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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9. 4. 25. 선고 87다카2672 판결
[전세금][공1989.6.15.(850),804]
판시사항

민법 제126조 소정의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민법 제126조 소정의 표현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사유가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재심피고), 상고인

축산단위농업협동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남두희

피고(재심원고), 피상고인

피고(재심원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인이 피고(재심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 명의로 원고(재심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피고가 소외인에게 명시적으로 임대차계약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 명의로 소외 축산수산업협동조합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는 것을 위임한 바 있고 소외인이 피고 인감증명서 및 인장을 소지하고 있었으므로 원고는 소외인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체결에 있어서도 피고의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으니 소외인의 위 임대차계약체결은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로서 유효하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는 평소에 일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재일교포로서 경북 영덕군 에서 살고 있는 87세 되는 노모를 방문하기 위해 1년에 3, 4회정도 우리나라를 내왕하던 중 소외인을 가정부로 고용하여 피고의 노모를 돌보게 하면서 피고가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에는 동거도 하여 내연의 관계를 유지하여 온 사실, 피고는 가정부 겸 내연의 처인 소외인에게 생활비로서 그 때마다 필요한 금액을 지급하여 왔으나 소외인이 임의로 피고의 명의를 빌어 금원을 차용하여 일부는 피고의 노모 및 자신의 생활비에 사용하였지만 나머지는 자신이 임의로 사용함으로써 피고에게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를 주게 된 사실, 피고는 1983.3.10.경 피고의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차용하여 장사를 해보겠다고 간청하는 소외인에게 축산수산업협동조합으로부터 돈 2,000,000원을 차용하는데 사용하도록 용도를 특정하여 인감증명서 1통을 발급받아 교부하였는데 소외인은 인감증명서의 주소이동사항란을 일본국내의 주소에서 우리나라의 주소로 임의정정하는 한편 인감증명서의 유효기간 경과 후이며 피고가 일본에 거주하고 있을 때인 같은 해 6.15.경 장롱 속에 보관중인 피고의 인장을 사용하여 원고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의 가정부 겸 내연의 처인 소외인이 피고의 인감증명서 및 인장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소외인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인정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소외인에게 위 축산수산업협동조합으로부터 피고 명의로 2,000,000원을 차용하도록 대리권을 수여하여 인감증명서까지 교부한 일이 있다는 것이며 원심이 채용한 을제4호증의 6(피고의 검찰에서의 진술기재), 같은 호증의 7( 소외인의 검찰에서의 진술기재)등에 의하면 피고는 소외인으로 하여금 가사를 돌보게 하면서 피고 부재중에 이사건 점포 이외의 다른 부분건물에 대해 월세를 놓게 하였는데 소외인이 부엌방 1간을 전세 120만원에, 공장 1동을 전세 200만원에, 공장방 1간을 전세 100만원에, 나머지 방 6간을 각 월세로 놓아 그 셋돈을 받아 피고의 노모와 소외인의 생활비에 충당하여 온 데다가 이 사건 점포에 대하여도 원고가 소외인에게 이를 월세로 놓도록 하였는데 소외인이 이를 어기고 원고에게 전세를 놓았다는 것이며 이 사건 전세계약서도 피고의 집에서 작성하였다는 것인 바, 이와 같은 사정 아래에서 위 전세계약서 작성시 피고가 일본에 머물러 있었고 소외인이 원고 측에 교부하였던 피고의 인감증명서 유효기간이 5일 정도 경과하였으며 소외인이 인감증명서에 표기된 피고의 주소를 일본국내의 주소지에서 우리나라의 주소지로 임의정정한 바 있다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소외인이 피고의 가사를 돌보아오고 있는 처지로서 이 사건 건물의 다른 부분에 대하여 세를 놓아오고 있는 예에 따라 이 사건 점포에 대하여도 전세를 놓는 것으로 믿기에 어렵지 않다고 보여지므로 원고로서는 소외인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데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원심이 위와 같이 소외인이 평소에도 집세를 놓아 온 사실 등을 간과하고 원고가 이 사건임대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소외인이 대리권이 있다고 믿는데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였거나 민법상의 표현대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하였음이 명백하므로 이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며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김상원 김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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