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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노2121 판결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배임][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사

박문호

변 호 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서무송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① 원심이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의 영업비밀로 인정한 Soft Hand Repeater(이하 ‘SHR'이라 한다)의 RFM 회로도, ICM 회로도(엄밀히는 ’ICM1'을 말한다. 이하에서는 ‘ICM1'으로 부르기로 한다)의 회로설계기술이라는 것은 무선(RF) 중계기 모듈 업계 종사자가 모듈을 만들 때 가장 널리 사용하는 부품 및 회로구성에 불과한 것으로서 영업비밀의 요건 중 ’독립된 경제적 가치성‘을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이미 비공지성을 상실한 그 기술적 사상과는 별도의 ’영업‘비밀이라고 할 수 없고, ② 피해자 회사는 부도가 난 2004. 6. 이후 위 회로도들을 비밀정보로서 관리하지도 아니하여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이라고 할 수도 없음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피고인이 영업비밀인 위 SHR의 회로도들을 공소외 4 주식회사 연구원인 공소외 5에게 전달하여 주어 피해자 회사의 기술상 영업비밀을 누설하고, 액수 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과 아울러 피해자 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잘못 인정하였다.

(2) 양형부당

피해자 회사의 위 회로도들의 영업비밀로서의 경제적 가치는 매우 적고 피고인이 위 회로도들을 공소외 4 주식회사에 제공한 것은 특별한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위 회로도들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였기 때문인 점,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가 입은 피해가 없고 피고인 또한 어떠한 이익을 얻은 바도 없는 점 등 이 사건의 여러 가지 양형 조건에 비추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선고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검사(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

① 피해자 회사의 SHR의 OSC 부분은 중계기에 들어오는 신호파형을 감시하면서 만약 발진 발생이 감지되는 즉시 이를 중계기의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제어부(Network Management System, NMS)에 전달하여 주어 중앙제어부가 RFM, ICM1을 통하여 발진제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서 RFM 및 ICM1 부분과 함께 무선 중계기의 핵심부분을 이루는 것이고, SHR의 개발 이전에 생산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노치 3 중계기의 SA 부분은 중계기에 간단한 연결단자를 만들어 거기에 노트북 등 컴퓨터를 연결하여 발진발생 상황 등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디스플레이(display) 기능을 하는 것인바, 위 SHR의 OSC 부분은 위 노치 3 중계기의 SA 부분과는 그 기능, 회로도 구성 등에서 확연히 다른 것이어서 영업비밀의 요건 중 ‘비공지성’을 충족하고 있고, ② 가사 위 SHR의 OSC 회로도 부분이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직원으로서 비밀로 유지하여야 할 임무에 위배하여 피해자 회사에서 비밀로 유지하는 위 회로도를 경쟁 회사에 누설한 이상 업무상배임죄는 인정된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위 SHR의 OSC 부분은 이미 생산된 위 노치 3 중계기의 SA 부분과 동일하여 영업비밀로서의 ‘비공지성’ 요건을 상실하였다는 이유로 이 부분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 및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무죄로 잘못 판단하였다.

2. 당원의 판단

가. 직권판단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뒤부분의 ‘액수 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과 동시에 피해자 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를 ‘ 공소외 4 주식회사로 하여금 액수 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함과 동시에 피해자 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당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당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및 검사의 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나. 피고인 및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기초사실

당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이동통신용 중계기의 일반론

중계기란 기지국에서 송신하는 신호를 받아서 증폭한 후 사용자의 휴대단말기로 송신하고 단말기에서 송신한 신호를 받아서 증폭한 후 기지국으로 송신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이다. 중계기에는 크게 유선 중계기와 무선(Radio Frequency, 이하 ‘RF’라 한다) 중계기가 있다. 유선 중계기는 기지국과 중계기 사이의 구간이 유선으로 연결된 것으로서 광통신망을 이용하는 광중계기가 널리 이용된다. RF 중계기는 유선 중계기에 비하여 설치 및 유지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고 크게 변파 방식과 무변파 방식으로 구분된다. 변파 방식은 기지국과 중계기 및 중계기와 휴대전화 구간의 주파수가 달라지는 방식으로서 주파수가 분리되어 있어 주1) 발진현상 이 없으나 중계기 내에서 주파수를 변경해야 하므로 회로가 복잡하고 고가인 단점이 있고, 무변파 방식은 중계기의 수신 주파수와 송신 주파수가 동일한 방식으로서 중계기 내부 장치가 간단한 장점이 있는 반면 발진현상이 나타나는 문제가 있다.

발진현상 해결을 위하여 여러 방식이 이용되었고 그 중에서도 공소외 2 주식회사는 노치 4 중계기 설치 전에 노치 1, 2, 3 중계기를 사용하여 왔는데, 위 기존 중계기들은 공소외 2 주식회사가 특허출원한 노치 주2) 안테나 를 통하여 발진을 제어하였다.

중계기의 주요 부품으로는 전원, 필터, 콘트롤러, 커플러, 파워엠프, RF 주3) 모듈 등이 있고, 중계기의 특성과 규격(Spec)에 따라 RF 모듈의 규격도 정해진다. 위와 같이 규격이 결정되면 그 후에는 블록도 작성 및 시뮬레이션 주4) 작업 , 회로도 작성, 주5) PCB 제작, 부품 조립, 테스트 등의 과정을 거쳐서 양산 단계에 들어간다. 그 중 회로도란 부품 배열, 부품의 연결방법, 부품의 저항 값 및 위치 등이 단면에 표시된 것으로서 회로도를 설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자의 선택과 소자의 배열 등이고, 향후 제품에서 실현할 구체적 기능 구현을 위해서는 주어진 규격에 따른 성능 테스트 등을 통하여 세부 규격을 정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회로도를 완성할 수 있다.

㈏ 당사자들의 지위

1) 피해자 회사는 1998년경 설립된 이래 이동통신용 광중계기를 비롯한 중계기 개발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 공소외 3 주식회사는 이동통신용 중계기 개발 및 파워앰프 개발 등을 목적으로 하여 공소외 2 주식회사에 광중계기 등을 납품하는 회사, 공소외 4 주식회사는 1998년경 설립되어 중계기용 감시장치 등의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 공소외 2 주식회사는 개인휴대통신기기의 개발, 판매 및 통신망 운영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2) 피고인은 2002. 10.경부터 2004. 6.경까지 피해자 회사의 기술연구소장 겸 생산본부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고, 공소외 6은 ‘대역확산신호를 중계신호에 의도적으로 삽입하는 중계장치’(2000. 6. 2. 출원, 2002. 5. 17. 등록) 등의 특허권자로서 2002년 여름경 피해자 회사와 기술지원계약을 체결한 후 피해자 회사의 SHR 개발에 있어 기술자문 역할을 해 오던 사람이며, 공소외 7은 2002. 11.경부터 2004. 6.경까지 피해자 회사의 개발실장으로 근무하면서 SHR 중계기 개발의 총 책임을 맡았던 사람이다.

