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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8. 9. 23.자 2008라618 결정
[가처분이의][미간행]
신청인,항고인겸피항고인

엔에이치엔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정근외 3인)

피신청인,피항고인겸항고인

인터넷채널이십일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백상 담당변호사 김재철외 3인)

주문

1. 제1심 결정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의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카합2250호 제조등금지가처분 신청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2007. 12. 31.에 한 가처분결정을 다음과 같이 변경하고 나머지 부분을 취소한다.

⑴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www.naver.com)에 접속한 컴퓨터 사용자의 모니터에 별지 2 목록 기재 프로그램을 이용한 광고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⑵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나.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 중 위 가처분 취소부분에 대한 신청을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이를 5분하여 그 1은 신청인이, 나머지는 피신청인이 각 부담한다.

1. 신청인의 신청취지 및 항고취지

제1심 결정 중 가처분취소 및 신청기각 부분을 취소한다.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의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카합2250호 제조등금지가처분 신청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2007. 12. 31.에 한 가처분결정을 인가한다.

2. 피신청인의 항고취지 및 이의신청취지

제1심 결정 중 신청인용 부분을 취소한다. 위 가처분결정을 취소하고, 신청인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한다.

이유

1. 가처분결정 등

신청인의 피신청인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카합2250호 제조등금지가처분 신청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2007. 12. 31.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신청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가. 피신청인은 별지 1 목록 기재 프로그램을 제조, 사용, 판매 및 배포하여서는 아니 된다. 나. 피신청인은 별지 1 목록 기재 프로그램 및 그 소스(source) 프로그램이 저장되어 있는 저장장치에 대한 점유를 풀고 이를 신청인이 위임하는 집행관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다. 집행관은 위 가.항의 명령을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라는 가처분결정(이하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라고 한다)을 한 사실, 피신청인의 이의신청에 따라 개시된 위 법원 2008카합45 가처분이의사건에서 위 법원이 2008. 2. 18. ‘1. 이 사건 가처분결정을 다음과 같이 변경하고 나머지 부분을 취소한다. 가.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운영하는 웹사이트(http://www.naver.com)에 접속한 컴퓨터 사용자의 모니터에 별지 2 목록 기재 프로그램을 이용한 광고를 하거나 위 프로그램의 설치를 위한 보안경고(인증)창을 게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나.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2.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 중 위 가처분 취소부분에 대한 신청을 기각한다.’라는 결정을 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2.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가. 당사자의 지위

⑴ 신청인 회사는 국내 최대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를 운영하는 회사로서 광고주들로부터 위 포털사이트에 배너광고를 유치하고 우선순위 검색결과 도출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광고수익을 얻고 있다.

⑵ 피신청인은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광고시스템인 별지 2 목록 기재 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이라고 한다)을 개발하여 이를 배포하고 있는 회사로서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www.uplink.co.kr’를 통하여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이 사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 이 사건 프로그램의 기능

⑴ 사업 모델

피신청인 회사는 광고주를 모집하여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한 광고를 유치하는 한편 피신청인 회사의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기업 및 개인들을 ‘배포파트너’로 정하여 위 ‘배포파트너’로 하여금 이 사건 프로그램을 그들의 쇼핑몰(쇼핑몰이 없는 회원은 피신청인이 제작하여 주기도 한다), 커뮤니티, 이메일 등을 통하여 인터넷상에 배포하게 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배포파트너’에게 지급한다.

⑵ 설치 및 삭제 방법

이 사건 프로그램은 피신청인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회원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바, 이 사건 프로그램(프로그램의 파일명은 ‘MyAD.exe’이다.)을 다운로드 받아 실행하면, 별지 3 기재 내용과 같은 안내문이 나타나고, ‘다음’ 버튼을 선택하면 소프트웨어 사용권 계약 약관의 내용이 나타나며 이에 동의하면 다음과 같은 3가지 구성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문이 순차로 나타난다.

[Uplink Layer 설명]

배너광고의 삭제 및 대체 광고 프로그램
기존의 배너광고를 삭제 후 대체하거나 그 위에 새로운 광고 또는 콘텐츠를 띄웁니다.

[Uplink Space 설명]

인터넷 빈공간의 배너광고 삽입 프로그램
인터넷 웹 화면의 빈공간을 찾아서 적절한 새로운 광고 또는 콘텐츠를 삽입합니다.

