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술에 취하여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현장을 이탈한 것이어서 도주의 범위가 없었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고인 차량의 왼쪽 앞 범퍼로 피해 차량의 운전석 문을 들이받은 후 연이어 운전석 뒤쪽 문을 들이받았는데, 그 충격은 피해 차량의 운전자 D의 몸이 한쪽으로 쏠리고 5주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을 입을 정도였고, 피해 차량 운전석 쪽 문이 수리비 1,565,610원이 들 정도로 손괴된 사실, 피해자 D은 사고 직후 피고인 차량을 450m 정도 �아가 자신의 집으로 가기 위해 좌회전을 위하여 신호대기하고 있던 피고인 차량을 막아섰는데 그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2분 정도였던 사실, 당시 피고인은 피고인 차량을 막고 항의하는 피해자들에게 “내가 언제 사고를 냈느냐”라고 하며 욕설을 하였던 사실, 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G이 피고인 차량의 운전석에 탑승하고 피고인은 조수석에 앉아 경찰서로 가게 되었는데 당시 피고인은 음주 여부와 음주 경위를 묻는 G에게 술을 마셨으며, 동기 모임이 있어서 마셨다고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직후에도 신호대기에 따라 차량을 정차하였으며, 특히 사고 후 불과 1~2분이 경과한 시점에서 사고에 대하여 항의하는 피해자들에게 사고를 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G의 질문에 대하여도 제대로 대답한 점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무렵 어느 정도의 운전능력과 판단능력이 있었고, 사고로 인한 충격의 정도를 고려한다면 피고인은 최소한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순간에는 사고가 발생하였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