㈐ 피해자 회사의 SHR 및 노치플러스 개발 경위

1) 피해자 회사는 공소외 6의 기술자문 하에 2002. 12.경부터 중계기 개발에 착수하여 2003년경 무변파 무선 중계기의 일종인 SHR을 개발하였고, 2003년 여름경 공소외 6의 소개로 알게 된 공소외 3 주식회사와 사이에, SHR의 기능을 실험한 후 이를 공소외 2 주식회사에 제안하기로 협의하였다.

2) 피해자 회사와 공소외 3 주식회사의 담당 연구원들은 2003. 9. 19. 공소외 3 주식회사 실험실에서 SHR 시제품 공동실험을 한 후 2003. 12. 10. 공소외 2 주식회사 소유 서울 구로구 독산동 건물 지하에서 SHR 성능 검증 시험을 거쳐 2004. 2. 3.과 같은 달 4. 강화도 길성면 소재 공소외 2 주식회사 중계국소에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공소외 8 과장, 피해자 회사의 공소외 7 및 공소외 6,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책임연구원인 공소외 9 등의 참석 하에 ‘기존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노치중계기와 SHR의 비교실험’을 행하였다.

3) 공소외 2 주식회사측은 2004. 2. 16. 공소외 3 주식회사에 SHR에서 아래 ㈒의 2)항 기재와 같이 몇 가지 기능을 변화 내지 추가한 시제품 5대의 납품을 요구하였고, 피해자 회사에서는 2004. 5.경 위 시제품(이하 ‘노치플러스’라 한다)을 생산하여 공소외 3 주식회사에 납품하였으며, 공소외 3 주식회사는 그 무렵 노치플러스 5대를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지정한 인천 석남1동, 석남3동, 시흥시 신현동, 파주시 출판단지, 안산시 중앙역 앞 등 발진현상이 심한 5곳에 설치 완료하였다.

4) 또한 노치플러스를 개발 중이던 2004. 3. 2.경 공소외 2 주식회사, 3 주식회사, 피해자 회사의 각 담당자 등은 공소외 2 주식회사 회의실에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기존 노치중계기 업그레이드 방안에 관하여 협의하기도 하였다.

㈑ 공소외 4 주식회사의 노치 4 중계기 개발 등 경위

1) 공소외 2 주식회사에서 2004. 7.경 공소외 3 주식회사에 지방설치용으로 노치플러스 2대를 추가 주문하였으나 피해자 회사의 2004. 7. 6.자 최종 부도로 인하여 그 제작이 지연되자, 공소외 3 주식회사에서는 2004. 9.경 공소외 4 주식회사에 노치플러스에서 다소 기능이 변화 내지 추가된 노치 4 중계기(이하 ‘노치 4’라 한다) RF 모듈의 규격서를 교부하면서 개발을 의뢰하였고, 공소외 4 주식회사에서는 그 사장인 공소외 10의 지도하에 연구원인 공소외 5가 그 개발을 전담하였다.

2) 피고인은 2004. 9.경부터 2004. 10.경까지 공소외 4 주식회사를 몇 차례 방문하였고, 2004. 9. 말경에는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공소외 5 자리로 CD를 가져가 공소외 5의 컴퓨터에 SHR이 발진을 제어하는 데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RF 모듈들인 RFM, ICM1, OSC의 각 회로도 파일인 Orcad 파일을 복사해 주면서 RF 중계기 모듈 작업에 도움이 될 거라고 이야기하였다(피고인도 당심에 이르러 공소외 5에게 위 회로도들을 제공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3) 공소외 4 주식회사는 공소외 5가 작성한 노치 4 통합형 RF 모듈 회로도에 기초하여 2004. 11. 말경 RF 모듈 개발을 완료하였고, 공소외 3 주식회사는 2004. 12.경 공소외 4 주식회사에서 제작한 노치 4 RF 모듈 2,000개 등을 (상호 생략)전자 등 기존에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무변파 RF 중계기를 납품하던 업체를 통하여, 2005년경에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노치 4 수천 대를 각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납품하였다.

㈒ SHR, 노치플러스 및 노치 4 중계기의 RF 모듈 비교

1) 피해자 회사에서 처음 만든 SHR은 발진제어를 위한 RF 모듈로서 RFM(Radio Frequency Module, 주6) 이득제어부) , ICM(Inteference Cancellation Module, 위상제어부)1, 주7) ICM2 , OSC(Oscillation Check Module, 스펙트럼제어부) 및 주8) SOS 5개의 모듈로 구성되어 있었다.

2) 노치플러스는 위 ㈐의 2)항 기재 실험을 거치면서 그 실험 결과와 기존 노치 중계기의 규격 등을 참조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요구에 따라 제작되었는데, SHR에서 ICM2와 SOS 모듈 등은 그 성능이 미미하거나 가격이 고가인 이유로 제거되고 망관리 주9) 기능 등을 첨가하여 RFM, ICM1 및 OSC 모듈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노치플러스 RF 모듈은 위의 3개 모듈로 이루어져 있었던 반면, 노치 4 RF 모듈은 RFM, PS(Phase Shift), SA(Spectrum Analyzer)의 3개 보드가 모두 통합되어 1개 모듈로 되어 있다.

3) 한편 SHR의 RFM 회로도와 노치 4 통합회로도 중 RFM 부분 회로도의 각 파일의 최초 생성일시는 모두 2000. 2. 29. 14:32으로 같고, SHR의 ICM1 회로도와 노치 4 회로도 중 PS 부분 회로도 파일의 Org name은 모두 YWTC-1800-CAS로 동일하다.