[Uplink Search 설명]

키워드 광고 삽입 프로그램
키워드 광고 검색 결과 최상단에 빈공간(여백)을 적절히 확보하여 새로운 키워드 광고를 삽입하거나 검색결과 위에 별도의 키워드 광고창을 띄웁니다.

위 3개의 단위 프로그램에 대하여 각 동의 여부를 선택하면 삭제 방법의 안내문이 나타난 후 최종적으로 설치화면에서 사용자가 설치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사용자가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한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개별 광고 및 콘텐츠 위에 표시된 ‘X’ 또는 ‘CLOSE’ 버튼을 눌러서 해당 광고 및 콘텐츠를 화면에서 사라지게 하여 원래의 광고 등을 보이게 할 수 있고, 이 사건 프로그램 전체의 영구 삭제를 원할 경우에는 ‘제어판’의 ‘프로그램 추가/삭제’ 등 메뉴에서 이를 삭제할 수 있다.

⑶ 동작 내용

이 사건 프로그램은 이를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한 인터넷 사용자가 인터넷상의 특정사이트(주로 포털사이트)를 방문하였을 때 피신청인이 제공하는 광고를 인터넷 사용자의 컴퓨터에 직접 나타내 보이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의 컴퓨터에 설치된 이 사건 프로그램은, 신청인의 인터넷 사이트의 여백을 스스로 찾아내어 피신청인이 선택한 배너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하 ‘삽입광고방식’이라 한다), 신청인이 제공하고 있는 광고란에 피신청인이 선택한 배너광고를 덮어쓰는 방식(이하 ‘대체광고방식’이라 한다) 또는 신청인 인터넷 사이트의 검색창 하단과 신청인이 제공하는 키워드광고 사이에 피신청인이 제공하는 키워드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이하 ‘키워드광고방식’이라 한다)으로 각 동작한다.

피신청인이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제공하는 배너광고에는 “본 콘텐츠는 인터넷채널이십일에서 제공한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하단에 표시되어 있고, 키워드광고에는 검색창 아래와 신청인이 제공하는 키워드광고 사이에 박스 형태로 구획된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 내에 광고의 내용을 표시한 다음 광고내용의 오른쪽과 아래쪽에 “Uplink search는 인터넷채널이십일에서 제공합니다.”라는 문구를 표시함으로써 각 광고의 출처가 피신청인임을 표시하고 있다.

3. 피보전권리에 대한 판단

신청인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프로그램이 신청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위법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피신청인에 대하여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조, 사용, 판매 및 배포의 금지 등을 구하고 있으므로 차례로 살펴본다.

신청인은 우선 이 사건 프로그램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48조 제2항 에 정한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 은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 또는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악성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프로그램은 사용자의 명시적 동의에 따라 해당 사용자의 컴퓨터에 설치되어 그 컴퓨터 내에서만 실행되는 점, 이 사건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하더라도 피신청인의 광고가 표시되는 해당 사이트의 콘텐츠 자체에는 아무런 변경을 일으키지 아니하며 해당 사이트의 운영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점, 이 사건 프로그램의 사용을 원하지 아니하는 사용자는 이를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삭제할 수 있는 점 등 기록상 소명되는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프로그램이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청인의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 또는 그 운용을 방해하는 악성프로그램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신청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저작권법 또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위반 여부

신청인은, ⑴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저작물인 신청인 인터넷 사이트의 화면표시를 이 사건 프로그램에 의하여 함부로 변경, 수정하는 것은 신청인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광고를 위하여 신청인의 인터넷 사이트를 사용하는 것은 저작재산권 침해에 해당하며, ⑵ 이 사건 프로그램, 그중에서도 특히 ‘키워드광고방식’ 부분은 신청인 인터넷 사이트로부터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 인터넷 홈페이지의 하이퍼텍스트 문서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기본 언어) 파일을 다운로드 받은 다음 그 내용과 구성을 신청인의 광고용 HTML 파일을 이용하여 변경하는 것으로서 신청인 컴퓨터프로그램의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⑴ 저작권 침해 여부

