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97. 5. 23. 선고 97다5626 판결
[손해배상(기)][공1997.7.1.(37),1863]
판시사항

맛살잡이를 목적으로 선박에 승선한 자가 하선 후 작업을 하다가 밀물 때가 되어 귀항하는 선박에 탑승하지 못하여 익사한 경우, 선주와 사이에 유·도선사업자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에게 보험금지급의무가 없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맛살잡이를 할 목적으로 다른 승객들과 함께 유·도선사업자와의 사이에 여객운송계약을 체결한 자가 그 선박에 승선하였다가 선박이 해안에 도착하자 하선한 다음 그 선박이 바로 인천 만석동 부두로 돌아가고 난 후부터 약 5시간 반 동안 갯벌에서 맛살잡이를 하다 귀항하는 선박에 탑승하지 못하여 익사한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사고 당시는 사망한 여객이 선박에서 하선한 지 약 5시간 반이나 지났을 뿐 아니라, 그 동안 그 선박은 근처에 정박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인천 만석동 부두로 회항한 상태였으므로 피해자는 하선한 때로부터 그 사고 당시까지 이 사건 선박의 지배·관리가 미치는 범위나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그 사고는 유·도선사업자배상책임보험 보통약관에 규정된 보험기간 중에 생긴 사고로 인하여 그 선박에 '탑승한 여객'이 신체에 장해를 입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보험자에게 보험금지급의무가 없다고 본 사례.

원고,상고인

현양수 외 5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희)

피고,피상고인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남대문 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인 서용은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는 1995. 3. 6. 소외 김병화와의 사이에 위 김병화 소유의 서해 제6호 선박(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에 관하여 피보험자를 김병화, 보험기간을 1995. 3. 7.부터 1996. 3. 6.까지, 담보지역을 국내, 보상한도액을 대인배상 1인당 금 5,000만 원으로 각 정하여 유·도선사업자배상책임보험 보통약관에 따라 피보험자가 담보지역 내에서 보험기간 중 생긴 사고로 인하여 보험증권에 기재된 선박에 탑승한 여객(유람, 관광 및 도하 목적의 탑승객을 말한다)의 신체에 장해를 입혀 법률상 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유·도선사업자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소외 김병화는 1995. 8. 13. 08:30경 이 사건 선박에 맛살잡이를 하러 가는 소외 망 김양례(원고들의 피상속인, 이하 망인이라고 한다)를 포함한 여자승객 8명을 태운 다음 인천 만석동 부두를 출발하여 같은 날 10:00경 인천 서구 원창동 소재 한화에너지 부근 해안에 도착한 후 승객들을 갯벌에서 맛살잡이를 할 수 있도록 그 곳 해안에 내려준 사실, 그런데 위 해안 부근은 썰물 때에는 물이 전부 빠져 사람들이 들어가 맛살잡이를 할 수 있으나 밀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차서 다시 배를 타고 나와야만 하는 곳인데, 김병화는 승객들을 해안에 하선시킨 후 밀물 때까지 그 곳에서 기다리지 아니하고 승객들이 하선하자 바로 이 사건 선박을 운항하여 만석동 부두로 되돌아갔다가 밀물 때가 가까워지자 같은 날 15:30경 다시 이 사건 선박을 운항하여 위 해안으로 돌아가 서둘러 승객들을 태운 후 승선자의 수를 확인하지 않은 채 만석동 부두로 되돌아가던 도중 망인이 승선하지 못한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위 해안으로 회항하여 그 부근 해상을 뒤졌으나 망인을 찾지 못한 채 같은 날 18:00경 만석동 부두에 귀항한 사실, 위 망인은 1995. 8. 13. 16:00경 이전에 익사하였고, 망인의 시신은 같은 달 14. 14:30경 한화에너지에서 약 1,000m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되어 인양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이 맛살잡이를 할 목적으로 다른 승객들과 함께 김병화와 사이에 여객운송계약을 체결하고 1995. 8. 13. 08:30경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하였다가 같은 날 10:00경 이 사건 선박이 위 해안에 도착하자 하선한 다음 이 사건 선박이 바로 인천 만석동 부두로 돌아가고 난 후부터 같은 날 15:30경까지 약 5시간 반 동안 갯벌에서 맛살잡이를 하다 귀항하는 이 사건 선박에 탑승하지 못하여 발생한 사고라 할 것인바, 이 사건 사고 당시는 망인이 이 사건 선박에서 하선한 지 약 5시간 반이나 지났을 뿐 아니라, 그 동안 이 사건 선박은 근처에 정박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인천 만석동 부두로 회항한 상태였으므로 망인은 하선한 때로부터 이 사건 사고 당시까지 이 사건 선박의 지배·관리가 미치는 범위나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피고에게 보험금 지급의무가 있는 보험기간 중에 생긴 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 선박에 '탑승한 여객'이 신체에 장해를 입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고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없으며, 이 사건 사고가 위 망인이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며,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이 정당한 이상 위 김병화가 유선사업 면허시 정하여진 유선장이 아닌 곳에 위 망인 등을 하선함으로써 유선및도선사업법 소정의 운항규칙을 위반하였는지의 여부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사유가 되지 못한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천경송(주심) 지창권 송진훈

arrow