(2) 판단

㈎ 영업비밀의 요건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 에 따르면 “영업비밀이라 함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① 비공지성, ② 비밀유지성, ③ 경제성, ④ 정보성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SHR의 RFM, ICM1, OSC 회로도(이하 ‘이 사건 회로도’라 한다)가 부정경쟁방지법이 정한 영업비밀의 요건 중 비공지성, 비밀유지성, 경제성 등을 충족하지 못하여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다투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쟁점들을 아래에서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 SHR의 기술적 사상 및 그 기술적 사상이 공지된 것인지 여부

1) 당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 회사가 고안한 SHR은 무변파 무선 중계기로서 노치 안테나로 발진을 제어하는 기존 중계기 등과는 달리, 위상제어기능(Phase Shift)을 통하여 발진위치를 현 통화대역(Frequency Allocation, FA)에서 다른 통화대역으로 이동시켜 발진을 제어하는 기능을 채택한 중계기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발진위치를 이동시켜 발진을 제어하는 중계기 개념은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공소외 8 과장에 의하여 착안되어 노치플러스 및 노치 4 중계기에 적용되었고, 피해자 회사의 SHR은 공소외 6의 특허에 기초하여 전파의 위상반전을 이용한 간섭제거방식으로 발진을 제어하는 중계기였고 피해자 회사측이 이와 관련하여 2004. 10. 5. 특허출원한 ‘무선통신 시스템의 발진제어 중계장치’도 위와 같은 방식의 중계기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명칭 생략)평가원의 기술평가보고서(감정서)의 기재(수사기록 제730쪽 이하) 및 위 (명칭 생략)평가원의 대표이사인 원심 증인 공소외 11의 증언, SHR의 RF 모듈 회로도의 구성 및 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 회사가 고안한 SHR은 위와 같이 발진위치를 이동시켜 발진을 제어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음이 명백하고, 피해자 회사측이 위와 같이 특허출원한 ‘무선통신 시스템의 발진제어 중계장치’ 또한, 그 특허출원서 및 공개특허공보상의 설명내용(공판기록 제1825쪽), 공개특허공보상 2005. 10. 5.에 특허출원된 위 중계장치의 블록도 도면상의 각 회로 배치와 위 피해자 회사측이 위 특허출원을 철회하고 2005. 4. 18. 특허출원한 ‘무선통신 시스템의 발진제어 중계장치’(이 중계장치가 발진위치 이동에 의한 발진제어방식을 채택하고 있음을 피고인측도 다투지 아니하고 있다)의 블록도 도면상의 각 회로 배치가 완전히 같은 점(공판기록 제1830쪽, 제1859쪽) 등에 비추어, SHR과 같이 발진위치 이동에 의한 발진제어방식을 채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SHR의 기술을 기초로 하여 노치플러스도 제작되었다고 할 것이다{다만 SHR에는 발진위치 이동에 의한 발진제어방식 외에도 공소외 6의 특허에 기초한, 간섭제거방식에 의한 발진제어 기능을 하는 ‘ICM2’ 모듈이 별도로 설치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부가적인 기능이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회사가 SHR의 기술적 사상을 기초로 공소외 3 주식회사에 노치플러스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위 ‘ICM2' 모듈 부분은 제거되었다. 또한 공소외 2 주식회사는 2004. 3. 30. SHR에 채택된, 발진위치 이동에 의한 발진제어방식과 동일한 기술로 공소외 2 주식회사 연구소장인 공소외 12를 발명자로 하여 특허출원하였고 2007. 9. 28. 특허등록된 바 있으나(수사기록 제1589쪽 이하 등), 위 기초사실에서 보는 바와 같은, 피해자 회사의 SHR의 개발 및 노치플러스 납품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특허출원된 기술은 원래 피해자 회사가 고안하였는데 피해자 회사가 노치플러스를 공소외 3 주식회사에 납품하기 위하여 공소외 3 주식회사 및 공소외 2 주식회사 직원들과 함께 성능 실험 등을 하는 과정에서 그 기술이 노출되어 공소외 2 주식회사에서 먼저 위 기술을 특허출원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2) 나아가 피고인이 SHR의 이 사건 회로도 파일을 공소외 5에게 제공할 당시 SHR의 위와 같은 기술적 사상이 공지된 것인지 여부를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에서 보는 바와 같은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해자 회사가 2004. 5.경 공소외 3 주식회사에 SHR의 위 발진제어방식에 기초하여 노치플러스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이 위 발진제어방식에 관한 기술적 사상은 공소외 3 주식회사 및 공소외 2 주식회사에 알려졌고, 그 후 2004. 9.경 공소외 3 주식회사가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주문에 따라 공소외 4 주식회사에 위 SHR과 동일한 발진제어방식이 적용된 노치 4 RF 모듈의 규격서(Spec)를 교부하면서 그 개발을 의뢰하였으며, 피고인은 그 후인 2004. 9. 말경 공소외 4 주식회사에서 위 노치 4 RF 모듈 개발을 담당하고 있던 공소외 5에게 SHR의 이 사건 회로도를 제공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로도 제공 당시 SHR에 적용된 발진제어방식에 관한 기술적 사상이 공연히 알려져 있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위 기술적 사상이 공소외 3 주식회사, 2 주식회사 및 공소외 4 주식회사에 알려진 경위 등에 비추어 위 기술적 사상이 이들 회사에 알려졌다는 사정만으로 그 기술적 사상이 공연히 알려졌다고 할 수 없고 또한 공소외 2 주식회사가 2004. 3. 30. 위 기술적 사상과 동일한 기술로 특허출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출원공개는 피고인의 이 사건 회로도 제공 후인 2005. 5. 3.에 된 점 등에 비추어 위 특허출원만으로 이 사건 회로도 제공 당시 위 기술적 사상이 공연히 알려졌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이 공소외 4 주식회사에 이 사건 회로도를 제공하기 전인 2004. 9.경 공소외 3 주식회사가 공소외 4 주식회사에 노치 4 RF 모듈 제작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기술적 사상이 공소외 4 주식회사에 알려졌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그 후 피고인이 이 사건 회로도를 공소외 4 주식회사측에 제공하는 과정에서 그 기술적 사상도 함께 누설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다른 경로를 통하여 그 기술적 사상을 지득한 공소외 4 주식회사와의 관계에서는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SHR의 이 사건 회로도에 포함된 회로설계기술이 공지되었는지 여부 및 독립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지 여부

