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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도8222 판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공2011하,1862]
판시사항

[1] 교차로 직전의 횡단보도에 따로 차량보조등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교차로 차량신호등이 적색이고 횡단보도 보행등이 녹색인 상태에서 횡단보도를 지나 우회전하다가 업무상과실치상의 결과가 발생하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 제2항 단서 제1호의 ‘신호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자동차 운전자인 피고인이, 교차로와 연접한 횡단보도에 차량보조등은 설치되지 않았으나 보행등이 녹색이고, 교차로의 차량신호등은 적색인데도, 횡단보도를 통과하여 교차로를 우회하다가 신호에 따라 진행하던 자전거를 들이받아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힌 사안에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 제2항 단서 제1호의 ‘신호위반’으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교차로와 횡단보도가 연접하여 설치되어 있고 차량용 신호기는 교차로에만 설치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차량용 신호기는 차량에 대하여 교차로의 통행은 물론 교차로 직전의 횡단보도에 대한 통행까지도 아울러 지시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횡단보도의 보행등 측면에 차량보조등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다고 하여 횡단보도에 대한 차량용 신호등이 없는 상태라고는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경우에 그러한 교차로의 차량용 적색등화는 교차로 및 횡단보도 앞에서의 정지의무를 아울러 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그와 아울러 횡단보도의 보행등이 녹색인 경우에는 모든 차량이 횡단보도 정지선에서 정지하여야 하고, 나아가 우회전하여서는 아니되며, 다만 횡단보도의 보행등이 적색으로 바뀌어 횡단보도로서의 성격을 상실한 때에는 우회전 차량은 횡단보도를 통과하여 신호에 따라 진행하는 다른 차마의 교통을 방해하지 아니하고 우회전할 수 있다. 따라서 교차로의 차량신호등이 적색이고 교차로에 연접한 횡단보도 보행등이 녹색인 경우에 차량 운전자가 위 횡단보도 앞에서 정지하지 아니하고 횡단보도를 지나 우회전하던 중 업무상과실치상의 결과가 발생하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 제2항 단서 제1호의 ‘신호위반’에 해당하고, 이때 위 신호위반 행위가 교통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이상 사고장소가 횡단보도를 벗어난 곳이라 하여도 위 신호위반으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함에는 지장이 없다.

[2] 자동차 운전자인 피고인이, 삼거리 교차로에 연접한 횡단보도에 차량보조등은 설치되지 않았으나 그 보행등이 녹색이고, 교차로의 차량신호등은 적색인데도, 횡단보도를 통과하여 교차로에 진입·우회전을 하다가 당시 신호에 따라 교차로를 지나 같은 방향으로 직진하던 자전거를 들이받아 그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힌 사안에서, 위와 같은 경우 피고인은 횡단보도 정지선에서 정지하여야 하고 교차로에 진입하여 우회전하여서는 아니되는데도 교차로의 차량용 적색등화를 위반하여 우회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하였고, 또한 신호위반의 우회전행위와 사고발생 사이에는 직접적인 원인관계가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위 사고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 제2항 단서 제1호의 신호위반으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피고인에게 신호위반의 책임이 없다고 보아 공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에 도로교통법상 신호 또는 지시에 따를 의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도로교통법 제4조 는 “교통안전시설의 종류, 교통안전시설을 만드는 방식과 설치하는 곳 그 밖에 교통안전시설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2010. 8. 24. 행정안전부령 제1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시행규칙’이라고 한다) 제6조 제2항 [별표 2] ‘신호기가 표시하는 신호의 종류 및 신호의 뜻’은 차량신호등 중 적색의 등화가 표시하는 신호의 뜻으로 “차마는 정지선, 횡단보도 및 교차로의 직전에서 정지하여야 한다. 다만, 신호에 따라 진행하는 다른 차마의 교통을 방해하지 아니하고 우회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교차로와 횡단보도가 연접하여 설치되어 있고 차량용 신호기는 교차로에만 설치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차량용 신호기는 차량에 대하여 교차로의 통행은 물론 교차로 직전의 횡단보도에 대한 통행까지도 아울러 지시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횡단보도의 보행등 측면에 차량보조등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다고 하여 횡단보도에 대한 차량용 신호등이 없는 상태라고는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경우에 그러한 교차로의 차량용 적색등화는 교차로 및 횡단보도 앞에서의 정지의무를 아울러 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그와 아울러 횡단보도의 보행등이 녹색인 경우에는 모든 차량이 횡단보도 정지선에서 정지하여야 하고, 나아가 우회전하여서는 아니되며, 다만 횡단보도의 보행등이 적색으로 바뀌어 횡단보도로서의 성격을 상실한 때에는 우회전 차량은 횡단보도를 통과하여 신호에 따라 진행하는 다른 차마의 교통을 방해하지 아니하고 우회전할 수 있다 (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도1835 판결 도 참조). 따라서 교차로의 차량신호등이 적색이고 교차로에 연접한 횡단보도 보행등이 녹색인 경우에 차량 운전자가 위 횡단보도 앞에서 정지하지 아니하고 횡단보도를 지나 우회전하던 중 업무상과실치상의 결과가 발생하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 , 제2항 단서 제1호의 신호위반에 해당하고, 이때 위 신호위반행위가 교통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이상 그 사고장소가 횡단보도를 벗어난 곳이라 하여도 위 신호위반으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함에는 지장이 없다 ( 대법원 1998. 7. 28. 선고 98도832 판결 ,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도12671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 차량을 운전하던 피고인이 삼거리 교차로에서 차량용 신호기가 적색등화인 때에 우회전하다가 신호에 따라 진행하던 피해자 자전거의 교통을 방해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그 우회전에 대하여 신호위반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위 삼거리 교차로에 연접하여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그 횡단보도에 차량용 보조등은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였으나 거기에 설치되어 있던 보행등은 녹색이었고, 위 삼거리 교차로의 차량용 신호등은 적색이었던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횡단보도 정지선에서 정지하지 아니한 채 횡단보도를 통과하여 교차로에 진입·우회전을 하다가 당시 신호에 따라 위 교차로를 지나 같은 방향으로 직진하던 피해자 운전의 자전거를 왼쪽 앞 범퍼로 들이받아 피해자에게 그 판시의 상해를 입힌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경우 피고인은 횡단보도 정지선에서 정지하여야 하고 교차로에 진입하여 우회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할 것임에도 교차로의 차량용 적색등화를 위반하여 우회전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고, 또한 위 신호위반의 우회전행위와 위 사고 발생 사이에는 직접적인 원인관계가 존재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 , 제2항 단서 제1호의 신호위반으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피고인이 신호를 위반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하여 공소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도로교통법의 신호 또는 지시에 따를 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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