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운전면허취소 또는 정지처분의 재량행위성 및 그 취소의 판단기준
나. 3년전의 위반행위를 이유로 한 운전면허취소처분의 당부
판결요지
가. 구 도로교통법 (1980.12.31. 개정 법률 제3346호) 제65조 에 의하면 관할관청은 운전면허를 받은 자가 동조 제2호 내지 제6호 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그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그 효력을 정지(1년 이내)하는 행정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위와 같은 행정처분은 그 성질상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속하는 것이므로 행정청이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그 위반행위의 정도를 감안하여 운전면허를 취소하고자 하는 공익목적과 그 취소처분에 의하여 상대방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야 한다.
나. 택시운전사가 1983.4.5 운전면허정지기간중의 운전행위를 하다가 적발되어 형사처벌을 받았으나 행정청으로부터 아무런 행정조치가 없어 안심하고 계속 운전업무에 종사하고 있던중 행정청이 위 위반행위가 있은 이후에 장기간에 걸쳐 아무런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은채 방치하고 있다가 3년여가 지난 1986.7.7에 와서 이를 이유로 행정제재를 하면서 가장 무거운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행정처분을 하였다면 이는 행정청이 그간 별다른 행정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믿은 신뢰의 이익과 그 법적안정성을 빼앗는 것이 되어 매우 가혹할 뿐만 아니라 비록 그 위반행위가 운전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그와 같은 공익상의 목적만으로는 위 운전사가 입게 될 불이익에 견줄바 못된다 할 것이다.
참조판례
원 고, 상고인
원고
피 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이 확정한 바에 의하면, 원고는 1971. 자동차운전면허를 받고, 1979.부터 소외 포창운수주식회사의 운전기사로 위 회사소속 (차량등록번호 생략) 택시를 운전하던 중 1983.3.29 차선위반으로 적발되어 그해 4.4부터 4.23까지 20일간 운전면허정지의 행정처분을 받았는데도 그 면허정지기간중인 1983.4.5. 08:30경 위 차를 운전하다가 또다시 적발되었는바, 피고는 그로부터 3년여가 지난1986.7.7에 와서 원고에 대하여 위 운전면허정지중의 운전을 이유로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이 사건 행정처분을 하였다는 것이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의 위반행위 당시 시행중이던 도로교통법 제65조 제6호(1980.12.31. 개정 법률 제3346로) , 동법시행규칙 제55조 제1항 별표18(1981.5.6개정 내무부령 제347호)운전면허행정처분의 기준 중 "나" 취소처분기준 일련번호 6에 의하면, 운전면허정지처분기간중의 운전에 대하여는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니, 이에 따라 피고가 운전면허정지처분기간중에 운전을 한 원고에 대하여 면허취소처분을 하였음은 당연한 것이고, 단지 그 행정처분이 위 위반일로부터 3년여가 경과한 시점에 이르러 행하여 졌다거나, 또 위반한 운전경위와 위반행위 이후의 정황에 있어 원고 주장과 같은 사정이 있다 하여 피고의 위 행정처분을 그 재량권의 남용으로 보거나 또는 행정법상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고 있다.
보건대, 구 도로교통법(1980.12.31. 개정 법률 제3346호) 제65조 에 의하면 관할관청은 운전면허를 받은 자가 동조 제2호 내지 제6호 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그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그 효력을 정지(1년이내)하는 행정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행정처분은 그 성질상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속하는 것이므로( 당원 1984.1.31. 선고 83누451 판결 참조) 피고가 이 사건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그 위반행위의 정도를 감안하여 운전면허를 취소하고자 하는 공익목적과 그 취소처분에 의하여 원고가 입게될 불이익을 비교 형량하여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1983.4.5 판시와 같은 위반행위(운전면허정지기간중의 운전행위)를 하다가 적발되어 당시 형사처벌(벌금)을 받았으나 피고로부터는 아무런 행정조치가 없어 안심하고 계속 운전업무(영업용택시)에 종사하여 왔음을 엿볼 수 있는 바, 피고가 원고의 판시 위반행위가 있은 이후 장기간에 걸쳐 아무런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가 3년여가 지난 1986.7.7에 와서 이를 이유로 행정 제재를 하면서 가장 무거운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행정처분을 하였은즉 이는 원고가 그간 별다른 행정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믿은 신뢰의 이익과 그 법적 안정성을 빼앗는 것이 되어 원고에게 매우 가혹하다할 것이고 비록 원고의 판시 위반행위가 판시와 같은 기준에 의하여 운전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그와 같은 공익상의 목적만으로는 원고가 입게 될 위 불이익에 견줄 바 못된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은 이 사건 행정처분의 재량권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그 점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고, 이 점을 탓하는 논지는 결국 이유 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