1) 한편 SHR에 적용된 발진제어방식에 관한 기술적 사상과는 별도로 위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회로설계기술 또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이나 그에 관한 정보라면 이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 가 규정하는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위 기초사실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은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SHR의 RFM, ICM1, OSC 부분은 위 중계기가 발진제어기능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핵심 모듈들로서 위 발진제어기능이 최적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그 회로도를 완성하기 위하여는 각각의 부품의 선정노력, 반복실험(시뮬레이션)을 통한 성능 테스트, 테스트 결과에 따른 구성의 변경과 소자값들의 미세조정과 같은 많은 노력과 과정을 거친 연후에야 비로소 가능한 것으로서 결국 최종 회로도 완성은 중계기의 특성과 기능을 대략적으로 제시한 규격서(Spec)만으로 바로 되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이 별도의 상당한 연구와 투자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점, ② 통상적으로 이동통신회사에서 발주를 할 경우에 구체적인 회로도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납품할 장치가 만족하여야 할 성능기준과 전체시스템의 규격만을 제시할 뿐이고(당심 증인 공소외 8도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중계기 등 납품을 의뢰할 때에는 그 중계기 등이 갖추어야 할 기능만을 제시할 때가 많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고인 측에서 제출한 증거자료를 보더라도 공소외 3 주식회사가 공소외 4 주식회사에 노치 4 RF 모듈 제작을 의뢰할 당시 공소외 3 주식회사나 공소외 2 주식회사에서 세부 규격, 블록도 또는 구체적인 회로도를 제시한 증거를 찾아 볼 수도 없는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4 주식회사는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노치 4 RF 모듈 제작을 의뢰받은 지 약 2개월만에 그 개발을 완료하였는바, 노치 4 RF 모듈의 기능, 각 회로도의 구성 및 그 내용 등에 비추어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계기용 감시장치의 개발을 주된 사업으로 하던 공소외 4 주식회사가 SHR의 이 사건 회로도를 참고하지 아니하고는 위와 같은 짧은 기간안에 발진위치 이동에 의한 발진제어기능을 갖춘 RF 모듈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점( 공소외 4 주식회사가 위와 같은 짧은 기간안에 공소외 3 주식회사가 요구하는 성능을 갖춘 RF 모듈을 제작한 점 등에 비추어 공소외 4 주식회사가 노치 4 RF 모듈을 개발하는 데 이 사건 회로도를 참고하는 외에 별다른 연구나 투자를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④ SHR의 이 사건 회로도는 위 중계기가 그 개발 전의 중계기와는 확연히 다르고 개선된, 발진위치 이동에 의한 발진제어기능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핵심 모듈의 회로도이고, 위와 같은 회로도를 완성하기 위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많은 노력과 과정을 거칠 뿐만 아니라 발진위치 이동에 의한 발진제어기능을 갖춘 중계기는 동종 업계에서 상품성 및 시장가치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공소외 2 주식회사도 위 발진제어기능의 우수성 등을 인정하여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위 기능을 갖춘 노치 4를 대량 구입한 바 있다) 및 그 밖에 이 사건의 경위,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 회사가 고안한 SHR의 이 사건 회로도에 포함된 구체적인 회로설계기술은 외부에 공지된 것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독립한 경제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만, 피고인의 변호인은 이 사건 회로도 중 OSC 부분은 공소외 2 주식회사가 개발한 노치 3 중계기의 SA(Spectrum Analyzer) 부분과 회로도 구성 및 그 기능이 동일하여 영업비밀의 요건 중 ‘비공지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다투고 있으므로 이 쟁점에 관하여는 뒤에서 따로 살펴보기로 한다.

㈑ 이 사건 회로도와 노치 4 회로도의 동일성 여부

1) RFM 회로 부분

당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SHR의 RFM 회로도와 노치 4 회로도 중 RFM 부분은 모두 중계기 내에서 발진신호를 억제하고 RF 신호의 이득(gain)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 것인데, 입력단으로부터 LNA(Low Noise Amplifier), 입력신호의 세기를 측정하여 발진제어하는 가변 감쇠기(Variable Attenuator), 제어부로부터 소프트웨어적 제어에 의하여 발진을 제어하기 위한 복수의 가변 감쇠기를 순차적으로 구비하고 이들 구성요소들 사이에 신호를 증폭하는 증폭기(Amplifier)를 구비하고 있는 점에서 전체적인 회로구성 형태가 동일한 사실, 세부적으로는 양 회로가 LNA의 소자로는 CL1802를, 가변 감쇠기로는 AV102-12를 각각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입력단으로부터 2번째 증폭기 후단에서 신호를 분기하고 디텍터(Detector)로서 AD8318 부품을 사용하여 입력신호의 세기를 측정한 후 두 개의 OP-AMP(Operational Amplifier)를 이용하여 전압으로 변환한 다음, 하나의 출력신호는 상기 가변감쇠기의 제어신호로 사용하고 다른 하나는 제어부의 모니터용으로 공급하는 회로구성이 동일한 사실, 다만 양 회로의 증폭기 등 일부 부품 종류(예를 들어 증폭기로서 SHR에는 AH-1, SGA6486 부품이 사용되고, 노치 4에는 AM-1 부품이 사용되었다)와 핵심 소자들에 부수적으로 수반되는 각종 소자들(R, L, C 등)의 세부구성이나 소자값이 일부 다르고, SHR 회로에는 노치 4 중계기에 없는 SOS ATT(Self Oscillation Suppressor 감쇠기)가 더 배치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양 회로의 증폭기 부품은 그 기능과 성능에서 차이가 없고 그 밖에 일부 부품이 다른 부분은 평균적인 회로설계능력이 있는 자라면 용이하게 치환구성이 가능한 정도에 불과한 것이며, 각종 부수적인 소자들 또한 회로설계자가 원하는 신호를 만들기 위해 용이하게 수정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한 것임을 알 수 있고, 여기에 더하여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노치 1, 2, 3 중계기는 모두 IF(중간주파수) 방식을 채용하고 있었던 반면 SHR과 노치 4는 Direct 방식을 채용하였고 Direct 방식에서는 Saw 필터뿐만 아니라 주파수를 변경하기 위하여 필요한 오실레이터, PLL, 믹서 등이 필요하지 아니하여 회로가 간단해지고 상대적으로 전파지연이 적어 발진제어가 용이하다는 현저한 작용효과가 있는 점(피고인측은 기존의 RF 중계기에도 Direct 방식이 채용되어 있어서 SHR의 RF 모듈이 특이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나, 위 인정과 달리 SHR 개발 이전에 SHR과 같이 사업용으로 사용하는 중ㆍ대형 중계기에 Direct 방식이 채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등을 보태어 보면, 전체적으로 볼 때 RFM 회로 부분에 있어서 양 회로도는 매우 유사한 범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SHR의 이 사건 RFM 회로도는 RF 회로에 있어서 다른 중계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회로구성을 채택하고 있고 사용한 부품도 전부 RF 업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바, 노치 4의 RFM 회로 부분이 이 사건 RFM 회로도와 유사하다고 하여 이를 모방하여 만들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RFM 회로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최적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하여 성능 실험의 반복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하여 회로의 구성, 이에 맞는 부품 선정 및 배열, 소자의 선택과 배열 등 미세한 조정 과정을 거친 연후에만 작성될 수 있고, 최적의 기능의 구현 여부는 비슷한 회로 구성에서도 그안에 배치되는 부품, 소자 등의 배열이나 그 구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점, 피고인측이 제출한 증거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RFM 회로도가 다른 중계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회로구성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RFM 회로도를 모방하지 않고서도 기능이 같은 회로도를 쉽게 그릴 수 있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2) SHR의 ICM1 회로와 노치 4의 PS 회로 부분