인터넷 홈페이지도 그 구성형식,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있어 창작성이 있는 경우에는 편집저작물에 해당하여 독자적인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프로그램에 의한 배너광고, 키워드광고 등(이하 ‘이 사건 광고’라 한다)의 실행시 신청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화면과 위 배너광고 등이 겹쳐 보이거나(대체광고의 경우) 화면의 일부가 변형되어 보일(삽입광고, 키워드광고의 경우) 여지는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프로그램은 신청인 홈페이지의 콘텐츠에 직접 작용하여 어떠한 변경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설치에 동의한 사용자의 컴퓨터화면 내에서만 실행되는 것으로 이 사건 광고는 신청인 홈페이지의 화면과는 어느 정도 구분되어 표시되고 있으며 피신청인이 제공하는 광고임을 명시하고 있는 점, 이 사건 광고는 사용자에게 사전 고지된 삭제 방법에 따라 이 사건 프로그램을 삭제하거나 각 광고 내의 ‘X’ 등의 버튼을 클릭하는 방법만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으며 이 사건 광고가 제거되면 그 즉시 본래의 신청인 홈페이지 화면으로 복귀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프로그램이 신청인 인터넷 홈페이지 화면의 동일성을 손상할 정도로 내용 또는 형식을 변경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어서 신청인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관하여 보유하는 저작인격권으로서의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이 사건 프로그램이 신청인 홈페이지의 화면 내용에 관하여 복제, 공중송신, 배포 등의 행위를 한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어떠한 저작재산권의 침해가 있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신청인의 저작권 침해 주장은 이유 없다.

⑵ 프로그램저작권 침해 여부

기록에 의하면, 사용자가 신청인 인터넷 사이트의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여 검색을 하면 신청인의 인터넷 서버에서는 검색결과인 HTML 파일을 사용자의 컴퓨터로 전송하고, 사용자 컴퓨터의 웹브라우저는 임시 폴더로 위 HTML 파일을 내려받은 다음 검색결과를 표시하기 위하여 위 HTML 파일의 사본을 메모리로 로딩(Loading)하게 되는바, 이때 이 사건 프로그램이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키워드에 해당하는 피신청인의 광고용 HTML 코드를 메모리에 로딩 되어 있는 신청인의 위 HTML 코드에 삽입하여 이를 변경함으로써 결국 웹브라우저는 피신청인의 키워드 광고가 삽입된 화면을 표시하게 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HTML 파일은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2조 제1항 에서 말하는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 안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명령으로 표현된 것’에 해당되기는 하나, JSP{웹 페이지의 내용과 모양을 제어하기 위해 별도의 자바(Java) 언어로 구축된 프로그램을 호출하는 기술} 등과 같은 별도의 웹 프로그래밍 요소가 포함되지 아니한 일반적인 HTML 문서 자체는 웹 문서를 정리하여 나타내기 위한 문법을 기술한 태그(Tag)에 불과하여 창작성 있는 표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그 문서가 표시하는 내용과 별도의 창작물이라고 인정하기는 곤란하다 할 것인바, 신청인이 그의 프로그램저작물로서 동일성유지권을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는 검색결과를 나타내는 HTML 파일에 검색결과를 표시한 텍스트 부분과 이를 화면에 표시하기 위한 일반적인 HTML 코드 외에 저작권으로 보호할만한 창작적인 표현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소명할 충분한 자료가 없는 점, 이 사건 프로그램은 신청인이 사용자의 컴퓨터로 보낸 HTML 파일 원본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화면에 나타내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메모리(RAM, Random Access Memory)상으로 복제한 사본 파일에만 피신청인의 HTML 코드가 삽입되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청인의 위 HTML 파일에 따라 사용자 컴퓨터의 화면에 표시된 신청인 홈페이지 내용의 일부를 이 사건 프로그램이 변경한다 하더라도 이를 위 화면 내용에 관한 신청인의 저작인격권으로서의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한다고 까지는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프로그램이 신청인 인터넷 사이트에서 사용자의 컴퓨터로 보낸 HTML 파일의 사본을 메모리 상에서 일시적으로 변경하는 것만으로는 신청인의 프로그램저작물에 대한 동일성유지권이 침해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신청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부정경쟁행위방지법위반 여부

