분소유자의 대지사용권은 그가 가지는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른다.”라고 정하여 전유부분과 대지권의 일체성을 명시하고 있다. 거래관행이나 사회통념에 비추어 수분양자가 분양계약 당시에 전유부분과 대지권의 이행기가 따로 있다고 예상하기 어렵다. 기록에 따르면, 이 사건 분양계약서에는 분양목적물로 전유부분과 그 대지권이 포함된 해당 아파트 건물 전체가 표시되어 있고, 전유부분과 대지권을 별도로 취급하는 규정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분양계약의 체결 경위와 동기, 당사자들의 진정한 의사, 당사자들이 계약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분양계약에서 정하고 있는 피고들의 소유권이전등기 관련 의무는 원심판결과 같이 전유부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지권을 포함한 해당 아파트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고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분양계약 제8조 제3항의 문언만 보면 소유권이전등기에 관한 의무를 수분양자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분양자인 피고들이 먼저 수분양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한다. 따라서 위 조항은 수분양자뿐만 아니라 분양자인 피고들에 대해서도 해당 아파트에 관한 대지권을 확보하는 등 수분양자가 해당 아파트 건물 전체에 관하여 완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전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칠 의무를 지우면서 이행기의 기준을 정하되, 다만 이행기는 확정기한이 아니라 불확정기한으로 하는 합의가 담긴 조항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행기는 건설공사의 진척상황과 사회경제적 상황에 비추어 분양대금을 다 내고 분양자가 건물을 준공한 날부터 수분양자가 완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전받는 데 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간이 지난 때 도래한다(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다25745 판결 참조).

(3) 이러한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대지권등기를 포함하여 완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전하거나 또는 그 이전 준비를 마칠 의무는 늦어도 공사가 일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대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시점인 2012. 10. 30. 무렵에는 이행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 원심은 이 사건 분양계약의 내용을 잘못 해석한 나머지, 피고들의 대지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라고 전제하고 2015. 9. 9.에 비로소 그 의무가 이행지체에 빠진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계약의 해석, 불확정기한 채무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3.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여부(상고이유 제2점)

가. 부동산매매에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고 부동산을 인도할 의무를 진다. 부동산이 다른 사람의 소유에 속한 경우에는 매도인은 그 소유권을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하여야 한다( 민법 제569조 참조). 매도인이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민법 제390조 에 따라 매수인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민법 제393조 제1항 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2항 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제1항 의 통상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종류의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사회일반의 거래관념 또는 사회일반의 경험칙에 비추어 통상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범위의 손해를 말하고, 제2항 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당사자들의 개별적ㆍ구체적 사정에 따른 손해를 말한다.

분양받은 아파트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이 장기간 지연되었다면 수분양자에게는 재산권을 완전히 행사하지 못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주위 부동산들의 거래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등기절차가 이행되지 않아 수분양자 등이 활용기회의 상실 등의 손해를 입었을 개연성이 인정된다면, 등기절차 지연으로 인한 통상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 손해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라고 하더라도 예견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위 대법원 2006다25745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분양된 아파트에 관하여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만을 이행하고 그에 관한 대지권이전등기의 이행을 장기간 지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 이때 고려할 사정에는 당사자 사이의 관계,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와 그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정황 등이 포함된다(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다6951, 696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법원은 손해액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과 증명이 미흡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증명을 촉구하여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권으로 손해액을 심리ㆍ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8다301336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들의 대지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이 장기간 지연됨에 따라 원고들에게 재산권을 완전히 행사하지 못하는 손해 등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러한 재산상 손해에 관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대지지분이전등기에 관한 피고들의 이행지체로 원고들이 손해를 입었을 개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들의 손해 발생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손해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고들의 상고는 이유 있어 원심판결 중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원고 명단: 생략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김재형(주심) 안철상 이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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