가) 당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SHR의 ICM1 회로도와 노치 4 회로도 중 PS 부분은 RFM 회로 출력단에 연결되며, 제어부에서 입력된 위상조정신호(0~5V)를 OP-AMP를 이용하여 적절한 세기(0~10V)로 변환하여 복수의 위상조정기에 공급함으로써 RFM 회로의 출력 RF 신호의 위상을 변경한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회로구성이 매우 유사한 사실, 구체적으로는 핵심부품인 위상 조절용 부품(Coupler)이 1A1305-3, Pin Diode 부품이 MMBV105GLT, OP-AMP 부품이 LM2904로 각각 동일하고 상기 위상조절기 및 Pin Diode에 부가되어 있는 저항 및 인덕터의 소자값도 동일한 사실, 다만 SHR의 ICM1 회로에는 Coupler가 2개 있는 반면, 노치 4의 PS 회로에는 Coupler가 총 4개로서 각 2개씩이 모여 2단으로 구성되어 있는 사실{이에 대하여 피해자 회사에서 중계기 개발에 참여하였던 연구원인 공소외 13은 당심에서 Coupler 2개가 있는 1단 구성을 병렬적으로 연결하면 위 2단 구성과 똑같은 기능을 할 수 있고, 2003. 7. 이후에는 SHR에도 그와 같은 구성을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해자 회사측은 실제로도 위와 같이 제작된 피해자 회사의 중계기 사진을 제출하고 있다(2007. 7. 12.자 당심에서의 피해자 회사측의 기술설명회 자료 참조)}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보는 바와 같은 양 회로의 구성이나 배열, 부품의 종류, 저항이나 인턱터의 소자값 등에 비추어 위 두 회로는 그 핵심적인 구성형태가 매우 유사하다고 할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SHR의 ICM1 부분은 PS 회로를 이용하여 전파의 파형을 좌우로 일정하게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실시간 발진제어기능을 하는 SOS 모듈을 보조하여 SOS 모듈이 발진측정을 용이하도록 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공소외 8 과장이 처음으로 제안한, PS 회로를 이용하여 발진위치를 이동시켜 발진을 제어하는 기능을 하는 노치 4의 PS 부분과는 그 기능이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하나, SHR은 ICM1 모듈을 통하여 발진위치를 이동시켜 발진을 제어하는 기능을 갖춘 중계기인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러한 기능을 하는 ICM1 모듈은 발진발생시 중앙제어부(NMS)의 판단작용을 거치지 않고 SOS 모듈 자체에서 곧바로 RFM 모듈의 이득을 제어하여 실시간으로 발진을 제어하는 기능(하드웨어적 발진제어기능)을 하는 SOS 모듈과는 기능적 연관성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판단되므로(SHR의 SOS 모듈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회사가 노치플러스를 공소외 3 주식회사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 등으로 제거되었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또한, 피해자 회사는 공소외 6을 통하여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HPA(High Power Amp)의 위상조정기 회로를 받아서 위 ICM1 모듈의 PS 회로(위상조정회로)를 만들었고, 공소외 4 주식회사 또한 노치 4 RF 모듈을 개발할 때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받은 위 위상조정기 회로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어서 SHR의 ICM1 부분과 노치 4의 PS 부분의 회로가 유사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① 원심 증인 공소외 14, 7은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위상조정기 회로를 받아 이를 이용하여 위 ICM1 모듈의 회로도를 만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들은 피해자 회사와 대립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공소외 3 주식회사의 직원( 공소외 14)이거나 피해자 회사로부터 SHR의 기술을 유출하였다는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람( 공소외 7)으로서 그들의 진술을 그대로 신빙할 수는 없다고 보이는 점, ② 노치 4 RF 모듈의 개발을 담당하였던 공소외 4 주식회사 연구원인 공소외 5는 검찰 조사에서 ‘노치 4 RF 모듈의 PS 회로 구성은 제가 경험이 없어서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공소외 15 부사장을 통하여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종이에 수작업으로 그려진 PS 회로를 받아서 그대로 배치하였다. 공소외 15 부사장은 위 PS 회로가 그려진 종이를 공소외 3 주식회사의 공소외 16 연구원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수사기록 제1985~1986쪽 이하), 위 공소외 16은 검찰 조사에서 공소외 5가 공소외 3 주식회사에서 회로도 자료를 받아 노치 4의 PS 회로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하였고 이에 검사가 공소외 3 주식회사의 HPA에 사용되는 PS 회로와 노치 4의 PS 회로도를 제시하면서 동일한지 여부를 묻자 소자명이나 소자값 등이 모두 달라 그 동일성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대답한 점(수사기록 제2123~2125쪽) 등에서 노치 4의 PS 부분은 공소외 3 주식회사의 HPA 중 PS 회로를 받아 그대로 배치하였다는 공소외 5의 진술은 믿을 수 없는 점( 공소외 5가 공소외 3 주식회사의 HPA 중 PS 회로를 받아 노치 4의 PS 회로로 그대로 사용하였다면 공소외 16이 위 각 회로도를 보면서 그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회사나 공소외 4 주식회사가 공소외 3 주식회사의 PS 회로를 모방하여 ICM1, 노치 4의 PS 회로를 제작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SHR의 이 사건 ICM1 회로도는 RF 회로에 있어서 다른 중계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회로구성을 채택하고 있어서 노치 4의 PS 회로 부분이 이 사건 ICM1 회로도와 유사하다고 하여 이를 모방하여 만들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ICM1 회로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최적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하여 성능 실험의 반복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하여 회로의 구성, 이에 맞는 부품 선정 및 배열, 소자의 선택과 배열 등 미세한 조정 과정을 거친 연후에만 작성될 수 있고, 최적의 기능의 구현 여부는 비슷한 회로 구성에서도 그안에 배치되는 부품, 소자 등의 배열이나 그 구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점, 피고인측이 제출한 증거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ICM1 회로도가 다른 중계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회로구성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ICM1 회로도를 모방하지 않고서도 기능이 같은 회로도를 쉽게 그릴 수 있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다) 그렇다면, SHR의 ICM1과 노치 4의 PS 부분의 각 회로도는 그 구성이나 기능 등에 있어서 거의 동일하거나 유사한 범위내에 있다고 볼 것이다.

