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의 의미
[2] 자동차가 매매를 위하여 위탁된 경우 위탁자 등의 운행지배 유무를 판단하는 방법
[3] 갑(갑)이 자동차영업소 직원 을(을)로부터 신차(신차)를 구입하면서 그 소유의 구차(구차)의 인도와 함께 이전서류를 넘기며 구차의 매매를 부탁하고, 을로부터 구차의 매매를 개인적으로 위탁받은 전문영업자 병(병)이 구차의 매매를 다시 전문영업자 정(정)에게 위탁한 경우, 갑과 병의 사용자 무(무)의 운행지배를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에서 자동차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로 규정하고 있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란 사회통념상 당해 자동차에 대한 운행을 지배하여 그 이익을 향수하는 책임주체로서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자를 말하고, 이 경우 운행의 지배는 현실적인 지배에 한하지 아니하고 간접지배 내지는 지배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
[2] 자동차가 매매를 위하여 위탁된 경우 위탁자 등의 운행지배 유무는 그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관계를 살펴서 사회통념상 위탁자 등이 차량운행에 간섭을 하거나 지배·관리할 책무가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가려 결정하여야 한다.
[3] 갑(갑)이 자동차영업소 직원 을(을)로부터 신차(신차)를 구입하면서 그 소유의 구차(구차)의 인도와 함께 이전서류를 넘기며 구차의 매매를 부탁하고, 을로부터 구차의 매매를 개인적으로 위탁받은 전문영업자 병(병)이 구차의 매매를 다시 전문영업자 정(정)에게 위탁한 경우, 갑과 병의 사용자 무(무)의 운행지배를 부정한 사례.
참조조문
[1]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2]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3]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4다17253 판결(공1995하, 3752) 대법원 1998. 10. 27. 선고 98다36382 판결(공1998하, 2777) /[2] 대법원 1978. 12. 13. 선고 78다1667 판결 대법원 1992. 5. 12. 선고 92다6365 판결(공1992, 1853) , 대법원 1992. 5. 12. 선고 92다6365 판결(공1992, 1853) 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8212 판결(공1995상, 877) 대법원 1999. 5. 14. 선고 98다57501 판결(공1999상, 1155)
원고,상고인
신동아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현규)
피고,피상고인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전제일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인중)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심은 그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⑴ 피고 1은 2000. 4. 18. 대우자동차 ○○영업소에 근무하는 소외 1로부터 '마티스'차량을 682만 원에 새로 구입하면서 이전부터 사용하던 이스타나 승합차(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를 980만 원에 팔아 그 돈으로 '마티스'차량 대금을 정산하여 줄 것을 부탁하였고, 이에 소외 1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이 사건 차량을 위 가격에 팔아주기로 하되, 그로부터 1달 후인 같은 해 5. 17.까지 그 매도대금으로 '마티스'차량의 대금과 정산하기로 약속하면서, 위 피고로부터 자동차등록증, 인감증명서 등 이 사건 차량의 이전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건네 받은 다음 이 사건 차량을 가지고 간 사실, ⑵ 그 후 소외 1은 같은 날인 2000. 4. 18. 평소 고객이 새차를 매수하면서 가지고 있던 중고차를 팔아달라고 요청할 경우 이를 매수하는 등의 거래가 많았던 소외 2를 불러, 그에게 자신이 피고 1과 대금을 정산할 수 있도록 같은 해 5. 17.까지 980만 원에 이 사건 차량을 매도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소외 2는 이를 승낙하여 "매매의 성사 여부나 그 매매가격이 얼마인지에 관계없이 위 날짜까지 소외 1에게 980만 원을 지급한다."는 취지로 약정하고, 매매금액란에 '980만 원(결제 5/17)', 매수인의 주소란에 '(주소 생략) □□상사', 주민등록번호란에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성명란에 '소외 2'를 각 기재한 차량인수증(을 제9호증)을 소외 1에게 교부한 다음 이 사건 차량을 인도받은 사실, ⑶ 당시 소외 2는 피고 3이 경영하는 중고자동차 매매업소인 '□□상사'에 소속되어 중고차매매를 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차량의 매도를 위와 같이 위탁받고도 사장인 위 피고에게 알리지 아니한 채 그 구매자를 물색하다가 "□□상사는 매장이 작아 의뢰가격인 980만 원에 매도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같은 달 21.경 제1심 공동피고가 운영하는 대규모의 중고자동차 매매업소인 '△△△△ 상사'에서 근무하며 중고차매매를 하고 있던 친구인 소외 3에게 "손님이 많은 △△△△ 상사에서 전시하여 판매해 달라. 같은 해 5. 17.까지 이 사건 차량을 980만 원에 매도하면 된다."면서 매매를 위탁하고 이 사건 차량도 인도한 사실, ⑷ 이에 소외 3은 위와 같이 위탁받은 당일인 2000. 4. 21.부터 '△△△△ 상사' 주차장 부근에서 이 사건 차량을 전시하여 매매를 중개하던 중, 같은 달 27. 카센터에서 수리할 목적으로 소외 4에게 이 사건 차량을 자신의 집까지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였고, 소외 4는 위 '△△△△ 상사' 사무실에 보관되어 있던 이 사건 차량의 열쇠를 직원으로부터 받아다가 소외 3의 집으로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가던 중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사실, ⑸ 그 후 소외 4, 제1심 공동피고, 소외 1 등은 사고 다음날인 4. 