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은 무죄.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09. 5. 25.부터 2011. 12. 29.까지 서울 중구 C건물 2층에 있는 피해자 D이 운영하는 (주)E에서 영업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위 회사를 위하여 각 거래 업체들로부터 위 회사 명의로 주문을 받아와 인쇄, 배송을 하여 제작된 인쇄물을 납품하고 그 물품대금은 (주)E의 계좌로 입금해야 하는 임무가 있었다.

피고인은 2009. 7. 말경 위 사무실에서, 친구인 F대학교 G 교수로부터 F대학교 이과대학 카탈로그 2,000부를 납품해달라는 주문을 받았으므로 정식으로 회사에 발주를 넣고 그 납품대금을 회사계좌로 입금시켜야 함에도 그 임무에 위배하여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인쇄업체를 통해 인쇄물을 제작, 납품한 후 납품대금 9,530,400원을 피고인의 아들인 ‘H’ 명의의 계좌로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2011. 12. 28.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406회에 걸쳐 ‘I 식당’ 등의 업체들로부터 인쇄물 제작 주문을 받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인쇄소를 통해 인쇄물을 제작, 납품한 후 그 납품대금 명목으로 위 H 명의 계좌로 합계 383,682,346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383,682,346원의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판단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인쇄물을 생산하는 작업은 크게 인쇄판을 만드는 작업(이하 “인쇄판 작업”이라 함)과 그 인쇄판으로 종이에 인쇄를 하는 작업(이하 “인쇄 작업”이라 함)으로 나눌 수 있는데, (주)E는 인쇄판 작업은 직접 수행하지만 인쇄 작업은 대부분 다른 인쇄업자에 의뢰하여 진행하고 있었다.

(2) 그런데 (주)E는 공소사실 기재 기간에 제지업자, 인쇄업자 사이에 신용이 좋지 아니하여, (주)E의 거래처들은 (주)E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