3) SHR의 OSC 회로와 노치 4의 SA 회로 부분

가) 당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SHR의 OSC 모듈과 노치 4의 SA 부분은 모두 중계기에 들어오는 신호파형을 감시하면서 만약 발진 발생이 감지되는 즉시 이를 중앙제어부(NMS)에 전달하여 주어 중앙제어부가 RFM, ICM1(노치 4의 경우에는 PS)을 통하여 발진제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사실, 위 OSC 회로와 SA 회로의 기본적인 구성은 중계기 입력신호와 PLL(Phase Locked Loop Synthesizer)에서 만들어지는 적정 주파수의 신호를 Mixer를 통하여 합성하여 입력신호를 원하는 주파수대역으로 변환한 다음, Saw 필터를 통하여 원하는 주파수대역의 신호만을 통과시키고 나서 Detector로 위 필터를 통과한 신호의 세기를 측정하여 그 값을 출력하게 하며 그 중간에 세기가 감소된 신호를 증폭하기 위하여 증폭기를 배치한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회로구성이 유사한 사실, 위 양 회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Mixer 및 PLL의 소자{GND(노치 4의 경우에는 G로 표시되어 있다), CLK 등}의 구성 및 배열이 거의 비슷하거나 동일한 사실, 다만 양 회로의 부품이나 소자의 구성 및 소자값이나 저항값이 일부 다르고 노치 4의 SA에는 Saw 필터 1개가 더 추가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양 회로의 기능이나 구성은 전체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보이고, 일부 부품을 서로 다른 제품으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기능과 성능면에서 차이가 없어 평균적인 회로설계능력이 있는 자라면 용이하게 치환구성이 가능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며, 각종 부수적인 소자의 구성이나 소자값 등도 회로설계자가 원하는 기능을 도출하기 위하여 용이하게 수정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판단되므로 SHR의 OSC와 노치 4의 SA 부분의 각 회로도는 매우 유사한 범위내에 있다고 볼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노치 4의 SA 회로도는 같은 기능을 하는,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이미 생산한 바 있는 노치 3 중계기의 SA 회로도를 기초로 하여 만들었고, SHR의 OSC 회로 또한 노치 3 중계기의 SA 회로와 그 구성과 기능이 동일하므로 SHR의 OSC 회로도는 영업비밀의 요건 중 ‘비공지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검사는 노치 3 중계기의 SA 부분은 중계기에 간단한 연결단자를 만들어 거기에 노트북 등 컴퓨터를 연결하여 발진발생 상황 등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디스플레이 기능을 하는 것으로서 SHR의 OSC 회로가 담당하는 기능과는 확연히 다르며 피해자 회사가 SHR를 토대로 노치플러스를 공소외 3 주식회사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2 주식회사측에서 노치 3 중계기의 SA 부분이 담당하는 것과 동일한, 디스플레이 기능을 추가하여 줄 것을 요구하여 노치플러스에도 위와 같은 기능이 추가된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위와 같은 쟁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당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노치 4 RF 모듈을 개발한 공소외 4 주식회사의 공소외 5는 검찰 및 원심에서 공소외 4 주식회사가 특허등록을 한 ‘중계기용 감시장치’의 SAP(Spectrum Analyzer Part) 회로를 기초로 하여 노치 4의 SA 회로를 만들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바(수사기록 제1985쪽, 공판기록 제807쪽), 공소외 5의 위와 같은 진술은 노치 4의 SA 회로를 노치 3 중계기의 SA 회로를 이용하여 만들었다는 피고인측의 주장과 배치되는 점, ② 그리고 공소외 5가 노치 4의 SA 회로를 만드는데 참고하였다는 공소외 4 주식회사의 ‘중계기용 감시장치’는 중계기 유지, 보수 담당자들이 별도의 계측장비 없이 중계기가 설치된 현장 또는 원격지에서 중계기 감시를 통해 유지, 보수작업을 용이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중계기 입출력 신호의 파형 등을 분석하여 중계기에 연결된 컴퓨터에 이를 알려주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서(일종의 디스플레이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수사기록 제911쪽 이하 참조), 전파의 파형 등을 감시하고 발진발생시 이를 중계기의 중앙제어부(NMS)에 전달하여 발진을 제어하도록 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SHR의 OSC 회로와는 그 기능이 확연히 구분되는 점, ③ 피해자 회사가 노치플러스를 공소외 3 주식회사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펴낸 ‘노치플러스 취급설명서’(2004. 6.)에는 노치플러스가 기존 노치 중계기의 성능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하면서 그 하나로 ‘S/W(Software)에 의한 발진제어 기능’ 등을 추가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는바(수사기록 제926~927쪽), 여기서 ‘S/W(Software)에 의한 발진제어 기능’이란 바로 SHR의 OSC가 담당하는 위 기능을 축약적으로 표현한 것이고{피고인의 변호인이 원심에 제출한 변론요지서에서도 ‘S/W(Software)에 의한 발진제어 기능’을 SHR의 OSC가 담당하는 위 기능과 동일한 기능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재되고 있다(공판기록 제1754~1755쪽}, 따라서 기존 중계기인 노치 3 중계기에는 SHR의 OSC가 담당하는 기능과 동일한 기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노치 3 중계기의 SA 부분은 검사의 주장과 같이 단순히 디스플레이 기능만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피해자 회사가 SHR의 기술을 기초로 노치플러스를 공소외 3 주식회사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2 주식회사가 ‘망관리 기능’(위 디스플레이 기능과 동일)을 추가할 것을 요구한 바 있는데, 이는 아마도 공소외 2 주식회사가 노치 3 중계기를 생산하면서 SA 부분이 담당하였던 기능을 노치플러스에 추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④ 노치 3 중계기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노치안테나(특수한 형상의 안테나를 사용하여 송신 전파가 한 방향으로만 송신되도록 함으로써 중계기의 수신부 쪽으로 회귀하는 비율을 최소화한 것)를 통하여 발진을 제어하는 방식의 중계기인데, 그 발진제어방식의 특성상 위 노치 3 중계기에는, 발진위치 이동에 의하여 발진을 제어하는 SHR과는 달리, SHR의 OSC 부분이 수행하는 기능과 동일한 기능을 둘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⑤ SHR의 OSC, 노치 4의 SA의 각 회로와 노치 3 중계기의 SA 회로 부분은 그 구성이나 배열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노치 4의 SA 회로와 노치 3 중계기의 SA 회로는 그 명칭은 같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및 그 밖에 이 사건의 경위,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SHR의 OSC와 노치 4의 SA의 각 회로도가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생산한 바 있는 노치 3 중계기의 SA 회로를 토대로 만들어졌고, 따라서 SHR의 OSC 회로도는 이미 외부에 공지되어 있었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4) 소결