신청인은, 신청인의 인터넷 사이트가 신청인을 지칭하는 고유한 영업표지로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데,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마치 신청인이 제공하는 광고서비스인 것처럼 광고를 함으로써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고만 한다.) 제2조 제1호 ㈏ , ㈐목 에 정한 바와 같이 신청인의 영업과 혼동을 불러일으키거나 신청인 표지의 식별력 또는 명성을 손상케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목 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표장 기타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영업주체 혼동행위)’를, 같은 ㈐목 은 ‘ ㈎목 또는 ㈏목 의 규정에 의한 혼동을 하게 하는 행위 외에 비상업적 사용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상표·상품의 용기·포장 그 밖에 타인의 상품 또는 영업임을 표시한 표지와 동일하거나 이와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반포 또는 수입·수출하여 타인의 표지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게 하는 행위(식별력 손상행위)’를 각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위 각 부정경쟁행위는 모두 행위자가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할 것을 그 요건으로 하고 있고, 그 사용의 형태에 대해서는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아니하다. 그러나 타인의 영업표지를 부정하게 자신의 영업에 사용하여 출처의 혼동을 가져오는 부정경쟁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부정경쟁방지법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타인의 영업표지를 ‘사용’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타인의 영업표지를 행위자 자신의 영업의 출처를 나타내는 방법으로는 사용하여야 한다고 볼 것이다.

그런데 피신청인이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제공하는 이 사건 광고에는 그 광고 내에 “본 콘텐츠는 인터넷채널이십일에서 제공한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어 출처를 명시하고 있고, 이 사건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이 사건 프로그램을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다운로드 받아야 하며, 설치 시에는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공자 및 작동 원리에 대한 안내가 이루어진 후 이 사건 광고의 설치에 대한 사용자의 3단계에 걸친 개별적 동의가 필요하게 되어있는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리고 신청인의 인터넷 홈페이지 전체를 신청인의 영업표지라고 볼 수는 없고, 홈페이지의 명칭인 “NAVER” 및 그 외 홈페이지의 색채, 모양 등 다른 구성요소 중에서 자체 식별력을 획득한 것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영업표지라 할 수 있을 것인데, 이 사건 광고가 신청인의 위와 같은 영업표지와 동시에 사용자의 컴퓨터 화면에 나타남에 따라 위 영업표지의 신용이나 고객흡인력에 편승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위 영업표지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신청인이 자신의 영업의 출처를 명시하여 그 출처혼동의 가능성을 일단 제거하고 있는 이상 이를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말하는 타인의 영업표지를 ‘사용’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특히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가 위 각 조항에 따른 부정경쟁행위를 형사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사용’의 개념을 자신의 영업표지와 타인의 영업표지를 함께 나타나게 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는 방법으로 확장하여 해석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신청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라. 업무방해 여부

피신청인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에 한정적으로 열거되어 있는 부정경쟁행위 중 하나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타인의 권리 침해 또는 그에 상응하는 보호할만한 가치 있는 법익의 침해에 해당하거나 또는 상도덕이나 관습에 반하는 정도가 공서양속 위반에까지 이를 정도로 불공정하여 위법성이 인정되고 그로 인한 신청인의 업무방해 및 손해가 인정된다면, 일반법으로서 민법의 불법행위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청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주로 광고주를 유치하여 얻는 광고 수익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 이 사건 프로그램을 설치한 이용자가 신청인의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때마다 이 사건 광고가 함께 보이게 되는데, 이 사건 광고는 신청인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광고 내용을 그대로 대체하거나 신청인이 공간으로 남겨 둔 부분을 이용하거나 이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한 경우 검색창과 검색결과 사이에 삽입되는 방법으로 나타남으로써 신청인 인터넷 사이트의 나머지 부분과 일체로서 구성되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홈페이지와 유사하게 보이는 효과를 꾀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신청인의 인터넷 사이트가 제공하는 광고인 것과 같은 외관을 형성하는 점(이러한 부분이 인터넷 사이트와 별도의 창을 띄워 광고를 표시하는 기존의 팝업 광고와 다른 점이다), 이 사건 프로그램이 동작하면 대체광고의 경우 신청인이 제공하는 광고는 모두 사라지게 되어 그 효과를 거둘 수 없게 되고, 특히 키워드 광고가 신청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검색결과의 최상위에 피신청인의 광고주들을 나타나게 하는 것은 신청인이 우선순위 검색결과 도출서비스를 통하여 검색결과의 순위를 광고주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순위를 가로채는 것으로서 신청인의 영업상의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할 수 있는 행위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러한 신청인의 광고 방식은 결국 신청인의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신용과 고객흡인력을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하고 신청인이 장기간의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저명한 인터넷 포털사이트라는 콘텐츠에 무임승차하려는 것으로 공정한 경쟁질서 내지 상거래 질서에 위반하는 행위라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신청인의 광고에 관한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할 위험이 크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신청인의 인터넷 사이트에 관한 업무를 방해하는 부정경쟁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 피신청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⑴ 사용자의 권리에 관한 주장