28. 피고 1을 찾아와 사고수습 대책을 논의하던 중, "피고 1이 피고 2. 현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2. 회사'라고 한다)와 체결한 보험계약으로 이 사건 사고를 처리하기로 하는 대신, '△△△△ 상사'측에서 총 1,500만 원(당초 매도의뢰가격인 980만 원에다가 할증되는 보험료분 520만 원을 더한 금액)에 이 사건 차량을 매수한다."는 내용으로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에 제1심 공동피고는 같은 날 피고 1에게 1,500만 원을 입금하였으나, 피고 1은 이 사건 차량이 매도위탁된 상태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을 들어 피고 2. 회사측에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자, '보험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는 취지로 제1심 공동피고에게 520만 원을 돌려준 사실, ⑹ 한편, 매도위탁된 중고차의 매매가 성사되면 통상 매매업자(개인)는 위탁가격보다 고액으로 매매가 성사되었을 경우에만 그 차액을 이익금으로 취득하는 반면, 그 매매업자가 소속된 매매상사는 이전등록을 대행하여 주는 대가로 매매당사자로부터 매매대금의 2.2% 상당의 돈을 취득할 수 있게 되는 사실을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2.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에서 자동차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로 규정하고 있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란 사회통념상 당해 자동차에 대한 운행을 지배하여 그 이익을 향수하는 책임주체로서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자를 말하고, 이 경우 운행의 지배는 현실적인 지배에 한하지 아니하고 간접지배 내지는 지배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하는 것 이므로(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4다17253 판결 , 1998. 10. 27. 선고 98다36382 판결 등 참조), 자동차가 매매를 위하여 위탁된 경우 위탁자 등의 운행지배 유무는 그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관계를 살펴서 사회통념상 위탁자 등이 차량운행에 간섭을 하거나 지배ㆍ관리할 책무가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가려 결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78. 12. 13. 선고 78다1667 판결 과 1992. 5. 12. 선고 92다6365 판결 의 사안 및 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8212 판결 , 1999. 5. 14. 선고 98다5750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 1은 이 사건 차량의 매도를 소외 1에게 부탁하였지만, 위 '마티스'차량을 소외 1로부터 받고 이 사건 차량의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서류까지 소외 1에게 넘겨줌으로써 이 사건 차량의 실질적인 매도인에 가까운 상태에 있었던 점, 소외 2는 소외 1과의 단순한 친분관계에 기하여 이 사건 차량의 매도를 위탁받은 것이 아니라 그가 전문으로 하는 중고차매매업무의 일환으로 매도위탁을 받은 것이고, 또 약정한 2000. 5. 17.이 되면 소외 1에게 무조건 980만 원을 대금으로 지급하여야 하지만 더 높은 가격 또는 낮은 가격으로 매매를 성사시키면 그 차액을 취득하거나 손실을 부담하는 지위에 있었으며, 그 후 이 사건 차량을 다시 매도위탁받은 소외 3이나 그 업주인 제1심 공동피고도 전문영업자이기는 마찬가지였던 점, 이와 같이 중고차 매매업자에게 차량의 매도위탁이 이루어지면 중고차 매매업자는 이익을 남기기 위하여 빠른 시기에 높은 가격으로 매매를 성사시키려고 노력하므로, 그 차량의 매도시기나 매도가격이 유동적일 뿐 그 차량의 매매가 성사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 1로서는 2000. 5. 17.이 되면 980만 원을 매매대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도록 약정까지 되어 있었으므로, 이 사건 차량의 매도가 불능으로 되어 자신이 이를 재차 운행하게 될 입장도 아니었던 점, 중고차 매매업자는 보다 높은 가격으로 신속하게 매매를 성사시키기 위하여 통상 수탁차량을 수리하거나 판매를 위한 운전도 하는 것이고, 이 사건의 경우에도 수리를 위하여 이 사건 차량이 운행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였던 점, 또한 피고 3의 경우에도, 그 직원인 소외 2가 개인적으로 이 사건 차량의 매도위탁을 받기는 하였지만 위 피고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기간 내에 이 사건 차량을 다시 다른 매매업자인 소외 3에게 넘겨버렸고, 소외 3은 자신이 소속된 매매상사의 직원으로서 이 사건 차량을 인도받아 관리하면서 전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이 사건 차량의 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수리까지 하려고 하였던 점, 이에 따라 이 사건 차량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이후 소외 3이 소속된 매매업체(△△△△ 상사)에 의하여 실제로 매수되었고, 위 피고는 이 사건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도 참여하지 아니하였던 점(소외 3의 사용자인 제1심 공동피고에 대하여는 운행자책임을 인정한 제1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등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1과 피고 3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사회통념상 이 사건 차량의 운행에 간섭을 하거나 지배ㆍ관리할 책무가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 1과 피고 3이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