그렇다면, SHR의 이 사건 회로도와 노치 4 통합회로도는 그 구성이나 기능 등에서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한 범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앞서 본 바와 같이 SHR의 이 사건 회로는 RFM, ICM1, OSC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노치 4의 RF 모듈 회로도는 RFM, PS, SA 부분이 통합되어 1개의 보드로 되어 있으나, 위 통합작업은 별다른 기술을 요하는 것이 아닌 단순작업에 불과하므로 회로도의 통합 여부는 회로도의 동일성 여부 판단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 피해자 회사에서 이 사건 회로도를 영업비밀로서 관리하였는지 여부

당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 회사의 직원인 공소외 7, 17은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 회사가 SHR의 기술개발 시점인 2002. 11.경 소속 연구원들로부터 비밀유출금지각서를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고(수사기록 제774쪽, 공판기록 제731쪽 등), 피고인은 공소외 4 주식회사의 부사장이었던 공소외 15와의 대화에서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3 주식회사에 노치플러스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3 주식회사와 기술유출금지약정을 맺었다는 점을 시인하고 있는 점(당심에 제출된 피고인과 공소외 15 사이의 대화 녹취록 참조) 등에 비추어 피해자 회사에서는 SHR 기술의 비밀유지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보이는 점, ② 피해자 회사가 비록 2004. 7.경 부도가 나기는 하였으나 기술을 외부에 공개하지도 아니하였고 2004. 10.경에는 위 기술에 관하여 특허출원을 한 바 있으며 2004. 11.경 피고인을 포함하여 피해자 회사의 직원, 공소외 3 주식회사, 공소외 3 주식회사 및 공소외 4 주식회사의 직원들을 위 기술 누출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까지 한 점 및 그 밖에 이 사건의 경위,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5에게 이 사건 회로도를 제공할 당시까지도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회로도의 회로설계기술을 비밀로서 관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 공소외 4 주식회사가 이 사건 회로도를 이용하여 노치 4 RF 모듈의 회로도를 작성하였는지 여부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SHR의 이 사건 회로도 파일을 공소외 4 주식회사 연구원인 공소외 5에게 제공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피고인의 변호인은, 공소외 5가 이 사건 회로도를 피고인으로부터 받기는 하였으나 이를 이용하여 노치 4 RF 모듈의 회로도를 그린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당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소외 4 주식회사가 작성한 노치 4 회로도 파일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SHR의 RFM 회로도 파일과 그 최초 생성일시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기관명은 SHR의 ICM1 회로도의 기관명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는바, 회로도 작성에 사용된 Orcad 프로그램의 특성상 한번 생성된 파일의 최초생성일시는 이후 수정하더라도 변하지 아니하고 사본 파일 역시 원본 파일과 동일한 최초생성일시가 부여되며, 다만 기관명은 임의로 입력할 수 있는 사항이므로 파일 생성시 기관명을 입력하지 않은 경우에는 공란으로 표시되었다가 이후에 삽입이 가능한 것인데, 원심 법원에서 이를 직접 검증해 본 결과 피해자 회사의 RFM 회로도에 피해자 회사의 ICM1 회로도를 복사하여 붙여넣기 한 결과 공소외 4 주식회사의 회로도와 최초생성일시 및 기관명이 동일하다는 것이 확인된 점(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공소외 4 주식회사에서 다른 경로로 SHR의 RFM 회로도와 최초생성일시가 동일한 파일을 입수하여 작업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은 결과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만약 그러하다면 공소외 4 주식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파일 중에 최초생성일시가 노치 4 회로도와 동일한 파일을 제출할 수 있어야 함에도 이를 법원에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공소외 4 주식회사는 피해자 회사의 고소 이후 직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모두 교체하였고, 당시 수거한 하드디스크를 일일이 조각내기까지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② 원심 법원의 검증결과와 이 사건 RFM 회로도, 노치 4 회로도의 각 기재 및 영상과 노치 4 회로도에 관한 증거자료 및 설명서(공판기록 제1703쪽 이하)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따르면, 노치 4 회로도상에는 RFM 부분에 있어 가변감쇠기의 제어신호 입력단부의 명칭이 ”ALC", "ATTN1", "ATTN2", "ATTN3"로 되어 있는 사실, 그런데 위 회로도를 Text로 열어 보면 회로도상의 명칭과 다르게 SHR의 RFM 회로도상의 명칭과 동일한 “A1", "AGC ATT TO-CPU", "SOS ATT TO-SOSM", "OFFSET ATT TO-CPU"라는 문자가 나타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만약 피고인측의 주장대로 공소외 4 주식회사가 작성한 RFM 회로가 독자적으로 작성된 것이라면 피해자 회사측의 회로도에 나타나 있는 동일한 명칭이 나타날 이유가 없고, 특히 ”SOS"라는 명칭은 범용어가 아니라 피해자 회사의 SHR 회로도에서만 독자적으로 사용되어 온 용어인 점{위 SOS ATT(Self Oscillation Suppressor 감쇠기)는 SHR의 RFM 회로에만 있고 노치 4의 RFM 부분에는 없는 것이다},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SHR의 이 사건 회로도와 노치 4 통합회로도는 그 구성이나 기능 등에서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한 범위에 있는 점, ④ 노치 4의 RF 모듈 회로도를 SHR의 회로도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회로도를 이용하여 작성하였다는 취지의 공소외 5의 진술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믿기 어려운 점 및 그 밖에 이 사건의 경위,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소외 4 주식회사 연구원인 공소외 5는 피고인으로부터 제공받은 SHR의 이 사건 회로도를 이용하여 노치 4의 RF 모듈 회로도를 작성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 소결

그렇다면, 피해자 회사가 고안한 SHR의 이 사건 회로도에 포함된 회로설계기술은 부정경쟁방지법이 규정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자 회사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이 사건 회로도를 공소외 4 주식회사측에 제공함으로써 영업비밀을 누설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SHR의 이 사건 회로도 중 RFM, ICM1 부분의 누설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에 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나, 이 사건 회로도 중 OSC 부분의 누설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 부분에 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이를 무죄로 인정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논지는 이유 없고, 검사의 항소논지는 이유 있다.

2) 업무상배임죄 부분

직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배임죄 부분의 유죄 여부에 관하여 판단한다.

업무상배임죄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는 것이다.