피신청인은, TV 방송은 PVR 서비스를 통하여 사용자가 광고를 삭제하고 원하는 프로그램이나 광고 등을 시청할 수 있게 하고 있고, 인터넷 웹브라우저들도 사용자들이 광고를 삭제하고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신청인과 같은 포털사이트가 사용자들에게 배포하는 툴바 등도 웹브라우저의 형태 및 설정을 변경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사용자로서는 자신이 보는 인터넷 화면의 설정을 변경하고 사용자 컴퓨터에 전송된 콘텐츠에 대하여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가 있고 그러한 권리의 하나로서 광고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할 것이며, 기술의 진보는 자유로운 경쟁과 사용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피신청인이 사용자들로부터 명시적 동의를 얻어 이 사건 프로그램을 배포하였고 이 사건 프로그램이 사용자들의 컴퓨터 내에서만 작동하는 이상 이는 사용자들의 위와 같은 권리를 실현하는 것이어서 허용되어야 하고, 신청인과 같은 포털사이트가 그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신청인의 광고만을 보도록 강제함으로써 자유로운 경쟁이나 사용자의 권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비교적 쉽게 광고를 보지 않을 수 있는 TV의 경우를 전혀 다른 매체인 인터넷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인터넷 웹브라우저들이 일반적인 광고삭제기능 등을 제공한다고 하여 개별 사용자의 선택에 의한 개인적 화면 설정의 변경에서 더 나아가 그 광고에 다른 광고를 대체하여 넣거나 타 사이트의 콘텐츠를 그대로 이용하는 방식의 상업적 광고행위까지 무제한으로 허용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이 사건 프로그램이 사용자들로부터 동의를 얻어 설치된 것이라 하더라도(PC방에 설치된 컴퓨터와 같이 이 사건 프로그램 설치에 동의한 자와 실제 이용자가 다른 경우에는 위와 같은 사용자 동의의 의미도 없어진다.) 이는 그 사용자와 피신청인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을 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광고가 신청인의 콘텐츠가 축적한 신용이나 고객흡인력에 편승하여 자유 경쟁의 한도를 넘는 의도적인 영업방해 행위에 이르는 것인 이상 사용자의 동의나 권리만을 근거로 하여 이를 신청인에 대한 관계에서도 정당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신청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⑵ 특허의 실시라는 주장

피신청인은, 이 사건 프로그램은 피신청인이 특허로서 등록받은 기술을 실시하는 내용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법적으로 정당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피신청인이 ‘인터넷 웹페이지를 이용한 광고 시스템 및 방법’, ‘웹브라우저를 이용한 광고시스템 및 방법’ 등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설령 이 사건 프로그램이 위 각 특허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한 피신청인의 영업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청인의 정당한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하는 위법한 부정경쟁행위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이상 피신청인이 위 각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를 정당화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피신청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⑶ 오인, 혼동의 우려가 없다는 주장

피신청인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설치 과정에서의 상세한 안내문 게시와 광고 내에 ‘인터넷채널이십일에서 제공한 것입니다.’라는 등의 출처 표시로 인하여 사용자로서는 이 사건 광고와 신청인이 제공하는 광고를 오인, 혼동할 가능성이 전혀 없으므로 이 사건 광고는 신청인의 영업에 대한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광고에 출처가 표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광고가 신청인의 인터넷 사이트와 하나로 된 외관을 형성하고 있어 적어도 신청인 인터넷 사이트가 후원하는 광고주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는 이상 그 오인, 혼동의 우려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용자들이 최종적으로는 이 사건 광고의 출처를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처음에는 신청인 인터넷 사이트의 방문 또는 이용을 계기로 하여 피신청인의 광고를 보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신청인이 신청인 인터넷 사이트가 축적한 신용이나 고객흡인력에 편승하여 광고행위를 하고 이로 인하여 신청인이 제공하는 광고가 화면에서 사라지거나 후순위로 밀리는 등으로 신청인의 영업이익이 침해되고 있다 할 것이므로 피신청인이 단순히 출처의 표시를 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영업방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결국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⑷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의하여 공개된 방법을 사용하였으므로 정당하다는 주장