피고인이 2004. 6.경 피해자 회사에서 퇴직한 후인 2004. 9.경 영업비밀인 SHR의 이 사건 회로도를 공소외 4 주식회사측에 누설함으로써 업무상배임행위를 하였다며 업무상배임죄로 공소가 제기된 이 사건에서, 위 누설 당시 피고인은 이미 피해자 회사에서 퇴직한 상태였으므로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이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검사는 공소사실의 모두사실로서 ‘피고인이 2004. 6.경 피해자 회사를 퇴직하면서 SHR의 이 사건 회로도를 CD에 복제한 다음 몰래 반출하여 보관하고 있었다’고 기재하고 있으나 이는 이 사건 회로도의 반출 경위를 설명한 것일 뿐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되지 않았음이 명백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당시 이 사건 회로도를 다른 회사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반출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으므로{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서의 근무시 직원들이 영업비밀인 연구자료를 복제하여 집에 가지고 가서 일하기도 하였고 위와 같은 목적의 연구자료 회사외 반출을 금지하는 별도의 회사 규정도 없었으며 피고인도 피해자 회사의 기술연구소장으로서 각종 자료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회로도 등을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다가 공소외 4 주식회사측에 넘겨 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당심 제13회 공판에서의 피고인의 진술 부분 참조)} 이 부분을 업무상배임죄로 의율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SHR의 이 사건 회로도 누설로 인한 업무상배임죄 부분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심이 SHR의 이 사건 회로도 중 OSC 부분의 누설로 인한 업무상배임죄 부분에 관한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별다른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나, 이 사건 회로도 중 RFM, ICM1 부분의 누설로 인한 업무상배임죄 부분에 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도 있다) 피고인의 양형부당에 관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2. 10.경부터 2004. 6.경까지 사이에 “무변파 RF 중계기” 등을 개발, 생산하는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에서 기술연구소장으로 재직한 자인바, 누구든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2004. 6.경 피해자 회사를 퇴사하면서 피해자 회사가 2003. 7.경부터 2004. 4.경까지 사이에 개발하여 대외비로 관리 중이던 “SHR의 RFM 회로도, ICM1 회로도, OSC 회로도” 등을 메모리 저장장치에 복제하여 보관하고 있던 중, 공소외 4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 동문인 공소외 10으로부터 무변파 RF 중계기 모듈 회로도 개발과 관련한 기술자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승낙한 후 공소외 4 주식회사의 연구원인 공소외 5 등에게 “무변파 RF 중계기” 관련 기술 자문을 해 오던 중,

2004. 9.경 서울 강서구 염창동 260-7 KOKOM 빌딩 5층 소재 공소외 4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하드디스크 또는 CD 등에 몰래 저장하여 가지고 나온 피해자 회사의 “SHR의 RFM 회로도, ICM1 회로도, OSC 회로도” 파일을 무변파 RF 중계기 모듈 회로도 설계를 담당하고 있던 위 공소외 5에게 복제하여 주어 피해자 회사의 기술상 영업비밀을 누설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당심 및 원심 법정에서의 일부 진술

1. 당심증인 공소외 15, 원심증인 공소외 5, 19, 7, 6, 14, 17, 10, 18, 13, 16, 8의 각 일부 진술

1. 당심 및 원심법원의 각 기술설명회 결과 및 원심법원의 검증결과(회로도 파일의 속성 분석)

1. 피고인, 공소외 7, 6, 14, 5, 10에 대한 각 검찰피의자신문조서 중 피고인, 공소외 7, 6, 14, 5, 10, 20, 18, 19의 각 일부 진술 기재

1. 공소외 5, 17, 18, 19, 21, 22, 23, 24, 15, 16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중 공소외 5, 17, 18, 19, 21, 22, 23, 24, 15, 16, 13의 각 일부 진술 기재

1. 검찰 압수조서의 기재

1. RFM 회로도, ICM1 회로도, OSC 회로도 및 노치 4 통합회로도의 각 기재 및 영상

1. 노치 4 회로도에 관한 증거자료 및 설명서의 각 기재 및 영상

1. 수사보고( 공소외 4 주식회사 공소외 5, 21, 25 PC 추가 분석 보고서, 하이브리드 및 공소외 4 주식회사의 회로도 파일의 속성 분석)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기술연구소장으로 재직한 자로서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됨에도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위 범죄사실란 기재와 같이 2004. 9.경 피해자 회사의 “SHR의 RFM 회로도, ICM1 회로도, OSC 회로도” 파일을 무변파 RF 중계기 모듈 회로도 설계를 담당하고 있던 공소외 4 주식회사의 연구원인 공소외 5에게 복제하여 주어 피해자 회사의 기술상 영업비밀을 누설함으로써 공소외 4 주식회사로 하여금 액수 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함과 동시에 피해자 회사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는 판시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양형 이유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 회사의 기술연구소장을 역임한 사람으로서 그 영업비밀을 보호하는 데에 앞장서야 할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 및 자신의 퇴직을 빌미 삼아 피해자 회사의 주력 업종인 무변파 무선 중계기 사업에 관한 영업비밀을 다른 회사에 누설함으로써 이에 관하여 별다른 기술이 없었던 다른 회사로 하여금 동일한 기종의 중계기 모듈을 개발함에 있어 그 기간 단축과 비용절감 등의 막대한 이익을 얻게 하였고, 더욱이 피해자 회사의 영업비밀을 활용하여 제작된 노치 4 중계기가 대량 생산·설치되는 등으로 피해자 회사에도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불량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인은 수사기관이래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변명으로 일관하며 이 사건 공소사실의 대부분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피고인측이 피해자 회사의 피해회복을 위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이고, 피해자 회사의 부도로 인하여 무선 중계기 제작이 지연된 것이 결국 이 사건 범행의 계기가 된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내용, 결과, 그 후의 정황 및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두루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위수(재판장) 이재권 김태업

주1) 중계기의 송신부에서 출력되는 주파수 신호가 수신부로 다시 입력되어 과도하게 증폭됨으로써 신호 중계가 불가능하게 되는 현상

주2) 특수한 형상의 안테나를 사용하여 송신 전파가 한 방향으로만 송신되도록 함으로써 중계기의 수신부 쪽으로 회귀하는 비율을 최소화한 것

주3) 모듈이란 시스템 내에서 하나의 역할을 하는 단위로서 RF 모듈이란 중계기가 작동할 수 있도록 무선 신호를 증폭 또는 감소시키는 부품

주4) 회로의 각 부분에 들어갈 부품을 선정하여 모의테스트를 하면서 원하는 성능이 구현되는지 검토하는 단계

주5) 회로도가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기판

주6) 종래의 IF(중간주파수, Intermediate Frequency 방식)이 아니라 saw 필터를 생략한 Direct 방식이다.

주7) 공소외 6의 특허에 기초한 간섭제거회로

주8) 발진발생시 중앙제어부(NMS)의 판단작용을 거치지 않고 SOS 모듈 자체에서 곧바로 RFM 모듈의 이득을 제어하여 실시간으로 발진을 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주9) 중앙 집중국에서 중계기의 상태를 모니터할 수 있는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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