피신청인은,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제작, 배포하는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개발회사들로 하여금 웹브라우저를 원하는 방향으로 변경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엠에스디엔 라이브러리(MSDN Library)’를 제공하고 있고, 피신청인은 위 라이브러리 상의 ‘웹브라우저 콘트롤(WebBrowser Control)’, ‘인서트어제이슨트에이치티엠엘 메쏘드(insertAdjacentHTML Method)’ 함수 등을 사용해서 이 사건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으로서 이와 같이 피신청인은 웹브라우저의 제작사가 허용하는 정당한 방법에 의해 이 사건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사용하고 있으므로 이는 적법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프로그램이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웹브라우저 제작 회사가 허용한 적법한 방법에 의해 개발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웹브라우저는 컴퓨터 사용자의 화면에 인터넷 페이지를 나타나게 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프로그램에 불과할 뿐 피신청인의 이 사건 광고를 이용한 사업의 방식까지 결정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프로그램의 운용을 통하여 영위하고 있는 피신청인의 광고 관련 사업이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이상 이 사건 프로그램의 개발과정이 적법하다는 사실만으로 피신청인의 이 사건 광고까지 적법하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보전의 필요성 및 가처분의 범위

가. 보전의 필요성

피신청인의 이 사건 업무방해 행위는 일회적인 불법행위와는 달리 계속,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사후의 금전적 배상만으로는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점과 앞서 본 이 사건 프로그램의 동작 형태 및 그 위법성의 정도, 이로 인한 신청인의 예상 피해 정도에다가 신청인의 이 사건 가처분 신청에 대하여 피신청인이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적법성을 주장하면서 이를 계속 제작, 배포할 뜻을 표명하고 있는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신청인으로서는 계속되는 권리관계에 끼칠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한 사전 예방 조치로서 그 업무방해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그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된다 할 것이다.

나. 가처분의 범위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다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여 이 사건 프로그램을 배포하고 있고 이 사건 프로그램이 사용자의 컴퓨터 내에서 실행되는 이상 신청인으로서는 이 사건 프로그램이 신청인 인터넷 사이트에서 실행되는지를 효율적으로 확인, 제재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조, 사용 등의 전면적 금지와 이 사건 프로그램 등에 대한 피신청인의 점유해제 및 집행관 보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프로그램은 그 기술 자체가 불공정한 것은 아니어서 이 사건 광고를 원하는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운영에 동의한 경우(예를 들면 피신청인의 배포파트너로 가입한 쇼핑몰 사이트 운영자) 등을 비롯하여 얼마든지 적법한 방식으로도 운영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현재까지 피신청인의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한 영업은 초창기 단계인 것으로 보이는 점, 피신청인이 자신의 홈페이지 등에서 이 사건 프로그램을 누구든지 자유롭게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프로그램이 신청인 사이트에서 실행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비교적 어렵지 않다고 보이는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프로그램으로 인한 신청인의 영업상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피신청인으로 하여금 ‘신청인의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컴퓨터 사용자의 모니터에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한 광고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더 나아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조, 사용 등의 금지와 이 사건 프로그램 등에 대한 피신청인의 점유해제 등의 조치까지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그리고 제1심 결정은 주문 가.항에서 ‘신청인의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컴퓨터 사용자의 모니터에 이 사건 프로그램의 설치를 위한 보안경고(인증)창을 게시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하였으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청인 홈페이지가 아닌 별도의 홈페이지에서 이 사건 프로그램을 미리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도록 하고 있는 피신청인의 현재 서비스 내용과는 상이한 내용임이 분명하므로 가처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신청인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신청인의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컴퓨터 사용자의 모니터에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한 광고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범위 내에서만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결정을 위 범위 내로 변경하고 나머지 부분의 결정은 이유 없어 취소하며 그 취소부분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기각할 것인바, 제1심 결정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목록 생략]

판사 주기동(재판장) 백강진 조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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